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가로질러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오작교 홈셰어링’

# 2012년 현재 전국에 119만명(보건복지부)의 독거노인 중 대부분의 숫자가 외로움과 가난함 속에서 힘든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국가적 사회안전망의 부재와 겹치며, 국내 노인인구 자살율은 세계 최고 수준. (10만명 당 81명) 더 큰 문제는 고령화 추세가 가속화되고,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문제가 점점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데에 있다.

# 대학생 주거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서울 지역 대학교의 기숙사 수용률이 전체 학생의 10%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 날로 오르는 대학가 주변 부동산 가격이 더해지면서, 이들의 주거 부담은 날로 급증하고 있다. 전세임대주택, 지방 학숙 등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개별적인 해결책들이 나오고 있으나, 이 혜택을 받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인 것이 사실. 최소 주거 기준(14제곱미터)에서도 살지 못하는 자취, 하숙생들, 그들은 언젠가부터 빛도 들어오지 않는 고시원으로 몰리고 있다.

여기, 서로 전혀 다른 2가지의 문제가 있다. 그리고 이 두 가지의 문제 모두 사회적으로 큰 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다. 각 문제만으로는 별다른 해결의 진전이 보이지 않는데다가, 앞으로 점점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가만이 들여다보고 있으면, 이 2가지 문제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서로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것 같다. 그래서, 이번 아티클에서는 독거노인 문제와 대학생 주거난 문제을 함께 해결할 가능성을 지닌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바로 ‘오작교 홈셰어링’ 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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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홈셰어링이란?

‘오작교 홈셰어링’ 이란 이름은 서로 만나기를 간절히 희망했던 견우와 직녀를 연결해준 오작교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으로써, 대학가 주변에 홀로 사는 노인들의 집에 주거공간이 필요한 대학생들이 함께 살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독거노인의 입장에서는 외로움과 무관심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개선하고, 대학생의 입장에서는 가계에 커다란 부담이 된 주거비용을 낮춤으로써 양측 모두에게 현실적 도움이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이를 통해 세대 간의 차이를 넘어 국내 도심 지역에 범람하는 상호 모순된 주거문제 개선의 효과까지 이룰 수 있는 프로젝트이다.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분명히 기술해야 할 점은 오작교 홈셰어링의 본질적 목적은 ‘공익적 차원’ 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공간은 있지만 사람이 필요한 첫 번째 주체(독거노인), 사람은 있지만 공간이 필요한 두 번째 주체(대학생)를 서로 연결해줌으로써 이들의 수요를 충족시켜 주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개 수수료를 수익원으로 하는 엄연한 ‘비즈니스’이다. 다만 분명히 공익적 영역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 및 공익 시민단체와의 연계를 통해 부가적인 수익까지도 가능하리라고 긍정적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airbnb 등의 외국에서의 성공사례를 시작으로, ‘집을 공유한다’ 는 홈셰어링의 개념은 국내에서도 차츰 대중화되고 있다. 외국에서는 ‘상호간의 주거문제 해결’ 이라는 1차적 차원의 홈셰어링을 넘어 선별된 홈셰어링을 통해 한 단계 진전된 목적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발견되고 있는데, 오작교 홈셰어링 역시 이러한 진전된 형식의 홈셰어링 제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오작교 홈셰어링’ 의 가능성을 논하고자 프랑스와 캐나다 뉴펀들랜드 주에서 이뤄지고 있는 선별적 홈셰어링의 사례를 제시하고자 한다.

  • 캐나다의 오작교 홈쉐어링 사례,?homesharenl

프랑스에서는 많은 도시(파리,?몽펠리에,?리옹,?낭트?등)에서 이러한 세대간 홈세어링을 실시하고 있다. 대체적인 양상은 유사하다. 도시 내에 있는 여러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보다 저렴한 집을 구하고자 하고 있었고, 시내에 있는 독거노인들, 혹은 은퇴노인들의 집에 이들의 보금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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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은 캐나다 뉴펀들랜드주 세인트존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지역에 있는 2개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있지만, 부족한 주거공간으로 인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2개 대학 중 1개인 Memorial University 의 주도하에?홈셰어링?기구가 발족됐고, 이 단체에서 대학생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독거노인들의 집을 이용하는 방안을 구상해냈다. 프랑스와 캐나다에서의 작동방식은 매우 유사하며, 또한 간단하다. 선별적 홈셰어링을 통해 자식들을 타지로 떠나보내고 외로이 집을 지키고 있는 독거노인들은 싼 임대가격의 주거공간을 원하는 대학생들과 집을 공유하게 됐다. 집값을 정부차원에서 명시적으로 정하기 보다는, 독거노인들이 학생에게 원하는 것(예를 들어 일주일에 특정 요일은 집에 있어준다거나, 집안일을 도와주는 조건 등)을 제안하고, 학생들과 이러한 조건들을 포함한 월세를 조율할 수 있도록 했다.

뉴펀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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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적 홈셰어링의 핵심은 “정교한 필터링”

홈 셰어링의 기본 개념은 집이 필요한 사람과 집이 있는 사람을 연결해줌으로써, 집이 있는 사람에게는 월세 등의 일정한 수입을 보장해 주고, 집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다른 대안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주거공간을 구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선별적 홈셰어링 역시 이러한 기본 구조는 동일하지만, ‘노인’과 ‘학생’으로 그 주체를 한정짓고, 조건에 부합하는 대상자를 선정하는 절차를 보다 엄격하게 적용한다는 데에 차이점이 있다. ‘노인’과 ‘학생’ 뿐만 아니라 다른 방식의 선별 절차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프랑스와 뉴펀들랜드에서 이렇게 주체를 한정지은 것은 두 도시 내에 여러 대학교가 자리 하고 있어 주거 공간을 필요로 하는 학생의 수요가 존재하고, 독거노인이 거주하는 집이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특수한 환경에 근거해 대상자를 한정짓고, 이를 통해 좁혀진 범위 내에서 더 많은 홈 셰어링이 이뤄지는 것이다.

프랑스와 뉴펀들랜드에서 이뤄지는 선별적 홈셰어링의 조건에 부합하는 도시가 있다면 국내에서는 단연코 서울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현재 21만여명의 독거노인이 있으며, 학기 초마다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하는 대학생은 전체 자취생의 90%에 이른다. 수요는 이처럼 충분하지만, 문제는 ‘수’가 아니라 주거공간의 ‘질’에 있다. 대부분의 독거노인들이 기초생활수급 이하의 빈곤한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자살’ 까지 이르는 빈곤한 생활 수준의 독거노인 문제가 상대적으로 더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학생들도 맘 편히 공부하고 대학생활을 즐길 공간을 구매하려는 소비자이다. 이는 대학생에게 주거 이외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태의 집 혹은 독거노인이 대상자로 선정돼서는 안되며, ‘봉사’나 ‘부양’의 관점으로는 선별적 홈셰어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독거노인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같이 살아줄 사람’ 이 필요하지만, 사회적 약자라는 이유로 아무에게나 동거를 허락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같이 살게 될 학생과 그 계약기간 등의 상세 조건에 대해 독거노인 본인이 수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서울 지역 독거노인 주거공간의 열악성은 대상 선별 과정이 훨씬 더 엄격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조건에 부합하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에 처한 독거노인들, 그리고 오작교 홈셰어링의 소화 범위를 넘어선 대학생 전반의 주거문제는 다른 공익적 방식으로 해결돼야 할 것이다. 서로의 문제를 해결할 사회의 책임을 양 대상자에게 전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필요충분조건 ‘?’를 논하다

오작교 홈셰어링의 성공 여부는 국내 상황을 고려한 추가 조건에 있다. 다시 말해, 서울의 지역적 특성, 독거노인 문제 및 대학생 주거문제의 특성을 고려해 외국에서보다 더욱 엄격하게 적용될 조건을 선정하는 것, 그리고 양측에 대한 지방 자치단체 차원의 현실적인 지원과 관련된 부분이다. 현재 초기 프로젝트 제안의 단계에서 이 부분에 삽입될 조건을 논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논의될 수 있다.

1) 학생이 독거노인을 부양하고, 독거노인이 학생에게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결핍된양측의 부분을 상호 보완한다는 ‘경제적’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 제안은 ‘홈 셰어링’ 의 개념에서 출발한 것이지 홈 오퍼링(Home offering)이나 홈 발룬티어(Home volunteer)가 아니기 때문이다.

2) 사전 인터뷰 및 충분한 조율과정을 통해 주거의 안정성이 양측 모두에게 보장돼야 한다. 학생에게나 노인에게나 주거환경의 잦은 변경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3) 양측에 대해 현실적 지원이 필요하다면 진행돼야 한다. 월세를 기준으로 한다면, 대학생은 지역 평균보다 훨씬 저렴한 월세를 지불하고, 이 금액 중 일부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이 집 주인인 독거노인에게 전달된다. 지자체 차원의 지원금은 양측이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월세를 맞추기 위해서 보조되야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20만원을 내고 다 무너져 가는 집에서 살고 싶은 대학생, 5만원을 받으며 집에 타인을 들일 독거노인은 없을 테니 말이다. 단, 이러한 지자체 차원의 보조금은 1번 조건을 확실하게 선행함으로써 오용이나 낭비를 방지한 채 진행돼야 한다.

이러한 조건들을 확보한 이후 실제로 진행될 오작교 홈 셰어링의 현실적인 구조를 도식화하자면 아래와 같이 예상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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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홈셰어링, 본질적 해결책은 아니다.?그러나..

전래동화 이야기를 다시 되새겨 보면, 오작교는 견우와 직녀의 본질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했다.까치와 까마귀의 희생으로 오작교 위에서나마 잠시 만날 수 있던 그들은 다시 헤어질 수 밖에 없었다. 오작교는 서로의 가장 당면한 문제였던, ‘지금의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한 임시 방편일 뿐이었던 것이다.

오작교 홈 셰어링 역시 마찬가지다. 앞서 언급한 오작교 홈셰어링의 조건에 부합하는 주거공간을 찾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서울 시내 많은 독거노인들의 주거환경이 기초생활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작교 홈셰어링은 결코 독거노인 문제와 대학생 주거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방법이 아니다. 이들 문제는 대기업 위주로 구성된 미약한 내수시장, 미약한 복지제도, 가족의 파편화, 등록금 문제, 양적 성장 위주의 대학정책과 고착된 대학서열화, 서울지역의 인구 및 시설 집중화 등 문제의 기저에 자리하고 있는 원인들로 인해 불거진 파생적 문제의 일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인부터 해결해야 문제의 완전한 해결이 가능하다’ 는 이유로 외면하기에는 더이상 사회적 약자인 이들의 현실적 고통이 간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렇기에 일단 가능한 임시적 해결책이라도 동원함으로써 ‘당장의 외로움’ 을 해결해야 한다는 시급성에 동의한다면, ‘오작교 홈셰어링’은 비록 극히 일부에만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일지라도, 건설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는 대안이라 할 수 있다. 집이 필요한 대학생, 사람이 필요한 독거노인, 그리고 집이라는 오작교를 통한 이들의 ‘홈 셰어링’. 실행을 위한 조건은 모두 갖춰져 있다. 이제 ‘?’ 를 채워나가는 일, 상호 교환이 프로세스를 원할하게 다듬는 과제가 남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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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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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 KIM (Editor) / 똑같은 상품이라도 전달되는 방식에 따라 수명을 달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 트렌드인사이터로 소통하는 과정 속에서 브랜드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방법을 찾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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