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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 잡지 말고 먹자, 진짜 ‘식충이’가 나타났다.

Woo

얼마 전 방영된 TV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 나온 한 장면이다. 더 많은 애벌레를 먹는 사람이 더 좋은 집을 얻는 게임이었는데 아무리 식용이라고는 하지만 먹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거부감이 드는 건 사실이다. 먹은 지 1분도 안 돼서 배가 아프다는 엄살이 공감되기까지 한다. 이런 식용 곤충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Food and Agriculture of United Nations)에서 빈곤과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내놓았다. 고단백질에 생산비용도 낮은 식용 곤충을 미래에 다가올 식량 대란 극복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생각한 것이다. ‘저걸 어떻게 먹어?’ 라고 몸서리치겠지만, 세계인구의 20억 명 정도가 이미 곤충을 식용으로 섭취하고 있다는 사실과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번데기를 생각해보면 그리 이상할 것도 없다. 그래도 거부감이 든다면 빨간색이 들어간 사탕, 알약, 립스틱에 연지벌레(Cochineal Insect)가 쓰이고 있으며?심지어 한때는 스타벅스 스트로베리 프라푸치노에도 첨가되었다는 사실을 알면 조금 생각을 달리할 수도 있겠다.

유엔식량농업기구가 아니더라도 이미 몇 년 전부터 식용곤충을 권장하는 움직임은 있었다. 와일드푸드(Wild Food)를 주제로 트렌드인사이트에서 소개되었던 Edible사의 개미 롤리팝이나 전갈 보드카와 같이 흥미를 유발하는 제품부터 식용 곤충의 이로움을 전파하기 위해 어떻게 요리하고 어떻게 생산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 있었다. 이 아티클에서는 진짜 ‘식충이’의 세상 속 트렌드를 살펴보고 한국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예상해 보고자 한다.

식용 곤충 문화의 확장?

초보자도 쉽게 먹을 수 있는 곤충, En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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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프로젝트를 계기로 만들어진 Ento는 4명의 졸업생에 의해 런던에서 시작되었다. 얼핏 보면 당근과 치즈 몇 조각을 깔끔하게 올려놓은 것 같지만 사실 식용 곤충으로 만든 음식이다. 곤충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쉽게 먹을 수 있도록 곤충 그대로의 형태가 아닌 큐빅 형태로 만든 점이 특징적이다. Pop-up 식당이나 도시락을 통하여 식용 곤충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최종적으로 소비자가 신선한 곤충 재료를 대형 상점에서 구매하여 직접 요리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굴 안에서 얻는 해골 물의 깨우침 없이도 식용곤충을 우리 식탁에 올려놓고자 하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깨끗하고 간편하게 생산하는 곤충, 3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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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F에서 디자인한 Cricket-Reactor는 집이나 사무실에 설치될 수 있는 하나의 모듈로써 귀뚜라미를 집적 키울 수 있는 장비이다. 식용곤충이 가지는 가장 큰 위험성이면서 동시에 소비자에게 불확실성을 주는 위생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야생에서 농약 또는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는 곤충들과는 달리 일정한 공간에서 생산되는 귀뚜라미는 믿고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가 아니어도 하루에 15분만 투자하면 운용할 수 있고 귀뚜라미가 번식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지속 가능하다. 음식물 쓰레기를 먹이로 친환경적이며 식용화되는 과정에서 서서히 잠들 수 있게 하는 등 윤리적이기까지 하니 가축농장과 비교하면 많은 이점이 있다. 아직 프로토타입에 머무르고 있지만, Cricket-Reactor가 상업화된다면 식용 곤충 문화에 훌륭한 기반이 될 것이다.

닭가슴살에 열광하는 한국 시장에서의 가능성

부드러운 닭다리와 달리 퍽퍽하다는 이유로 외면받던 닭가슴살이 이 정도의 관심을 받은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닭가슴살은 고단백질이면서 지방이 적어 근육을 만드는 사람이나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에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식단조절 대표 음식이 되어버린 닭가슴살이 차지한 시장을 식용 곤충이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여러 면에서 닭가슴살보다 앞서는 식용 곤충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

1. 고단백질에 각종 미네랄이 풍부

식용곤충은 닭가슴살과 같이 고단백질에 저지방 식품이다. 멕시코 메뚜기인 chapulin의 경우 닭가슴살보다 더 많은 단백질은 함유하고 있을 정도다. 식용곤충은 단백질뿐만아니라 미네랄도 풍부한데 특히 오메가-3가 있어 단순히 닭가슴살만 섭취하는 것보다 더 훌륭한 식품이 될 수 있다. 뛰어난 영양성분과 더불어 특별한 맛이 없는 닭가슴살과 달리 여러 맛을 가진 식용 곤충이 더 다양한 선택을 줄 것이다.

2. 낮은 생산 비용

운동기간에 주메뉴가 되는 닭가슴살 구입 비용은 만만치 않다. 닭가슴살을 생산하는 것과 식용곤충을 생산하는 비용을 비교해보면 식용곤충을 섭취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 몇 년간 꾸준히 닭가슴살을 섭취해야 하는 헬스 트레이너를 생각해보면 식용 곤충으로 전환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다.

3. 믿을 수 있는 식품

먹거리 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직접 채소를 길러 먹는 사람을 증가시켰다. Cricket-Reactor와 같이 집에서 직접 식용 곤충을 기를 수 있는 Kit만 있다면 믿을 수 있는 식품을 얻을 수 있다. 채소처럼 식용곤충을 직접 생산함으로써 건강한 식단을 만들 수 있다.

새로운 음식 문화의 시작

가까운 미래에 전 세계에 식량난이 올 것이라는 예상은 이제 곧 석유가 고갈 될 것이라는 걱정처럼 기우일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부 빈민국처럼 굶주리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식량난의 해결책으로 내놓은 식용 곤충에 대한 설득력을 떨어트린다. 하지만 식용 곤충이 단순히 대체 식량 또는 비상 식품이 아니라 어떠한 육류보다도 뛰어난 영양성분을 가지고 있고 생산비용도 낮으며 환경문제까지도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가능성이다. 사람들이 가진 고정관념을 없애고 식용곤충에 대한 장점을 인식시켜 줄 수 있다면 식품 시장에 새로운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나라에서 곤충을 먹는 것은 그리 낯선 일이 아니다. 길거리에서는 번데기를 쉽게 찾을 수 있고 어릴 적 메뚜기를 잡아먹었다는 어른들의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것이다. 다만, 먹을 것이 많지 않았던 시절 곤충을 잡아먹었던 추억에서 증명된 식용 곤충이 육류보다 더 이롭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할 뿐이다. 이제 곧 곤충들이 사람들을 피해 다니는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2 Comments

  • hunt, j. song
    June 14, 2013 at 11:23 am

    색다른 미래군요..
    저도 뻔데기 참 좋아 하는데요.. 한번 먹어보.. 아닙니다. ^^;;
    트랜드가 될 수 있을지 흥미롭습니다.

    • Seungri Cho
      July 5, 2013 at 10:38 pm

      번데기를 먹을 수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선입견의 장벽을 어떻게 넘느냐가 큰 과제가 아닐까요?
      기회가 된다면 먹어보고 후기를 남겨 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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