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s-serif

Aa

Serif

Aa

Font size

+ -

Line height

+ -
Light
Dark
Sepia

남이 만든 실수에 얹혀가는, Error Spot 광고

경희야, 넌 그래서 OOO이 답이거든~!

작년 한 해 가장 화제가 되었던 광고 중 하나는 바로 ‘배달통’ 앱 광고이다. 경쟁사인 ‘배달의 민족’ 바로 옆에 광고를 함으로써 그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배달의 민족’ 전속 모델인 류승룡이 “경희야, 넌 먹을 때가 제일 이뻐” 라고  하는 순간, 바로 옆에서 ‘배달통’ 이 “경희야, 그래서 넌 배달통이 답이거든” 이라고 받아친다. 배달통은 경쟁업체를 일부러 패러디할 뿐만 아니라 광고의 위치 또한 바로 옆 자리를 공략하여 경쟁업체가 갖고 있던 노출도를 일부 가로채는 전략을 취했다. 즉 남이 만든 광고에 내 광고를 비치함으로써 어느정도 얹혀가는 효과를 노렸던 것이다.

우리는 남들이 하는 실수를 용납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내가 한 행동은 실수라고 작게 보아 넘어가고, 남이 한 실수는 크게 보아 확대해석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가끔 남의 실수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혹시 남이 한 실수를 내가 이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는가? 남이 한 실수를 광고에 활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이렇게 남이 만든 실수를 광고에 활용하여 얹혀가는 효과를 노린 광고가 등장하고 있다.

Error Spot 광고 캠페인의 등장


Error Spot 광고

남이 만든 실수(Error)가 발생한 곳(spot)을 활용하여 기업의 제품 혹은 서비스의 혜택과 연결하고 알리는 광고 기법


스니커즈의 Epic Fail Campaigns

snickers-ooh-hed-2015

최근 초콜렛 브랜드 스니커즈는 뉴욕시에 있는 각종 디자인 결함이 있는 장소, 사람들의 실수로 인해 모순이 생긴 장소 등을 택하여 캠페인 장소로 활용하였다. 디자인 결함이 있고, 실수가 드러나 있으며 모순이 발생한 장소와 스니커즈가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인지 처음에는 의아해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내세운 슬로건을 읽고 잠시만 생각하면 이들이 얼마나 영리하게, 은근슬쩍 위의 장소들과 스니커즈를 연결하고 있는지 알게된다. 슬로건은 바로 “You make mistakes when you’re hungry.” 이다. 즉 배가 고프면 위와 같은 실수를 하게 된다는 의미로서, 이처럼 어이없고 창피한 실수를 막기 위해서는 스니커즈를 필요함을 전달하고 있다.

snickers-stickers-ooh-1

snickers-stickers-ooh-2

snickers-stickers-ooh-3

snickers-stickers-ooh-4

snickers-stickers-ooh-5해당 장소들은 Epic Fail이라고 불리는 엄청나게 부끄럽고 창피한 실수가 발생한 곳들이다. 손잡이와 열쇠가 겹쳐져서 제작되어 둘 중 하나도 제 역할을 못하는 문, 7층이라고 써있는 스티커가 붙여져 있는데 자세히 보면 하단에는 8층으로 쓰여져있는 스티커, 자전거가 갈 수 있다고 화살표 표시가 되어 있는데 정작 자전거는 절대 갈 수 없는 길, 들어가라는 표시와 들어가지 말라는 표시가 동시에 붙여져 있는 문, 내려가는 곳인데 손잡이는 오히려 더 높이 제작된 곳 등이다. 얼핏 보면 별 의미 없이 버려질 수도 있는 장소인데 이런 곳들만 모아서 “사람들이 어디가서 말하기 힘들 정도로 창피한 실수를 한 곳” 으로 개념화하고, 이렇게 사람들이 실수한 곳을 들춰내어 제품의 혜택과 연결하는 접근은 신선하다.

하지만 동시에 위험하기도 하다. 창의적이기는 하나, 반달리즘 (문화 예술 및 공공 시설을 파괴하는 행위)의 일종이라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캠페인을 집행했던 광고 대행사 BBDO는 스니커즈에서 길과 도로에 부착한 홍보용 스티커는 쉽게 뗄 수 있는 재질로 만들어진 스티커이기 때문에 공공 시설을 해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이 캠페인 자체가 짧은 기간동안 많은 사람들이 접하고, 접한 사람들이 온라인 상에 사진을 업로드 하는 등의 바이럴 효과를 노렸기 때문에 해당 기간이 지나면 스티커를 모두 회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달리즘이라며 일부 비난하는 여론이 있기는 했지만, 스티커를 제작했던 시점부터 이를 예상하고 대비하였기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었다.

Error Spot 광고의 장점

1. 돈이 들지 않는다.

Error Spot 광고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껏해봐야 스티커 제작 비용 정도이다. 남이 만든 실수를 찾기만 하면 따로 매체집행비, 제작비 등이 전혀 들지 않기 때문에 광고주 입장에서는 상당히 매력적인 광고인 것이다.

2. 시간이 적게 든다.

이 광고는 남이 만든 실수를 찾는 순간 바로 광고를 집행할 수 있다. 기획, 제작, 매체선정 및 조율 시간 등 다른 여타의 시간이 전혀 소요되지 않는다. 스티커를 들고 다니다가 Error Spot을 발견하면 즉시 붙이면 끝난다. Error Spot을 찾기까지의 시간은 어느정도 소요되겠지만 사실 주위를 다니다보면 이런 장소는 의외로 많이 있으므로 다른 광고에 비해서는 훨씬 시간을 아낄 수 있다.

3. 얹혀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배달통 광고가 배달의 민족 광고에 얹혀갔던 효과 이상으로 남이 만든 실수에 얹혀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원래부터 존재하고 있던 장소에 스티커 하나만 얹는 것이기 때문에 노력대비 광고 효과가 크다.

Error Spot 광고를 더 잘하기 위한 조건

Error spot 광고를 더 잘 하기 위해서는 2가지를 더 고려해야 한다. 그래야만 뒤탈이 없는, 우리 회사만의 전략으로 만들 수 있다.

1. 공익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광고하기

Error Spot 캠페인은 특정 ‘spot’을 활용한다. ‘Error’에만 집중하다가 해당 ‘spot’이 공적으로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장소임을 잊으면 안된다. 혹은 똑같은 장소라도 해당 장소에 어떤 도구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스티커를 부착하는 방법이 문제가 된다면 스티커가 아니라 표지판, 팻말, 포스트잇 등 다른 도구를 활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2. 우리 기업, 우리 제품만의 광고로 거듭나기

‘Error spot’이라는 것이 우리 회사 말고도 재미있는 실수를 포착한 기업이라면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다. 위의 경우에도 스니커즈 초콜렛 뿐만 아니라 에너지 드링크, 이온음료, 빵이나 과자 등 다른 브랜드에서도 충분히 어울리는 실수이고, 이는 그들도 활용할 수 있음을 뜻한다. 단지 이 첫 시도를 스니커즈가 해서 주목을 받고 있을 뿐, 시간이 흐르면 이 역시 특별한 점이 없어질 것이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우리 회사만이 해결해 줄 수 있는 실수를 찾아야 한다. 장소(spot) 자체를 제품과 연관성이 높은 곳을 찾거나, 제품과 연관성이 높은 실수(error)를 찾는 것이다.

Error Spot 광고, 실수를 ‘채집’하는 단계를 넘어 직접 ‘연출’하는 광고하기

지금까지 다룬 사례는 실수를 발견하는 채집의 수준이었다. 어디까지나 채집이 되어야 광고를 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실수를 직접 만든다면? 실수를 한 것처럼 광고를 내보낸다면 어떨까? 굳이 채집하지 않아도 광고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수를 연출한다는 점에서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은 굳이 채집하지 않아도 되니 번거로움을 덜 수 있고, 광고를 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우연히 실수가 있는 곳에 광고를 했다고 느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