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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알게 하라! Show-nate

너도, 나도 위안부 팔찌

얼마 전, 국내의 한 아이돌 그룹 비스트의 양요섭 군이 방송에 위안부 팔찌를 차고 나와 화제가 되었다. 이 위안부 팔찌는 ‘희움’이라는 비영리 단체에서 판매 중인 제품으로, 팔찌 판매를 통해 모인 기금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사용된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양요섭 군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개념돌’, ‘기부돌’등으로 불렸고, ‘희움’사이트가 잠시 마비될 정도로 주문이 폭주해 그 반응이 아주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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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꽤 오래 전부터 기업의 CSR적 측면이 강조되면서 기부라는 것이 마케팅적 측면에서도 오고가는 이야기가 되었다. 과거에는 기업들의 기부가 선택적이었다면, 오늘 날에는 거의 필수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긍정적인 작용도 많았지만 부정적 작용도 있다. 기부라는 것이 수익창출의 수단으로 전락하는 일도 비일비재했고, 이에 따라 소비자들도 더 이상 기부문화에 대해 긍정적으로만 바라보지 않게 되었다. 전혀 연관성도 없고, 진실성도 없는 기부의 무분별한 증가로 인해 그 의미가 퇴색돼버린 것이다. 그럼에도 ‘희움’의 위안부 팔찌가 젊은 이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 것은 기부의 악세서리화라는 기부 트렌드 때문이다.

 

패션 센스와 사회적 관심도를 동시에 표출하다.

위안부 팔찌처럼 악세서리화된 기부는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탐스슈즈이다. 사람들은 탐스의 신발을 신음으로써 자신의 패션센스와 사회적 관심도를 동시해 표출한다. 그런데 최근들어 이런 기부의 악세서리화가 더욱 인기를 끌게 되었고, 많은 스타트업들이 이를 접목시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선글라스 하나가 사람 한명의 눈을 구합니다. Panda Glasses

gift of vision

판다 글라스는 선글라스를 판매하는 스타트업 WearPanda의 선글라스이다. 소비자가 WearPanda의 판다글라스를 하나 구입하면, 콜롬비아의 비영리 단체인 TOMA에 지원금을 보내 원시부족의 눈 관련 질병을 치료 및 관리해 준다.

[youtube]http://youtu.be/x8yJfQnDetE[/youtube]

WearPanda는 중간에 TOMA라는 비영리 단체가 끼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하나의 제품 구매가 하나의 기부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소비의 기부화를 기부모델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다님으로써 자신이 기부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드러낸다. 젊은이들은 패션아이템의 하나로만 인식되던 선글라스를 구매하는 것과 동시에 다른 누군가의 시력을 선물했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이다.

  • 색깔에 따라 기부의미가 달라진다? FaceWatch

facewatch1

페이스와치는 미국의 팸 미즈라라는 사람이 고안안 시계다. 페이스와치도 역시 기부와 연계된 시계다. 앞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페이스와치가 하나 팔릴 때마다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위해 기부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페이스와치의 기부방식은 조금 특이하다. 페이스와치 제품에는 각각 색상이 다른 여섯종류의 시계가 있는데, 각 색상마다 기부의미가 달라지게 된다. 쉽게 말해, 어떤 색깔의 시계를 구매하느냐에 따라서 도움을 주는 분야가 다른 것이다.
facewatch

흰색은 기아, 노란색은 물부족 국가, 분홍색은 유방암 환자, 하늘색은 환경오염, 빨간색은 에이즈 환자 그리고 검은색은 암환자들을 위해 각각 쓰이게 된다. 색깔마다 상징적인 의미를 두어 각각 다른 분야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지원을 하는 것이다. 페이스와치는 단순히 구매와 기부를 연결했을 뿐만 아니라, 취향에 따른 기부 분야의 선택이라는 측면까지 이끌어냈다. 역시 이를 통해 젊은이들은 기부를 시계라는 패션 악세서리로써 승화시킨다.

 

Show-nate “나 이런 사람이야”

위 두 사례는 모두 패션 악세서리의 소비가 기부로 이어지는 기부모델로,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소비의 기부화는 트렌드인사이트의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소비의 ‘기부화’에서 해답을 찾다.’라는 아티클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그렇다면 위안부 팔찌, 페이스와치, 판다글라스처럼 악세서리화된 기부 즉, Show-nate가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I ? ? Show-nate(show + donate)란, ? ? ? ? ? ? ? ? ? ? ? ? ? ? ? ? ? ? ? ? ? ? ? ? ?
기부의 악세서리화 혹은 악세서리화된 기부(donate)로써
자신의 기부를 떳떳하게 드러내는(show), ? ? ? ? ? ? ? ? ? ? ? ? ? ??
젊은 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기부 트렌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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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기부가 ‘오른 손이 한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하라’는 암묵적인 사회적 인식 속에서 존재했다. 하지만 이제는 기부도 자신들의 성향을 내비치고 떳떳하게 알릴 수 있는 것으로써 인식된다. 사회적으로 자기 PR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던 시기에 SNS의 발달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아주 쉽고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으며, 유명인들의 사적인 활동이 대중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기부 역시 이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일부 의식있는 연예인들을 시발점으로, 젊은 이들은 기부를 했다는 사실을 자랑하듯이 드러냄으로써 오히려 모두가 자유롭고 가볍게 참여할 수 있는 기부문화를 공유한다.

이런 젊은이들의 대표적인 성향 중 하나는 몸에 걸치는 모든 것들을 통해 자기 자신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제품 구매시 디자인과 브랜드 이미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애플의 아이폰이 단순히 기능때문만으로 인기를 얻은 것이 아니다. 심플하고 세련된 디자인과 애플만이 가지고 있는 시대를 앞서는 이미지 때문이다. 이들에게 있어서 기부의 의미가 담겨있는 패션 아이템은 더 없이 좋은 기부 통로이다. 위안부 팔찌, 페이스와치, 판다글라스 등을 착용함으로써 은근하게 자신이 기부를 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이른바 ‘개념인증’을 함과 동시에 패션센스까지 뽐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부의 악세서리화, 즉 Show-nate가 오늘 날 기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젊은 층에게 만큼은 더욱 더 큰 인기를 모으고 있고, 패션 악세서리에 기부를 입힌 아이템들이 유행처럼 등장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Show-nate를 통해 ‘나는 패션감각도 있지만, 심지어 기부까지 하는 의식있는 젊은이야’라는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젊은이들만의 기부 트렌드에서 하나의 기부 문화로

Show-nate는 기부의 악세서리화 즉, 기부를 우리 몸에 입는다는 점에서 기부의 일상화나 패션화 등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과거에는 단순히 내가 아닌 남을 위해 돈이나 시간을 쓰는 것으로 인식되었다면, ‘의(衣)’라는 부분으로 우리의 일상에 다가오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이러한 기부 트렌드가 앞으로는 의, 식, 주 모든 분야에 접목될 수 있을 것이다. 특정 마트나 특정 식료품 브랜드, 혹은 특정 식당에서 식(食)에 해당하는 부분을 소비하면 기아들을 위한 기부로 연결이 된다거나, 특정 아파트의 한 동이 전부 입주하면 수해민들에게 새로운 보금자리를 선물한다는 식의 주(住)에 해당하는 기부를 우리는 상상해 볼 수 있다. 의, 식, 주 모든 부분에 기부가 녹아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자칫 그 의미가 퇴색될 수 있었던 기부가 오늘날 젊은이들의 성향과 맞물려 더 이상 숨기지 않고 뽐내는 기부로써 새로운 기부 트렌드를 제시했다는 데에서도 역시 의미가 크다. 아직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트렌드에 불과하지만, 기부 자체의 문화적 인식을 ‘남몰래 하는 선행’에서 ‘떳떳하게 드러내는 선행’으로 나아가게 할 가능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언젠가 식상하거나 가식적인 것으로써 그 의미를 잃게 될 수도 있다. 기부에 대한 인식이 변해도 기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라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 Show-nate가 젊은이들만의 기부 트렌드에서 벗어나 발전된 기부 문화로써 자리잡기 위해서는 언제나 진실성을 동반해야 한다. 가까운 미래에 의, 식, 주 모든 분야에서 모든 연령대에게 ‘떳떳하게 드러내는 선행’으로써의 기부문화가 자리잡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