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감성 지도’, 대중문화로 도시의 감성을 읽다

당신은 지도를 언제 활용하는가?

우리는 보통 어딘가를 여행할 때, 길을 모를 때 지도를 찾아보고는 한다. 통상적으로 ‘지도’의 목적은 물리적으로 우리가 이동할 때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러한 지도의 역할은 끊임없이 변해왔다. 이제는 거리뷰, 위성지도를 통해 우리는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상상을 넘어 직접 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위치에 더해 객관적 사실(역사/ 언제 만들어졌는지 등)인 여행정보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실시간 거리 영상, 실시간 SNS와 연동되어 장소를 바라보는 다른 관점도 생겨났다. 하지만 이러한 지도는 늘 ‘현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지도에 나오는 장소를 보는 관점 역시 현재에 주로 머물러 있다.

오늘은 이러한 ‘현재’에 머무른 지도가 아닌, 대중문화가 장소를 중심으로 레이어드되면서 시간의 한계를 넘어 도시의 감성을 나타내는 지도, 이른바 “도시 감성 지도(Emotional City Map)”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알아보고자 한다.

 

새로운 지도, 도시 감성 지도(Emotional City Map)

I 도시 감성 지도(Emotional City Map)
문학작품, 음악 등의 대중문화를 통해
그 도시에 대한 지식보다는 감성을 표현하는 지도
  • 당신의 상상 속 그 시대 런던은 어떠한가요?, ‘Mapping Emotions in Victorian London’

Mapping Emotions in Victorian London 프로젝트는 스탠퍼드 대학교의 한 연구팀이 데이터 마이닝을 통한 디지털 기술을 빅토리아 시대 문화 분석에 활용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그들은 ‘문학 지도’를 완성하기 위해 책을 데이터로 활용하였는데, 167개의 장소가 나타난 1,402 권의 문학작품을 바탕으로 문학 작품과 문학 작품에 나타난 장소 간의 관계를 지도로 표현하였다.

victorian london

victorian london2

‘Mapping Emotions in Victorian London’은 사용자들이 사진과 역사적 데이터를 통해 아카이브를 구성하는 Historypin이라는 플랫폼에 적용되어 있다. 때문에 익명의 독자들이 책을 읽고 업로드한 문단을 중심으로 지도가 구성되어 있으며, 총 4,363개의 문단은 ‘Dreadful London’, ‘A day in the life of Old London’ 등 몇 가지의 카테고리로 나뉜다. 지도에는 문학작품에 나타난 장소들이 핀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예를 들어 ‘The British Museum’이라는 장소를 클릭하면 총 20개의 핀이 있다. 그 각각의 핀을 클릭하면 20개의 문단이 각기 다른 문학작품으로부터 참조되어 있다. 각각의 핀은 대영박물관에 대한 묘사, 주인공이 느끼는 대영박물관 등 그 장소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문학작품을 통해 현재의 독자들도 그 시대의 런던을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당시 유명했던 제인 오스틴, 찰스 디킨스 등의 작가 별로도 검색해 볼 수 있다. 그들이 쓴 각기 다른 책의 다양한 문단은 런던의 날씨부터 사람들의 걸음걸이 등의 생활 방식까지 묘사하고 있다. 몇 개의 문단들이 시간의 한계를 넘어 각각의 장소에 레이어드되어 있고 그 속에서 독자들은 19세기 런던을 느낄 수 있다.

보통 지도는 현재의 사실만을 기록한다. 사용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지 않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러한 Literacy Embedded Map의 경우, ‘런던’이라는 장소를 중심으로 시간의 한계를 넘어 19세기 문학작품과의 관계로 살펴봄에 따라 런던을 이해하는 폭을 넓히고 있다. 또한, ‘~했을 것이다’라고 가정해왔던 그 시대 생활상에 대한 가설들을 문학 작품의 데이터마이닝을 통해 새롭게 확인할 수 있게 한다.

  • 뉴욕을 음악으로, 음악을 뉴욕으로 느끼고 싶다, ‘NYC Music Map’

뉴욕은 미국을 넘어 세계적인 문화의 중심지이듯 유독 뉴욕을 소재로 한 음악도 많다. 제목이나 가사에서 뉴욕을 듣게 되면 우리에게 연상되는 ‘뉴욕 이미지’가 존재한다. 아마 그 때문에 많은 아티스트들은 뉴욕에서 영감을 얻고 그 영감을 나누기 위해 음악으로 표현했을 것이다. NYC Music Map은?Constantine Valhouli라는 부동산업자가 시작한 프로젝트이다. Google Map을 플랫폼으로 활용하여 우리가 들어왔던 수많은 뉴욕에 관한 노래들을 핀으로 표시해놓고 있다.

nyc music map

la music map

그는 음악으로 ‘뉴욕’이라는 장소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있다. 서로 다른 장르/ 시대 배경을 갖고 있는 음악을 지도상의 거리들에 겹겹이 쌓아올리면서 그 안에 녹아든 ‘뉴욕’이라는 장소적 특징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뉴욕에 관한 음악’을 찾고 싶다면 위키피디아에서 찾는 편이 더욱 빠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도 상에 음악을 레이어드하면 특정한 동네에 여러 가수들의 곡이 모여있다던지, 특정 거리(street)에 특정 시대 음악이 몰려있다던지 하는 새로운 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뉴욕을 중심으로 지도 상에 음악을 레이어드함으로써 음악이 표현하고 있는 ‘뉴욕 감성’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현재는 뉴욕뿐만 아니라 로스앤젤레스 주변을 소재로 한 음악도 핀으로 표시해 놓고 있다. 또한 참여를 원하면 그의 메일 주소를 통해 내가 찾은(현재의 NYC Music Map에는 없는) 뉴욕에 관한 노래를 제보할 수 있다.

 

도시 감성 지도, 대중문화로 그 도시만의 감성을 읽다.

도시 감성 지도의 가장 큰 장점은 대중문화를 통해 특정 도시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한 가지 분야의 정보만 가지고 있을 때보다 연결 고리가 있는 다른 분야의 정보를 함께 가지고 있을 때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도시 감성 지도 역시 문학이면 문학, 음악이면 음악, 여러 정보가 쌓임으로써 ‘도시 감성’을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첫 번째 사례 ‘Mapping Emotions in Victoria London’의 경우, 한 권의 책을 읽을 때 단편적으로 이해했던 당시 런던을 입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한 명의 주인공, 한 명의 작가의 관점에서 발견한 런던의 모습이 아닌, 여러 명의 눈으로 바라본 그 당시 런던의 모습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Data Mining Crowdsourcing으로 시간의 한계를 넘다.

첫 번째 사례는 일부 Data Mining을 활용했지만 위의 두 사례 모두 기본적으로는 Crowdsourcing을 통해 도시 감성 지도를 완성하고 있다. 각각의 사례는 문학과 음악이라는 하나의 장르만을 통해 도시 감성 지도를 채우고 있다. 하지만 그 근간이 되는 crowdsourcing이 여러 장소에 대해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진다면 도시 감성 지도의 활용 범위가 더욱 넓어질 것이다.

내가 느끼고 싶은 도시에 내가 좋아하는 대중 문화 분야를 레이어드할 수만 있다면 나만의 도시 감성 지도가 완성될 것이다. 누구나 전할 수 있는 객관적 사실이 아닌 내가 느끼고 싶어하는 감성위주로 편집된 지도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실제로 특정 지역을 방문할 때 그 지역을 다른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자료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베이스만 갖추어진다면 방문객들의 취향에 따라 지도를 완성할 수 있고, 이는 지역을 이해하는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 당신이 런던의 세인트 폴 대성당에 도착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대성당의 역사를 읽고 있을 때 당신은 19세기 한 작가가 쓴 당시의 대성당 모습을 읽고 있다면 감회가 새롭지 않겠는가.

또는 실제로 도시를 방문하지 않아도 내가 있는 곳 어디에서든 도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도시 감성 지도는 보고 찾아가기 위함이 아닌 도시 감성을 느끼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어디서든 시간축을 뛰어넘어 그 도시의 감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앞으로 우리는, 보고 찾아가기 위해서가 아닌, 나만의 런던 감성을 찾기 위해 지도를 보게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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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최지은(Jieun Choi)│KEEP DREAMING. 세상을 꿈꾸게 하는 가치, 그 가치를 만드는 트렌드를 전합니다./feliciajie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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