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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참여로 허무는 외국어의 장벽, Cranslation 서비스

정보의 바다 인터넷, 제대로 활용하고 계신가요?

우리는 흔히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라고 부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인터넷은 상당히 제한적인 바다이다. 인터넷 활용 능력에 따라서 우리는 이 바다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도 하고, 혹은 어설프게 이용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인터넷 활용능력이라는 것이 컴퓨터와 인터넷을 얼마나 잘 다루는지에 따라 나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거의 모든 세대가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스마트폰이라는 인터넷 접속 도구가 널리 퍼지면서 이제 예전의 기준은 사라져가는 추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전에는 미처 생각지 못한 인터넷 상의 장벽이 있었다. 바로 언어이다.

인터넷 상의 언어적 장벽에 가로막힌 IT 강국, 대한민국

WebContent-Infographic

위의 자료는 방문자를 기준으로 상위 100만 개의 인터넷 사이트의 언어별 분포를 나타낸 인포그래픽 자료이다(출처: languageconnect. 2012년). 그래프에서 보다시피 영어로 된 웹사이트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인터넷 세계에서도 공용어임을 과시하고 있다. 그 외에 독일어, 러시아어, 일본어, 스페인어, 중국어 등이 4-6%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 자료에서 우리의 언어인 한국어는 기타로 분류되어있다. 자료상에 분류된 언어 중 최하위인 아랍어가 전체의 1.1%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할 때, 안타깝게도 한국어는 인터넷 상에서는 전 세계 단 1%의 비율도 차지하지 못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어에 대한 민족적 자부심 등은 차치하고서라도,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인터넷의 정보가 전 세계 인터넷 정보의 100분의 1도 채 안된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다. 이는 한국어로 된 인터넷에 익숙한 우리들이 인터넷의 정보 활용도 면에서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IT강국임을 자처하는 우리나라가 역설적이게도 인터넷에 산재한 수 많은 자료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어로 된 정보들, 제대로 활용해보자. Cranslation 서비스

외국어로 되어 있는 인터넷 상의 정보들을 검색하고 활용하기 위해서 해당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은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게다가 한 사람이 공부하여 사용할 수 있는 언어의 수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자료라고 할지라도 언어의 장벽에 가로막힌다면 이는 곧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이다. 이같은 불편함을 만회하기 위하여 파이어폭스나 크롬 같은 웹 브라우저들은 웹사이트를 번역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번역 프로그램의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오역이 많은 것이 흠이다.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번역을 제공한다면 다행이지만, 전혀 알 수 없는 수준의 이상한 문장으로 번역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 글에서는 언어의 장벽을 해소할 수 있는 Cranslation 서비스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Cranslation 서비스 = Crowd Wisdom(집단 지성) + Translation(번역)
: 2개 이상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개인들이 모여 이루어진 집단의 지성을 이용하여 번역하는 서비스.
금전적인 보상을 바라지 않는 다수의 일반인들이 자발적으로 번역활동을 하는 것이 특징.


Cranslation 서비스는 수 년 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화두가 된 집단 지성 시스템을 이용하여 다양한 외국어를 번역하는 서비스를 가리킨다. 이전의 번역 서비스들이 소수의 고용된 번역 전문가들을 이용하거나, 번역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졌던 것과는 다르게 대부분의 Cranslation서비스는 다수의 번역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수의 번역가들이 ‘번역 -> 타인에 의한 수정, 보완’의 과정을 거치면서 오류가 줄어듦은 물론, 해당언어의 문화적 이해를 바탕으로 번역하기 때문에 프로그램 번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정확도가 높다.

좋아하는 해외 유명인사의 SNS를 번역해드립니다. Flitto

싸이월드로 대표되는 1세대 SNS는 주변의 친구들과의 관계가 중심이 되는 국내 전용 서비스였다. 그러다가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시대가 오면서 SNS는 국내는 물론 해외의 친구들, 심지어는 나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람까지 관찰 가능한, 범세계적 서비스로 발전하였다. 특히 트위터의 경우는 ‘팔로우’라는 획기적인 관계 맺기 시스템을 도입하여 국내외 유명인사들의 메시지를 아주 손쉽게 구독하는 것을 가능케했다.

fli

웹과 앱을 기반으로 한 Cranslation 서비스인 Flitto는 트위터 상에서 해외 유명인사들의 트윗 멘션을 각국의 언어로 번역해준다. 예를들어, 한국의 10대 청소년 사용자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좋아하여 그의 트위터를 팔로우했다고 생각해보자. 간단한 영어 문장도 읽기 어려워하는 이 소년이 오바마 대통령의 트윗 맨션을 읽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Flitto 서비스를 이용하면 손쉽게 오바마의 트윗을 읽을 수 있다. 오바마를 좋아하는 다른 사용자가 멘션을 번역해 올려주기 때문이다. 번역가의 다수가 비전문가라서 완벽한 번역이 되지 않을 것 같지만, 번역본을 본 또 다른 사용자가 수정, 보완해주기 때문에 번역의 정확성은 자연히 올라갈 수 밖에 없다. Flitto는 영어 뿐만이 아니라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 전 세계 14개국의 언어를 지원할 정도로 폭넓은 번역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obamaCranslation 프로젝트를 위한 열린 번역 플랫폼. translatewiki.net

Cranslation 프로젝트나 서비스의 한 가지 중요한 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다수의 자원 번역가들이 무상으로 번역 활동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 자원으로 번역 활동을 하다보니 Cranslation 시스템을 통해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것이 쉽지 않다. 수익 모델을 창출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제대로 된 Cranslation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Cranslation 프로젝트를 위한 열린 플랫폼을 지향하는 translatewiki.net은 2006년에 첫 선을 보였다. 처음에는 미디어위키라는 무료 위키 소프트웨어의 다국어 번역을 위한 초기 프로젝트에서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가 외형적으로 커지게 되면서 현재에 이르러서는 전 세계 5000명의 자유번역가가 사용하고, 전 세계의 위키서비스(다수의 사람들이 협업을 통해 컨텐츠를 제작하는 서비스) 중 13번째로 큰, 최대의 Cranslation 플랫폼으로 진화하게 되었다. translatewiki.ne는 스스로 Cranslation을 위한 열린 플랫폼을 지향함으로써, 다양한 번역 프로젝트나 서비스를 비용의 부담 없이 진행할 수 있는 토대를 많은 단체와 개인에게 제공해주고 있다.

Cransaltion,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집단의 힘으로 인터넷 상의 수 많은 정보들을 다양한 언어로 번역해주는?Cransaltion 서비스는 언어의 차별 없이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세계인들에게 공통적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참으로 매력적인 도구이다. 하지만 유용한 도구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확연하게 눈에 띄는 Cranslation 서비스는 등장하지 않고 있다. 즉, 아직까지 Cransaltion 시스템의 사업적인 활용성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Cransaltion 시스템을 활용하여 사용자의 호응을, 그리고 자원 번역가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Cranslation과 융합하여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사업 분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1. Cranslation과 Curation(큐레이션)의 만남

Cransaltion 은 그 자체로서도 훌륭한 도구이지만 어떤 컨텐츠를 번역하여 알리는 데에 서비스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융합된 컨텐츠의 질이 중요하다. 사용자들에게 적절하면서도 양질의 컨텐츠를 제공할 방안을 큐레이션 서비스에서 찾아볼 수 있다. 큐레이션 서비스를 이용하면 인터넷을 포함하여 여러 매체에 산재해 있는 수많은 자료를 사용자의 입맛에 맞게 골라줄 수 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각국의 언어로 작성된 질 좋은 컨텐츠들을 언어의 장벽에 관계 없이 다양한 국적의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2. Cranslation을 통한 교육 컨텐츠의 재생산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이제는 외국에서도 사교육으로 통하는 교육 시장이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외국어는 교육 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녀를 위해, 그리고 자기 자신을 위해 외국어 교육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쏟는다. Cranslation은 언어와 관련된 방법론이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외국어 공부가 충분히 가능하다. 직접 번역가로 Cranslation에 참여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번역된 컨텐츠를 구독하는 것으로도 외국어 학습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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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학습 뿐만이 아니다. 외국에서 생산된 양질의 교육 및 학습 컨텐츠를 자국에 언어에 맞추어서 재활용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일례로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강연 플랫폼인 TED는 많은 대중들에게 영감을 주는 우수한 강연이 축적되면서, 일반인이나 학생들을 위한 교육자료로?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TED가 보유한 고급 강연 자료들은 대다수가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비영어권 국가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데에 장애가 되곤 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TED는 열린 번역 프로젝트라는 Cranslation 프로젝트를 도입하여 언어와 관계없이, TED의 강연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3. Cranslation으로 세계인을 상대로 한 국가별 언론 보도의 정확성을 높이다.

통신 기술이 발달한 오늘날에는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소식을 몇 분 몇 초도 걸리지 않고 금방 알아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보고 있는 다른 나라의 소식들이 얼마나 정확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품어볼 필요가 있다. 한 나라의 타국에 대한 언론보도는 대부분 현지 특파원, 즉 외국인 기자에 의해 이루어진다. 문제는 특파원이 현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무리 유능한 특파원이라고 해도 해당 국가의 역사, 문화, 지리, 민족 등에 대해 총체적이고 자세하게 이해하여 해당 이슈에 대해 정확하게 분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특파원 기사로 보는 언론 보도는 그 나라의 문화적, 역사적 배경 등에 대한 고려가 부족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 나라의 실정에 밝은 현지인이 보도하는 뉴스를 볼 수 있다면 우리는 타국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Cranslation이 힘을 발휘할 수 있다. Cranslation을 통해 현지인들이 자국의 언론 보도를 번역하여 종합해주는 플랫폼이 갖춰진다면, 해외에서 뉴스를 접한 사람들에게 더 정확한 언론 보도의 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Cranslation, 과도기적 플랫폼의 한계를 넘어설까?

정확하고 빠른 번역 프로그램은 인류의 오랜 숙원이다. 번역 프로그램이 완벽하게 구현된다면 외국어 학습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 세상의 모든 지식에는 언어적 장벽이 허물어질 것이다. 하지만 화자와 청자의 환경을 고려하고 문맥까지 완벽하게 파악하여 99%의 정확도를 보이는 번역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은 아직도 요원한 일로 여겨진다. 지금도 구글 등에서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다양한 텍스트 데이터를 습득하여 번역의 정확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기술로 70%에서 90%로 번역의 정확도를 끌어올리는데 필요한 비용이 편익을 크게 상회하기 때문에 합리적이지 못하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완벽한 번역 프로그램의 등장이 먼 미래의 일이라면, Cranslation은 분명 가치 있는 도구이다. 그리고 Cranslation이 번역 프로그램 시대로 도달하기 전의 과도기적 플랫폼을 넘어서서 지속적으로 기능하는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는 기계적 번역으로는 부족한 분야를 적극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 사람의 손길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Cranslation 서비스들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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