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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의 일상화 ver.2 – 기부 자판기

기부는 그 자체로 아름답다. 기부를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그리고 보는 사람까지 행복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기부를 하면서 으레 대단한 일을 한 것처럼 사진을 찍는 것을 보면, 이를 증명해 보이려 하는 듯하다. 물론 나눔을 실천하고자 하는 이들의 따뜻한 마음은 비판받아선 안 된다. 하지만 기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의식적으로 내보인다는 것 자체가 아직 우리 사회의 기부에 대한 인식이 일상적이라거나 자연스러운 것이 아님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기부의 일상화 ver.2 ;기부, ‘별거 아닌 것‘ 이다!

기부를 ‘별거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면 어떨까. 흔히 기부하면 ‘해야 한다’나 ‘합시다’ 같은 서술어가 떠오를 만큼 우리 사회에서 기부는 아직까지 도덕적 의무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한 다소 무거운 가치로 연결된다. 이에 따라 일반 대중은 기부를 가깝게 느끼기보다는 숙제나 과제처럼 여겨 쉽게 ‘별거’ 같은 거리감을 느낀다. 기부가 ‘별거 아닌 것’으로 전락한다는 것은 기부가 의미를 상실하거나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사용자들의 일상 생활 속으로 녹아 들어가 심리적인 거리감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현재 뜨고있는 기부 일상화 트렌드가 기부의 컨텐츠나 형식, 방법 상에서의 일상화였다면,

기부의 일상화 ver.2는 기부의 ‘심리적 일상화 혹은 의식적 일상화’ 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밥을 먹고 출근을 하고, 등교를 하면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사진을 찍지 않는다. 이처럼 기부가 일상 생활 속의 자연스러운 행위로 인식된다면 더이상 사진을 찍어 보여주고, 참여를 부탁할 필요가 없다. ‘기부를 한다’ 고 의식하는 기부가 아니라, 단순한 우리 삶 속의 ‘별거 아닌’ 즐거운 활동의 의미가 되는 것이다.

‘별거 아닌’ 자판기기부의 만남

자판기는 우리가 하루에 몇개를 지나치는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일본의 경우 그 개수가 46명당 1개라고 하니, 그 어마어마한 수가 짐작이 될 것이다. 사실 우리는 거리, 학교, 회사, 지하철 등 어디에나 있는 자판기를 무심코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 자판기를 우리 생활과 삶의 자연스러운 일부분으로 인식한다. 누구든 자판기를 친숙하게 느끼고, 필요할 때면 아무 거리낌 없이 다가가 원하는 물품을 사는 것이다. 이런 ‘별거 아닌’ 자판기와 ‘별거’인 기부의 결합이 바로 기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전환시킬 수 있다. 어디에나 존재하는 자판기에 대한 편안함이 기부에도 투영돼, 기부 역시 우리 일상 속의 즐거움을 주는 자연스러운 활동으로 인식되게 된다.

매장에서 상품을 진열하는 디스플레이같지만, 안에 들어 있는 물품을 보면 신상품이라 보이지 않는 친근한 비주얼을 자랑한다. 얼핏 보면 개인 물품을 보관하는 사물함 같기도 하지만, 남들이 훤히 다 볼 수 있도록 유리로 만든 것을 보면 그렇지도 않다.

[vimeo]http://vimeo.com/14993012[/vimeo]

Swap-o-Matic은 일명 ‘기부 자판기’ 다. Swap-o-Matic은 무의식적인 소비를 지속가능한 삶의 영역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목적에서 만들어 졌다. Swap-o-Matic은 크게 기부(Donate), 받기(Receive), 교환(Swap) 세 가지 활동으로 이루어진다.

우선 사용자는 Swap-o-Matic에 있는 터치스크린을 통해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여 계정을 설정한다. 간단한 절차로 계정을 만든 뒤 사용자는 정해진 공간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활동을 선택하여 간단히 실행하면 된다. 자신이 가져온 물건을 기증하거나, 기증되어 있는 물건이 필요할 경우 받을 수도 있고, 자신이 가져온 물건을 넣고 필요한 물건을 가져갈 수 있다. 기부한 사람(Donator)에게는 1credit이 주어지며, 물건을 가져가는 사람(Receiver)은 1credit의 비용을 지출하는 단순한 구조로 기부 활동이 이루어진다.

< Swap-o-Matic layout >
Swap-o-Matic은 오프라인에서 사용자들이 자판기를 통해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한다. 기부와 더불어 물물교환이 라는 원초적 나눔 방식의 활용은 사용자들로 하여금 잊혀져가는 나눔의 가치를 몸소 느끼게 한다. 물물교환이라는 나눔의 방식이 자판기라는 매체와 기부와 연결되면서 새로운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이처럼 직접적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사용자들의 아날로그적 감성에 호소하여 나눔을 실천하는 Swap-o-Matic은 ‘공생’과 ‘휴머니티’ 이 두가지 기부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기부의 Visualization을 통한 경험의 극대화

기부가 사람들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데는 기부와 연결되는 가치들이 보이지 않는 추상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기부 자판기는 매개체를 통해 눈으로 볼 수 없는 기부의 가치들을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일종의 Visualization 을 통해 사용자 경험을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킨다. 즉 기부에 전제돼 있는 ‘휴머니티’, ‘공생’ 등과 같은 가치가 시각화되어 단순히 결과나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컨텍스트 자체를 보고 직접 기부 활동에 참여하는 인터랙티브 인터페이스를 가능케 해 사용자 경험(UX)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다.

충동기부 진정한 기부의 일상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행위이며, 자판기는 가장 1차원으로 소비를 가능케 하는 매체이다. 소비자들은 자판기를 통해 그때 그때 필요한 물품을 소비하는데, 이러한 소비는 시각화된 정보를 보고 순간적으로 욕구가 발생되어 행하는 충동소비의 형태가 주를 이룬다. 이처럼 충동소비는 현대인에게 가장 기본적이며 일상적인 소비 형태로, 소비가 곧 현대인의 일상이자 삶임을 고려해 보았을때 그 의미가 어느정도인지 알 수 있다.

기부 자판기는 사용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일상 생활 속에서 기부 자판기를 접하는 것 자체가 새롭고 즐거우며, 직접 시각화된 기부의 가치를 나누는 과정에 참여함으로서 더 큰 의미와 행복을 느끼고 타인과 공유할 수 있다. 이처럼 기부 자판기는 궁극적으로 일반 대중의 충동기부가 이루어지도록 해야한다. 충동기부는 소비와 충동소비가 현대인에게 작용하는 의미가 그러하듯, 우리 삶 속에서 진정한 기부의 일상화가 이루어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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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자판기(Donation Vending Machine) 혁명을 일으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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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자판기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부와 자판기의 결합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기부 자판기는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논리적 근거와 징후가 포착되는 만큼 향후 ‘기부 혁명’ 으로 나아가 ‘자판기 혁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효과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기부 자판기의 미래 트렌드와 관련하여 진정한 일상화로 나아가야 할 기부와, 자판기가 가진 창출 가능한 마켓 밸류를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SNS와 소셜 랭킹을 이용한 신뢰 형성

온라인 교류가 가진 개방성과 자유로움은 오프라인 교류를 바탕으로 하는 기부 자판기의 직접적 경험과 감정적 요소와 융합되어 실제적 연결을 가능케 한다. 특히 SNS를 통해 구성된 네트워크는 실제적 관계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페이스북의 라이크(Like)와 같은 소셜 랭킹(Social Ranking)이 신뢰할 수 있는 가치 기준으로 기능한다. 기부 자판기가 SNS 환경과 결합하면 기부 자판기를 통해 공급되고 교환되어지는 제품들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셜 랭킹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해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만족도 또한 높일 수 있다.

-컨텐츠의 확대를 통한 기부 플랫폼

< 활용 가능한 컨텐츠 – 미술, 음악, 교육 >

기부 자판기는 자판기라고 해서 반드시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물건만을 취급할 필요가 없다. 기부 자판기는 컨텐츠가 물질적 한계를 뛰어넘어 다양한 스펙트럼을 포함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양한 컨텐츠가 유연하게 순환되고 사용자들에 의해 직접 제공된다는 점은 기부 자판기가 기존 자판기의 한계를 뛰어넘는 가장 큰 차별화된 요소이다. 기부가 단순한 물적 지원을 넘어 형태와 컨텐츠가 다양해지는 만큼, 기부 자판기 역시 단순한 물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용자에 의해 제공될 수 있는 서비스나 교육, 예술과 같은 비가시적 요소를 취급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기부 자판기는 기부 플랫폼으로 다양한 발전 가능성을 갖는다. 특히 신진 예술가들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자신의 작품을 타인에게 기부하는 동시에, 소셜 랭킹을 통해 자신의 작품 세계를 알리고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은 문화 예술 분야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 예술 컨텐츠와 더불어 활용 가능한 다양한 분야의 교육 서비스를 고려해 보았을 때, 기부 자판기가 궁극적으로 재능 기부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은 충분하다.

 

기부가 없어져야 기부가 행해진다!

자판기를 통해 살펴본 기부의 일상화 ver.2는 결국 기부가 없어져야 함을 의미한다. 자판기는 일상적인 ‘별거 아닌 것’을 대표하는 매체로서, 기부와 결합하였을 때 성공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자판기는 매력적이고 발전 가능성이 돋보이는 매체지만 꼭 자판기일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기부를 한다는 의식이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행하는 생활 속의 활동이 알고보니 기부가 되는 것이므로 그 매체가 될 수 있는 것들은 다양하다. 현재의 기부 일상화 바람이 ‘별거아닌 것’들과 만나 별거아닌 일이 되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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