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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ter를 이끌어내는 Worse 캠페인 사용 설명서

마 선생은 왜 아이들을 그렇게 못살게 굴었을까? 드라마 <여왕의 교실>에서 주인공 마여진은 아이들을 괴롭히는 지독한 악역으로 등장해 선생님답지 않다는 비난을 받았다. 담임선생이라는 사람이 일부러 아이를 왕따로 몰아가거나, 서늘한 독설로 아이를 상처 입히는 장면들은 우리나라 정서상 거부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결국 마여진 선생이 의도했던 것은, 자신이 악역을 맡음으로써 아이들 간의 우정이 회복되고 부모의 꼭두각시였던 아이들이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는 것이었다. 마여진 선생이라는 거대한 악에 대항하여 똘똘 뭉친 6학년 3반 아이들은 그렇게 선한 것이 무엇인지 배워갈 수 있었다. 나쁜 것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인 반발 심리는 이렇듯 모순된 결과를 낳기도 한다. 더 나쁜 것으로 더 좋은 것을 이끌어낸다. 이른바 Worse 캠페인 전략이다.

악으로 선을 이끌어내라, Worse 캠페인 전략


Worse 캠페인 전략이란?
: 현재 있는 나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나쁜 것으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역설적인 캠페인 전략


Worse 캠페인 전략의 핵심은 풍자와 해학이다. 캠페인은 기본적으로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그들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때 뻔하고 지루한 호소보다는, 위트가 넘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충격적인 어법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면 더 강력한 메시지 전달이 가능해질 것이다. 실제 Worse 캠페인 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활용 방법을 살펴보자.

상원의원에게 뇌물로 바칠 돈을 모금합니다, Bribe the senate

뇌물worse

‘총기로 인해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총기 규제를 위해 서명해주세요’

‘상원의원 6명이 이 정도 상당의 로비를 받아왔었는데 1달러 더 얹어주고 확실한 총기 규제 법안 통과를 약속받으려고 합니다. 돈을 모금해주세요’

둘 중 당신의 눈길을 사로잡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Bribe the senate 캠페인은 ‘총기 사용 규제를 위해 상원 의원에게 뇌물을 바치자!’ 라는 취지로 열린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이다. 미국에서 총기 규제에 관한 법 개정이 총기 업체들의 어마어마한 로비로 인해 계속해서 부결되고 있음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총기로 인한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는 여전히 개인의 총기 소지가 합법이다.

이 때문에 캠페인을 시작한 Simon, Emil, Jacob, Andrew는 사람들의 관심을 환기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으로 Worse 캠페인 전략을 사용했다. 이들은 지금껏 총기 기업으로부터 로비를 받아왔던 6명의 상원의원에게 그들이 받았던 로비보다 1달러 더 많이 주는 것을 목표로 돈을 모금하기 시작했다. 뇌물을 바치는 파렴치한 총기 기업과 상원의원의 유착 관계를 폭로하고, 이를 바로 잡기 위해 ‘1달러 더’ 얹어주겠다는 더 나쁜 강수를 둔 것이다. 비록 변호사를 통해 뇌물을 위한 모금 활동이 불법이라는 것을 알고 현재는 모금활동을 중단했지만, 문제에 대한 더 부정적인 접근을 통해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했다는 점에서 그 어떤 캠페인보다 신선하다. 지금은 대중이 이 6명의 상원의원에게 직접 트위터를 보내는 것으로 캠페인 성격을 달리하고 있다.

민망해서 들고 다닐 수가 없는 비닐봉지, Uncarriable Carrier B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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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carriable Carrier Bag은 이름처럼 민망해서 차마 들고 다니기가 힘든 일회용 비닐봉지이다. Uncarriable Carrier Bag의 목적은 환경을 위해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는 것에 있다. 이 비닐봉지의 표면에는 강도, 마약 중독자, 섹스 중독자, 테러리스트를 연상시키는 선정적인 실루엣이 그려져 있다. 개성이라고 하기에도 너무 강한 이미지들이다. 따라서 일회용 비닐봉지를 사용하겠다고 자칫 나서면 사람 많은 길거리에서 따가운 눈총과 멸시를 받을 수도 있다.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인 Mother는 이 백을 통해 사람들이 비닐백을 꼭 사용해야만 하는가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기를 원한다.

이 Uncarriable Carrier Bag이 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2005년에 Mother 사에서는 정자 은행, 텍사스 게이, 튀겨진 돌고래 등을 비닐백에 그려 넣었다. 이처럼 자극적이고 눈을 찌푸리게 만드는 소재를 이용해 일회용 비닐백 사용을 감소시키는 자체 캠페인을 진행했다. Uncarriable Carrier Bag이 풍겨내는 이미지는 폭력, 중독, 사람들로부터의 눈초리 등 매우 부정적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지구를 위해 비닐백 사용을 중단해주세요.’라는 상냥한 부탁보다 ‘따가운 시선을 견딜 수 있으면 어디 한 번 들고 다녀봐라, 그렇게까지 비닐백이 필요한가?’라는 삐딱한 시비가 어딘가 모르게 더 재밌고 끌린다. 이것이 바로 Worse 캠페인이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이유이다.

Worse 캠페인, 나쁜 남자를 벤치마킹하라

기업도 상품도 연예인도, 착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이지만 이제 너무 상냥한 어법에는 질렸다. 그러나 자칫하면 Worse 캠페인은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대중에게 거부감없이 Worse 캠페인을 전개해 나가기 위해서는 나쁜 남자의 매력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1. 알고 보면 좋은 놈이다.

여자들이 빠져드는 나쁜 남자는 진짜 몹쓸 남자여서는 안 된다. 겉으로는 퉁명스럽고 시니컬하지만 속을 알고 보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일 때 매력이 극대화되기 마련이다. Worse 캠페인 역시 궁극적인 목적은 선과 공익임을 대중이 알기 쉬워야지만 더 많은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풍자와 비꼬는 말투 속에서도 정의로운 목표가 분명히 드러날 수 있도록 어필하라.

2. 장난스럽게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져라.

나쁜 남자는 결코 진지하게 말하는 법이 없다. 장난스럽고 가볍게 툭툭 내뱉는 말 속에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무언가가 있을 뿐이다. Worse 캠페인은 기본적으로 부정적이고 시니컬한 화법으로 문제에 접근하게 된다. 따라서 너무 진지하거나 무거워질 경우 사람들은 흥미가 아닌 부담감과 거부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캠페인의 슬로건과 진행 방식 모든 것에 있어서 유머를 잊지 말아야 한다. 그 가운데서도 뼈 있는 말을 던진다면 지나치게 심각해하지 않으면서도 더 인상적으로 메시지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3. 스스로 움직이게 만들어라.

나중에 호되게 당하고도 나쁜 남자를 탓할 수 없는 이유는 이들이 강제가 아닌 자발적인 애정과 헌신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착한 캠페인들은 모두 도움을 요청하고,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시키고, 대중의 도움이 불러올 긍정적인 결과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접근 방식은 어디까지나 수동적인 참여만을 이끌어낼 수 있을 뿐이다. Worse 캠페인은 대중으로 하여금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이 어딘가 모험다우며 재밌는 일에 엮이게 되는 것 같은 느낌을 들게 만들어야 한다. 때로는 미워할 수 없는 악당처럼, 장난기 많은 악동처럼 대중을 유혹할 수 있다면 그들은 스스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Worse 캠페인 전략은 사례를 통해 살펴보았듯이 정치, 사회, 환경 등 다양한 공익 캠페인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사회적 문제를 브랜드 정체성의 일부로 끌어안고자 하는 기업 마케팅 분야에서도 충분히 주목해야 할 전략이다. 덧붙여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각종 사회단체와 사회 혁신가들 역시 Worse 캠페인 전략을 활용해 더 효과적으로 대중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각종 사회적 문제를 폭로하기에 이보다 더 적절한 어투는 없기 때문이다.?나쁜 건 어딘가 모르게 사람을 끄는 구석이 있다. 이제 꽉 막힌 착한 캠페인은 그만하자. 겉으로는 나빠 보이지만 속은 그 누구보다 착하고 진실된, Worse 캠페인을 시작할 때이다.

10 Comments

  • kim
    9월 4, 2013 at 5:27 오후

    재밌어 보이는 전략이네요ㅋㅋ나쁜남자의 매력…

    • 정새롬
      9월 4, 2013 at 6:04 오후

      안녕하세요, 글을 쓴 에디터입니다:D 관심있게 아티클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Worse 캠페인 전략은 말씀하신대로 흥미로운 부분이 많습니다. 앞으로 각종 캠페인과 마케팅 과정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D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호애친
    9월 4, 2013 at 6:43 오후

    좋은 글입니다. 1달러를 더 얹어서 주자는 캠페인이 참 인상깊네요. 잘 읽었습니다. ^^

    • 정새롬
      9월 5, 2013 at 10:09 오전

      안녕하세요, 글을 쓴 에디터입니다:D 좋은 글이라 평해주시니 아침부터 기분이 참 좋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신승용
    9월 11, 2013 at 9:33 오후

    괜찮네요 잘 읽었습니다~

    • 정새롬
      9월 12, 2013 at 2:01 오후

      안녕하세요, 글을 쓴 에디터입니다^^ 글을 잘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어니언
    9월 15, 2013 at 4:54 오전

    재밌게 읽었습니다^^

    • 정새롬
      9월 16, 2013 at 10:33 오전

      안녕하세요, 글을 쓴 에디터입니다^^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글 읽으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B.
    9월 17, 2013 at 2:51 오후

    재밌는 전략 배워 갑니다 🙂

    • 정새롬
      9월 19, 2013 at 11:45 오전

      안녕하세요, 글을 쓴 에디터입니다^^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좋은 글과 인사이트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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