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아닌 ‘경험’을 인출해주는 ATM기, Automatic Thanking Machine

근래 돈 때문에 힘들다면 동영상을 꼭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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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싱글맘이라 생계를 놓을 수 없어 아이들과 놀러 가지 못했던 그녀는 ATM기에서 아이들의 학비와 디즈니랜드 여행을 인출받았다.
2. 암과 싸우고 있는 딸을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노모는 딸과의 시간을 인출받았다.
3. 메이저리그 광팬인 그는 ATM기에서 경기에서 시구할 수 기회를 인출받았다.

ATM기 앞에서 사람들이 감동하며 눈물을 흘린다. 그들이 받은 건 물론 돈이 아니다.

 

돈, 이름만 들어도 두렵고 떨린다

돈. 단어만 들어도 걱정부터 앞선다. 경제는 IMF 이후 위기가 아닌 적이 없는 것 같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경제까지 빨간불이다. 위기에서 그치지 않는다.?자살하는 사람의?5명 중 1명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정도로 돈 때문에 삶을 스스로 마감하는 사람도 늘어난다. 다른 사람까지 갈 필요도 없이 나부터 문제다. 월급은 3일 만에 들어왔는지도 모르게 스치듯 안녕이고, 한 달 내내 통장 잔고는 야속하기만 하다.?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게 돈이라지만, 도대체 언제 돈 걱정을 안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

 

ATM = Automatic ‘Terror’ Machine이 등장했다.?

ATM기는 나의 두려운 현실을 거짓 없이 고스란히 드러내는 테러를 저지른다. 출금 버튼을 누르는 순간 내 통장 잔고가 무섭도록 솔직히 드러난다. 차라리 거짓말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다. 은행이 돈으로 나를 판단하고 있다는 기분까지 든다. 보고 싶지 않은 것을 확인받는 것도 싫은데, 내 통장에서 내 돈 빼는데 눈치까지 보인다. 돈을 받고 확인하는 통장 잔고의 잔혹함이란. ATM기 앞에 섰을 때 기분 좋기는커녕, 테러를 당하고 있는 듯한 두려움까지 느껴진다.

  • TD 뱅크의 ATM?=?Automatic Thanking Machine

우리의 돈에 대한 두려움. 캐나다의 토론토 도미니언 은행(Toronto Dominion Bank, 이하 TD 뱅크)은 사람들의 돈과 은행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켜주는 “TD Thanks you” 마케팅을 진행했다. ATM기를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야속한 존재가 아니라, 이루지 못할 것만 같았던 ‘원하는 경험’을 인출해주는 눈물 나게 고마운 존재로 탈바꿈시킨 것이다.’Automatic Terror Machine’이 아닌 ‘Automatic Thanking Machine’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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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 뱅크는 먼저 직원에게 특별한 이야기를 가진 고객을 추천받아 약 20명의 고객을 초대했다. 이들은 은행의 숨겨진 의도(?!)를 모른 채 새로운 ATM기를 테스트한다는 명목으로 초대되었다. 고객이 ATM기에 서는 순간, ATM기가 1. 자신의 이름을 알고 불러주었다. 이후?ATM기는 2. 고객이 개인적으로 돈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 관해 물어보며, 이를 같이 걱정해주었다. 그때까지 ATM기에 경계를 풀지 않고 있던 고객은 서서히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경제적 어려움을 알아주는 존재가 나타난 것이다. 이후 가장 감동을 자아내는 장면이 나온다. ATM기에서 자신이 인출하려던 액수의 돈뿐만 아니라, 자신이 3.?꿈꾸던 경험을 인출해준것이다. 홀로 사는 아픈 딸 아이가 있는 트리니다드토바고행 비행기 표를 쥐여주면서 ‘딸과의 재회를 인출’해주었고, 싱글맘에게는 디즈니랜드 티켓을 선물하며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감사를 인출’해주었다. 야구팬에게는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시구할 수 있는 ‘영광의 기회를 인출’해주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을 인출해준 것이다.

TD 뱅크가 고객들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TD 은행이 올린?비디오가 유튜브에서 250만 번 조회되면서 짭짤한 이익을 얻었기 때문이다. 경험 입금으로 꽤 좋은 수익률을 낸 것이다.

 

은행, 돈으로 바꿀 수 있는 경험의 가치를 다시 매기다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에 등장하는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은 인정머리 없는 냉혈한이다. 채만식의 소설 <탁류>에는 은행원이 천하의 사기꾼이자 난봉꾼으로 묘사된다. 영화 <월스트리트>에서도 은행원들은 탐욕의 화신으로 등장한다. 은행이 돈 이외의 가치에 대해서 전혀 인정하지 않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와 반대로 TD 뱅크의 Automatic Thanking Machine은 고객이 돈을 모으기 위해 했던 모든 시간과 노력의 가치를 인정하고, ‘원하는 경험’이라는 가치로 환산해주었다고 볼 수 있다. TD 뱅크의?Automatic Thanking Machine이 ‘원하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했던 방법은 무엇이며, 스쿠르지 할아버지 같은 탐욕스러운 이미지를 버리기 위해서 은행이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일까?

1. 고객의 이름을 알고 불러준다

은행은 돈이라는 평가 요소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장소이며, ATM기는 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은행에 가서 쩔쩔매는 이유는 돈이라는 잣대로 평가를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돈으로만 자신이 판단 당하는 것에 기분 좋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돈’이 나의 전부를 대변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TD 뱅크의 ATM기가 고객의 ‘이름’을 불렀다는 것은 단순히?돈 거래 대상으로 고객을 판단하는 것이 아닌, 고객 존재 자체를 중요시한다는 의미를 전달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는 것은 하나의?존재로 존중한다는 의미임과 동시에 한 사람 한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소소하지만 번호, 호칭이 아닌 고객의 이름을 부르며 친밀함과 특별함을 전달한다면, 은행과 고객 사이 끈끈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2. 돈으로 인한 희로애락을 공감해준다

은행은 돈 때문에 생겨난 나의 어려운 상황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야속할 정도로 이성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곳이다. 쓰러져가는 상황에서도 신용 등급을 들이대며 자비의 눈길조차 보내주지 않고, 빚을 다 갚았다고 해서 격려해주지도 않는다. 하지만 TD 뱅크의 ATM기는 고객의 재정적 상태에 대해 조목조목 따져주기보다는, 먼저 돈 때문에 생겨난 어려움에 대해 공감해주고 격려해주었다. 물론 비행기 표, 학비 등 마케팅 이벤트였기 때문에 가능한 어마어마한 일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단지 어려운 상황에 대한 진심 어린 공감과 위로의 말이라면, 은행에서 받은 그 따뜻함을 잊지 못할 것 같다.

3. 돈과 맞바꾸는 경험의 가치를 재정의하다?

필요한 것, 원하는 경험 모두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우리는 돈을 내는 대신?’원하는 경험’을 얻는다. 돈은?원하는 경험과 맞바꾸는 수단이다. TD 뱅크의 ATM기는 특이하게도 ‘원하는 돈’을 인출해준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경험’을 인출해주었다. 특히 암과 투쟁하고 있는 딸을 만나지 못하고 있는 노모에게, 아이의 학비를 버느라 아이가 가고 싶어하는 놀이동산에 같이 못 가는 싱글맘 등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꼭 해야 할 경험을 못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원하는 경험’을 인출해주었다. 즉, 경험이 단순히 돈으로 환산될 수 없으며, 경험을 이루기 위해 들였던 시간과 노력의 가치가 더 클 수 있음을 인정해준 것이다. 모든 가치가 돈으로 환산되는 자본주의 속에서 TD 뱅크의 마케팅을 통해 돈과 경험에 대한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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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한나

Why not change the world?
사람들의 마음, 생각을 분석해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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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vid Ham

    꽤나 감동적인 내용인것 같네요, 기술이 발전하고 새롭고 신기한 기계들이 등장하고,, 돈이 세상을 지배하는 순간이 점점 눈앞에 다가고 있지만,, 역시 모든건 ‘사람’으로 귀결되야 하는거 같아요. 이런 마케팅도 결국은 ‘사람’ 이라는 근본을 돌아보는 좋은 경험인것 같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 Hanna Kang

      David Ham님, 말씀처럼 기술이 발전해갈수록, 생활은 편해질지 몰라도 더더욱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 같네요. 저 또한 이번 칼럼을 작성하면서 은행에서 ‘돈’이라는 가치보다 ‘돈’ 을 통해 어떤 ‘경험’을 제공하느냐가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사람’ 자체에 가치를 두는 마케팅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말씀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 Bae Seungman

    정말 멋진 마케팅입니다.(ㅡ ㅡ)흑흑 제게 은행은 이제 기쁘게 방문해야 할 장소가 아니지만~ 저런 감성을 가진 은행이라면 주 거래 은행도 홀딱 바꿔버리고 싶네요 ^^*

    • Hanna Kang

      Bae Seungman님, 그러게요:-) 은행이 조금만 더 따뜻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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