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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있는 거리를 스토리로 브랜딩하라! 지역 관광의 재조명

과거 서울이나 부산 혹은 제주도 정도를 방문해왔던 외국인 관광객들이, 점차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방문하고 있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한류 물결을 타고 촬영지였던 춘천과 남이섬을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들은 기대치 못한 성과였고, 이후로도 한류관광은 관광산업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게 됐다. 쇼프로그램 1박2일이 전국의 숨겨진 명소를 소개하면 대학생들은 방학이면 기차를 타고 그 곳들을 방문한다. 점차 유명하지 않았던 도시와 관광지들이 유명세를 타고, 더 많은 방문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지자체들의 경쟁적인 개발, 홍보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지역과 도시간의 경쟁이 점차 전국구석구석 거리거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방문객 유치를 위한 도시와 지역간 경쟁은 관광지나 지역 명소의 상품화, 홍보를 위한 기업가적 접근을 야기한다. 하지만, 필요성을 감지하고도, 빈약한 관광자원, 또는 가진 것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미흡한 진행방식이 문제다. 관광객 보다 장사꾼만 많아진 여러 관광지, 도무지 와 닿지 않는 도시들의 슬로건, ~돌이, ~순이 식의 천편일률적 마스코트 등 지나치게 좁은 범위에서의 지역개발과 브랜딩 양상이 안타깝다.

지역을 이해하는 즐기는 것이 반드시 실제하고 손에 잡히는 것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 억지로 끼워 맞춘 도시의 이미지를 강요하는 것 보다 도시의 참된 가치와 의미를 알리는 색다른 자원 활용방식이 존재한다는 점.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지역 이해의 기준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너무 유명해서 더는 말이 필요 없을 것 같은 도시들도 새로운 재미를 주는 자원들이 숨어있다.

 

지역을 이해하는 색다른 방법!

설정, 배경은 모든 문학작품의 기본적이고 중요한 부분이다. 소설 ‘위대한 개츠비’ 속 1920년대 뉴욕, 찰스디킨스의 작품 속 런던 등 시대와 장소 등의 배경은 작품 속 상황을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잘 이해하고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학창시절 부모님과 함께 강원도를 여행하며 차창 밖으로 지나는 풍경들이 그냥 논과 밭인 줄만 알았는데, 그 곳이 소설 메밀 꽃 필무렵의 배경인 봉평 지역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느낌은 완전히 달랐다. 소설의 내용과 함께 상상 속 이미지들이 파노라마처럼 머리를 스치는 의미 있는 풍경으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placing literature_3placinglit

Placing literature는 지역을 이해하는 방식으로써 문학작품을 활용한다. 작품의 배경이 됐던 장소에 실제로 가있는 독자에게 그 장소가 등장하는 작품 속 상황과 스토리가 이야기되면, 독자는 스토리가 펼쳐지는 작품 속에 서 있는 것 같은 감정을 느낀다. 단순히 하나의 지명만으로도 수 없이 많은 스토리를 연상시킨다. 상상했던 모습과 실제가 다르다 해도 마치 과거의 장소를 다시 찾은 주인공이 된 기분으로 이곳 저곳의 모습을 구성해보는 상상력을 자극할 수도 있다. 이런 경험으로 우리는 지역과 도시를 새롭게 경험하고 이해한다.

Placing literature는 문학작품 속 장면장면에 등장했던 장소들의 소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다. 문학작품 속 장소정보 조사원들 이외에도 일반 독자들이 장소정보와 해당 장소가 등장하는 부분을 구성해 작품 속 컨텍스트를 간략히 첨부해 구글맵으로 업로드 하고, 이 데이터베이스를 사용자들이 열람한다. 같은 이름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가능할 예정이다. 문학작품을 통해서 한 장소를 방문하는 독자나 관광객이 가지는 감정과 그 가치가 달라진다. 이렇게 한 지역과 한 사람은 좀 더 의미 있는 방식으로 연결된다.

트렌드 인사이트에서는 도시 역사를 다룬 컨텐츠의 색다른 전시를 통해 진정성 있는 도시 아이덴티티 구축에 대해 “작지만 섹시한 도시가 되는 방법, RAW Citybition 전략” 이라는 기사를 통해 다룬 바 있다. 진정성 있는 역사. 역사를 통해 지역을 이해하는 것은 새롭기 보다는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가 볼 수 있도록 상품화된 역사는 우리가 보았으면 하는 부분만을 엮은 편집된 역사일 때가 많다. 어두웠든, 영광스러웠든, 모든 과거의 사실들이 축적된 지역의 역사가 현재의 한 지역을 만들어 냈다. 때문에 뉴욕에서 이루어진 Recalling 1993의 주민들의 입으로 모든 사실적인 증언과 시대의 명암이, 도시 곳곳의 공중전화를 통해 전해지는 전시 방식은 색다르면서도 매우 가치 있는 컨텐츠였다.

recalling 1993_2

“운동선수부터 기자, 연예인, 역사가, 예술가, 펑크족, 히피 심지어 포르노 스타까지 20년 전 그 장소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해준다. 이러한 친근한 이야기들은 심지어 이곳을 처음 방문한 사람일지라도 도시를 더 생생하고 깊게 경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 “작지만 섹시한 도시가 되는 방법, RAW Citybition 전략”?기사 중 발췌

recalling 1993

맨하튼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는 전환 점으로써 1993년을 주목해 여러 계층, 여러 지역의 과거상을 숨김없이 듣는 일은 재미도 재미지만, 우리가 동경하는 뉴욕과 뉴요커의 모습이 어떠한 과거를 통해 생겨나고 자리잡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의미 없이 지나칠 뉴욕의 길거리, 골목골목에서 공중전화를 통해 생생한 과거사를 듣게 되면서, 재미있는 스토리로 채워진 장소는 새로운 가치와 의미를 얻는다.

여러 매체와 사람들, 경험을 통해 가지게 되었을 뉴욕이라는 도시의 아이덴티티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과거의 명암들이 더해진다고 빛 바래거나 왜곡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의 모습을 더욱 긍정적으로 조명하고, 지역에 대한 이해와 감정적인 몰입을 돕는다. 허구에 가깝도록 지어낸 지역의 정체성은 지역주민도 또 지역을 방문한 관광객들에게도 재미를 주거나 몰입을 돕는 힘을 가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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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거리를 깨워라! 재미와 이해 두 마리 토끼 잡기

지역을 이해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하지만, 어떤 특정한 기준과 방식을 통했을 때 그 지역을 더 풍부하게 이해하고 의미와 가치부여가 커지는 방식이 존재한다. 도시를 브랜딩하거나 명소를 단장하는 목적은 방문객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고, 방문을 만족스럽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소비유도 경향이 더 많은 볼거리, 즐길 거리들의 조명을 어렵게 만들어왔다. 때문에 그간 개발과 홍보 또한 음식이나 기념품, 특산품, 문화재나 명소 등의 유형 자원들에만 집중됐다. 이런 자원들이 빈약한 지역들은 방문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과장되고 포장된 지역 컨텐츠를 생산해내 실망감만 안겨주는 경우가 많다.

꼭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지역의 관광자원들을 통해서만 좋은 경험을 안겨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해당 지역이 등장한 문학작품도 영화나 드라마, 쇼프로그램 못지않은 즐길 거리를 만들어 낸다. 장기간 지역에 거주한 주민들도 하나의 컨텐츠를 생산하는 주역이다. 안내판과 설명문에 적힌 역사가 아닌 주민들의 생생한 증언이 더 다양한 관점에서 지역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음식이나 명소 등이 지역의 자원이었다면, 지역주민, 문학, 사람들의 이야기가 새로운 지역의 조명방식이 된다.

사람들이 널리 알려진 것들만을 찾으려고 하는 경향이 더 많은 볼거리, 의미 있는 이야기를 놓치게 만든다. 때문에 문학작품이나 지역주민, 그들의 증언을 보여주는 것은 별다른 가치나 의미가 없던 장소와 지역에 가치를 불어넣는다. 잠들어 있던 장소도 나름의 존재가치를 얻고 새로운 스토리를 입고 생명력을 지니게 된다. 오직 현재의 모습만이 아닌 과거와 현재, 미래, 또는 문학작품 속의 시간과 공간이라는 의미가 투영되고, 확장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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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방문의 재미, 의미, 가치는 무엇으로부터 오는가?

지역이 등장하는 문학작품을 바탕으로 지역상품을 개발 하거나, 지역 주민들이 지역의 역사와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더 많은 거리와 장소를 가보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데는 다음과 같은 조건들을 신중히 고려해 보아야 한다.

1. 진정성

여러 번 이야기 거론하고 있는 “작지만 섹시한 도시가 되는 방법, RAW Citybition 전략”?이라는 기사를 통해서도 지역과 관련한 진정성의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Recalling 1993에서 지역 전체를 전시의 장소로, 지역 주민과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참된 지역의 이해를 도운 것과 같은 방식이다. 지역주민들 조차 알지 못하고 즐기지 않는 이야기와 장소를 포장해 내는 것은 결국 오래가지 않아 그 가치가 퇴색하고 외면 받는다.

2. 감정적 몰입

유명한 음식점, 관광지들만 훑어보는 식으로는 방문객들은 언제까지고 포장된 볼거리에 눈과 몸을 내맡긴 이방인으로 남게 만든다. 문학작품을 접한 독자는 해당 장소와 스토리를 상기하며 작품 속 장소와 감정적인 링크를 형성한다. 뉴욕에 대해서는 현재 보이는 모습 밖에 볼 수 없는 사람들이 공중전화를 들고 지역민들이 이야기하는 그들의 삶과 역사에 귀 기울일 때, 한 지역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조합하는 과정에서 왠지 모를 친숙함과 감정적 연결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3. 과거-현재-미래를 연결하는 컨텐츠

문학작품을 통해서는 어떻게든 과거의 지역의 모습을 접하게 된다. 해당 장소가 현재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도 변한 모습과 과정에도 나름대로의 스토리가 존재한다. 작품 속과 같은 형태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변화 자체에서도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사연들을 조명한다. 지역의 유명한 음식점들이 더 많은 손님을 맞는 것만큼 그 음식점이 지역의 변화와 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끼쳐왔는지가 중요하다. 생각만큼의 맛이 나지 않아도 그 방문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 된다. 현재의 맨하튼의 모습을 과거의 이야기에서 찾아오면서, 오늘의 방문객들은 미래의 모습을 궁금해 하게 될 것이다. 변화하는 것이 없다면 다시 지역을 찾을 이유도 찾기 어렵다.

 

죽어있는 장소에 살아있는 스토리를 부여하는 방법!

1.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를 이용하라!

방문객이 한 지역에 머무르는 동안 지역에 대한 전문적 정보 보다도 참된 지역의 아이덴티티를 경험할 수 있도록 지역민들을 통해 스토리와 가치를 전달하라. 특정 장소에 사는 사람이 해당 장소와 관련한 훌륭한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어떤 공간과 장소보다도 재미있는 명물 스토리텔러가 탄생할 수 있다.

2. 진정한 지역 정보의 제공

어딜 가더라도 블로그에 올라온 정보를 참고하게 된다. 경상도를 가던, 강원도를 가던 서울사람 말만 믿고 가는 식이다. 경험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들 수 밖에 없다. 지역민들은 찾지도 않는 음식점이 뜨내기 관광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룬다면, 장기적으로는 지속적인 방문을 유도하기 어려워진다. 좋은 모습들만 보여주자는 식의 지역의 포장은 금새 밑천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지역민들로부터 수집되는 알짜배기 정보들을 지역 방문에 참고 할 수 있도록 한다면 그들의 여행의 방식과 방문 장소가 달라지고, 진정성 있고 더 큰 만족을 이끌어 낼 수 있다.

3. 미래 지향적인 투자

강원도 화천은 유려한 자연경관에 비해 낮은 접근성과 특색 있는 관광상품이 없지만, 이외수 라는 한 작가의 작품활동에 대한 지원으로 새로운 관광자원을 확보했다. 작가에 작품에 드러나는 철학과 세계관, 스토리와 이미지를 고스란히 지역에 입힐 수 있게 된 것이다. 과거로부터 이어진 현재의 모습만큼이나 현재로부터 시작될 미래의 지역의 모습에 대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역을 이해하는 또 다른 기준이나 관점은 빈약하게만 보였던 지역적 가치를 재조명할 기회가 된다. 숨겨진, 의도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이야기와 정보들을 활용해 지역 브랜딩이나 관광, 비즈니스에 활용한다면, 빈약한 관광자원을 풍부한 이야기로 극복하는 기술이 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죽어있는 1차원의 거리를 다양한 스토리로 채워나가야 한다.

2 Comments

  • summer
    August 2, 2013 at 2:15 pm

    재미있고 유익한 아티클 감사합니다! 🙂

  • Guest
    October 14, 2013 at 11:00 pm

    유익한 글 잘읽었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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