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 속의 나만의 편안한 boundary를 만들다. ‘boundary족’

마음의 스위치를 끄고 싶을 때 

‘아따맘마’라는 애니메이션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비가 오는 날엔 나도 기분이 꿀꿀해. 그래서 마음의 스위치를 꺼.” 비가 와도 불평하지 않고 열심히 등교를 하는 주인공이 불평없이 다닐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설명하는 장면이다. 비가 와서 등교길이 귀찮고 짜증나지만, 자신만의 ‘마음의 스위치’를 끔으로써 어찌할 수 없는 외부 상황과 분리되는,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누구나 이렇게 마음의 스위치를 끄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필자의 경우, 지친 퇴근길 지하철에서 누군가 큰 소리로 떠들어 괜히 짜증날 때, 일하기 싫은 때 상사의 업무 지시 메일이 날아올 때 등인 것 같다. 이러한 순간에는 잠시 나 자신을 외부로부터 떨어트려 놓고 싶다. 물리적으로든, 심리적으로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자신만의 boundary를 형성하고 그 안에만 있고 싶은 순간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내가 선택한 적 없는 외부 상황으로부터 나를 보호하고 싶을 때, 나만의 생각으로 가득차고 싶을 때, 방해받고 싶지 않을 때.

 

아무도 모르는, 나만 느낄 수 있는 boundary를 만들다.

우리는 누구나 나만의 공간을 원한다. 나만의 공간은 내 방, 내 작업실처럼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는 지금까지는 물리적으로 나만이 지낼 수 있고, 나만이 독립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공간을 원해왔다. 나만의 공간은 어떤 특성을 지니느냐에 따라서 만드는 방법이 다양해질 수 있다. 이러한 물리적인 나만의 공간은 mobile office의 형태를 제외하고는 주로 고정된 장소에 존재하여 늘 그 곳에 가야만 나만의 공간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언제 어디서나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특정한 물리적 공간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내가 원하면 그 때마다 자신만의 boundary를 갖고 싶어한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이 존재하는 환경을 선택적으로 수용함으로써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자신은 느낄 수 있는 boundary를 형성하게 되었다. boundary족은 어딘가 물리적으로 이동하지 않고, 어떤 상황이더라도 그 상황을 적극적으로 선택하여 수용함으로써 내가 편한 추상적 공간을 갖고자 한다.

  • 내가 원하는 소리만 듣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Here Active Listening’

우리는 한 공간에 있어도 다양한 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모든 소리가 다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Here Active Listening은 이럴 때 필요하다. Here Active Listening은 말 그대로 내가 듣고 싶은 소리만 듣게 해주는 디바이스이다. 어찌 보면 보청기처럼 보이는 이 디바이스는 마치 이어폰처럼 귀에 꼽고 애플리케이션으로 작동시키면 내가 듣고 싶은 소리만 듣게 도와준다. 그때 그때 내 일상 속의 소리를 디제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 소리가 싫다면 지하철 소리를 낮추고, 라이브 공연장에서 베이스의 소리를 더 크게 듣고 싶다면 내가 직접 그자리에서 믹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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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 Active Listening을 개발한 Doppler Labs는 이 디바이스를 audio curation이라고 설명한다. 청각이라는 감각적 요소의 민감도를 조절한다는 것은 어떤 부분은 둔감하게, 어떤 부분은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함을 의미한다. 마치 DJ처럼, 또는 큐레이터처럼 내가 원하는 소리만을 더 크게 하거나 필요 없는 소음들에 대해서는 둔감하게 함으로써 내 주변 환경에 대한 차별적 수용이 가능하게 한다. 내가 일상 속에서 만나는 수많은 청각적 요소들을 직접 큐레이션함으로써 내가 존재하고 싶은 환경을 직접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 일할 때만큼은 나만의 boundary가 필요해. ‘Saent’

당신이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할 때 얼마나 당신만의 공간을 갖고 몰입하는가. 여기서의 공간은 물리적 공간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당신이 심리적으로 느끼는 공간도 포함한다. 즉 당신이 얼마나 외부의 불필요한 요소들로 인해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당신이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갖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Saent는 갖가지 알람들을 선택적으로 수용하도록 도움으로써 사용자가 몰입하기 편한 boundary를 형성한다. 현대인들에게 중요한 스마트 기기와 connection, 그리고 SNS 등은 시시때때로 사적/ 공적 boundary를 넘나들며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Saent는 이러한 사적/ 공적 connection을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Saent는 다른 스마트 기기와 연결함으로써 boundary를 형성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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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ent를 사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단순히 책상에 놓고 누르거나 돌리기만 하면 된다. 컴퓨터와 연결하여 필요없는 애플리케이션 알람은 모두 알람을 하지 않는 상태로 바꿔 놓을 수 있다. 하지만 때에 따라 중요한 것은 필터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메일에 대한 알람을 꺼 두었다고 하더라도 상사에게서 온 메일 만큼은 알림이 뜨도록 할 수 있다. 또한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특별한 모션을 지정해 두어 간편하게 조작할 수도 있다.

Saent의 좋은 점은 다른 사람들은 모르지만 나만 아는 boundary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사용자들은 물리적으로는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열린 공간에 있을 수 있다. 하지만 Saent를 사용함으로써 내가 맺고 있는 온라인 상의 관계나 온라인 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벤트들을 선택적으로 수용하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내가 몰입할 수 있는 boundary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boundary족, 군중 속의 고독이 아닌 군중 속의 나만 아는 편안함을 찾다.

이렇게 형성된 추상적인 나만의 공간은 물리적인 나만의 공간과는 다른 특성을 갖는다. 보통 누군가 boundary를 갖고자 하여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공간에 있는다는 것은 외부와 소통하기 싫어한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이처럼 물리적 boundary를 갖게 되면 그 역시 불편한 점을 가질 수 있다. 나만의 공간에 있기는 하지만, 누군가와 소통이 필요한 때도 있기 때문이다. 또 현실적으로는 boundary를 만들고 싶을 때마다 외부와 차단된 공간에 있기 어려울 때도 많다.

하지만 boundary족처럼 추상적인 나만의 공간을 갖는다면, 사람들은 나만의 공간과 퍼블릭한 공동의 공간에서 공존할 수 있다. 퍼블릭한 공간에서 boundary족은 열린 사람이자 소통가능한 사람으로 지낼 수 있는 것이다. 이들은 제약 요소가 많은 물리적 고립 공간 대신 언제 어디서나 탄력적으로 외부 환경을 조절하여 boundary를 만들고, 나만의 공간과 퍼블릭한 공간 자체도 탄력적으로 선택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boundary는 Here Active Listening처럼 당연하게 생각했던 보편적 감각을 선택하거나 Saent처럼 특정한 상황에서 구현이 되듯 다양하게 만들어질 수 있다. 사람들마다 마음의 안정감을 느끼고 무언가에 몰입하는 상황이 다른만큼 다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감각의 민감도를 조절함으로써 어린아이들이 잠을 편안하게 들도록 도와주거나 소음때문에 우는 것을 막아주는 도구를 만들 수도 있다. 또는 여러 사람이 지내야 하는 공간에서 특정한 장치를 활용하여 저마다 편안한 boundary를 형성할 수 있다면 단체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할 것이다. 이는 곧 트라우마처럼 심리 치료가 필요한 부분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공간적 특성에 따라 트라우마가 나타나는 것을 추상적 boundary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 이유가 무엇이든,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는 사회에서 나만 아는 boundary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은 늘어날 것이다.

모두가 연결되고, 개방된 사회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때로는 마음의 스위치를 끄고 나만의 공간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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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최지은(Jieun Choi)│KEEP DREAMING. 세상을 꿈꾸게 하는 가치, 그 가치를 만드는 트렌드를 전합니다./feliciajie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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