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한 발 더 나아간 예방책을 필요로 하다, ‘Backup족’

임원은 비서가 있지만 신입사원은 비서가 없다?

임원과의 회의시간. 신입사원의 걱정은 회의가 끝나는 시간부터 시작된다. 회의록 때문이다. 내가 휘갈겨 쓴 글씨는 알아보지도 못하겠고 어떤 단어는 쓰다가 말았다. 같이 회의에 참석했던 선배님께 “A는 B로 하기로 했었죠?” 라고 물어보면 “응? A는 C로 하기로 하지 않았어?” 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신입사원은 소위 말하는 멘붕, 혼란 상태에 빠진다. 회의록을 작성해서 공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입사원은 생각한다. ‘아! 나도 비서가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놓치는 부분을 챙겨줄 비서…!’

회의에서 100% 집중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요즘에는 아예 회의 중에 노트북을 들고 들어가 모조리 기록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 경우에는 회의를 한다기보다는 회의 내용을 받아적는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알맞다. 이렇게 우리의 회의는 언제나 완벽하지만은 않다. 회의에 집중하는 동안 내가 놓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예방책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남들보다 한 발 더 나아간 예방책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Backup족’

Backup은 영어로 예비, 지지(Support)의 뜻을 가진 단어이다. Backup족은 남들보다 한 발 더 나아가 걱정하고 그 불안요소를 가능한 모두 차단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보통 사람들은 ‘이것까지?’, ‘굳이?’ 라고 생각할 만한 일들까지 미리 예방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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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은 ‘열쇠를 잘 갖고 다니자’에서 끝날 걱정을 Backup족은 한 단계 더 나아가 걱정을 하고 그 예방책을 마련해두고자 한다. 즉 Backup족은 자신이 불안하게 생각하는 순간이나 요소에 대해 가능한 모든 리스크를 관리하여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한다.

  • 회의 중 메모는 잠깐 잊으셔도 좋습니다, ‘New York Times Listening Table’

수많은 회의 중에서 내가 100% 집중하고 있는 회의가 얼마나 될까? 회의 내용은 놓치고 싶지도 않으며, 놓쳐서도 안된다. 하지만 늘 받아 적느라 아무런 아이디어도 얘기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반대로 메모도 하지 않고 아이디어를 내는 데에만 집중하기에는 내 기억력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New York Times는 회의 테이블을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했다. 그들은 회의 참석자들의 손을 자유롭게 만들어 회의에 집중하게 해 줄 smart conference table을 만들었다. 회의 참석자들이 Listening Table에 앉아 회의를 하는 중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두드리면 회의 내용이 자동으로 북마킹되기 때문이다. 회의 중 중요한 아이디어가 나오거나 안건이 나오는 경우 이렇게 북마킹해두어 추후에 내용을 텍스트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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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ening Table은 아이폰의 시리처럼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하여 만들어졌다. NYT Labs는 이 테이블이 음성 인식을 할 뿐만 아니라 회의 내용 중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기를 원했다. 그래서 누군가 북마킹기능을 이용하면 북마킹 30초 전/후를 텍스트화하여 추후에 그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한 북마크에서 키워드는 무엇이고 어떠한 내용이 있었는지 요약해서 보여줌으로써 단순히 글로된 대본을 제공하는 것과는 차별화 포인트를 두었다. 즉, Listening Table은 단순히 ‘기록’에 중점을 두었다기보다는 중요한 순간을 요약하여 ‘이해’를 도움으로써 혹시 모를 추후의 상황에 대비하여 ‘예방책’을 제시한다.

Listening Table은 회의 내용을 4주 이상 기억하지 못하도록 설정되어 있다. 산업 스파이 등 회의 내용의 기밀성을 보장하기 위해서이다. 영구적으로 보존되지는 않지만 그때 그때 회의 메모 중 빠트린 메모를 체크하거나 아이디어를 낸 사람, 안건의 디테일한 내용이나 뉘앙스 등을 체크하는 데에는 유용하다. 이는 회의 중 디테일한 내용까지도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 Backup족의 업무를 돕고, 그들을 서포트할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다.

  •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한 열쇠가 없는 순간, ‘Open Sesame!’

사실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문이 디지털 도어락으로 바뀐지 한참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열쇠로 여닫는 현관문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해외의 경우 디지털 도어락이 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아날로그 방식의 문에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열쇠이다. 언제나 갖고 다니던 열쇠를 어느날 가져오지 않았다면? 시간도 늦어 열쇠 수리공을 부를 수 없다면? 이렇게 ‘혹시 모를’ 난감한 상황을 대비하여 Sesame가 만들어졌다.

Sesame를 문의 열쇠 장치에 부착하면 설치는 끝난다. 이후부터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조작하면 된다. 스마트폰을 터치함으로써 열 수도 있지만 “Open Sesame”(“열려라 참깨”)라고 말함으로써 열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나만의 문 두드리는 패턴을 만들어 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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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ame는 내가 열쇠를 가지고 나오지 않았을 때 Backup Plan의 성격을 띤다. 열쇠가 Plan A라면 Sesame는 열쇠가 없을 때의 Plan B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상 생활 속에서 자신이 무언가를 잊어버릴까봐 예방책을 만들어 두고 싶은 Backup족이라면 Sesame의 도움을 보다 편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Backup족이 필요로 하는 것들

Backup Plan을 필요로 하는 Backup족이 등장한 이유는 현대 사회가 너무 복잡해져서이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그들이 많은 데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많은 것들에 신경을 쓴다는 의미는 그 ‘많은 것들’이 모두 그들에게 의미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들은 모든 위험을 차단해 줄 무언가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놓쳤을 때의 예방책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We can BACK YOU UP!

Backup족은 상황이나 특성에 따라 원하는 것이 모두 다르다. 하지만 공통점은 Backup족을 위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자신이 놓칠 것 같은 순간에 알아서 도움을 제공하길 원한다는 점일 것이다. 그럼으로써 그들이 놓칠 가능성이 있는 것들에 대해 하나라도 덜 신경쓸 수 있기 때문이다.

Backup족은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나타날 수 있다. 회사원이 될 수도 있고 가정주부도 될 수 있으며, 예술가도 될 수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무언가 예방책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다른 특성과 라이프스타일을 가진다. 회사원은 회의, 가정주부는 집안일처럼 모두 중요한 일이 다르다. 이처럼 Backup을 원하는 사람들의 특성을 파악한다면 Backup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특성을 가진 Backup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의 일상을 잘 관찰할 필요가 있다. 유저시나리오를 쓰듯이 그들이 향유하는 순간순간을 관찰하고, 그들에게 중요하지만 디테일을 놓칠 수 있는 부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Backup족의 형태와 특성이 다양한만큼 Backup해 줄 제품이나 서비스도 무궁무진하게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는 순간, Backup족을 만날 수 있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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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최지은(Jieun Choi)│KEEP DREAMING. 세상을 꿈꾸게 하는 가치, 그 가치를 만드는 트렌드를 전합니다./feliciajie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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