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불안감을 해소하는 ‘모두의 플랫폼’에 주목하다

#최근 서울시의 여성 안심 귀가 서비스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서울시의 약 25개 자치구에서 실시되고 있는데, 밤 10시부터 1시까지 귀가길이 무서운 여성들을 안전하게 데려다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대개 동네를 잘 아는 2인 1조의 중년 여성들로 구성된 스카우터가 밤 늦게 귀가하는 여성들의 안전을 보호하고 있다. 밤 늦은 귀갓길은 상당히 많은 범죄가 일어나는 배경이 되며, 특히 여성들은 그러한 상황에서 상대적 약자이며 범죄에 노출되기 쉽다고 여겨진다. 서울시는 이 밖에도 여성 안심 택배 보관소나 여성 가구 홈 안심 서비스 등 다양한 여성관련 안전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고 있다.

 

사회적 불안함을 공감하고, 함께 모여 변화를 시작하다.

불안함이라는 감정은 내가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감정이다. 이러한 불안함에는 개인이 해결 가능한 불안함이 있고, 개인 혼자만의 힘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경우가 있다. 후자의 경우, 대개 사회가 복잡화 및 거대화되면서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어 생기는 ‘사회적 불안함’이다. 서울시 여성 안심 귀가 서비스는 이러한 사회적 불안함을 공감하고, 사람들이 모여 해결하고자 노력한 사례로 볼 수 있다. 밤 늦은 귀갓길을 불안해하는 여성들이 주 축이 되어 서비스를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최근 ‘사회적 불안함에 공감하여, 우리가 함께하면 이를 해소할 수 있다’는 코드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다양한 상황에서 느낄 수 있는 사회적 불안함을 매개로 모이고 있다. 이들이 모이는 이유는 사회적 불안함을 유발하는 특정한 상황에 대해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임으로써 그 해결책도 가장 잘 찾을 수 있고, 가장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와 더불어 각종 디지털 기술의 발달 역시 불안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모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술은 이들이 불안한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만드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따라서 더 이상 제도가, 사회가 먼저 바뀌길 바라는 것이 아닌 스스로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머리를 맞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 직장에서도 불안함을 느낀다, 여자이기때문에. ‘In her sight’

남성이 아닌 여성이기 때문에 면접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여자인데 영업 잘 할 수 있겠어요?”이거나 “여자인데 회사 얼마나 오래 다닐건가요?” 등이다. 최근 여성의 고용 비율을 늘리고 직장 내 여성의 권리도 높이고 있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이런 질문을 면접에서 받아야 하고, 또 힘들게 직장에 들어가면 여성 비율은 굉장히 낮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들은 불안함을 느낀다. ‘사회에서의 생존에 대한 불안함’이다. In her sight는 ‘Improving the workplace for women by measuring it’이라는 소개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러한 불안함을 갖는 여성들의 입장에서 생각하여 만든 서비스이다.

in her sight

in her sight2

in her sight4

In her sight는 작년 취준생/직장인 세대에서 핫 이슈였던 잡플래닛과 비슷한 시스템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이다. 익명이 보장되며, 여성 사용자들이 자신이 다니는 직장이 얼마나 일하기 좋은 회사인지 점수를 매겨 공유한다. 다니고 있거나 다녔던 회사를 평가하기 때문에 잡플래닛처럼 직장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다. In her sight만의 특별한 점은 그러한 평가를 통해 특히 여성으로서 얼마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지 짐작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In her sight를 만든 이들은 무엇보다도 이를 통해 점점 사회, 직장 내에서 여성의 권리나 승진 기회 등이 보장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누구에게나 직장생활은 녹록치 않지만, ‘여자라서 그렇지 뭐…’, ‘결혼했으니까 이제 그만 두겠지’ 같은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이 악물어야 할 때가 많은 여자들에게 직장생활은 늘 불안한 것이다. 이러한 불안함은 사회가, 제도가 나서서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그 속도 역시 느리다. 그런 점에서 In her sight처럼 불안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직접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그러한 점을 직접 나서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인다는 것은 ‘불안함 해결’에 있어 큰 의미를 갖는다.

  • 집에 가는 길 말고, 집에 가는 ‘밝은’ 길을 찾아줘. ‘Rudder’

버스 정류장에 내려서, 지하철 역에 내려서 집에 걸어가는 길은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밤 늦은 시간 집에 걸어가면서 무섭고 불안한 경험은 없었는가. 필자의 경우, 지하철 역에 내려 버스를 5-10분 정도 타야 집 앞에 도착한다. 걸어가면 15-20분 거리다. 하지만 버스가 지하철보다 일찍 끊기기 때문에 가끔 늦게 집에 올 경우 지하철에서 내리면 버스가 없어 난감하다. 가뜩이나 사람도 없는데 좀 밝은 길 없을까? Rudder는 이러한 ‘사회적 치안에 대한 불안함’에서 시작한 애플리케이션이다. 목적지까지 가장 빠른 길을 알려주는 여느 지도 애플리케이션과는 다르다. Rudder는 목적지까지 가장 밝은 길을 추천해주기 때문이다.

rudder

rudder2

Rudder는 길이 어두우면 심리적으로 더 무서움을 느끼고, 밝으면 상대적으로 불안함이 덜 하다는 것을 잘 활용하였다. 이를 통해 ‘치안에 대한 불안함’을 느끼는 사람들의 사회적 불안함을 덜어주었다고 볼 수 있다. 아직 베타 테스트 중인 이 애플리케이션은 현재 미국의 여러 도시의 가로등과 같은 전력 장비에서 얻을 수 있는 데이터를 축적하여 목적지를 선택하면 가장 밝은 길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Rudder를 만든 이들은 가장 밝은 길을 추천함으로써 특히 성폭력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지역을 밤 늦게 돌아다녀도 안전한 지역으로 탈바꿈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Rudder처럼 사회적 불안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직접 디지털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사람들의 불안함을 해소하고 안전함을 제공하는 데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사회적 불안함을 공유하고 해결하는 ‘모두의 플랫폼’에 주목하다. 

사람들은 ‘다양한 상황에서 마주하게 될 사회적 불안함을 공감/공유하여 사회를 변화시키자’는 코드를 갖기 시작했다. 이들은 단순히 불안함을 해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한다. In her sight를 통해 디지털 상에서 모여 여성의 ‘사회에서의 생존에 대한 불안함’을 해결하고자 하고, Rudder를 통해 전력데이터를 활용하여 ‘사회적 치안에 대한 불안함’을 공유하여 범죄를 예방하고자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들은 기술을 통해 불안함을 공유하고 나아가 해결 방법을 찾고 있다. 디지털 기술은 특정한 사회적 불안함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이는 바탕이 될 뿐만 아니라 데이터처럼 그 기술을 활용해서 직접적으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복잡해지는 사회에서는 범죄, 질병 등 개인의 범위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사회적 불안함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할 것이다. 그 바탕에는 불안함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대적 약자의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기술이 있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술은 그렇게 모인 사람들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 관리 및 분석을 통해 사회적 불안함의 원인부터 찾아내어 해결책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점차 다변화되는 사회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상대적 불안함으로 고민할 것이다. 이들은 머리를 맞대고,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불안함을 해결하고, 사회를 변화시켜 나갈 것이다.

The following two tabs change content below.

최지은

최지은(Jieun Choi)│KEEP DREAMING. 세상을 꿈꾸게 하는 가치, 그 가치를 만드는 트렌드를 전합니다./feliciajieun@gmail.com

Categories

About

트렌드인사이트는 마케팅 트렌드 미디어 그룹으로, 보다 세분화되는 미래 마켓에 대비해, 변화의 시발점인 마이크로트렌드의 징후들을 캐취하고 이를 타겟, 전략, 스타트업 기업이나 상품 사례 등을 통해 비지니스 관점으로 풀어내어 마이크로마켓 인사이트를 웹사이트,SNS,디지털매거진으로 제공합니다

Trend Insight :: 마이크로트렌드부터 얻는 마케팅, 비즈니스(사업) 아이디어 영감 © 2017 티아이미디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