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그리고 다 같이, 2세대 디지털 노마드의 탄생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전화벨 소리와 타자소리, 얼마나 마셨는지 굴러다니는 커피컵, 환기는 언제 시킨 건지 코를 메우는 갑갑한 공기… 떠나고 싶다, 나도 자유롭고 싶다 –

대다수가 실내 사무실에서 9시간 이상 근무하는 하는 한국인에게 “디지털 노마드”는 선망의 대상이다. 내 능력껏, 내가 원하는 곳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다니! 설사 부러워해보진 않았더라도 날씨 좋은 날이면 노트북을 들고 잔디밭에 앉아 즐겁게 일을 하거나, 햇빛 드는 까페에 앉아 일을 하고 싶은 욕구를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디지털 노마드는 홀로 떠도는 유목민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이러한 상상 속의 디지털 노마드의 모습은 혼자 노트북을 안고 일을 하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디지털 노마드의 개념이 “유목민”이라는 단어에 빗대어 소개된 탓인지, 우리들의 머리 속에서 늘 디지털 노마드들은 혼자 일을 하고는 있다. 그런데 최근, 그 편견을 깨고 있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등장한 “Teleport”나”Nomadlist”는 이러한 새로운 흐름의 전초를 보여주는 서비스였다고 할 수 있다. 이 서비스들은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서비스들은 물론 물가, 날씨, 인터넷 연결 환경 등 이들이 정착하기 가장 좋은 장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가장 싼 비행기 티켓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2

 

 

함께 공유하기 시작한 디지털 노마드

그런데, 우리들이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들이 정보를 제공하는 ‘일방향 서비스’ 라고 할 수 있다면 이를 넘어서 서로 모여 정보를 주고 받는 ‘쌍방향’ 교류를 하거나 협업을 하는 사람들이 등장했다는 부분이다. 이제 누구보다 개인주의적이었던 디지털 노마드들 중에서도, 서로 모여 각자의 지식과 정보가 담긴 ‘경험’을 공유하고, ‘시간’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 ‘경험’을 공유한다, “#nomads”

3

본인이 디지털 노마드이면서 디지털 노마드들을 위한 정착 도시 정보를 제공하는 Nomadlist의 창립자인 Pieter Levels가 Slack에 개설한 온라인 커뮤니티 #nomads는 디지털 노마드들을 위한 정보 공유 커뮤니티이다. 이 곳에서는 디지털 노마드의 삶에 대한 다양한 주제로 토론과 정보 교류가 이루어진다. 작년 11월에 개선된 이후 2500명의 회원들이 가입했으며 신규 회원에 경우 가입 시 30달러를 지불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매달 100명 이상이 가입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이 곳에서는 디지털 노마드들 사이에서 유명한 전 세계 도시에서부터 일거리, 거주지 정보, 항공권, 스타트업 등의 정보들이 각각 하나의 채널로 개설되어 수백가지의 채널 안에서 의견과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다. 실시간 정보 공유를 제외하고라도 이 커뮤니티가 특별한 이유는 이 커뮤니티를 통해 디지털 노마드들이 오프라인으로 만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은 커뮤니티 안에서의 번개모임을 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 도시에서 “디지털 노마드 밋업”이라는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 행사에서는 기존 디지털 노마드인들의 오프라인 만남을 도모할 뿐만 아니라 이들의 생활에 관심이 있어하는 사람들에게도 디지털 노마드로써의 삶을 전파하고 있다.

  • ‘시간’을 공유한다 “Hoffice”

각종 “디지털”기기로 무장한 디지털 노마드들이기에 인터넷 상에서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정도는 당연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소개할 Hoffice는 인터넷 공간을 넘어 업무 시간까지도 공유한다.

캡처4

Hoffice는 업무 공간을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이다. 서비스에 가입 하면 내가 위치한 지역에서 여러 조건을 활용하여 내게 맞는 최적의 업무공간을 찾을 수 있다. 참여는 모두에게 열려 있을 수도 있지만 주최자가 새로운 구성원을 찾을 때만 참여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이 정도 수준에서 그친다면 단순히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공간을 공유하는 것에 불과하겠지만 Hoffice는 여기서 좀 더 나아간 서비스를 제공한다. 바로 업무 시간과 휴식 시간을 관리해주는 것이다. 업무시간 45분, 휴식시간 15분, 식사시간 1시간이라는 규칙적인 시간 패턴으로 참여자들의 시간을 관리해준다. 혼자서 일하는 상황보다 함께 한다는 점이 하루 목표 달성에 힘을 실어줄 뿐만 아니라 하루 업무가 종료된 후와 휴식시간, 식사시간에도 참여자들과 교류할 수 있다.

 

사무실을 떠난 그들이 다시 모이는 이유

자유와 영감을 찾아 떠난 디지털 노마드들이 모이는 현상은 모순처럼 느껴진다. 왜 이들은 왜 ‘공유’를 시작하며 모이기 시작한 것일까? 물론, 외로워서라는 말도 답이 될 수 있겠지만 이들이 이렇게 모이는 현상에는 좀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자유를 찾아 사무실을 떠났다고 하지만, 이들이 무작정 여유만을 즐기는 것은 아니다. 일과 생활간의 균형점을 찾아 떠난 이들이기에 업무 환경은 무엇보다 중요하며 생산성 역시 크게 고려된다. 원격근무를 하는 사람의 경우 집중이 되는 업무 환경을 찾기 힘들다. 그렇다고 생활 공간인 집에서 일을 하자니 일과 생활이 분리되지 않을뿐더러 가족들과의 마찰이 있을 수 있다. 더욱이 혼자 있을 때 생산성과 집중력이 높아지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무런 상호작용 없이 혼자 일하는 것이 지옥 같은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시간과 장소의 공유를 통해 규칙적인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업무를 함께 하는 것은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창조적인 영감을 이유로 디지털 노마드가 된 사람들도 ‘공유’라는 흐름에 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언뜻 보면 누구보다도 자유롭고 개인적이라 공유라는 흐름에 참여하지 않을 것 같은 이들은 ‘소통’을 위해 공유의 흐름에 참여하고 있다. 아이디어는 혼자 앉아서 고민하고 있을 때보다 보다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할 때 생겨난다.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들과의 만남 자리는 여행 말고도 이들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새로운 통로가 된다. 이렇듯 ‘공유’라는 흐름은 이들이 디지털 노마드가 된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20세기 말 처음 소개된 이후로 디지털 노마드들은 그들만의 생활 방식을 발전 시켜올 충분한 시간을 가져왔다. 약 16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들이 내린 답은 “홀로 그리고 다 같이” 인 셈이다.

 

홀로 또는 다같이, 디지털 노마드의 미래

개인주의적인 특성과 ‘공유’라는 흐름은 디지털 노마드의 행동 양식에 “홀로 그리고 다 같이”라는 사고방식을 갖은 새로운 집단을 만들어냈다. 앞으로 이러한 생활 방식이 퍼져감에 따라 두 가지 형태의 새 노마드들이 탄생할 것이다.

첫 번째는 “노마드 포인트 순례자”다.

이들은 주로 이제 막 디지털 노마드가 된 ‘초보자’들이며 주로 개인 단위로 활동한다. 디지털 노마드들을 위한 커뮤니티가 활성화됨에 따라 더욱 많은 정보들이 공유될 것이다. 이제 막 노마드 생활을 시작하는 이들이 생전 가보지도 않은 장소에 무턱대고 정착하기란 도박과도 같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미 정착지로 유명한 도시나 다른 사람들이 추천한 도시들만을 떠돌아다니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사람들이 이미 개척해 둔 장소 리스트 안에서 노마드 생활을 시작하기에 그들의 행태는 ‘노마드’라기 보다 유명 명소를 돌아다니는 ‘순례자’에 가깝다.

이러한 순례자의 모습은 특히 디지털 노마드가 자리잡지 않은 한국인들에게서 많이 나타날 수 있다. 활성화된 디지털 노마드 커뮤니티에서 폭발적으로 쌓이는 업무환경과 물가, 세금, 기후 등의 정보를 더욱 세분화하여 분류한 후 순례자를 위한 코스 정보를 제공한다면, 이들은 정보를 쉽게 받아들일 것이다.

두 번째는 “뜻밖의 유목민족”으로 노마드 포인트 순례자들과는 다르게 소수 집단으로 활동한다.

스타트업 도전과 같은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적게는 2명에서 많게는 10명에 이르기까지 단어 그대로 하나의 소수 ‘족’을 구성하며 노마드의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이다. 1인 스타트업이나 스타트업을 목적으로 커뮤니티에서 모여 원격으로 협업하는 디지털 노마드와 뜻밖의 유목민족이 다른 점은 이들이 오프라인 공간에서 먼저 만났다는 점이다. Hoffice와 같은 시간, 공간 공유 서비스가 늘어나 오프라인에서 교류하는 노마드들이 많아진다면, 서로 공통된 비전을 가진 사람들끼리 만나게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들이 공통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장기 프로젝트 팀을 결성하게 되어도 각자 다른 도시에서 왔기에 한 곳에 정착하기 힘들게 되고, 결국 함께 노마드 생활을 하게 되어 뜻밖의 유목민족이 된다. 공동의 목표를 가진 소수가 모여 최적의 업무 환경을 찾아 돌아다니게 되니 진정한 의미의 “유목민”이라 할 수 있겠다.

현재까지의 정보 제공 서비스나 커뮤니티는 이용자가 ‘개인’이라는 가정 하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뜻밖의 유목민족을 고려하여 소규모 그룹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많은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들뿐만 아니라 소규모 업체나 사무실을 줄이고 원격근무를 지향하는 기업들의 욕구도 채워줄 수 있다.

 

한국에서도 움트기 시작한 2세대 디지털 노마드

다른 동아시아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안정된 삶을 추구하고 조직 생활을 중요하게 여기는 특성상 한국 사회에서 디지털 노마드가 트렌드로 자리잡기는 쉽지 않다. 그 동안은 자발적인 디지털 노마드 뿐만 아니라 재택근무로 대표되는 비자발적인 디지털 노마드도 찾아보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정규직보다는 프로젝트성으로 투입되는 프리랜서를 필요로 하는 사회 구조와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짐에 따라서 디지털 노마드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Nomad List에서 주최하는 네트워킹 모임인 “디지털 노마드 밋업 인 서울”이 열렸을 정도로 디지털 노마드들의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태이다. 비록 출발은 늦었지만 새로 등장한 노마드들의 새로운 사고 방식과 한국인들의 특성을 결합해 한국만의 특색 있는 디지털 노마드 시장을 열어낼 수 있다면, 서양의 디지털 노마드 뿐만 아니라 아직은 보기 힘든 아시아의 디지털 노마드들까지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거대한 시장이 열릴 것이다.

Categories

About

트렌드인사이트는 마케팅 트렌드 미디어 그룹으로, 보다 세분화되는 미래 마켓에 대비해, 변화의 시발점인 마이크로트렌드의 징후들을 캐취하고 이를 타겟, 전략, 스타트업 기업이나 상품 사례 등을 통해 비지니스 관점으로 풀어내어 마이크로마켓 인사이트를 웹사이트,SNS,디지털매거진으로 제공합니다

Trend Insight :: 마이크로트렌드부터 얻는 마케팅, 비즈니스(사업) 아이디어 영감 © 2017 티아이미디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