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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상자,마음까지 돌보는 Always-Aid Kit로 거듭나기!

구급상자-First Aid Kit!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집에서 상처가 나거나 위급 상황때 가장 먼저 도움을 주기도 하고, 피서지나 여행중에, 혹은 스포츠 활동이나 각종 작업중에 사고가 났을때에도 요긴하게 쓰이기도 한다. 그런데 가까이 있는 구급상자부터 돌아보면 그 중요성에 비해 찬밥신세인 경우가 있다. 정작 필요해서 구급상자를 찾아 응급처치를 하고서는 어느새, 다급했던 마음은 사라지고 내팽개쳐놓기 일쑤다. 쓰다 남은 반창고, 찢겨진 테이프와 풀이 묻어 뻑뻑한 가위, 사각 케이스와 따로 뒹구는 연고들. 그러다 필요할 때 찾으면 어디에 두었는지 헤매기도 하고 급하게 약국이나 병원을 다시 찾기도 한다. 급할 때 쓰려고 상비해 두는게 구급함이지만 마음만 다급하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사람들의 왕복이 잦은 공공 장소나 건물마다 비치되어 있는 구급함도 마찬가지이다. 관리는 형식적이고, 쉽게 눈에 띄지도 않는데다가, 심지어 자물쇠가 채워져 있는 경우도 있다.

구석 구석에 박혀 찬밥 신세로 있던 애물단지가 변화를 꾀한건 오래지 않았다.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기후가 갈수록 심해져 인명과 재산피해를 내고, 정치·경제 불안으로 인한 폭동이나 테러가 산발하며, 복잡하고 규모가 커진 산업분야의 재해가 끊이질 않는다. 자신의 신변을 위협하는 위험 요소는 날이 갈수록 커져가고 험악한 뉴스를 보며 불안에 떠는 사람들은 늘어났다. 그래서 구급상자는, 기존의 응급 치료만을 위한 간단한 구급키트에서 나아가 다양한 재난 상황에 대비하고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할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고려한 구급 키트로 업그레이드를 꾀하고 있다. 다음 나열한 구급 키트들은 이같은 양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흔히 알고 있던 구급함 자체의 디자인을 탈피하거나 여러 기능을 합하거나 특화시키고, 세련되고 작아졌으며, 스마트하게 발전하고 있다.

  • 깡통에 들어간 구급 물품

작년 이맘때쯤 지진으로 인한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사태같은 ‘블랙스완(예기치 못한 사건, 위기)’을 겪은 사람들은 장바구니를 채울 품목으로 구급 키트를 고려해 볼 수 밖에 없었다. 특히나 해당국가인 일본에서는 오죽하랴. 리츠메이칸 대학의 재해 완화 연구 센터에서는 작고 편리한 캔 안에 재난을 당한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것들을 네가지 항목으로 나눠서 넣었다. 의료 분야의 miru, 여행 관련한 kaeru, 방공호를 위한 yoru, 그리고 여성들의 미용을 위한 kirei까지, 네가지 종류의 구급캔 ‘IBousaI’를 선보였다. 음료수 캔처럼 보이는 디자인은 위급 상황이 아니더라도 자판기에서 하나 뽑아 장식품처럼 곁에 두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냉장고에 넣어둔다면 위급한 상황에서 비상식량을 챙길 때 깜박 잊을 일도 없을 것이다.

 

  • 의자가 되는 구급 상자

이러한 변화는 심미적 기능뿐 아니라 응급 상황에 맞게 신속하게 구급 키트를 취할 수 있게 하였다. 다른 외형(캔)을 적용한 사례 외에도 Adrian Candela의 컨셉 디자인인 ‘Healing Bench’처럼 의자의 기능을 결합한 구급 키트도 나타났다. 많은 양의 응급 물자(거즈, 소독약 등)를 가방에 넣고 이동할 수 있어 휴대가 용이하고, 필요할 때마다 열어서 적당한 구급 물품을 쓰면 된다. 의자가 된 구급함은 야전이나 재해 지역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료행위를 보조할 수도 있다. ‘Healing Bench’는 구조활동의 성공율을 높여주는 색다른 제안이 될 수 있다.

 

  • 의자를 휠체어로 바꿔주는 구급 키트

하지만, 구급함이 의자의 기능을 한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구호를 하는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하였다. 재난이나 테러, 응급 상황이 생겼을 때에는 현장을 가장 빨리 빠져나가는게 최선이다. 만약 당신이 사고로 현장에서 움직일 수 없을 때, 마냥 들것을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또한 임시 상황실과 구호소가 설치될만한 대형 사고의 현장에서의 이동도 고려해야 한다.

이 제품은 휠체어를 사기 힘든 전세계 극빈 지역의 장애인들을 돕기위해 디자인 되었지만 구급키트의 역할을 새롭게 확장하기도 했다. Q-Design에서 디자인하고 독일의 2011 Red dot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한 ‘Wheel + Chair’는 자체 의자를 없애고 기존 의자에 바퀴를 조립해서 붙일 수 있게 하였다. 덕분에 가격과 용량을 대폭 줄일 수 있어서 마치 피자 박스처럼 보이는 상자에 넣고 운반과 적재, 공급이 원할하게 하였다. 본 취지는 ‘저렴한 휠체어의 공급을 통한 휴머니티’이지만 공간을 최소화하고 유사시에 사고로 이동이 불편해진 사람들을 도울 수도 있다. 빠르게 구하는 상자(救急函)라는 뜻에서 구급함의 의미를 확장시킨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구급 상자 + 人

이처럼 구급상자는 급변하는 환경에 반응하고 저마다의 필요를 만족 시킬 수 있는 응급 지원 멀티 키트(Multi-Aid Kit)로 진화하고 있다. 앞서 말한 세가지 사례들은 기존의 구급 상자와는 다른 공통점들이 있다. 사람을 구하기 위하여 존재하는, 구급함의 본질에 집중한 외형, 구급 물자, 사용자 – 이 세가지 요소의 확장이 그것이다.

IBOUSAI

  • 남녀노소 취득과 운반이 쉬운 작은 캔
  • 다양한 상황을 고려한 네가지 다른 구성
  • 미용을 걱정하는 여성까지 고려한 컨텐츠

Healing Bench

  • 기동성을 고려한 가방의 외형
  • 구급함 자체가 의자의 기능을 하는 구급 물자
  • 구호를 돕는 사람을 상정한 디자인

Wheel + Chair

  • 조립할 수 있는 부품만을 탑재한 상자
  • 휠체어의 바퀴만을 취사 선택
  • 이동이 불편한 사람을 지원

위의 구급상자들은 각각 세가지 인본주의적 요소를 버무려 구급함의 진보를 가져왔다. 구급함을 쓸 수 있는 모든 사람을 고려하여 디자인을 혁신하고, 컨텐츠를 확장하고, 전에 없던 구급 키트를 만들었다.

하지만 어느 위급 상황이라도 든든할 것 같은 이러한 구급 키트들은 여전히 “First Aid Kit”일 뿐이다. 위급 상황이 아닌 평상시에도 사람들이 곁에 두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그 효용가치는 커질 것이다. 디자이너 Richard Clarkson은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 줄 약간의 힌트를 제공하고 있다.

Footfalls & Heartbeats

그가 고안한 직물 붕대와 USB클립으로 이루어진 이 시스템은 나노 테크놀로지와 무선 기술이 혼합되어 있다. 클립에 써져있는 FITT 로고는 Functional Intelligent Textile Technology의 약자로 정보처리 직물 테크놀로지라는 뜻이다. 직물 붕대를 환자의 환부에 감으면 신체 상태를 컴퓨터에 전송하여 메인 서버에 업로드 시킨다. 측정된 환부의 상태에 따라 얼음찜질을 하라는 등의 상담이 이루어지고 전문가(의사) 혹은 개인끼리의 정보교환이 가능하게끔 구현된 스마트 밴드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Footfals & Heartbeats 구급함이 가지는 네트워크의 특별함이다. 일상에서 흔히 봐오던, 단순히 임시 치료의 기능을 했던 압박 붕대가 테크놀로지의 힘을 빌어 자가 진단이 가능하게된 스마트 붕대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이는 보다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내원하지 않고도 받을 수 있게 하였다. 또한 Footfals & Heartbeats는 관절을 삐끗하거나 타박상을 입는 등의 구급함이 필요한 상황 뿐만 아니라, 구급함을 어느때라도 꺼내어 자신의 아픔을 진단하고 네트워크 속에서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과 연대하게 하여 마음의 공허함까지 치료하게끔 하였다.

우리나라의 가구를 형성하는 1,2인 가구가 절반을 넘었다고 한다. 그에 따라 작은 평수의 원룸이나 오피스텔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좁은 방안에서 챙겨줄 사람 없이 아프면 가벼운 상처라도 마음까지 시리다. 아파서 더 외로운 사람들의 마음까지 위로해줄 수 있는 구급 키트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그들이 사는 집집마다 하나씩 놓여질 수 있는 구급 키트의 등장은 그래서 반갑다.

항상 우리곁을 지키는 “Always Aid Kit”로!

혁신적 디자인, 이를 구성하는 구급 물품,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사용자들을 고려한 구급상자는 이제,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네트워크의 기능까지 더해졌다. 이들은 각각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람을 생각하고 항상 곁에 둘 수 있는 구급함을 지향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곁을 묵묵히 지켜주던 “First Aid Kit”가 외롭고 불안한 사람들을 항상 곁에서 보조해줄 수 있는 “Always Aid Kit”로 환골탈태하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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