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낭비’ 해법, 이제 버리지 말고 나누자.

풍요로운 식탁에 숨겨진 이면

2015년 예능은 ‘쿡방(요리법 알려주는 방송)’전성시대였다. 시청자들은 유명 셰프의 레시피에 열광하면서 먹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집에서도 직접 요리를 만들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냉장고를 부탁해’가 눈길을 끄는데, 이 프로그램은 출연진이 자신의 집에 있는 냉장고를 직접 스튜디오를 가지고 와서 냉장고 안에 있는 재료를 음식으로 만들어 셰프들 간 대결을 펼치는 방송이었다.

그러나 화려하고 풍요로운 요리가 차려지는 과정에는 또 다른 모습이 있다. 냉장고는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어떤 식재료들은 요리도 되기 전에 쓰레기통에 버려진다. ‘냉장고를 부탁해’ 프로그램의 한 출연자의 냉장고는 오래되서 곰팡이가 핀 고기가 있으며 유통기간이 지난 재료들로 가득차기도 한다.  이 같은 일은 가정에서도 흔히 일어난다. 실제로 2013년 FAO(United Nations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식량농업기구)보고에 따르면 연간 전 세계적으로 낭비되는 음식물 쓰레기는 약 2억 2200만 톤이라고 한다. 이 양은 아프리카 사하라 남부지역 식량생산량인 2억 3000만 톤과 맞먹는다.  식량자원의 생산과 식품의 운송비용까지 고려하면 막대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 무작정 버리지 말고 나누자.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지 않도록 필요한 만큼 사서 가급적 빨리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버려지는 음식물은 부득이하게 나오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버리기만 하는 것 또한 옳지 않다. 내가 필요없는 남는 재료들이 누군가에게 필요한 식량이 될 수 있다. 버릴 수 밖에 없는 재료들은 한데 모아 타인에게 나눠줄 수 없을까? 바로 다음 제안하는 방법들은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지말고 버려지기 전 잉여 식재료를 모아 공유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 남는 음식을 공유하는 O2O모델

푸드크라우드(Foodcloud)는 아일랜드의 비영리 음식 공유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이다. 푸드크라우드의 공동창업자 이졸데 워드(Iseult Ward)는 ‘넘치는 음식을 배고픈 이들에게 나눠줄 수 없을까’를 고민하다 남는 음식을 기부하고 싶어 하는 업체들과 자선단체를 연결해주는 일을 시작했다. 서비스는 간단한 과정을 통하도록 했다. 종종 남는 음식으로 골치를 앓는 슈퍼마켓이나 빵집 등의 업체들이 푸드클라우드의 회원으로 등록을 하고 매일 영업이 끝난 후 기부하고 싶은 남은 음식의 세부적인 정보를 앱을 통해 알린다. 그 정보가 문자 메시지로 자선기관에 통보되면 그들이 음식을 모아간다. 푸드크라우드는 테스코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말테스코의 146개 상점의 잉여 음식들은 푸드크라우드를 통해 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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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눔 냉장고’로 이웃과 남는 음식을 나누다

요리를 하다 남는 재료나 음식을 효과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특별한 냉장고가 있다. 스페인의 작은 도시 갈다카오(Galdakao) 길가에 등장한 바로 ‘나눔 냉장고’이다.  이 냉장고는 갈다카오 시민 3만명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가정에서 남은 음식, 레스토랑에서 팔다 남은 음식, 먹을 수 있는데 시들해졌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슈퍼마켓의 식재료들을 나눔 냉장고에 넣어놓으면 누구나 가져가 쓸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다만 나름의 규칙도 있다. 쉽게 상할 수 있는 생선이나 육류, 달걀은 물론 유통기한이 넘은 가공식품은 넣을 수 없고, 집에서 직접 만든 음식은 제조날짜를 꼭 표기해야 한다. 아깝게 버리는 음식이 줄어들 뿐 아니라 어려운 이웃을 돕고, 환경까지 지키는 ‘일석삼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나눔 냉장고’ 프로젝트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모범 사례로 시선을 모으면서 이를 배우려는 움직임이 스페인 다른 도시뿐 아니라 이웃 나라들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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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본 경우는 남은 재료들을 내놓거나 가져가는 사람 간 연결하는 일종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단지 쓰레기로 버려질 뻔한 자원들을 나눈다는 차원에 머물지 않고 적극적으로 이 재료들을 멋진 요리로 탈바꿈시킬 수도 있다. 차려진 요리들을 누군가와 함께 이 재료들로 만들어진 음식을 먹는 다면 더욱 의미가 클 것이다. 일상에서 쉽게 얻는만큼 거꾸로 쉽게 버려지는 식량자원의 소중함을 깨우치는 요리를 통한 사회적 문제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

  • 잉여 식재료들로 요리를 내놓는 레스토랑

영국 런던의 한 레스토랑은 버려지는 음식물에 대해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얼마나 많이 재료들이 다시 식탁에 올려질 수 있을지 알리고자 한다. 지역음식업체, 슈퍼마켓, 농장, 유통업체들과 협력하여 잉여재료들을 이곳으로 기부하도록 공동체를 만들어 언제든지 원활하게 잉여재료들을 공급받을 수 있게 하였다. 이곳의 원칙은 단지 친환경적인 컨셉으로 남은 음식을 모아다가 재사용한다는 이미지만 떠올리지 않도록 유명 셰프들이 직접 요리하여 손님에게 내놓고 있다. 이외에도 남은 음식도 가져갈 수 있도록 생 식물성 유기농 상자에 담아 가져갈 수 있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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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먹거리 나눔’활성화 되기 위한 조건은?

남는 먹거리를 나눈다는 것은 필요 이상으로 넘치는 생산 과잉 사회에 대한 경고로 볼 수 있다. 최근 프랑스 슈퍼마켓들이 유통기한에 다다른 음식들을 버리지 않고 기부하도록 하는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으며, 독일 또한 푸드쉐어링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경고에 대한 대응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비즈니스 영역으로 접근할 수 있을까. 핵심은 ‘소비자 참여’에 달려있다. 모델을 만들어 놓은 후 수요자에게 홍보를 하여 반응이 일어나도록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관심에 맞추어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다.  수요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하며,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수요자 중심의 비즈니스화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들에 어떤 것이 있을까.

1.사용가치 혹은 공유가치를 느낄 수 있게 하는 플랫폼에 참여시켜라

해답은 플랫폼에 있다. 플랫폼은 쉽게 말해서, 사람들이 모여 서로 만나게 하는 장소이다. 이 공간은 사용자간 이용가치를 확산시키며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그 가치는 더 높아진다. 여기서 수요자의 참여는 플랫폼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데 중요하다. 수요자는 남는 먹거리를 나눈다는 생각을 받아드리는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먹거리를 나누고 요리하며 나누는 것이다. 앞서 본 레스토랑 사례를 확장시켜 본다면, 셰프들이 제안하는 요리도 될 수 있지만 참여자들이 직접 남는 재료를 요리로 하고 서로 간 나누는 문화가 이 움직임을 확산시킬 수 있다. 이들이 가치를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장소, 그곳이 바로 플랫폼이다. 가령, ‘소셜 다이닝’이라는 곳에 나눔냉장고를 설치하고 요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둘 수 있다. 소셜 다이닝은 소셜 다이닝은 낯선 사람들과 모여서 식사를 하는 파티모임이다. 여기서 매주 전국 20개 도시에서 400여개의 모임이 열리고 1000여명의 사람들이 만나고 있다. 기존의 플랫폼에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모이는 사람들 대다수가 1인가구인 만큼 재료를 구입해놓고 남겨놓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음식공유 문화의 장으로 적합할수 있다. 그렇게 음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 하나의 공동체가 만들어지고, 냉장고가 있고 남는재료로 요리하는 그 장소가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티가 될 수 있다. 또한 이곳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업체와 제휴를 통해 부차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2.공유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오프라인-온라인 연결시켜라

자원의 활용성이 늘어나려면 접근성은 높아져야 한다. 스마트폰 보급과 인터넷 덕분에 모든 우리의 행위가 가상 현실에서 통할 수 있다. 아일랜드의 푸드크라우드 O2O 서비스에서 보듯,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개인에 맞춰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O2O는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 전국구 경제가 아닌 지역 경제, 단절된 아닌 통합된 채널에 적합한 수단이다. 오프라인 접점이 있는 사업자는 O2O 사업을 실행시키는데 유리하다. 접점 내에 들어온 사용자는 대부분 명확한 니즈가 있기 때문에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도 명확하고 능동성을 유도시키기도 상대적으로 쉽다. 오프라인의 물리적 상점이든, 온라인이든 수요자의 경험을 모든 채널에서 제공 가능하게 하는 전략이다.이 연결은 수요자가 이 비즈니스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가속화 시킬 것이다.

‘발우공유'(盂共有)’, 새로운 먹거리 문화의 시작

불가의 수양과정 중 ‘발우공양()’라는 것이 있다. ‘발우’는 승려의 그릇으로, 식사가 끝날 때도 물로 헹구어 남은 음식을 모두 먹은 후 물로 그릇을 헹구어 정리하는 것이다.  ‘속세의 사람들은 너무 과하게 먹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곱씹어보며 넘쳐도 아까운 줄 모르고 늘 채우겠다는 욕심임을 깨닫게 한다. 남는 음식을 공유하는 것이야말로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발우공유'(盂共有)’이다. 남는 식재료를 버리지 않고 서로 공유하며 빈 그릇으로 내놓는 것이다. 당연히 버리는 것으로 여겼던 식재료들은 나누거나  휼륭한 요리로 만들겠다는 시도가 퍼진다면 지속가능한 음식 문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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