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Opportunity From MICRO TREND

Sans-serif

Aa

Serif

Aa

Font size

+ -

Line height

+ -
Light
Dark
Sepia

공중전화를 살리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

구시대의 산물이 되어버린 공중전화

지금 당신의 집 혹은 사무실에서 가장 가까운 곳의 공중전화가 어디 있는지 떠올려보자. 아마도 쉽게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길거리에서 공중전화를 찾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2013년, 공중전화는 7080세대들에게 어렸을 적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고마운 물건으로 변해버렸다. 동전을 한 아름 쥐고 집 앞 공전전화에서 여자친구와 통화를 하던 기억은 다시 생각해도 기분 좋은 추억이며, 군대에 있을 적에는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하면서도 소중한 수단이었다. 이러한 공중전화가 휴대폰의 등장으로 인해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현재 전국에 있는 공중전화는 8만 275대이다. 의료시설, 관공서, 군부대, 섬 등을 빼면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공중전화는 5만 9645대에 불과하다. 2km에 1대꼴로 설치되어 있는 형편이다. 국회 전병헌 의원(민주통합)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정부는 현재 매년 7,000~8,000대 정도의 공중전화를 철거하고 있다. 한 달에 10명이 채 찾지 않는 공중전화가 5614대나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발생하는 손실금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회사가 분담하여 보조하고 있다.

하지만, 공중전화를 찾는 사람이 없다고 모두 철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공중전화는 시내전화, 도서통신, 선박 무선과 함께 국민에게 복지차원에서 제공되는 보편적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보편적 서비스란 모든 이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적정한 요금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통신 서비스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중전화를 철거하지 않고 활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복합적인 기능을 살린 공중전화, ‘Multiple Pay Phone’

ATM + 공중전화

IBK

최근 IBK기업은행이 공중전화를 활용한 무인점포를 개설하였다. ‘공중전화 결합형 부스’는 부스 안에 공중전화와 함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자동심장충격기(AED)가 한꺼번에 설치되어있다. 굳이 공중전화와 ATM기를 합칠 필요가 있을까? 그 이유는 우선 지자체는 관리 부실 때문에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던 공중전화부스를 별도 예산 부담 없이 리모델링 할 수 있기 떄문이다. 부스 관리업체인 KT링커스는 임대료를 받아 경영실적을 개선할 수 있다. 그리고 IBK기업은행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도심에 무인점포를 설치해 부족한 점포망을 보완하고 고객 편의를 증진시킬 수 있는 것이다. ATM과 공중전화의 조합은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전략적 제휴이다. 그럼 자동심장충격기는 왜 설치되어 있을까? 일본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통신시설이 끊겨 휴대전화기를 사용할 수 없었다. 그때 공중전화가 긴급상황을 알리는 역할을 했는데 막상 도착했을 때는 응급처치가 늦어 사망한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자동심장충격기를 비치하여 위급한 환자가 발생했을 때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까지 응급처치를 할 수 있게 했다.

EV Charging Stations

1273312318

오스트리아에서는 오래된 공중전화부스를 EV 충전소로 바꾸어 활용하고 있다. 공중전화부스를 완전히 제거해 버리기보다는 공중전화와 연결되어있는 케이블과 전기시설을 활용하여 전기자동차를 충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아이디어는 실제로 3,782대의 전기 자동차나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소유한 운전자들에게 매우 저렴하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충전스테이션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업 초기엔 무료로 운영되었지만, 수를 점차 늘리면서 휴대 전화 결제로 요금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 약 1만 3,500개의 부스가 충전소로 변신 중이다. 전기 자동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보급이 점차 늘어나는데 그에 반해 충전소는 찾기가 쉽지 않다. EV Charging Stations을 활용한다면 좋은 수익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위 두가지 사례가 공중전화에 새로운 +α 를 더해서 또 다른 기능을 창출해내었다면, 다음 사례는 공중전화를 기업 마케팅으로 활용한 사례이다.

타깃 마케팅에 활용되는 공중전화, ‘Target Pay Phone’

Magical Pay Phone

몇 살까지 산타할아버지의 존재를 믿었는가? 산타할아버지의 마법 풀리는 시간이 점점 어려지고 있다. 산타할아버지의 마법을 회복시켜주고 동심을 살리기 위한 이벤트가 브라질에서 펼쳐졌다. 이벤트를 진행하게 된 이유는 브라질은 크리스마스에 눈이 오지 않아 아이들이 산타할아버지의 존재를 믿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브라질 통신회사 OI는 크리스마스에 아이들에게 특별한 이벤트를 선사해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 주기로 했다. 일명 Magical Pay Phone이다.

magical

이벤트 내용은 아이들이 공중전화로 특정 번호로 전화를 걸면 산타할아버지와 통화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원하는 선물을 말하면 받을 수도 있는 이벤트이다. 이벤트는 아이들만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산타할아버지는 은퇴한 배우들이다. 이처럼 공중전화를 통해 특정 타깃에만 진행하는 마케팅은 ‘Target Pay Phone’을 통해 가능해진다.

산타할아버지의 존재를 믿지 않았던 아이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수화기를 들어 통화를 시도한다. 진짜 산타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리고 선물까지 받는 마법을 경험하면 동심의 유효기간은 좀 더 연장된다. 이처럼 공중전화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지닌 물건이다. 산타할아버지도 역시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느끼게 한다. Magical Pay Phone은 아날로그 이미지를 잘 조합하여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한 이벤트이다. 이번 사례는 공중전화를 철거나 추가 기능의 예산 소요 없이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간단한 아이디어를 제시해 주고 있다.

Magical Pay Phone은 아이들을 타깃으로 하여 진행하는 공중전화 마케팅이다. 브라질 통신회사 OI의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공중전화 사용량 증가, 타 사업의 연계 효과를 위해 감성적으로 다가간 마케팅이다. 우리나라에서 공중전화를 운영하는 기업은 KT링커스이다. KT링커스는 KT 계열사로 공중전화 사업 외에도 커피 라바짜(LAVAZZA) 유통사업을 하고 있다.

kt

타깃을 꼭 사람으로만 한정 지울 필요는 없다. 지역으로 나눌 수도 있다. 만일 KT링커스가 공중전화 활성화를 위해 라바짜 커피 매장이 있는 지역 공중전화에서 Target pay phone 마케팅을 진행한다면 최소한 일석 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라바짜 커피 매장 근처 공중전화 앞에 플래카드를 붙여 놓는다. “공중전화로 커피를 주문하시면 1,000원을 할인해 드립니다.” 이 플래카드를 보고 공중전화로 커피 주문이 이루어진다면 KT링커스는 플랜카드 한 장으로 공중전화를 활성화하고 라바짜 매장까지 매출향상을 시킬 수 있을 것이다. 공중전화 활성화를 위해 KT링커스가 가장 앞장서야 하는 것은 맞지만, 골목상점이나 이벤트업체들도 Target pay phone 마케팅으로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

Multiple & Target Pay Phone이 가진 문제점

하지만, Multiple Pay Phone이나 Target Pay Phone 모두 복합적인 문제들을 안고 있다.

1. 예산이 소요된다.

철거는 하지 않지만 리모델링을 하거나 새롭게 제작을 해야 한다. ATM+공중전화나 EV 충전소+공중전화는 모두 기존의 공중전화를 그대로 활용하여 만들 수는 없다. 추가된 기능에 맞춰 새롭게 제작되어야 한다. 비록 기업의 자금이 많은 부분 충당된다고 하지만 보편적 서비스이기 때문에 국민의 세금이 안 들어갈 수 없다. 그러면 세금은 다시 투입되는 것이다.

2. 단기적인 사용에 그친다.

Target Pay Phone의 경우 단기적인 마케팅으로 공중전화를 사용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는 공중전화를 장기적으로 이용하게 만들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아무리 지역 비즈니스와 연결짓는다 해도, 그 큰 크기와 들어가는 비용에 비한다면 기존 광고 매체들이 더 유리할 수 있다.

공중전화, 전화보다 ‘공중’에 초점을 둔다면?

즉, 앞으로 존폐위기에 놓인 공중전화의 유지를 위해서는 공중전화가 가지고 있는 본질을 보다 깊숙히 이해하고 이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1인 1 핸드폰 시대에 전화의 기능만을 강조하는 공중전화는 어쩌면 억지 전략일 수 있다. 공중전화만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것, 바로 모든 국민들에게 제공해주는 “공중”에 보다 초점을 두어본다면 어떨까?

공중전화를 무료 와이파이 존으로 활용한 뉴욕시

실제 뉴욕에서는 한국과 달리 공중전화를 공공재로 인식하고, 시민 즉 공중을 위해 무료 와이파이 핫스팟으로 활용하고 있다. 통신사들이 와이파이존을 중복투자하면서 그 비용을 고객에게 넘기는 것보다 오히려 공공재로서 무료로 제공하는 있는 것이다. 사용하기 위해서는 뉴욕시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약관에 동의하고 Free WiFi 신호를 잡아 사용하면 된다(마치 예전의 시티폰을 사용하듯이 핸드폰을 들고 공중전화에 붙어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처럼…). 설치 비용은 광고판을 활용하여 기업들에게서 받는다. 관광객들에게는 무용지물이지만, 뉴욕에 사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와이파이존을 위해 거리 어디에서나 공중전화를 찾게 된다.

nyc-telephone-booth-wifi2-thumb-550xauto-95665지역 도서관으로 변신한 공중전화

영국 런던 외곽의 기차로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웨스트 베리에는 우리나라처럼 공중전화가 거리에 흉물처럼 버려져 있었다. 하지만, 유럽의 도시들이 늘 그렇듯이, 이 고철덩어리를 버리지 않고 오히려 지역 주민, 즉 공중의 커뮤니티 역할을 하는 작은 도서관으로 변신시켰다. 마을 사람들은 보지 않는 도서를 공중전화에 기증하고, 서로 교환해 봄으로써 자원도 아낄 뿐 아니라, 그 작은 박스 안에서 동네 소식도 교환한다. 마을의 가장 잘 눈에 띄는 곳에 있을 수 밖에 없는 공중전화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한 케이스이다.

pyeun-7

공중전화가 가진 본질에 충실하자.

아무리 기능이 추가되었다고 사람들이 더 많이 공중전화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ATM기 안에 현금을 찾으러 가서 공중전화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며. 전기 자동차를 충전하러 가서 공중전화를 사용하지도 않는다. 또한 마케팅 하나를 위해 공중전화를 계속 흉물처럼 거리에 버려둘 수도 없다. 그렇다고 공중전화에 예술가들이 붙어서 아름답게 꾸며봤자, 하나의 쇼가 될 뿐이다. 공중전화를 보다 더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공중전화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보다 면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무조건 새로운 것을 더하고, 무조건 없애기보다는 공중전화가 가지고 있던 본질인 공공재로서의 역할과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하여 새로운 컨텐츠를 담아 시민들에게 되돌려 주는 것, 때로는 가장 쉬운 것이 가장 좋은 해답이 된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