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동정 타파 캠페인, ‘I’m just a dog’

반려견 수난시대

최근 소규모 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반려동물의 입양을 단순히 동물을 키우는 것이 아닌 새로운 가족 또는 인생의 동반자로 생각하는 인식이 커져가는 것인데, 슬프게도 그만큼 유기동물도 많아지고 있다. 애견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으나 버려지는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몇년 전부터는 동물 등록이 의무화됐고 유기견 돕기 등 사회적 캠페인도 많이 시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여러 연예인들이 유기견과 함께 화보를 찍기도 하고 동물보호소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등 한때 반려동물이었던 그들의 실상을 알리고 도움을 주는데 동참하고 있다.

 

유기견 동정심 타파

하지만 그럼에도 근본적인 유기견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휴가철이나 연휴만 되면 버려지는 반려견이 많은데, 이 ‘버려졌다’는 이유 때문에 사회적으로 유기견에 대한 편견이 많다. ‘유기견은 무조건 더럽고 병들고 나이 들었을 것이다.’ 이런 편견은 유기견이 재입양 되는 데에 있어 큰 걸림돌이 된다. 편견 때문에 유기견은 사람들과 다시 한번 마주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다. 그래서 연예인을 비롯한 많은 유명인들과 사람들이 동물보호소로 자원봉사를 가고 그들이 처한 실태를 알리려 한다.

하지만 어쩌면 유기견을 도와달라며 그들이 처해있는 극단적인 모습들을 노출시키는 것이 거꾸로 그들에 대한 편견을 갖게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더럽고 병들고 불쌍한 존재, 도와줘야만 하는 의무감을 발휘시켜야 하는 존재로 말이다.

최근 들어 등장한 사례들은 단순히 도와달라 외치며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지 않고 유기견이 능동적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방식을 취한다. 직접 마주쳐 유기견에 대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편견이 그릇됨을 보여주고, 측은지심의 대상이 아닌 반려하고 싶은 존재로서 인식되게 하는 것이다. 오늘은 자신들에 대한 편견을 부수고 사람들에게 진정한 반려의 존재로 되돌아가고 싶은 개들이 있어 소개하려 한다.

  • 내게 애완견이 있다면, Home for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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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업체 이케아의 싱가포르 매장에는 특별한 손님이 있다. 마치 집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듯한 유기견 손님이다. 이 유기견들은 실제로 동물보호소에서 지내고 있어 언제든지 입양이 가능하다. 평소 유기동물을 접할 길 없는 사람들에게 입양을 권하는 캠페인, ‘희망을 위한 집(Home for hop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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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유기견의 사진을 찍어 실제 사이즈와 같은 종이 판넬을 만든다. 그리고 캠페인을 진행할 매장에 설치한다. 판넬은 매장의 의자나 침대 위에 놓여지게 되는데 그 모습은 마치 집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애완동물처럼 보인다. 매장을 방문한 손님들은 유기견을 발견하고 관심을 가지며 잠재적인 입양자가 된다. 평소 유기견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에게도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강아지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는 자신이 바라는 인테리어의 집에 애완동물이 있을 모습을 실제로 시뮬레이션화해 보여줌으로써, 애완동물의 존재를 더 사랑스럽게 어필하고 입양의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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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각 유기견 판넬의 목에는 이름표가 걸려있다. 이름표에 있는 QR코드를 통해 해당 유기견의 소개와 영상을 함께 볼 수 있다. 만약 특정 유기견에 애정을 느낀다면 움직이는 영상을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또한 홈페이지에서 더 많은 유기견의 정보와 입양 현황을 볼 수 있다. 입양된 유기견과 여전히 입양을 기다리는 유기견을 모두 볼 수 있다. 더불어 ‘왜 구매가 아니고 입양이어야 하는지’, ”입양에 수반되는 책임은 무엇인지’에 관한 안내문이 있다. 현재는 이케아가 첫 번째 적용 사례가 되었는데 앞으로 더 많은 가구 매장과 협심해 규모를 늘려갈 것이라고 한다.

  • 그들과 함께하는 점심시간, Human Walking 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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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의 유기견 보호단체인 The Lost Dogs’ Home에서는 삶에 지친 직장인들에게 잠깐의 휴식을 선사하기 위한 특별한 이벤트를 개최했다. 2014년 최초로 시작된 휴먼 워킹 프로그램(Human Walking Program)에서는 멜버른의 직장인들과 유기견들의 만남을 주선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직장인들은 무리한 업무에서 벗어나 맑은 공기와 함께하는 휴식을 취하고 유기견들은 좋은 주인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게 된다. 오전 11시에서 오후 2시까지 점심시간 동안 멜버른의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한 공원에서 진행된 이 프로그램에는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직장인들이 초대되어 유기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하루 종일 사무실에 틀어박혀 업무를 처리하는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있는 직장인들에게 적당한 휴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점심시간을 이용해 잠깐이라도 사무실에서 벗어나 산책을 하며 휴식을 취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잔디를 걸으며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도 좋지만 사랑스러운 강아지와 함께 한다면 정신 건강에 더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많은 유기견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주인을 만나 입양되었다고 하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I’m just a dog’

처음부터 유기견으로 태어난 개는 없다. 유기견들도 한때나마 주인으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어느 가정의 식구였을 것이다. 한 번 사랑을 받아봤기 때문에 더욱 사람의 애정을 그리워하고 필요로 하는 생명이다. 하지만 그런 존재들이 사람의 손길이 끊어져 조금 더러워지고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고 해서 꼭 동정심을 유발시켜야 하고 보는 사람들에게 불편한 의무감마저 느끼도록 해야 하는 걸까? 그런 방식이 아니더라도 그들의 존재가치를 느끼게 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위에서 말한 첫 번째 사례의 경우, 가구매장을 방문한 사람들은 그 분위기와 디자인의 가구들을 원하기 때문에 방문한 것이다. 그런 분위기를 실현해 놓은 곳에 외출한 주인을 기다리듯 조용히 앉아있는 개를 발견하게 한다. 외출을 하면 마치 그렇게 앉아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유기견이었지만 자신이 이렇게 사랑스러운 존재이고 충분히 새로운 주인을 마주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 모습은 평소?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개가 미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또 공원에서 해맑게 뛰며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그 모습은 평소 유기견에게 관심이 없던 이들도 유기견에 관심을 갖게 하고, 편견 때문에 멀리 했던 사람들에게도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한다. 편견에 가려 그들의 본 모습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동정심을 유발시키기 보단 직접 마주해 ‘그렇지 않음’을 알려준다. 종이 판넬을 세워두고 공원에서 만나는 간단한 방식이지만 소비자입장에서 바라보는 그 자연스러움은 자신의 반려견이 되었을 때의 상황으로 감정이입을 하기에 충분한 것이다.

 

보이지 말고 느끼게 하라

유기견과 유명인들이 찍은 화보나 동물보호센터에 자원봉사를 가는 등의 기존의 방식들은 그들이 돌봐줘야 하는 존재임을 알리고,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줘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하지만 유명인과 찍은 아름다운 화보는 그저 아름다워 보일 뿐이고, 동물이 처한 끔찍한 상황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보는 순간 문제점을 알리고 감정에 호소하지만 그때 뿐인 경우가 많다. 즉 사람들에게 와 닿지 않는다. 그런 점과 비교했을 때 위의 사례들은 더 적극적으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그들의 존재 가치를 보여주고 알려준다고 할 수 있다. 바로 옆에서 그들의 가치를 느낄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유기견들이 수동적으로 자신을 구원해주길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자신의 가치를 알리는 방법들이다.

 

반려견, 자연스레 다가가기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수는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유기동물도 많아지고 있다. 보호소에 맡겨도 10일 이내에 입양되지 않으면 안락사되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말했듯이 그들의 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무조건적인 사랑을 기다리는 부담스러운 존재가 아닌 내 옆에 두고 싶은 소중한 존재로 인식되게 말이다.

서로를 의지하고 함께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이상적인 반려이다. 아끼고 애정을 쏟아 돌봐줘야 하는 생명이지만 그 마음에 불편한 이끼가 끼지 않고 정말 그들이 소중해 보듬어 주고 싶을 때 보다 그들을 위하고 존중할 수 있는 것이다. 스스로를 불쌍하게 여기고 돌봐주기를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보다는 먼저 당당히 손을 내밀며 자연스럽게 다가간다면 그 사랑스러운 손을 뿌리칠 수 있는 자가 얼마나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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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경(Heekyung Hong)|Editor / 사람이 이뤄낸 것들 사이에서, 숨어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 honahss8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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