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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코드의 등장, 바이너리 코드

한 때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코드라고 해봐야 바코드가 전부였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일상엔 QR코드가 등장했고, 스마트폰으로 찍기만 하면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잡지나 길거리의 광고에서 QR 코드를 보는 것은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가장 단순한 흑백 정사각형 QR코드에서부터 다양하고 재미있는 형형색색의 QR 코드까지. 이렇게 친숙하게 다가오는 ‘코드’ 중 바이너리 코드는 아직 우리들에게 다소 생소하기만 하다.

바이너리 코드, 모든 디지털 기기의 가장 기본적인 코드

바이너리 코드는? ‘이진 코드’ 로서 0과 1로만 이루어져 있는데,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는 코드이다. 컴퓨터는 0과 1로만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컴퓨터를 위한 코드인 것이다. 이런 코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컴퓨터 업종 종사자들이 주인 만큼 해당 업종이 아닌 다른 사람들은 평소 주변에서 접하기 힘들다.

컴퓨터는 오로지 바이너리 코드를 통해 정보를 읽는다. 그리고 이런 코드를 통해 정보는 기록되고 보관된다. 이러한 점에 착안해 ‘바이너리 코드’를 통한 실생활의 정보를 기록하려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우리가 실상에서 볼 수는 없지만 분명히 늘 사용되고 누군가는 사용할 ‘바이너리 코드’를 실생활에 적용시켜 기록을 남기려는 사람들이 등장한 것이다.

예술이 된 바이너리 코드

The T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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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ag라고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마이크로 소프트 태그 기술을 사용하여 ‘예술 데이터와 메모리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한다. 대형으로 설치된 이 작품은 멀리서 보면 벽에 흩어져 있는 작은 점처럼 나타나는 다양한 마이크로소프트 태그로 구성되어 있다. 작은 검은 사각형 프레임 주위에 흩어져 있으며 마이크로 소프트의 태그를 통해 작은 점들을 읽어내고 특정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도록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태그는 스캔을 할 때 즉각적으로 스마트 장치에 대한 추가 데이터 나 미디어를 제공하는 2D 모바일 바코드의 일종이다. 다른 코드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태그만의 특징은 사용되는 장치의 기본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떠한 특정 이벤트와 연관된 코드를 스캔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달력에 그 이벤트가 실시되는 날짜가 기록되거나, 특정한 지점에서 검색할 때 사용자의 위치에 마이크로소프트 태그를 추가할 수 있다.

현재 이 The Tag는 텍사스 오스틴의 디지털 아트로서 전시회를 열어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적이 있는 프로젝트이다. 사람들에게 컴퓨터의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코드의 존재를 알림과 동시에 그것을 통해 우리도 손쉽게 기록하고 기록에 대해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렸다.

태피스트리가 된 바이너리 코드, ‘Fragmented Mem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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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피스트리, 우리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단어는 아니다. 태피스트리란 다채로운 선염색사(先染色絲)로 그림을 짜넣은 직물을 의미한다. 날실을 팽팽하게 건 곳에 색 씨실을 무늬의 색에 따라 꿰매 가듯이 짜넣는 평직(平織)의 변화조직으로, 예로부터 유럽에선 흔하게 생산되던 것이었다.

그리고 이런 태피스트리로 바이너리 코드를 나타내고자 하는 시도가 등장했다.

오늘날 컴퓨터는 우리 인간에게 엄청난 혜택을 주는 빠질 수 없는 도구이다. 게다가 이런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전으로 인해 인간이 다룰 수 있는 정보는 우리의 인식의 지평을 뛰어넘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런 엄청난 정보의 확대와 컴퓨터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채 ‘존재’한다는 것 조차 잊혀진 정보와 기록들이 존재한다. FastCoDesign의 Phillip Stearns는 이런 점에 착안하여 바이너리 코드가 들어간 컴퓨터의 RAM 정보를 태피스트리 직물로 구현하기에 이르렀다. Phillip Stearns는 “분명히 우리의 일상생활을 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코드이지만, 사람들은 그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릅니다.” 라고 말한다. 존재하되, 우리에게서 잊혀진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태피스트리를 통해 디지털화된 세상의 일부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되고, 잊혀진 정보들을 지속적으로 우리에게 남겨놓고자 하였다.

CODE GRAFFITI

 

영국의 국제 기술 대회가 열리는 Campus Party에서는 기존의 그래피티와 컴퓨터 언어를 접목시키는 시도를 하여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실생활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바이너리 코드’와 각종 코드들을 그래피티와 결합시켜 전시해 놓음으로써 사람들의 주의를 끈 것이다. 얼핏 보기에 복잡해보이는 바이너리 코드와 자바 스크립트, 그리고 모스 부호들로 이루어진 그래피티 아트들은 지난 9월 첫째주동안 런던의 O2 센터에서 전시되었다.

이 코드 그래피티에는 코딩 유명인사들인 알란 튜링, 새뮤얼 모스 등의 얼굴이 그려져있다. 유명 인사들의 말풍선 속에 들어있는 코드의 내용을 해독하는 사람들은 무료로 Campus Party에 입장할 수 있는 두 장의 티켓을 받게 된다. 이 코드 그래피티들은 런던과 맨체스터, 그리고 버밍햄 등에서 전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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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를 위한 기록, ‘The SKOR Codex’

사람들은 흔히 시간이 지난 자신에게 지금의 자신이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무엇을 사용하는지를 남겨주기 위해 타임캡슐을 만든다. 10살짜리의 내가 10년 후 20살짜리의 나에게 보여줄 종이학과 도시락 통, 문구류가 든 타임캡슐을 남겨놓는 등 우리는 무언가를 보여줄 것들을 타임캡슐로 만들어놓기도 한다. 사람들은 타임캡슐을 더 ‘넓은’ 범위로 확장하여 후대의 사람들에게 보여줄 요량으로 그 안에 다양한 것을 넣어놓는다. 책부터 시작해서 주방용품, 시계와 같은 소품들까지 말이다. 물론 이런 타임캡슐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보존성’에 있을 것이다. 타임캡슐을 만들 때 그 안에 길어봐야 수 일 내에 상하는 음식을 넣을 사람은 아무도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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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런 점에 착안하여 La Socit Anonyme에서는 다음 시대까지 지속될 기록을 만들기 위해 The SKOR Codex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The SKOR Codex는 모든 기록을 바이너리 코드로 기록해놓은 코덱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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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Socit Anonyme에서는 여덟 개의 코덱스 사본을 만들어 전 세계의 다른 지역에 배포하였으며, 그 중 하나는 프랑스의 국가 박물관에 위치해있다. 전자화된 기기의 모든 토대가 되는 바이너리 코드로 기록된 이 코덱스는 예술과 소리, 그리고 네 개의 다른 언어로 기록된 환영 인사들과 문화를 기록해 놓았으며, 언제든지 디지털로 변환될 수 있다. 도서관 속에서 잠들어 있는 역사책들이 완벽하게 ‘아날로그’ 적인 것과 달리, 이 코덱스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모두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바이너리 코드,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

사람들은 디지털화된 기록이 쉽사리 ‘상하지’ 않고 보존될 것이라고 여기지만 디지털화된 기록은 생각보다 쉽사리 허물어진다. 나의 개인적인 기록이 오롯이 담긴 블로그부터, 나의 커리어를 책임질 기록이 담긴 USB의 문서 파일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정보는 언제 어디서나 쉽게 침탈당하거나 파손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얼마 전 서비스를 철수한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경우 데이터 기록이 전부 손실되기 전에 미니홈피에 올려놓은 사진이나 개인적인 기록을 미리 백업해놓으라는 공지가 올라온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다행히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경우, 그 데이터를 가진 사람으로서는 추억을 기록해놓은 것이 사라지는 슬픔을 겪는 수준이었지만 만일 인류의 중대한 정보가 기록된 것이 사라질 위험에 처한다면 그 때 우린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이러한 점에 있어서 바이너리 코드는 우리가 기록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바이너리 코드가 단순히 컴퓨터 프로그래밍에서만 쓰여왔다면, 우리 삶에서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예술적인 형태를 변모시켜 늘 지니고 있을 수 있도록 각종 예술품의 형태(단순한 그림에서부터 직물과 같은 천 원단에 이르기까지)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3 Comments

  • Bosco Lee
    January 17, 2014 at 9:29 am

    아날로그 텍스트를 어떻게 디지털로 바꿀 수 있는 건가요?! 정말 신기하네..

    • Sun Moon
      March 12, 2014 at 11:23 am

      안녕하세요. 글을 쓴 에디터 문선입니다. 🙂
      바이너리 코드는 소위 말하는 컴퓨터의 ‘이진법’ 코드로, 컴퓨터를 통해 디지털화 될 수 있는 코드입니다. 때문에 판독가능한 앱이나 다른 기기를 사용해 디지털화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lulu
    May 14, 2014 at 10:09 pm

    참 좋은 글이네요 유익하고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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