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의 다음 주자, 인터랙툰의 등장과 미래.

기라성 같던 일본 만화 잡지가 줄줄이 폐간되고 동네 만화책 방이 문을 닫기 시작하는 등 바닥으로 치닫고 있던 만화 산업을 일으켜 세운 구원 투수는 웹툰이었다.?웹툰을 통해 만화 산업은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네이버, 다음과 같은 대형 포털이 주도적으로 이끈 웹툰 열풍은 식기는 커녕 이제 유럽과 일본 등지로의 진출을 앞두고 있고, 2015년 그 산업 규모는 3000억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웹툰은 캐릭터, 영화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들과 연계하며 향후 몇 년간 그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지금 한창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웹툰의 다음 주자는 무엇이 될 지에 대한 고민 또한 게을리 할 수 없다. 점점 축소되어 가고 있는 종이 만화 시장은 만화와 소설의 중간적 성격을 띠고 있는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 의 형태로 나름의 독자적 영역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이제 주류가 된 디지털 만화는 국내에서 웹툰 형식으로 번영하고 있고, 새로운 디지털 환경과 융합하여 계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흐름 가운데, 쌍방향적인 상호 작용을 통해 서사가 구성되는 인터랙툰(Interactoon)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인터랙툰의 핵심 요소는 ‘참여’이다.?

 

디지털 만화의 새 흐름, ?인터랙툰(Interactoon)의 등장

인터랙툰(Interactoon)은 쉽게 말해 사용자의 참여와 상호작용으로 이야기를 완성해나가는 디지털 만화이다. 이미 몇년 전 부터 인터랙티브 코믹스(Interactive Comics)라는 장르는 존재해왔다. 인터랙티브 만화에서 사용자가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은 스토리 전개, 인터페이스, 장면 연출 부분이다. 인터랙툰은 인터랙티브 코믹스를 포함한다. 그러나 더 나아가 사용자가 직접 만화를 생산해내는 단계로까지 넓게 확장된 개념이다. 인터랙툰은 기존의 인터랙티브 코믹스인 ‘반응형’과 사용자가 직접 만화 콘텐츠의 생산자가 되는 ‘창작형’으로 분류해 이해해볼 수 있다.?

1. 반응형

이제 강화된 인터랙티브 요소를 통해 만화는 더 역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소리, 움직임, 선택적 스토리 텔링 등 독자의 움직임이나 선택에 반응하며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것이 핵심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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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울츠(Nawlz)는 오스트레일리아의 디자이너 수투(sutu)가 만든 인터랙티브 만화이다. 일반 웹툰과 다르게 독자의 클릭이나 터치에 따라 다양한 인터랙티브 요소가 작용하며 내용이 전개된다. 내용에 배경 음악이 달라지며 급박하고 불안한 무드를 조성하거나, 독자가 마우스나 손가락을 통해 건드리는 대로 그림의 모양이 달라지기도 한다. 몰입도와 이해도를 극대화 시키는 인터랙티브 만화를 대표하는 사례이다.

dc-comics-multiverse

움직임 뿐만 아니라 이제 스토리 전개도 인터랙티브하게 변화한다. 슈퍼맨, 배트맨들을 탄생시킨 DC Comics는 최근 인터랙티브한 디지털 만화 포맷인 DC2 and DC2 Multiverse를 런칭했다. 독자는 게임을 하듯 만화를 읽으며 캐릭터와 상세한 스토리 전개 방향을 선택할 수 있다. 심지어 만화에 곁들이고 싶은 배경 음악을 첨부할 수도 있다. 누구나 만화를 자신의 취향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는 것이 인터랙티브 만화가 독자에게 주는 가장 큰 즐거움이다.

2. 창작형

반응형 인터랙툰이 독자에게 ‘선택권’을 넘겨주었다면 창작형 인터랙툰은 이제 독자에게 전적인 ‘창작권’을 쥐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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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모션 트랙킹 기술을 이용해 유저의 행동이 한 컷의 만화가 된다. 센서가 사용자의 움직임을 인식해 배경과, 말풍선, 대사, 음향 효과를 자동으로 더해준다. 예를 들어 유저가 팔짝 뛰는 모션을 취하며 신나는 얼굴 표정을 한다면, 그것을 ‘성공’, ‘환호’등으로 인식해 ‘야호!’라고 외치는 말풍선을 자동으로 첨부해주는 식이다. ?Manga Generator는 실제적인 만화 창작의 도구로서 활용되기에는 다소 부족하고 개념적인 면이 많다. 그러나 웹툰 창작의 대중화 등으로 만화는 이제 창작자와 독자의 구분이 흐릿해진 참여형 오락 콘텐츠로 거듭났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Manga Generator는 독자가 특별한 기술 없이도 만화를 스스로 생산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스토리의 일부로서 존재하게 만든다는 새로운 엔터테인먼트적 가치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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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 PO는 개인용 만화 제작 소프트웨어이다. 일본에서 출시된 프로그램을 국내 대원미디어가 수입하여 올해 3월부터 정식 서비스하기 시작했다.?3D 캐릭터, 배경, 말풍선, 화면효과 등 만화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소재들을 제공해 손쉽게 만화를 제작할 수 있게 돕는다. 사용자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나 데이터도 추가할 수 있다. 국내에도 기존의 네이버 툰, 만만이와 같은 웹툰 에디터들이 있었지만 기술적 한계와 수요의 부족으로 서비스를 철회한 바 있다. 그러나 코미 PO는 캐릭터를 3D 화 시켜 구도 조정을 할 수 있고, 수백 종의 표정과 소품들을 이용해 더욱 세밀한 표현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과거 서비스들에 비해 훨씬 더 완성도 높은 만화를 제작할 수 있게 돕는다. 몇년 전에 비해 콘텐츠 생산에 대한 대중의 욕구도 높아졌다는 점에서 시장 가치도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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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랙툰이 만들어 갈 미래 변화

인터랙툰은 미래의 만화 산업과 우리의 일상에 어떠한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

1. 인터랙툰 전문 프로그래머 등장

게임 디자이너인 리처드 개리엇(Richard Garriot)은 “MMORPG 게임 창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완성된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우발적 스토리들이 생성될 수 있는 환경, 즉 세계를 구현하는 작업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인터랙툰 역시 작가가 완결된 스토리로 제작해 세상에 내놓는 웹툰과 달리,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시나리오가 변화하는 현재진행형의 콘텐츠이다. 따라서 게임과 같이 다양한 상황, 요소를 구현한 고도의 프로그래밍 기술이 필요하다. 마치 게임 기획자 / 디자이너 / 개발자가 팀을 이루어 일하듯, 디지털 만화 분야에서도 작가의 의도에 맞게 프로그래밍을 전담하는 인터랙툰 전문 프로그래머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2. 크라우드 소싱 만화 장르의 발전

사례에서 살펴볼 수 있듯 다양한 에디터와 툴의 발전으로 이제 사람들은 직접 만화를 창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이러한 도구들은 모션, 음성 등 점점 더 직관적이고 쉬운 입력 방식을 채택하며 발전해나갈 것이다. 한마디로 손 한번 까딱하면 만화를 뚝딱 만들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1인 만화 작가들도 늘어나겠지만, 대중이 함께 만들어가는 크라우드 소싱 만화 장르가 발전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크라우드 소싱 만화 장르는 소수의 서비스 혹은 작가 개인이 시도하는 수준에 머르고 있다. 일러스트 작가인?Robin Boyden은 커뮤니티의 댓글을 기반으로 스토리를 전개해나가는 <The Adventures of St.Georgia>이라는 작품을 연재 중이다. 드물지만 크라우드 소싱 만화 전문 플랫폼도 등장했다. Sketch Crowd는 세계 최초의 크라우드 소싱 만화 플랫폼이다. 유저가 자신의 아이디어가 담긴 스케치나 간단한 스토리텔링을 제출하면 심사를 거쳐 좋다고 판단된 것을 작가가 만화로 그리고, 출판에까지 이를 수 있다. 그러나 심사 과정과 작가의 손을 거친다는 면에서 다소 거추장 스러운 부분이 있다. 때문에 활성화 정도도 부진하다. 좀 더 편리한 도구가 주어질수록, 사람들은 만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을 즐기게 될 것이다.?

3. 게임+만화, 하이브리드 콘텐츠 증가

인터랙툰은 이미 게임적 성격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래픽 노블이 만화와 소설의 중간 지점에서 독특한 영역을 개척해나가고 있듯이, 인터랙툰이 발전할수록 게임과 만화의 중간적 성격을 띈 하이브리드 콘텐츠가 증가하게 될 것이다. 게임의 오락적이고 인터랙티브 한 장점을 살려내면서도 만화가 본래 가지고 있는 사회 풍자적, 철학적, 교육적 부분이 적절히 조화될 수 있다면 제 3의 매력적인 콘텐츠가 개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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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새롬

정새롬

정새롬(Sae Rom Jeong) Editor / 누가 읽든 쉽게 이해하고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마이크로 트렌드는 사소한 우리의 일상 속에 숨어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 https://www.facebook.com/suburn127

  • 봉숙이

    인터랙툰이라니, 신선하고 재밌네요!!!!! 저러한 소셜 기능의 발전이 메세지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흐를지 특정가치가 개인의 입맛에 맞게 적용되고 재창작되어 발전된 개인주의로 흐를지 궁금하네요.^^ 기사 늘 잘읽고 있습니다.

    • 정새롬

      봉숙이님^^ 기사를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D 만화라는 장르 역시 시대적 흐름에 맞추어 일방향적인 콘텐츠가 아니라 직접 만지고, 고치고,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인터랙티브한 콘텐츠로 거듭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웹툰이 각종 문화 산업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인터랙툰의 활약상 역시 기대가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글 읽으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히히

    평소 만화를 정말 좋아하는데, 인터랙툰 등장으로 나중에는 제가 만화를 만드는 날도 오겠군요! ㅎㅎ

    • 정새롬

      히히님^^ 글을 잘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위 사례 코미PO 같은 경우 3D 구도 조정이나 다양한 캐릭터, 표정 등 전문 기술 없이도 일반인이 충분히 웹툰을 만들 수 있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 번 도전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해선

    정말 좋은 글 감사합니다 신선하네요!! 요즘웹툰도 매일 쏟아지는데!!

    • 정새롬

      해선님, 글을 잘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좋은 인사이트 얻으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박기언

    좋은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혹시 기사에서나온 인터랙툰 하시는 국내제작사나 작가는 없을까요?

    • 정새롬

      박기언 독자님, 글을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인터랙툰을 제작하고 있는 제작사나 작가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도 어서 동적인 인터랙툰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자료로 서칭해보니 국내 콘텐츠는 아니지만, 한국어로 번역되어 어플로 인터랙티브 만화를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 최근 출시된 것 같습니다. 러시아 디지털 퍼블리셔인 NARR8 가출시한 어플인데, 저도 다운 받아보았더니 아직은 터치로 화면을 전환하는 정도의 기초적인 모션E북 수준인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러나 한국어로 즐길 수 있는 인터랙티브 만화 중에서는 그나마 퀄리티가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_^ 다운 링크를 남깁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NARR8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https://itunes.apple.com/en/app/narr8/id559770353
      NARR8 구글플레이 다운로드: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me.narr8.android

  • 김보라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번에 전공수업에서 인터랙툰에 관련하여 발표하고자 하는데
    정말 도움 많이 됐습니다 :)!!!
    한가지 여쭙고 싶은게 있는데
    흔히 미연시라고 부르는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의 경우도
    하나의 인터랙툰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저는 여러 종류의 스토리가 있고, 참여자가 선택하는 바에 따라
    스토리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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