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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urniture’, 말하기보다 듣기에 집중하는 진짜 커뮤니케이션

사용자의 생각을 먼저 읽는다

기능적 역할만을 담당하던 가구는 대량 생산의 시대를 거쳐 소유자의 취향을 반영하는 상품으로서 완벽하게 변화했다. 디자인적인 요소가 가구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기준이 됐다는 말이다. 그리고 현재는 다양한 관련 기술들이 가구와 접목하면서, 기존에는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패러다임들이 제시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트렌드 인사이트에서는 미래 가구 시장을 좌우할 핵심 트렌드 중 하나로 ‘i-Furniture’를 제시한바 있다.  i-Furniture란 스마트기기를 매개로 사용자가 보다 원할하게 가구를 조정할 수 있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사용자와 집 간의 완전한 커뮤니케이션을 구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즉 미래의 가구는 정지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의도에 반응하는 상품으로 그 성격을 전환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를 통해 가구가 사용자 개개인을 상대하는 맞춤 상품이 될 것임을 알 수 있다.

현재의 i-Furniture 상품들은 사용자의 개입 혹은 지시를 필연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개중에는 보다 진전된 형태의 모습을 보이는 제품들도 있다. 이번 기사에서 소개할 Season Carpet과 Mind Lamp가 그 대표적인 사례. 물론 그 종류와 범위에 있어서 아직까지는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들 제품을 통해 가까운 미래에 등장할 i-Furniture의 또 다른 조건을 예상할 수 있다. 바로 능동적인 맞춤화(Active Customized) 라는 조건, 사용자의 조작이 일체 요구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그 의도에 반응해야 한다는 점이다.

꽃이 피고, 낙엽이 떨어지는 카페트

독일의 디자이너 Siren Elise Wilhelmsen가 최근 발표한 Season Carpet는 온도라는 매개체를 사용한다. 디자이너는 자신의 카페트를 ‘soft thermometer’라고 부르는데, 주변의 온도 변화에 따라서 색을 변화시키는 염료로 염색돼있기 때문이다. 2가지 종류로 이뤄진 Season Carpet은 15도 이하, 15도에서 28도 사이, 28도 이상의 3가지 단계에서 다른 색상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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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제품을 구성하는 패턴은 3가지 색상으로 이뤄져 있는데, 15도에서 파란색이 민트색으로, 28도에서 붉은색이 노랑색으로 바뀌는 방식으로 변화한다. 이는 아직 변화에 따른 형태 차이가 매우 크지는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Season Carpet은 사용자의 개입 없이도 능동적으로 디자인을 변화시키는 i-Furniture의 기본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빛으로 마음을 보여드립니다, Mind Lamp

조도를 변화시키는 것은 인테리어에서 가장 빈번하게 이용되는 아이템 중의 하나다. 그리고 최근에는 IoT(Internet Of Things)의 개념이 등장하면서, 모바일 기기로 빛을 제어할 수 있는 LIFX 라는 전구가 출시되기도 했다.(‘속닥속닥, 만물과의 커뮤니케이션 IOT(Internet Of Things) 상용화 시대가 다가온다.) 그러나 LIFX 역시 사용자의 개입을 보다 편리하게 만든 데에 그쳤으며, 결국 외부 요소의 의도적 개입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일방향적인 사용자-가구 간 관계에서 탈피하지는 못했다. 그 중 Mind Lamp는 매개체로 ‘사용자의 의도’를 삼아, 능동적으로 ‘색상 변화’ 를 이뤄내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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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 Lamp 안에는 REGs(random event generators)라는 장치가 삽입돼 있는데, 이 장치는 전자의 움직임과 내부에서의 충돌 과정에서 무작위적인 디지털 신호를 추출해내는 기능을 담당한다. 여기서 발생한 디지털 신호는 램프 내부에 삽입된 간단한 프로세서를 통해 색상 신호로 전환되게 된다. 일반적으로 REGs에서 발생하는 디지털 신호는 규칙성을 띄지만, 사람의 감정 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데에 Mind Lamp 만이 가지는 차별성이 있다. 즉, 사용자의 기분이 바뀌게 되면 REGs에서 추출되는 디지털 신호가 그 영향을 받아 다른 색상 신호로 변환되고, 결과적으로 Mind Lamp는 사용자의 감정에 따라 다양한 색상을 발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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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작동원리가 전반적으로 이해되지 않을 수 있고, 혹은 그 신빙성에 대해 의심이 갈 수도 있다. 그러나 개발사인 Psyleron의 연구결과들은 REGs가 사람의 감정에 반응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Mind Lamp를 구매한 이용자들의 리뷰 역시도 Mind Lamp가 자신의 감정에 따라 색상을 실제로 변화시켰다고 말하고 있다.

초기 i-Furniture 로서의 가치

서론에서 언급했듯이 Season Carpet과 Mind Lamp은 완벽한 i-Furniture라고 말하기에는 분명한 한계점을 갖고 있다. 사용자의 의도 혹은 환경 변화라는 매개체에 능동적으로 반응하긴 하지만, 그 색깔(디자인)을 바꾼다는 다소 일차원적인 결과물만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 방향으로만 이뤄지던 사용자-가구 간의 관계를 쌍방향적 소통으로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이들 제품은 분명한 가치를 갖고 있다.

이에 더해 그 반응의 종류와 범위가 한정돼 있는 이들 제품의 한계점이 역설적으로 또다른 장점이기도 하다. Seanson Carpet과 Mind Lamp는 거실이나 응접실에 설치하는 제품이 아니라 방 하나에 두는 인테리어 소품을 목적으로 제작됐다. ‘방’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통해 ‘투입’을 보다 원할하게 하고, ‘산출’을 보다 효과적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즉, 이 제품들은 사용자와의 1:1 커뮤니케이션에 더욱 최적화돼 있으며, 이는 이들 제품이 가지는 능동적인 맞춤화(Active Customized) 라는 가치를 더욱 배가 시키고 있다.


  1. 온도, 감정 등의 In-Put 요소들을 방해를 받지 않고 투입받을 수 있다.
2. 사용자의 원할한 1 대 1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다.
3. 큰 공간에서 보다 작은 공간에서 Out-Put이 더 확실하게 드러난다.


내 방에서 시작하는 i-Furniture 트렌드

i-Furniture 제품의 작동원리와 가치는 아래의 도식화로 보다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다. 현재 많은 i-Furniture 기술들은 집 전체의 보안이나 백색 가전, TV나 컴퓨터 등의 영상 기기와 같은 제품들에 주로 적용되고 있으며, A 단계보다는 B 단계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마트기기를 통해 사용자가 의도적으로 개입하더라도, 더 효과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데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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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사용빈도와 효과범위 등을 고려해봤을 때, 이러한 경향이 일견 당연한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i-Furniture의 핵심조건 중의 하나가 사용자와 가구 간의 1 : 1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점에서 ‘사용자의 의도와 환경의 변화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에 대한 물음은 i-Furniture 기술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분명해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그리고 Seanson Carpet과 Mind Lamp는 A 단계에 집중함으로써 (작은 범위에서나마) 확실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개념을 적용하고 있다는 데에 분명한 의의를 가진다.

우리는 좋은 커뮤니케이션이란 ‘잘 말하는 것’보다 ‘잘 들어주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사용자와 집 간의 완전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목적을 가진 i-Furniture. ‘어떻게 해야 크게 반응할까’보다 ‘어떻게 해야 잘 인식할 수 있을까’ 라는 물음에 귀를 더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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