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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함께 보는 영화 “Dis+Able Movie”

영화관에서 장애인의 모습은 볼 수 없다

2011년 9월 영화 ‘도가니’가 화제 속에 개봉하였다. 오랜 시간이 지난 사건이지만 영화 ‘도가니’는 시각과 청각으로 다시 메시지를 전달하였고 460만 명이 공감하면서 2011년도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혔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관람객 중에 영화의 주인공인 장애인은 과연 몇 명이나 되었을까?

주말에 극장에 가며 항상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항상 빠지지 않는 코스도 영화관이 들어 있다. 우리에겐 익숙한 영화관이 시청각장애인들에게는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공간이 된다. 이들도 큰 영화관에서 많은 사람과 함께 영화를 보면서 팝콘도 먹고 음료수도 마셔보고 싶어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들을 위한 환경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그래서 시청각장애인들은 영화를 보고 싶다면 시청각 장애인용으로 따로 제작된 DVD를 본다. 하지만, 이 DVD는 제작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최신영화를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고 보고 싶은 영화를 고를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정말, 시청각 장애인이 따로 영화를 보지 않고 우리와 함께 영화를 보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그들에게 맞는 영화가 필요하다.

배리어프리 영화위원회

시청각장애인을 영화관에 초대하려면 그들에게 맞는 영화부터 먼저 준비되어야 한다. 몇해전부터 이런 영화분야가 전문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바로 배리어프리 영화이다. 배리어프리 영화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겐 사운드를 이용해 보게 만들고, 들리지 않는 사람들에겐 비주얼을 이용해 듣게 만들어 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등장인물, 제작자에 대한 설명도 자막과 음성으로 들어가고 영화 도입부에는 사전 정보와 줄거리가 설명된다. 물론 다가오는 정보가 너무 많아 처음 보는 비장애인은 당황할 수도 있다.

배리어프리 영화위원회는 시청각장애인들이 영화를 편하게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이은경 대표가 설립하였다. 영화를 보고 싶지만, 영화관에는 갈 수 없고 보급된 DVD 영화에 의존하는 그들을 위해 이은경 대표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배리어프리 버전으로 새롭게 만들고 있다. 단순히 지문과 대사를 화면에 넣고 음성을 삽입하는 정도를 넘어 유명감독과 배우를 섭외하여 새롭게 그들만을 위해 연출을 한다. 기존의 DVD 영화를 보면서 받는 감동과 배리어프리 영화를 보면서 받는 감동은 확연히 다르다. 그들에게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를 확실히 알 수 있게 해주고 있다.

그들이 이런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데에는 스타들의 재능기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유명 배우와 성우 그리고 감독들은 시청각장애인에게 영화 보는 즐거움을 주기 위해 자발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선사하고 있다. 그리고 배리어프리 영화위원회는 영화를 보고 싶지만 멀티플렉스 극장에서는 상영관을 확보할 수 없어서 작은 극장을 빌려 상영하고 있다. 주로 서울에서 영화를 상영하고 있는데 지방에서도 많은 의뢰가 접수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이외의 지방을 돌아다니며 시청각 장애인들을 위해 영화를 상영해 주는 시네마 택배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방분들에게 직접 찾아가 영화에 대해 설명도 해드리고 감독과의 대화의 시간도 갖는 등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하고 있다.

시네마택배

배리어프리 영화위원회의 원래 취지는 배리어프리 영화를 통해 시청각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유명 배우와 감독들이 참여하여 새롭게 연출한 배리어프리 영화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들만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었을 뿐 비장애인과 함께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함께 영화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는 시점이다. 사람들은 항상 장애인들을 위해 어떤점을 수정할까만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일반인들과 장애인들이 모두 함께 똑같은 권리를 누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평등이고, 또 실제 현실에서 누구도 피해가 가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된다. 이제부터 우리는 배리어프리와 같은 장애인들만을 위한 영화 제작이 아니라, 실제로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즐겁게 한 공간에서 영화관람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에대해서 고민해보고자 한다.

모두가 행복한 영화관람을 위한 작은 아이디어

1. 청각장애인을 위한 아이디어

청각장애인은 귀가 들리지 않기 때문에 사운드를 글로 전달해야 한다. 글을 통해 대사, 상황, 장면, 감정까지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기존의 배리어프리 영화는 큰 스크린화면에 이 모든 해설을 담아냈다. 그러다 보니 청각장애인은 관람할 수 있으나 비장애인이 관람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다면,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청각장애인들이 베리어프리 영화의 화면해설을 이용하면서 비장애인과 함께 영화를 보려면 어떠한 용품이 필요할까 몇달전 이슈를 끈 구글 글래스와 같은 안경을 착용한다면 청각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과 똑같이 3D 영화를 보는 것처럼 영화를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구글 글래스는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 기술이 적용된 최첨단안경이다. HMD는 안경이나 헬멧 형태로 눈앞에 형성된 가상스크린을 보는 안경형 모니터 장치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구글 글래스는 일명 ‘착용 가능한 스마트폰’으로 사진 촬영이나 메시지 송신 외에 음성으로 다양한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물론, 영화관에서 구글 글래스를 상용화하기란 무척 오랜 시간과 비용이 투자가 될 것이다. 영상에서 본 것 같은 희망찬 미래는 당장은 실현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장애인들과 비장애인이 함께 영화 관람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해준다. 실제로 이러한 시도는 이미 국내에서 진행 중이다. 2011년도에 국민편익증진 기술개발의 신규사업으로 ‘투과형 HMD를 이용한 청각장애인용 개인용 자막시스템’이 선정되었는데, 2013년, 바로 올해 상용화 전 단계인 시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청각장애인용 HMD는 극장 안에서 배리어프리 영화를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각각의 안경에 전달만 해 주면 된다. 구글 글래스의 카메라나 복잡한 소프트웨어는 필요 없다. 청각장애인의 사용환경을 고려한 안경을 만든다면 가격도 내려가고 출시 일정도 앞당겨질 것이다. 즉, 구글 글래스만큼은 아니지만, 장애인들이 영화를 볼 수 있게 해주는 안경이 생각보다 빠르게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 시각장애인을 위한 아이디어

시각장애인은 눈이 안 보이기 때문에 영화의 모든 내용을 음성으로 해설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래서 배리어프리 영화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영화의 내용을 배우와 성우들의 목소리 연기를 통해 음성해설로 생생하게 전달한다. 하지만 배리어프리 영화의 음성해설은 일반관객입장에서는 영화를 보는데 방해가 된다. 그렇다면, 배리어프리 영화의 음성해설을 일반극장에서 활용하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좌석 이어폰

우리나라의 경우, 고속버스를 타면 TV가 설치되어 있다. 이동하는 내내 방송은 계속 나오지만, 소리는 작게 고정해 놓는다. 고속버스는 많은 사람이 이용하기 때문에 시끄럽게 할 수 없어서 자리마다 이어폰을 꽂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이 아이디어를 극장에 활용해 보면 어떨까 배리어프리 영화의 음성해설을 듣고 싶다면 극장 팔걸이에 달린 작은 단자에 이어폰을 꽂으면 된다. 음성해설을 들을 방법은 많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을 위한 방법은 달라야 한다. 눈이 안 보이기 때문에 다른 기기를 사용하여 음성해설을 듣게 한다는 것은 유명무실한 서비스가 될 수 있다. 이들을 위한 서비스는 단순해야 한다. 이 단순한 아이디어가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극장에서 편하게 영화관람을 하는 방법이다. 배리어프리 영화의 음성해설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어린아이나 노인에게도 효과적이다. 영화 스토리의 복잡함이나 감정의 미묘한 전개들을 음성을 통해 해설해 줌으로써 확실하게 전달시켜주기 때문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함께 보는 영화관

이제까지 극장 안에서 장애인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다. 물론 그 이유는 그들이 볼 수 있는 환경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영화를 보기 위해 주로 보급되는 DVD 영화만을 봐야 했다. 하지만, 그들도 일반인들처럼 큰 극장에서 영화보기를 꿈꾼다. 배리어프리 영화위원회는 그들을 위해 영화를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하였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음성해설 작업을 하고 청각장애인을 위해 화면해설 작업을 하여 그들에게 극장에서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하였지만, 결국 이 영화는 비장애인이 보기에는 불편한 점이 여러 가지 있다. 즉, 한 곳을 만족시키면 한 곳은 그만큼 불편을 감수해야 함을 뜻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함께 즐기는 방법을 생각해야 할 때이다.

청각장애인은 구글 글래스와 같은 형태의 아이디어를 응용하여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용도만을 위한 맞춤용 안경이 상용화 된다면 일반인들과 같이 영화를 보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다. 또한 시각장애인은 고속버스의 좌석 이어폰 단자 시스템을 극장으로 가져온다면 배리어프리 영화의 음성해설을 비장애인에게 방해 주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장애인들만을 위한 영화 혹은 영화관이 아니라, 비장애인들과 함께 기존의 영화관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어쩌면 아주 작은 곳에서부터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시청각장애인들이 가장 하고 싶은 일 중 하나가 바로 일반인들과 똑같은 문화생활이라고 한다. 그들에게 영화를 본다는 것은 어쩌면 꿈 같은 일이다. 장애와 상관없이 모두가 편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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