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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딩 머신? 이제는 브랜딩 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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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판기란 무엇인가? 국어사전에서 자판기를 찾으면 자동판매기 즉,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아니하고 상품을 자동적으로 파는 장치라고 풀이되어 있다. 이름 그대로 사람없이 자동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기계라는 뜻이다. 주로 캔음료나 커피, 차 등을 판매하던 자판기는 이미 오래 전부터 과자나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판매하며 우리 생활 속에 자리잡았다. 일상 속 어디에서든 자판기를 마주쳐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우리 생활 속 아주 일상적이고 익숙한 것이 바로 자판기다. 그런데 이렇게 익숙한 자판기의 기본 공식을 깨는 신개념 프로모션 자판기들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기본 공식을 깨는 자판기란 과연 무엇일까?

돈이 아닌 다른 무언가로 제품을 구매하는 프로모션 자판기

앞서 언급했지만, 자판기는 무인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기기이기 때문에, 제품을 사기 위해서 동전이나 지폐를 지불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자판기의 기본 공식이다. 하지만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프로모션 자판기는 돈을 받지 않는다. 그렇다면 무료로 제품을 준다는 것인가? 완전한 무료는 아니다. 돈 대신에 다른 무언가를 받는다. 돈 대신에 지불 수단이 되는 그 무언가는 정해져 있지 않다. 그것은 어떤 행동이 될 수도 있고, 특정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인내심과 시간으로 제품을 사다. 삼성 갤럭시S4

위 영상은 스위스 취리히의 한 역에서 진행된 삼성 갤럭시S4의 자판기 프로모션 영상이다. 프로모션의 이름은 “All eyes on the S4”, 1시간 동안 갤럭시S4 자판기의 화면만 바라보고 있으면, 그 자리에서 갤럭시 S4를 준다. 한 시간 동안 한 곳만을 바라보는 것 자체도 어려운데, 도전 중간 중간 수많은 방해요소까지 더했다. 그야말로 인내심 테스트인 것이다. 자판기에서 갤럭시 S4를 사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인내심과 그만큼의 시간을 지불하는 것이다. 이 프로모션은 그 자체로도 재미가 있어 수많은 바이럴을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갤럭시 S4에 내장된 눈동자 인식 기능까지 아주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었다.

하품으로 제품을 사다. Douwe Egberts

Douwe Egberts라는 네덜란드의 한 커피 회사는 한 국제공항에서 하품을 해야만 마실 수 있는 커피 자판기를 설치해 제품 홍보용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공항은 장거리 여행객, 시차적응 등 피곤한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 사람들은 몰려오는 잠을 피하기 위해 커피 자판기 앞에 서지만, 그 어디에도 동전이나 지폐를 넣는 구멍이 없다. 사람들은 이리저리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지만, 뜻밖에도 하품을 하자 커피가 나온다. 자판기에 얼굴인식 소프트웨어가 입력되어 있어, 사람들이 하품을 하면 자동으로 커피가 나오게끔 만든 것이다. 이 재미있는 자판기 프로모션은 그야말로 자신들의 커피가 ‘피곤할 때 마시는 커피’라는 인식과 함께 재미까지 선사한 이벤트다.

춤으로 제품을 사다. 코카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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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ncing Vending Machine

코카콜라는 세계 최고의 콜라 회사답게, 이미 오래 전부터 다양한 자판기 프로모션을 선보였던 선두주자이다. 지금 소개한 자판기 프로모션들의 원조가 코카콜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중에서도 ‘The dancing vending machine’은 코카콜라가 국내에서 실시해 2주만에 110만 조회수를 기록했던 자판기 프로모션이다. 자판기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나오는 춤을 비슷하게 따라하면 코카콜라가 나오는 것이다. 고난이도 댄스를 따라하면 수많은 코카콜라가 나온다. 자판기 앞은 금새 열광하는 젊은이들로 가득찼고, 코카콜라의 즐겁고 유쾌한 이미지와도 연결되어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체온으로 제품을 사다. Lipton 아이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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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pton Ice Tea Vending Machine Promotion

마지막으로 아이스티로 유명한 Lipton에서 실시한 자판기 프로모션이다. 자판기에 설치된 체온 감지기에 손을 올려 놓으면 자동으로 구매자의 체온이 측정되고, 일정 온도 이상인 소비자에게만 아이스티가 제공된다. 일정 온도를 넘지 못한 사람들은 체온을 올리기 위한 운동법으로 일정온도까지 올린 이후에야 아이스티를 받을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 체온 자체가 돈이 되지는 않겠지만, ‘더울 때 마시는 시원한 음료’라는 아이스티 자체의 원초적 이미지를 그대로 심어줄 수 있는 프로모션이었다.

왜 자판기인가?

최근 들어 이렇게 자판기를 활용한 프로모션, 그것도 돈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지불방식이 되는 자판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자판기는 기업이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설치가 가능하다. 원리도 간단하고 비용도 비교적 적게 든다. 적은 비용으로 원하는 타겟이 많은 곳에 설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자판기는 우리 일상과 너무나도 밀접해, 어느 곳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데 돈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지불하면 공짜로 제품을 얻을 수 있단다. 억지스러운 상황과 낯선 신선함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신선함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너무나도 익숙한 것에서 오는 신선함이야 말로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또, 자판기는 기본적으로 무인 시스템 즉, 기계이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사람들의 관심과 행동을 있는 그대로 관찰할 수 있다. 날 것 그대로의 사람들의 반응은 그 자체로 바이럴로 활용될 수 있다. 즉, 자판기가 갖는 간단함, 익숙함, 무인 시스템 등의 특징은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원하는 타겟에 비용 대비 큰 효과’로 연결되는 것이다.

왜 돈이 아닌가?

사례로 제시했던 자판기 프로모션들은 모두 돈 대신에 다른 무언가가 지불수단이 된다. 사람없이 돈을 지불하고 제품을 산다는 자판기의 기본 공식을 깬 것이다. 그렇다면 왜 굳이 돈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지불수단으로 만든 것일까? 아니, 프로모션을 위해 돈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그렇다치더라도 그냥 공짜로 주는 것이 신제품을 알리는 데에는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돈 대신에 다른 무언가가 지불수단이 되면서 오히려 기업 입장에서 얻는 큰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branding machine위의 사례들에서 각각 지불수단으로 활용되었던 인내심, 시간, 하품, 댄싱, 체온 등은 얼핏 보면 돈이 아니라는 것 외에는 전혀 공통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생각해보면 이것들은 모두 브랜드 이미지와 연관되어 있다. 삼성 갤럭시 S4에서 인내심 테스트의 수단으로 활용되었던 ‘한 곳만 응시하기’는 제품의 주요기능과 연결되고, 삼성의 스마트폰을 그 정도 인내심과 시간을 투자해서라도 반드시 가지고 싶은 브랜드로 만들었다. 하품, 댄싱, 체온 등의 지불 수단도 해당 브랜드의 이미지를 새롭게 형성하거나 강화하는데 활용되었다. 쉽게 말해, 코카콜라의 경우 단순히 돈을 주고 사먹는 탄산음료가 아니라,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음료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돈이 아닌 다양한 지불수단들이 그 브랜드의 이미지와 연관되면 소비자들의 마음 속에 확실하게 각인이 된다. 기업 입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한다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의 가치를 지닌다. 잠깐은 돈을 안받고 인내심이나 체온 등을 받는 것이 쓸데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그럼으로서 더 비싸고 가치있는 브랜드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또 소비자 입장에서는 돈 대신에 이런 것들을 지불한다고 하지만, 심리적으로는 마치 이것이 공짜인 것처럼 느껴지게 된다. 하품 한번 하는 것이나, 체온을 측정하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도, 돈이 드는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윈윈 전략인 셈이다.

벤딩머신, 브랜딩 머신으로 활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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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프로모션에 활용되는 자판기는 더 이상 단순한 벤딩머신(Vending machine)이 아니다. 황금알을 낳는 브랜딩머신(Branding machine)이다. 자판기이기 때문에 간단하고 익숙하면서도, 돈 대신 다른 무언가가 지불수단이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킨다. 잘만 활용한다면 그야말로 브랜드를 낳는 브랜딩 머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지불수단과 브랜드에 접점을 찾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지불수단이 곧 그 브랜드가 어떤 브랜드인가를 말해주는 수단이다. 코카콜라는 재미있고 젊은 브랜드고 Lipton 아이스티는 그야말로 더위를 날려주는 시원한 음료다. 제품의 특징과 브랜드의 성격, 그리고 지불수단 이렇게 삼박자가 딱 맞아 떨어지기만 한다면, 브랜딩머신은 기업에게는 확고한 브랜드 이미지를, 소비자에게는 무궁무진한 재미와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또 어떤 재미있는 브랜딩머신이 나타날지 기대가 되는 바이다.

12 Comments

  • Hong Chul
    March 1, 2014 at 5:54 pm

    밴딩머신이 어느 순간 소통의 매개가 된듯합니다.

    • 이재선
      March 3, 2014 at 7:51 pm

      글을 쓴 에디터입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해요. 마치 기업들이 자신들의 브랜드와 제품을 압축한 기계를 세상밖에 내놓아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 같네요.^^

  • hee
    March 24, 2014 at 2:22 pm

    흥미롭네요!

    • 이재선
      March 25, 2014 at 4:14 pm

      글을 쓴 에디터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 브라이언
    March 27, 2014 at 7:56 pm

    브랜드컨셉과 기술 그리고 벤딩머신과 아이디어가 어우러지니까…브랜드 이미지가 올라가네요~~~새로운 내용 감사합니다~~

    • 이재선
      March 31, 2014 at 10:54 am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부탁드릴게요!^^

  • HUDDY
    March 28, 2014 at 5:53 pm

    국내에서 적용시키기엔 참여율이 걱정이네요 ㅠ

    • 이재선
      March 31, 2014 at 10:53 am

      글을 쓴 에디터 입니다.^^ 네. 저 역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합니다,그치만 국내 소비자들도 이끌 수 있는 쉬우면서도 브랜드와도 통하는 ‘행동’을 잘 찾아만 낸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아니면, 클럽이나 한강공원같은 활동적인 공간에서도 부분적으로 활용할 수 있겠네요.^^

  • Seung gun Lee
    April 4, 2014 at 1:38 pm

    재미 있네요. 다양한 자판기를 알게 되었고, 그것을 브랜드 성격, 제품의 특징과 연결시켜서 더욱 큰 효과를 내고 있는 것 같아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이재선
      April 4, 2014 at 7:54 pm

      앞으로도 많은 관심부탁드릴게요!^^

  • bomilee
    September 5, 2014 at 3:55 pm

    재밌어염

  • bomilee
    September 5, 2014 at 3:56 pm

    국내에서는 이러한 이벤트를 하지 않는 이유가 단순히 참여율 때문인가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많이 참여할 것같은데…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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