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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 Marketing, 버릴 수 없는 Re-Package Design을 이용하라.

과거의 제품 디자인을 생각해 보면 물품을 보호하고 운반이 쉽도록 실용성을 강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패키지 디자인이 제품의 성공을 판가름하는 열쇠를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심미성’이 대두 되고 있다. 결국, 요즘의 우리는 하나의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서 많은 양의 ‘예쁜 쓰레기’를 함께 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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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이후 Green Marketing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기업은 이윤 창출만큼이나 사회적 책임(CSR)을 져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되었고 자연스레 ‘환경 보호’가 브랜드 이미지를 재고하는 하나의 요소로 자리매김하였다. 최근 화장품 업계에 불고 있는 ‘공병 교환 프로모션’ 또한 이러한 트렌드가 반영된 이벤트라고 볼 수 있다. 소모성이 큰 제품인 화장품의 용기를 브랜드에서 자체적으로 수거하여 재활용함으로써 기업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개선하고 소비자에게는 샘플이나 적립금 등의 혜택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백화점에 갈 일이 있다면 공병을 챙겨 나가는 것은 그리 수고로운 일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또 거꾸로 생각해 보면 샘플 하나 받겠다고 공병 챙겨 백화점까지 가는 것은 참으로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때 집 가까이 하나쯤은 있는 우체통을 이용할 수 있다면 좀 더 많은 이들의 참여를 불러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만약 기업들이 정말로 사회적 책임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이러한 프로모션을 기획했다면 좀 더 실용적인 방안을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결코 쉽게 버릴 수 없는 Re-Package Design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리사이클을 유도하는 Re-Package

어차피 버릴 거라면! 다 쓴 칫솔은 우체통에 넣어 보내주세요.

1997년부터 플라스틱 요거트 용기를 재활용하여 칫솔을 만들어온 Preserve®사는 Continuum이란 디자인 회사와 협업하여 사용 한 칫솔을 회사로 다시 반송할 수 있는 Package Design을 만들었다. 어차피 버려질 칫솔이라면 이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수거하여 또 다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고자 했던 것이다.2013-05-05 17;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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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 포장 비닐 뒷면에 반송될 회사 주소를 함께 인쇄하고 Business Reply Mail이라 명시하여 회사 측에서 우편료를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 시에는 입구의 점선 테두리를 살짝 찢어 칫솔을 꺼내 쓰고, 교체시기가 오면 보관해둔 포장지에 다시 넣어 입구 부분을 테이프로 봉하여 우체통에 넣기만 하면 되니 이보다 더 간단할 수 없다. 이렇게 회사로 다시 모인 낡은 칫솔들은 플라스틱 테이블이나 드럼통 등으로 다시 태어난다.

요거트 용기로 만들어진 칫솔이 다시 드럼통이 되는 이러한 구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이 회사에서 추구하는 재활용의 순환에 소비자의 노력이 곁들여 졌다는 것이다. 가정에서 분리수거를 하는 것과는 다르게 내가 사용한 칫솔이 무엇으로 부활 되는지 확인할 수 있고 매우 간단하고 쉬운 방법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책 속에 담긴 박스, ‘Mailbooks for Good’ 캠페인

책장을 차지하는 수많은 책 가운데 읽은 후 다시 집어 들게 되는 책은 그리 많지 않다. 호주에서 시범적으로 시행 중인 Mailbooks for Good 캠페인은 소장의 가치보다 나눔의 가치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출판사 ‘랜덤하우스 오스트레일리아’와 디자인 스튜디오 ‘BMF’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이 프로젝트는 다 읽은 책을 쉽게 기부할 수 있도록 북커버에 Re-Package Design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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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난 후 커버를 반대로 열면 책을 포장할 수 있도록 종이가 펼쳐지므로 책 모양에 따라 접어 주면 된다. 날개 부분에는 양면테이프가 부착되어 있고 보내질 주소와 요금후납 스탬프가 미리 찍혀 있다. 포장된 책을 가까운 우체통에 넣으면 출판사를 통해 공공도서관이나 노숙자, 저소득층 등 책이 필요한 곳곳으로 보내져 기부된다.

이 프로젝트는 현재 호주 Sydney의 Gleebooks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 시범적으로 운영 되고 있어 아직 그 효과는 크지 않지만, ‘쉬운 기부를 위한’ 패키지 디자인이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국내의 알라딘 중고 서점 등에 헌책을 가져다 파는 일도 우체통에 넣어 기업으로 보낸 후 계좌를 통해 입금받는 형태가 된다면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절차를 간소화시키는 방법으로 이러한 Re-Package Design이 활용된다면 더 많은 이들의 참여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선물에 또 다른 선물을 더하는 Box Link Project

백화점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선물 포장 코너’는 가정의 달, 명절을 앞두고 많은 사람으로 북적거린다. 언젠가부터 많은 이들이 선물 속에 담긴 의미만큼이나 그럴듯해 보이는 포장에 신경을 쓰고 있다. 그 포장지들 또한 버려지는 예쁜 쓰레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결국 선물 포장 코너는 쓰레기 생산 공장이나 다름없다. 소셜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그룹인 ADDONATION에서 선보인 Box Link Project는 이렇게 버려지는 수많은 포장 상자에 특별함을 더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디자인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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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1) 선물 포장 박스의 각 면을 잘라 연결하여 공책을 만든다. 2) 박스의 밑면을 이용하여 작은 박스를 만든다. 3) 1번의 노트를 2번의 박스에 넣어 우체통에 넣는다. 이렇게 세 단계만 거치면 ADDONATION 측을 통해 과테말라와 에콰도르의 학교로 배송된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청년은 남미여행을 하며 만난 아이들이 공책 한 권, 펜 한 자루조차 구하기 어려운 열악한 환경 속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을 보며 이러한 현실을 절대 외면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좋은 의미로 선물을 주고받지만, 그 행위 속에서 버려지는 선물 상자들이 연간 650만 톤의 거대한 쓰레기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환경 보호와 같은 진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 같은 작은 움직임이 종이라는 자원의 ‘불공평한 배분’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게 한다는 점이 남미에 공책 한 권이 배달되는 것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는 지금 당장 남미 분명 장기적 문제 해결을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선물을 받는 것도 모자라 또 다른 누군가에게 선물할 기회까지 얻었으니 이보다 더 의미 있는 선물이 또 어디 있을까. 작은 박스 속에 담긴 Re-Package Design이 선물을 주고받는 사람과 지구 반대편 아이, 이 세 사람을 연결 짓고 있다.

쓰던 용기 그대로!
‘화장품 공병 교환 프로모션’에 Re-Package Design을 더하다.

위 사례들은 재활용, 기부, 선물과 같이 각각 다른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두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사용이 끝난 후에도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는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우편을 이용하여 쉬운 참여를 유도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Re-Package Design을 서두에서 언급한 ‘화장품 공병 교환 프로모션’에 활용해 보면 어떨까?

칫솔의 사례와 같이 다 쓴 칫솔을 포장재에 넣어 다시 보내려면 칫솔을 사용하는 몇 달 동안 그 포장지를 집안 어딘가에 보관해야만 한다. 실수로 버릴 수도 있고 어디에 뒀는지 기억하지 못하게 되면 사용 후 다시 보내려고 했던 좋은 의미가 퇴색되어 버린다. Box 등의 포장재를 계속 보관해야 하는 불편함을 없애고 제품 그대로 보낼 수 있도록 용기 자체에 Re-Package Design하여 제품이 Two sides 기능을 할 수 있게 해보자.

1)사용 중엔 화장품 마개로, 다 쓰고 난 후엔 우표의 역할을 하게 한다. 굳이 뚜껑이 아니라 용기 뒷면이어도 좋다. 보낼 곳의 주소와 요금후납 표시가 마개나 용기 뒷면에 부착된다면 다 쓴 화장품 그대로 집 근처 우체통에 넣어 보낼 수 있다.

2)화장품 용기에 Open이 가능한 스티커를 부착한다. 사용 중엔 일반 화장품처럼 성분 및 용량 등을 표시하지만, 사용 후 스티커 한 겹을 떼어내면 회사 주소가 나타나도록 말이다. 다 쓴 공병에 스티커 한 장 떼어 냈을 뿐인데 바로 보낼 수 있는 하나의 우편물이 된다.

고객은 공병을 보내기 전에 회사 홈페이지 또는 어플리케이션에 로그인하여 스탬프 일련번호를 입력한 후 샘플을 신청하면 굳이 백화점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편안하게 샘플을 받아 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해당 브랜드의 새로운 제품과 이벤트 소식을 자연스레 접하게 되고 신제품을 샘플로 받아 볼 수 있으니 기업 입장에서는 제품 마케팅과 Green 마케팅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게 된다. 이런 작은 디자인의 변화가 이전의 공병 교환 프로모션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공병을 회수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확신한다. 집 근처에 가까운 백화점보다 가까운 우체통이 있을 확률이 훨씬 더 높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물건은 몇 달 후 그저 쓰레기통이나 분리수거로 향한다. 소비가 늘어나는 만큼 쓰레기의 양도 많아진다. 수명을 다 한 후에도 이 물건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 할 방법이 있다면 우리는 기꺼이 작은 노력을 기울 일 수 있지 않을까. 소비자로 하여금 그러한 노력을 쉽고 편리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진정한 Green Marketing이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많은 조건과 제약으로 가득한 일시적인 프로모션 말고 자발적이고도 쉬운 참여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Re-Package Design에 주목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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