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at Lover들을 위한 Sweat Market의 출현

직업에 귀천이 없다?

몇이나 되는 사람이 저 질문에 자신있게 ‘그렇다’ 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화이트 칼라와 블루 칼라는 자본주의가 출현한 이래로 줄곧 뚜렷한 구분이 있어왔으며 사람들은 어떻게 됐든 책상머리에 앉아서 일하는 것을,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을 더 높게 쳐주는 경향이 없지 않다. 이는 당연히 돈을 얼마나 많이 버느냐와도 직결된다. 그러나 그 뿐만 아니라 무슨 일을 하느냐, 자신을 어떻게 이용하여 돈을 버느냐는 그 사람을 설명하고, 그의 지위를 결정하며 그래서 그가 사회속에서 다른 사람과 맺는 관계까지도 규정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머리쓰는 일’을 하길 원한다. 화이트 칼라가 되길 원하고 특정 3차 산업 직업군에 속하고 싶어한다. 직업엔 확실히 귀천이라는 것이 있는 것이다. 이는 어떤 연유에서였을까?

 

힘은 더 들고 돈은 덜 되는 몸 쓰는 일

우리는 노동을 통해 돈을 벌고 그 돈을 가지고서 사고 싶은 것을 사고, 먹고 싶은 것을 먹으며 가고 싶은 곳에 간다. 노동의 가치는 화폐로 환산되고 우리는 일한 만큼 소비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전환의 과정은 몸을 쓰는 사람들에게 더욱 와 닿는다. 이는 ‘힘이 든다’는 기분이 육체 노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더 와닿기 때문에 혹은 그게 실제로?몸을 쓰는 일이 실제로?더 힘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여태껏 힘은 더 들고 돈은 덜 되는 ‘몸을 쓰는 일’은 모두에게 기피의 대상이었고 그 가치가 평가절하되어 천시되어왔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보편적 경향에 따르지 않고 정신 노동의 가치 만큼이나 육체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고 또 추구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기 시작했다. ‘몸을 쓰는 일’의 숭고함을 서서히 깨닫고 땀 흘리기를 자처하는 것이다.

  • ‘돈 없으면 접시나 닦지, 뭐’, 육체?노동을 통한 소비 “Mir-Restau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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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주방 세제 브랜드 ‘Mir Vaisselle’은 최근 마케팅의 목적으로 ‘Mir-Restaurant’라는 팝업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파리의 인기있는 식당인 ‘La Bastide d’Opio’를 리모델링한 것으로 식당 중앙에는 접시를 닦는 싱크대가 설치되어 있다. 손님들의 메뉴판에는 각 메뉴의 가격이 ‘닦아야 하는 접시 혹은 여타 그릇의 양’이 적혀 있다. 식사가 끝난 뒤에 그들은 식사의 대가로서 닦아야 할 그릇의 총량이 적힌 종이를 건네받게 된다. 흔히들 하는 ‘돈 없으면 접시나 닦지, 뭐’라는 농담이 실제로 실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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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약을 처방해준 대가, 아이들을 가르친 대가 혹은 산불을 끄고 빨래를 한 대가 등의 다양한 의미를 가지던 ‘화폐’를 통해 소비되던 파스타 한 접시가 ‘접시를 닦는 일’ 하나로 통일되어 계산된다. 캠페인에 참여한 모두는 동일한 노동을 통해 소비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레스토랑에서 파스타를 먹는 일은 전혀 특별하지 않다. 그러나 접시를 닦아서 내 땀의 가치가 화폐를 거치지 않고 눈앞에서 바로 확인한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일로 거듭난다.

  • 소비와 더불어 봉사까지,?The Ritz-Carlton의 “Do Good, Feel Good”

올해 여름, The Ritz-Carlton, Washington D.C.에서도 또한 몸을 쓰는 것으로 그 대가를 지불하는, ‘Do Good, Feel Good’ 패키지가 출시되었다. 호텔은 패키지를 구매한 고객에게 초호화 시설, 서비스 등을 보다 싼 가격에 누릴 수 있게 하는 대신에, 지역사회 봉사 활동에 참여하게 한다. 패키지를 구매한 고객은 호텔에 머무르는 동안에 자동적으로 Washington D.C.의 기근을 돕는 지역 사회봉사 공동체인 ‘DC Central Kitchen’과 연결되어 다양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그와 더불어 호텔은 이러한 뜻깊은 패키지에 참여한 고객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며 고객의 이름으로 DC Central Kitchen에 인당 100달러씩의 기부까지 대신한다. 즉 이 패키지는 육체 노동을 통해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고객에게 그 땀의 가치를 인정하여 적은 돈으로 초고급의 서비스를 소비할 수 있게 하며 기부의 보람까지도 더불어 느끼게 할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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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일하는 것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 “Sweat Lovers”

애초에 모든 활동의 근본은 ‘뇌’라지만, 그러한 뇌는 그것의 명령을 충실하게 따르는 건강한 육신의 도움이 없이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이는 화이트 칼라와 블루 칼라의 관계에서도 적용이 된다. 일을 계획하고 지시하는 것은 화이트 칼라라 할지라도 그것을 현장에서 실제로 수행하는 것은 블루 칼라들의 몫이다. 자동차의 바퀴가 없이는 엔진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없는 것이다.

‘노동’은 ‘육체’에서부터 시작했으며 그래서 몸을 쓰는 1, 2차 산업으로부터 3차 산업은 탄생할 수 있었지만, 여태껏 우리는 너무 쉽게 ‘몸으로 일하는 것’의 숭고함을 종종 잊어왔다.위의 두 사례들은 그러한 종래의 흐름을 거슬러 다시 한 번, 몸으로 일하는 것의 가치를 되짚어내고 있는 Sweat Lover들을 겨냥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왜 그들은 기꺼이 땀을 흘리는가

이처럼 Sweat Lover들이, 그리고 기업들이 육체?노동의 가치에 다시 집중하기 시작한 이유가 무엇일까? 그저 상대적으로 편하게 느껴지는 정신 노동을 통해 충분한 돈을 벌어 접시를 닦을 필요 없이 스테이크를 썰면 될 일이고, 굳이 사회 봉사에 직접 뛰어들어 배달을 하고 음식을 만들 게 아니라 적당한 돈을 단체의 계좌에 입금함으로써 기부를 실천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몸으로 일하는 것이 머리로 일하는 것에 비해 가지는 우위에는 어떤 것들이 있기에 이들이 다시금, 땀흘려 일하기 시작한 것일까?

1.?직접적이며 가시적인 성취감

확실히 육체?노동은 직접적이며 가시적인 노동이다. 머리를 쓰는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Sweat Lover들은 자신이 몸을 쓰고 있는 과정과 그 행위가 실제 산출하는 결과물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기에 ‘보람차다’는 감정을 조금 더 가깝고 빠르게, 또한 상대적으로 크게 느낄 수 있다. 정신 노동을 통해 실천하는 사고의 과정보다는?내가 닦는 접시의 양과, 내가 썰어 낸 음식재료의 모습이 나의 눈에 확 들어온다. 육체노동의 즉각적인 성과물들은 몸을 쓰고 싶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2. 가끔은 몸만 쓰고 싶은 마음

격렬하게 몸을 쓰는 일은 잡생각을 하지 않게 해준다. 접시를 닦을 땐 접시 닦는 데에만, 식재료를 나를 땐 식재료를 나르는 데에만 온 신경을 쏟으면 되는 것이다. 멀티 태스킹, 크리에이티브함을 요구하는 현대의 정신 노동에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육체 노동의 단순함은 매력적으로 작용한다. 순전히 건강한 몸만을 이용해 어떠한 성과를 내는 일은, 가끔은 이렇게 머리로 스트레스 받느니 몸이 힘든 게 낫겠다 싶은 현대인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활동이기에, 이들은 Sweat Lover를 자처한다.

 

Sweat Lover들을 위한 Sweat Market의 출현 가능성

Trend Insight에서는 이미 앞서서 가상 화폐의 일종인 포인트와 마일리지를 적극 활용하는 포인트슈머(Pointsumer)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다(http://trendinsight.biz/archives/4192). 이와 마찬가지로?위의 두 사례들은 Sweat Lover들의 등장을 알림과 동시에 이들을 타겟으로 육체 노동이 일종의 화폐로서 바로 이용될 수 있는, Sweat Market의 출현 가능성을 제시한다. 물론 수익성에 있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완전하게 노동으로만 지불을 완료하는 방식을 차용하기에는 제한적이지만, 재화의 일부를 차감하거나 할인을 제공하는 포인트나 마일리지의 제도처럼 노동력 제공함으로써 가격의 일부를 할인받는 간접적인 방식을 차용한다면 이는 Sweat Lover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또 하나의 시장으로 성장해 나갈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물론 화폐라는 수단이 있기 전부터 육체노동은 화폐를 대신는 방법 중 하나였다. 하지만, 위 사례와 같은?Sweat Lover들에게 육체노동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일부러 하는 것에 가깝고, 어떤 상품 혹은 서비스와 물물교환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진짜 화폐를 대신하기 보다는 육체노동의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농기계들이 하는 일도, 공장의 기계들이 하는 작업도 원래는 모두 인간이 하던 일이었다. ‘머리를 쓰는 일만이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가치있는 일이다’라는 보편적 흐름에서 벗어나 다시금 ‘인간의 몸’의 숭고함을, 그 숭고한 몸을 이용해 가치를 창출하는 일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Sweat Lover들이 등장했고, 우리는 그들의 행보에 주목하여 Sweat Market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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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졔이

    얼마전에 제가 수업시간에 발표한 주제와도 맞닿아 있어서 아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게다가 전혀 몰랐던 문화라서 놀랍고 신선했습니다. 즉각적인 노동으로 화폐를 대신한다니! 이걸 주최하게 된 가게사장님(?)과 호텔 기획팀(?)의 의도가 궁금합니다. 그들은 무엇을 말하려고 했던걸까요?
    한편, 금액을 할인해주는 방법으로 Sweat market을 형성한다면, 다시금 불평등의 상징으로 비춰지진 않을까 괜한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대학생이 있는 반면, 그곳에서 식사를 하는 대학생이 있어서 위화감을 느끼게 되는 것처럼 말이죠. 노동력으로 할인 받는 사람들은 취미로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결국 할인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결국 블루칼라를 무시하는, 즉 신체적인 노동을 가치있다고 여기지 않는 사람들은 이것을 이용하지 않을것이고, 그사람들의 가치관은 바뀌지 않을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 sweat market이 문화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재미”와 “가치”를 추구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재미있어야 내가 돈이 있어도 굳이 노동을 할 것이고, 혹은 가치있다고 여겨지면 재미가 덜하더라도 내 몸을 움직이게 될 것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sweat market이 무럭무럭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이 노동의 가치를 알게 되고, 그로인해 차별받는 혹은 무시받는 사람들이 적어질것이라는 희망에서 말이죠. 무엇보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있고 호텔의 시설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탐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 Do Woon Kim

      우선은 글을 매우 꼼꼼하게 읽어주신 거 같아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위에 소개되었던 ‘Mir Restaurant’의 사례는 수익성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마케팅 전략의 일종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모든 음식을 접시닦기로만 계산할 수 있다면 당연히 가게가 운영될 수 없겠지요.
      제안해주신 ‘재미’와 ‘가치’ 부분에 대해선 저도 상당히 동의하는 바입니다. 일해야 하기 때문에 일하는 것과 일하고 싶어서 일하는 것은 완전 다른 문제이니까요.
      또한 그리고 그것은 할인율, 적립율 등등의 다양한 관점에서도 함께 숙고해봐야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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