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작별로 더 끈끈해지는, Good-bye 마케팅

단종상품, 단종서비스, 장사 하루 이틀 할 것도 아니고…?

뒷 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진정으로 아름답다고 했던가. 반대로 처음 시작은 화려하고 거창하지만, 끝을 흐지부지하게 끝내는 사람은, 책임감도 매력도 없다. 이는 하나의 브랜드와 제품을 책임지는 마케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처음 제품이 출시될 때는 열과 성의를 다해서 신제품의 홍보와 판매에 집중하다가, 시간이 지나고 또다시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이전 제품은 나 몰라라 해버리는 상황. 어느 시장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기업들의 모습이다. 기업들은 신제품이 나오면 이윤을 최대한 남기기 위해 최고의 사양과 기능을 자랑하며 온갖 미사여구로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좋은 기능과 디자인을 갖춘 제품이 나오면, 최고를 자랑했던 신제품은 어느덧 구제품이 되어 매몰차게 밀려나 버린다.

신제품에만 열을 내는 기업들의 정책과 마케팅에 따라, 이전 제품을 구매했던 소비자들은 당연히 누려야 할 서비스나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더욱 큰 문제는 멀쩡하게 잘 사용하던 제품이 단종되어 버리는 경우이다. 끊임없이 신제품이 출시되고 빠르게 유행이 바뀌는 흐름 탓에, 소비자들은?산 지?몇 년도 채 지나지 않아 단종 소식을 접하게 된다. 이 단종 소식은 사망 소식이나 다름없다는 사실. 제품에 하자가 있어도 준비된 부품이 없어서 A/S도 받지 못하고 버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이쯤 되면 상술에 넘어간 소비자들은 분통이 터지고, 새 제품을 사게끔 만드는 전략에 마음마저 떠나게 된다.

이윤은 남겼지만 고객의 마음을 잃은 기업. 이들이 자사의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애정을 지속적으로 끌고 가기 위해서는, 먼저 자사의 브랜드와 제품에 끝까지 책임을 지는 애정을 보여 주어야 한다. 따라서 본 아티클에서는 단종된 제품에 깊은 애정을 내보이며 고객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캠페인을 펼쳤던 폭스바겐의 사례를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폭스바겐의 굿바이 마케팅?

  • 많은 이들의 친구 Kombi의 작별 인사, Last Wishes

전 세계에서 끝 없는 사랑을 받아 온 폭스바겐 콤비(Kombi)가 지난 2013년 12월 이후부터 생산 중지로 사람들 곁을 떠나게 되었다.?2014 월드컵을 앞두고 브라질 정부가 자국에서 생산하는 모든 자동차에 브레이크 시스템과 에어백을 탑재하도록 의무 규제를 만들었는데, 60여 년 전 초기 모델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던 콤비는 이 장치들을 장착할 수 없던 것이다. 독일에서 처음 출시된 폭스바겐 타입2 (Volkswagen Type 2)는 독일에서 단종되었으나 1957년부터 브라질에서 콤비(Kombi)라는 이름으로 계속 생산됐다. 마이크로버스, 미니버스라는 애칭으로 유명한?이 제품은 오랫동안 브라질을 대표해온 교통수단으로, 통학버스, 길거리 음식 가판대, 캠핑 카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었다. 브라질 내에서만 무려 150만대 이상 팔렸고 세계 전역으로 790만대가 수출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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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비의 단종 소식에 진심으로 상심해 하는 팬들을 위해, 폭스바겐은 ‘마지막 소원(Last Wishes)’이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애틋하고 감동적인 작별 인사를 준비하였다. 나이가 들어 할머니가 된 여성으로 의인화된 콤비는, 평생 동안 전 세계 곳곳을 달려온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 보고 함께했던 소중한 이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마치 유품을 남기듯 그 팬들을 찾아가 자신이 받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특별한 선물을 한다. 그리고는 자신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기 위해 떠나고 콤비를 최초로 만들었던 독일의 Ben Pon의 친아들을 만나는 것으로 마지막 작별 인사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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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은 3주 만에 285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댓글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은 콤비를 자동차 그 이상으로 여기고 있었고 진심으로 슬퍼하고 있다. 하나의 제품이 상업적, 기능적 측면을 뛰어넘어 얼마나 사람들에게 깊은 의미로 남을 수 있는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 친구(팬)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굿바이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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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은?생산 중단 전 마지막 한정판 모델을 내놓았다. 흰색과 하늘색의 예쁜 투톤 컬러로 이루어진 Kombi Last Edition는 한정판이지만 기존의 모습을 갖고 있다.?외양뿐만 아니라, 시트도 기존과 같은 비닐 재질이고 커튼 역시 패브릭 소재이다. 한정판이라고 해서 값비싸고 특이한 세팅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콤비의 진짜 팬들이라면 값비싼 럭셔리 모델이 아닌 콤비 특유의 모습, 오리지널의 느낌을 더욱 반길 것이 틀림없다. 또한, 차내 곳곳에는 라스트 에디셔을 뜻하는 표식이 있으며, 대시보드에는 몇 번째 한정판 차량인지 나타내는 배지가 추가되어 반가움과 특별함은 배가 된다. 이러한 콤비 라스트 에디션은 콤비를 사랑해준 이들에 대한 감사를 담은 특별한 굿바이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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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비의 마지막 선물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콤비를 이용하는 이들은 곳곳에서 전용 정비소를 만날 수 있다. 간단하게 시트를 갈아주는 작업부터 완전히 새것으로 만들어주는 작업까지 모두 가능하다. 콤비가 오래되어 고장이 난다고 해도 절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들에겐 콤비의 생명을 끝까지 챙겨주는 든든한 정비소가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작별 인사, Good-bye 마케팅

Good-bye 마케팅이란,
기업이 제품의 단종 과정에서 사실 통보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작별 인사’라는 하나의 스토리를 고객과 나누고 교감함으로써
자사와 제품에 깊은 애정과 관심을 보내 준 고객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더욱 깊은 유대와 새로운 만남으로 이끌어가는 마케팅이다.

고객을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소비자로 생각한다면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이들은 구매하는 브랜드의 라이프스타일까지 함께 구입한다. 그저 필요에 의해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스타일이나 가치관에 맞는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견고히 해나가는 것이다. 이들은 브랜드의 이미지나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소비의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에, 기능이나 속성적인 면만을 강조하는 마케팅으로는 이들을 사로잡을 수 없다.

‘Good-bye 마케팅’은 이러한 고객들의 특성에 주목한 마케팅이다. 기업이 자사의 제품에 가지는 진심어린 태도, 애정, 책임 의식을 보여줌으로써 고객들과의 유대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제품이 단종되는 마지막 길까지 보살피며 함께 슬픔을 나누는 작별 인사를 통해, 고객들은 기업에 더욱 깊은 애정을 갖게 되고 삶을 함께하는 친구로 남게 된다. 아름다운 작별 인사에서 비롯된 깊은 유대 관계를 통해 기업은 ‘진심’이라는 이미지를 얻을 뿐만 아니라 고객들을 새로운 만남으로 이끌어 낼 수 있다.

 

더욱 현명하게 Say Good-bye하는 법

1. 고객들에게서 스토리를 끌어낼 것

위의 사례인 자동차는 특별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한 사람의 일생에서 자동차는 단순히 ‘탈것’을 넘어 오랜 시간 함께하는 친구이자, 동료이자, 그 이상의 의미까지 가진다. 하루 24시간에서, 그리고 일생을 통틀어서 운전자가 자동차와 함께하는 시간은 무척 길다. 물론 그 안에 추억 역시 당연히 쌓이기 마련이다. 친구와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 가족들과 함께 갔던 여행, 피곤한 하루를 함께했던 시간, 애인과 함께했던 데이트 등 모든 이야기가 자동차에 담겨 있는 것이다.

이러한 추억이나 스토리는 비단 자동차만큼 수명이 긴 제품에만에만 담긴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하루에서 일상 내내 함께 하는 스마트폰, 수많은 작업을 하는 컴퓨터, 내가 아끼는 화장품, 몇 십년동안 고난과 즐거움을 함께했던 술과 담배, 내 추억을 담아내었던 카메라. 이처럼 많은 제품에 소비자의 경험과 시간이 담기게 된다. Good-bye 마케팅을 할 때는 이렇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끌어내어 제품이나 서비스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자신의 삶에서 한 제품이 차지하는 의미를 깨닫게 되고 더욱 깊은 애정을 갖게 될 것이다.

2. 작별, 그 이후까지 책임질 것

폭스바겐은 자사의 오래된 제품들이 단종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수리를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그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다. 단종된 이후에는 부품이 없어서 아예 수리가 안 되거나 무척 비싼 값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 불과 몇 년 되지 않은 스마트폰인데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한 경우. 아마 많은 이들이 겪어보았을 것이다.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면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기존 고객들이 떠나가지 않게 하는 것도 무척이나 중요하다. 새 제품을 구입하도록 은근히 강요하는 우리 사회에서, 폭스바겐처럼 제품의 단종 이후에도 그 제품을 사랑해주는 고객을 챙겨준다면 큰 차별화를 갖출 수 있다. 이는 물론 고객의 기업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데 기여하지 않을 수 없다.

3. 이윤 추구를 위한 마지막 찬스로 생각하지 말 것

Good-bye 마케팅을 할 때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실이 있다. 바로 이 마케팅은 브랜드와 고객들 간의 유대를 더 강하게, 깊게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는 점이다. 소위 마지막 한탕으로, 고객들에게서 이윤을 창출하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라스트 에디션이라던지 마지막 할인 행사와 같은 프로모션을 통한 이윤은 Good-bye 마케팅의 부수적인 산물일 뿐이다. 따라서 이러한 이벤트를 결코 노골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빤히 속내가 보이는 마케팅은, 자칫 잘못하면 작별로 인해 감성에 젖어 있는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자극하여 친구였던 이들을 적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뒷모습이 아름다운 Good-bye 마케팅, 고객과 교감하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고객과 친구가 된다? 단순히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이제 소비자들은 단순한 경제 논리와 효율성에만 입각해서 움직이지 않는다. 그들은 감성적이고, 세심하고, 주관적인 삶을 살아가는 한 ‘사람’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진심으로 다가가야 하는 것은 당연한 사실. 앞과 뒤가 다르고, 겉과 속이 다른 얄팍한 생각으로는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떠나가는 제품의 뒷모습까지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끝까지 사랑해주는 고객을 책임지는 Good-bye 마케팅. 고객과 교감하고 그들의 친구로서 함께할 수 있는 최적의 마케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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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Soyeon Park) l Editor / 생각의 가치와 글의 힘을 믿습니다. 작은 움직임을 포착해내어 가치를 더한 글을 쓰겠습니다. / thdusi1219@naver.com ㅣ Facebook : facebook.com/Soyeoni.Park

  • Minjae Yoo

    자동차처럼 고관여제품에서 더욱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일 것 같습니다. 좋은 내용 잘 읽었습니다 ^^

    • 박소연

      안녕하세요, 본 아티클을 작성한 에디터입니다. 저 역시도 Minjae Yoo님 말씀대로, Good bye 마케팅이 고객에게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제품에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고객의 제품에 대한 애정까지 고려한 마케팅이 필요한 것이겠죠. 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 Seung gun Lee

    감동적이네요. 우리나라와는 너무나 다른 것 같아요.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 박소연

      안녕하세요, Seoung gun Lee님, Good-bye 마케팅처럼 고객을 섬세하게 배려하고, 제품과 고객의 관계를 진심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우리나라에도 정말 필요하다는 생각에, 본 아티클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Yongtak Yi

    현재까지 생산중이었다는 사실을 모르고있었네요.. 알았다면 저도 굿바이 마케팅에 고객이 되었을 텐데 아쉽습니다! 이 또한 좋은 내용인것 같네요^^

    • 박소연

      안녕하세요, Yongtak Yi님. 자동차에 관심이 많으신가봐요^^ 앞으로도 이런 굿바이 마케팅이 많이 등장해서, 고객과 기업이 더욱 깊은 유대를 만들어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Yesica Kim

    정말 아름다운 마케팅입니다… 따듯한 여운에 아침부터 행복해지네요~~~ ^^

    • 박소연

      본 아티클을 작성한 에디터입니다. 재미있게 봐주셨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글을 작성할테니 관심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 로미

    최근 현대자동차의 폐차를 이용한 Brilliant Memories 프로젝트가 생각납니다.
    고객의 차는 없어지지만 추억은 간직되어야한다는 모토로 하고있는 프로젝트이죠 !
    폭스바겐의 굿바이 마케팅과 다른방법으로 고객님들에게 마지막을 즐거운 추억으로 만들어 준다는 맥락에서 비슷한 것 같네요 ^^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 박소연

      안녕하세요, 저도 현대의 프로젝트를 보며 새삼 반가웠습니다. 고객에게 제품이 단순히 쓰임으로만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함께하고 추억을 쌓아갈 수 있는 대상이라는 사실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Charlie Moon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차기도 하고요.
    다시 한번 Volkswagen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광고였네요.

    • 박소연

      안녕하세요, Charlie Moon님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브랜드의 전략과 고객에의 접근은 다르다는 사실이 저도 무척 흥미롭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광고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 cococo

    자동차 말고도 goodbye 마케팅에 해당되는 사례가 또 없을까요?

  • 서성우

    정말 잘 봤습니다. 정말 최근 사례인데, 싸이월드가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을 하면서 고객들의 ‘추억’을 보관한다는 캠페인을 진행한 것이 떠오르네요. 이런 것도 굳바이 마케팅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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