“저녁 먹고 나와라! 공 좀 차자”, New Sports Market!

운동, 낮에만 하시나요?

길고 길었던 겨울이 끝나고 찾아온 봄, 서서히 기지개를 켜기 시작하는 건 개구리나 벚꽃뿐만이 아니다. 어둑어둑해진 저녁 무렵, 운동을 시작하며 기지개를 켜는 사람들 말이다. 이들이 대표적으로 즐기는 운동인 조깅. 도심지에는 이들을 위한 많은 공원과 운동장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으며, 내 몸과 내가 갈 길을 비출 조명만이 필요한 특성상 굳이 운동 목적으로 조성된 공원을 찾아가지 않고도 길가에서도 수많은 이들이 조깅을 즐긴다.

이처럼 대도시에는 조명 사각지대가 많지 않아 밤에도 운동어렵지 않을 것으로?생각하기 쉽다.?그러나 이러한 인식이 모든 이들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학원에 치이는 요즘 아이들이 운동할만한 시간이 없다지만, 만약 이 아이들이 대여섯 명 모여 축구를 하고 싶어한다면, 이 아이들이 향하는 곳은 일반적으로 가까운 동네 놀이터거나 공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터는 축구를 하기엔 조명이 약하고, 제대로 된 골대나 아웃라인도 존재하지 않기 마련이다. 또 다른 예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이들을 생각해보자. 길을 비출 수 있는 조명시설만 있으면 되는 조깅과 달리, 스케이트보드를 타기 위해서는 더욱 강한 정도의 조명이 필요하다. 노면의 상태, 내 보드의 속도, 트릭을 부릴 장애물과의 거리 등의 요소가 판단돼야 하기 때문이다. 분명 가로등 불빛만으로 만족하게 어려운 요소들이다.

물론 대도시에는 밤에도 운영하는 운동장이나 스케이트 파크가 있다. 그러나 이 시설들이 모두에게 무제한으로 개방되는 것이 아니며, 매일 이 시설들을 찾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운동에 허락된 시간이 해가 지고 난 이후밖에 없는 수많은 이들이 조명 사각지대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24시간 잠을 자지 않는 도시인 서울에서도 이런데, 인프라가 현저히 모자란 지방 도시나 시골에는 더 많은 조명 사각지대가 있을 것으로 추측되며, 이에 따라 많은 사람의 운동은 천편일률적인 조깅 혹은 숨쉬기 운동(?)으로 귀결된다.

이에 이번 아티클에서는 가로등보다 더 많은 조명이 필요한 운동을 즐기는 이들의 저녁 시간을 위한 아이디어를 주제로 삼으려 한다. 이들에게 소구하고 있는 제품들이 공통으로 이용하고 있는 특성은 바로 ‘야광’이다. 아이들의 장난감으로, 혹은 안전을 위한 기능으로만 이용됐던 야광제품들이 소재와 재료의 발전을 거쳐, 운동산업에서도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야광으로 해결하다!!

  • 가장 간단한 해결책, 야광 운동 기구

쉽게 생각하는 방법은?바로 운동에 필요한 기기를 야광으로 제작하는 것이다. 지난 2009년 출시된 Nite Hoops가 그 주인공이다. 농구경기에서 골을 넣기 위해선 골대가 어디 있는지 정확히 봐야 한다. 조명시설이 미비해 모든 룰을 지키지 못할 수는 있지만, 최소한 골대는 반드시 보여야 한다. 이에 착안해, 야광으로 된 그물인 Nite Hoops가 개발됐다. 낮에는 보통 골대로 사용되고, 밤에는?빛을 발하게 함으로써 농구 골대의 이용가치를 높인 것이다.

nitehoops

한편 글의 서두에 언급했듯이 스케이트보드는 농구 골대와는 상황이 다소 다르다. 기존에도 트릭을 더 멋지게 보이게 하기 위한 야광 스케이트보드가 존재해왔다. 그러나 이번 글에서는 ‘디자인’으로서가 아니라 운동을 제대로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실용적 목적’으로서 야광 기능을 조명하고 있기에 기존의 야광 스케이트보드는 적절한 사례라고 할 수 없다. 즉, 노면의 굴곡, 장애물의 위치와 거리, 현재 보드의 속도 등이 종합적으로 판단돼야 하는 스케이트보드를 야간에 즐기기 위해서는 더욱 적극적인 조명의 사용이 요구되는 것이다.?이에 더해 조명이 설치된 스케이드 파크가 다른 운동시설에 비해 그 개수가 현저히 적은 현 상황은 많은 보더들을 길거리나 도심지의 난간 등을 이용하게 하고 있으며, 이러한 장소를 이용하는 것이 심야로?제한될 수밖에 없는 현실은 이들을 위한 새로 컨셉의 야광 제품이 더욱 시급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에?TNG Lighted Boards에서 고안해낸 해결책은 바로 빛을 발하는 보드이다. 즉, 빛을 반사하는 ‘야광’이 아니라, 스스로 빛을 발산하는 ‘발광’이 가능한 보드를 만들어낸 것이다. 실제로 TNG Lighted Boards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들의 밑면에는 LED 조명이 다수 부착돼 있어, 보드를 즐기기에 필요한 조명을 직접 제공해준다. 제품 내에 삽입된 배터리의 가용 시간은 5시간. 즉, 사용자는 조명이 약한 곳에서도 다양한 요소들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스케이트보드를 즐길 수 있다.

TNG Lighted 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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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접 만들고, 저절로 사라지는 나만의 그라운드

다시 단체 구기 종목으로 화제를 전환해보자. 위에서 소개한 Nite Hoops는 길거리 농구코트의 이용도를 높이긴 했지만, 한번 설치하면 해체가 어렵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즉, 지정된 장소에서만 야간 게임이 가능하기에 저녁 시간에 농구를 하기 위해선 Nite Hoops가 설치된 농구 코트를 찾아가야만 하는 것이다. (물론 당연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시도 역시 존재한다. 바로 그래피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야광스프레이이다.

지난 2008년 나이키와 디자이너 Pierre Haulot이 협업해 출시한 NIKE Virtual Park는 어둠에서도 빛을 내는 야광 스프레이이다. 공, 지면, 벽면 등 어디라도 뿌리면 그 모양대로 야광 성분이 남아, 자신만의 자그마한 경기장을 만들어서 단체 운동을 할 수 있다. Nite Hoops와는 달리 스프레이만 갖고 다니면, 어디라도 축구 그라운드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에 더해 2시간 후면 스프레이 성분이 완전히 사라지기에, 시설물의 훼손 염려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Virtual Park

모두에게나 어렸을 적 축구 골대가 없어 쓰레기통 두 개를 세워 골대를 만들어 친구들과 축구를 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사람의 형상은 가로등 불빛으로도 분간할 수 있었으나, 골대나 아웃라인을 이용하는 것은 여간 곤욕이 아니었다. 나이키가 이 제품을 홍보하면서 이용한 길거리 축구의 컨셉이 겨냥하고 있는 지점이 바로 소비자들의 이러한 공통 경험이다.

 

달밤에 체조, 완전히 다시 보기

밤에도 빛을 발하는 상품들은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다양하게 이용됐을 뿐만 아니라, 안전을 위한 상품에도 도입돼 왔다. 그러나 이번 글에서 타겟으로 하고 있는 것은 바로 ‘실용적 가치’로서의 야광 제품들이다. 실제로 이번 글에서 제시한 Nite Hoops, TNG Lighted Boards, NIKE Virtual Park는 각각 농구, 스케이트보드, 구기 종목(골대와 라인, 공 등을 필요로 하는 종목)을 즐기는 이들이 심야 시간에도 해당 운동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제품들이다. 통계적으로 산출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들이 속해 있는 시장은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주말을 제외하고 평일에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대부분 일몰 이후인 상황은 운동을 즐기는 소비자가 모두 이들 제품의 잠재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러한 시장을 앞에 두고, 대부분의 스포츠 장비 제조업체들은 기존에 존재하는 운동 기구들에 야광 기능을 탑재해 이를 저녁 시간에도 즐길 수 있게 하는 방식의 대응을 취해왔다. 원하는 어느 곳이라도 그라운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NIKE Virtual Park는 비단 축구에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목의 기구들에 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방향의 정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향의 접근법은 현재 각 스포츠가 점유하고 있는 소비자층을 그대로 이용하는 것이기에 시장을 새롭게 창출할 가능성이 미비하다는 것이다. 즉, 지금까지의 야간 스포츠 시장은 기존 스포츠 장비 시장의 연장 선상에서 축구, 농구, 스케이트보드 등 스포츠 종류에 따른 카테고리로?분류됐다고 할 수 있다.

이에 필자는 이 시장을 기존 스포츠 장비 시장의 연장 선상이 아니라, 새롭게 등장한 시장으로 바라보는 관점의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즉, ‘밤’이라는 시간대 카테고리로 분류, 이 시간대에서만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쾌감을 차별화 지점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명을 전제로 하는 대부분의 운동은 ‘사물을 정확히 보는 것’을 필요조건으로 하고 있다. 이 조건에서 출발해, 약속된 규칙을 정확히 이행하고, 일정한 성과를 내는 것이 운동의 목표였던 것이다. 그러나 ‘사물을 정확히 봐야 한다’ 는 조건은 스포츠에서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 아니라, 다양한 기본 조건 중 하나라고 비틀어 생각해본다면 어떨까? 즉, 사물을 정확히 보지 않아도 운동 효과와 쾌감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스포츠를 만들고, 이를 야간 운동에 최적화된 종류의 스포츠로 파급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을 가진 새로운 스포츠가 대중들에게 그 매력을 어필하게 될 때, 잘 보이지 않는다는 밤의 특성은 단점이 아니라 낮에 하는 운동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완벽한 차별점으로 치환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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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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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 KIM (Editor) / 똑같은 상품이라도 전달되는 방식에 따라 수명을 달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 트렌드인사이터로 소통하는 과정 속에서 브랜드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방법을 찾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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