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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균형을 위한 선택형 고립

1. 인기리에 종영했던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주인공은 타인의 마음을 들을 수 있는 캐릭터다. 그는 평소에 커다란 헤드폰을 쓰고 다른 사람들의 마음의 소리를 차단한다.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다던가 자신을 속이는 상대방의 속내를 읽어내는 등 좋은 점도 있지만 때론 그 뛰어난 능력이 원치 않는 소리까지 전달해 혼란스럽게 하기 때문이다.

2. 스마트폰의 발달로 우리 삶은 편리해졌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 눈 뜨자마자 SNS부터 확인, 일면식도 없는 이들과의 인맥 맺기, 때때로 일어나는 사생활 침해.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계속 해야만 하는 인맥관리. 시도 때도 없이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그 안에 빠져 정작 내가 존재하는 오프라인에서는 집중하지 못할 때가 있다. 스마트폰이 생겨나고 그 실용성으로 우리의 삶은 편리함을 넘어 풍족해질 수 있었지만 그에 따르는 문제점도 많다.

 

복잡한 당신의 삶에 균형을 찾아주다.

한 맥주사에서 테이블 위 맥주형태로 쌓여있는 휴대폰 이미지에 ‘Enjoy responsibly. Phones down, please’ (충실히 즐깁시다. 휴대폰은 내려놓으세요) 라는 카피로 광고를 했는데 이 광고가 한동안 온라인 네티즌들 사이에서 회자됐었다. 이처럼 휴대폰에 대한 신경과민증과 만지작거리는 습관은 많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버릇이다. 이렇게 균형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일 때 스스로를 그 상황에서 분리시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들이 있다.?

  • 집중하기 위한 어플리케이션, Shhhh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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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사례는 Shhhh(쉬-!)라는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으로 스마트폰에 과하게 신경을 쓰는 사용자들을 위한 것이다. 이 앱을 설치하면 SNS나 메세지 도착 등 무수히 많은 휴대폰 ‘알림’에 대한 설정을 관리할 수 있다. 온갖 휴대폰 알림을 차단하여 친구나 가족, 지인들과 시간을 보낼 때 방해 받지 않기 위해 혹은 하고 있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어플리케이션이 도와주는 것이다. 또 평소에 알림이 딱히 오지 않더라도 아무 이유 없이 시시때때로 휴대폰을 확인하며 괜한 불안 증세를 보이는 이들이 있다. 괜히 메세지가 왔는지 들여다 보며 확인하는 버릇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또한 이 앱의 타이머기능을 통해 일정 시간 동안 알림을 차단해 잠깐의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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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휴대폰 알림을 차단하기로 설정을 해두었음에도 습관적으로 사용자가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면 손으로 쉿!하며 입을 가리는 이미지가 뜨면서 사용자에게 주의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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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렇게 차단을 하는 기능 외에도 주변에 친한 사람들이나 가족, 사는 집 등 휴대폰 GPS상에서 사용자와의 거리가 가까워졌다는 걸 감지하면 자동으로 앱이 켜진다. 또 Shhhh를 설치한 사람들 중에서 연락이 가능한 사람들은 ‘available’ (연락 가능한) 이란 표시가 떠서 급하게 연락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한다. 상황에 집중할 수 있도록 외부와의 차단을 돕지만 예외적인 경우를 대비할 수 있게 한다.

  • 내 마음대로 분리, 확장 가능한 마이크로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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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 마이크로 주택은 발코니와 가구, 벽의 위치를 이용하여 아파트 건물 내 각 세대의 공간을 반 공공적으로 순환시킬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주택이다. 바닥의 최대 면적 비율과 아파트 내 각 세대가 차지하는 공간 중 불일치하는 부분을 최대로 발굴하여 세대당 나뉘어 사용되던 주택공간의 틀을 깨는 사례다. 즉 바닥면적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지만 그 안의 사람들이 차지하는 공간은 유동적으로 변하는 것이다. 타피오카 펄 주위의 붙어있는 애매한 젤과 유사하다 하여 ‘타피오카 공간’으로 불리는 이 공간은 최소 3세대와 연결될 수 있다. 또 이 공간은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거나 사람들로부터 분리될 수 있게 변형 가능하다. 따라서 아파트 내의 사람들이 그 안에서 이웃간에 교류할 수 있는 교차점 역할을 하는 동시에 이웃과 분리시키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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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이크로 주택은 셰어하우스와는 개념이 조금 다르다. 여러 명이 한 집에 살며 개인적인 공간은 따로 사용하되, 거실이나 부엌 등을 공유하는 게 셰어하우스라면 이 마이크로 주택은 건물 내에서 각 세대 공간의 변화가 가능한 집이다. 셰어하우스는 무조건적인 공유가 전제되어 생각되어질 수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 주택은 셰어하우스처럼 건물 내 카페나 영화관, 작은 도서관은 함께 사용되지만 공간이 유연하게 변한다는 점이 다르다. 여기서 공간이 변한다는 것은 단지 공간의 쓰임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공간의 변형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마이크로 주택은 아파트 건물 내 최소 단위로 모듈화된 공간이 합법적으로 분리된다. 이 공간들은 개인 거주 공간과 이어져 다른 세대와 달리 배로 큰 공간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이 최소 단위의 공간들이 결합되는 방식은 다양하다. 예를 들어 오층에 한 커플이 살고 있다. 이 커플은 각자의 집에서 살고 있는데 함께 살고 싶다면 복도를 연결해서 두 집을 연결할 수 있다. 그러나 살다가 따로 살고 싶어지면 다시 분리해서 원래대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이런 공간의 유연성은 거주자가 살면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의 변화 때문에 이사해야 하는 경우 불편함을 줄여주고 함께 살아가던 공간에서 떨어져 나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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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하거나 고립되거나

‘인간은 그 누구도 외따로 떨어진 섬이 아니며, 그 자체로 완결될 수 없다. 모든 인간은 대륙의 한 조각이요, 본토의 일부분이다’ 영국의 유명한 시인 존던의 말처럼 인간은 더불어 함께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사회적 존재다. 하지만 때론 분리될 필요가 있는 독립적 존재이기도 하다. 무슨 깊은 철학적 명제를 이야기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균형이 필요하다.

두 사례의 공통점은 사람들이 선택적으로 분리 혹은 고립을 자처한다는 것이다. 무분별한 외부로부터의 연결을 차단해 자발적으로 고립을 선택하거나, 필요에 따라 사람들과의 공간을 공유하기도 하고 분리시키기도 한다.

같이 연결되어 좋을 때도 있지만 자신의 상황에 더욱 집중할 수 있기 위해서, 그리고 나와 다른 사람간의 관계를 정리하고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도 균형의 필요성은 적용된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

사람들은 주변과 자신을 연결하는 동시에 외부로부터의 고립을 선택한다. 편리함이나 연결이라는 하나의 가치에만 치우쳐 함께 할 때도 있고 홀로 있을 때도 있을, 어떻게 보면?당연한 인간의 모습이 나타나기 어려웠을 수 있다.

스마트폰과 SNS라는 수단을 이용해 끊임없이 연결되고 주변인과 공유해야 하는 대륙에서 나름의 방법으로 스스로를 격리시켜 심리적 무인도를 찾은 사람들은 그 안에서 균형을 잡고 있다. 초연결 시대에 이렇게 선택적으로 고립을 택하는 이들은 늘어날 것이고 그에 따른 방안이 각 분야에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무자비하게 연결돼 불편함을 겪고 있는 건 아닌지 한번 점검해 보는 건 어떨까?

1 Comment

  • 이영훈
    12월 8, 2014 at 3:18 오후

    에디터님 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송파 마이크로 주택은 현재 완공 분양된 곳인가요?
    그렇다면 위치나 홈페이지 주소 혹은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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