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선순환을 이루다, NikeLab

혁신의 선순환을 이루다, NikeLab
지난 3월 나이키 코리아 웹사이트에 하나의 새로운 메뉴가 생겼다. 그 이름은 NikeLab. 그 페이지에는 갸코소우 16SS, NikeLab 로얄시리즈, NikeLab 티엠포베타라는 3가지의 시리즈가 함께 공개됐고, 현재는 NikeLab 에어 줌 탈라리아, Nike Free RN Motion, NikeLab 덩크 럭스 하이 X RT라는 3가지의 시리즈와 함께, 이들 라인에 포함된 수십개의 제품이 현재 온라인으로 공개돼있다. 단순한 시각에서의 NikeLab은 매 시즌 기억도 못할 만큼의 많은 상품을 쏟아내는 글로벌 브랜드의 별다를 것 없는 하위 브랜드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아티클에서는 범람하는 패션 콜라보레이션의 새로운 모델로서 NikeLab을 조명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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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eLab의 모토는 INNOVATORS X INNOVATION이다. 여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듯이 NikeLab은 단순히 비싸고 특이한 상품을 취급하는 것을 넘어, 현재를 선도하고 가까운 미래에 대중들에게 사랑받을 제품을 개발하고 발표하는 실험실을 지향해왔다. 그리고 이 실험실에서 지난 수년 동안 쏟아낸 엄청난 혁신들은 아래와 같은 2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완벽한 재조합, NikeLab X 패션하우스
가장 먼저 유명한 패션하우스, 혹은 패션디자이너와의 콜라보레이션이다. NikeLab이 가장 대내외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온 것은 15SS 시즌부터 시작한 Sacai와의 콜라보레이션이었을 것이다.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의류부터 대표적인 신발까지 사카이의 디자인 감각과 애스레져 트렌드를 선도하는 나이키의 혁신적 소재가 어우러진 NikeLab X Sacai는 전세게적으로 그리고 국내의 한 편집샵에서도 공개돼 큰 반향을 불러왔다.

15 FW 패션브랜드 스톤아일랜드와 함께 진행한 “Year of the WINDRUNNER”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표적인 스포츠웨어 아이템 중에 하나인 바람막이에 스톤아일랜드의 혁신적인 소재들을 더해 그 자체로 각 브랜드의 시그니처 아이템을 탄생시켰다. 일본 브랜드 언더커버의 준 다카하시와 협업해 진행한 NikeLab X Gyakusou 나 태크니컬 웨어 브랜드 아크로님의 에롤슨 휴와 함께 진행한 NikeLab X Acronym 역시 스포츠 브랜드가 패션하우스의 정체성을 어디까지 담아낼 수 있는지 그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스위시로 새 가치를 부여하다
반면 나이키의 정체성을 그대로 살린 채 약간의 변용만 가한 협업 역시도 진행했다. 하나의 제품에도 다양한 색상 조합이 나오는 나이키 제품들의 특성 상, 그리고 스스로 나이키의 최상위 라인임을 자처하는 NikeLab에게 단순한 변용은 허락될 수 없었고, 이를 위해 NikeLab에서는 글로벌 스포츠 플레이어들, 혹은 유명 편집샵의 이름을 빌려왔다. 지난 8월 런칭한 ‘Greatness’ 콜렉션은 역사상 최고의 테니스 선수인 세레나 윌리엄스를 기리기 위해 발표됐다. 재킷의 안감에 써진 “당신은 힘 있고 아름다워요” 라는 문구라던지, 슈즈에 사용된 애니멀 프린트 등은 코트 위에서 드러난 세레나 윌리엄스의 야성적인 위대함을 기리고자 디자인 됐다. 이와는 다소 다르지만 그 자체로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고 있는 글로벌 편집샵인 파리의 콜레트(Zoom Vapor tour 9 X collete), 영국의 도버스트리트 마켓(Dunk Lux High X DSM)을 새긴 신발도 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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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없던 콜라보레이션, NikeLab
영어 단어로 협업을 의미하는 콜라보레이션은 패션 산업의 관점에서 2개 이상의 개별 브랜드가 서로의 정체성이 드러난 상품, 혹은 서비스를 기획하는 시도를 의미해왔다. 특히 최근 몇 년동안 지속적으로 등장한 글로벌 SPA 브랜드와 패션하우스와의 콜라보레이션은 전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켜왔고, 이들의 성공은 대중성과 차별성의 상호 교환이라는 도식으로 이해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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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NikeLab은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모체로 하면서도 종전의 콜라보레이션과는 분명히 다른 특징을 보여준다. 첫째는 대상의 선정이다. NikeLab의 콜라보 대상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단순히 모두가 선망하는 패션 하우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글로벌 패션하우스 이기도 하고, 그 패션하우스의 유명 디자이너이기도 하며, 대중적인 글로벌 스타플레이어,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편집샵이기도 하다. 각 대상들이 대중성과 차별성의 영역에 모두 걸쳐있는 것이다. 그리고 NikeLab의 모체인 나이키 또한 전세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브랜드 이기도 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특별한 브랜드 이기도 하다. 단순히 대중성의 SPA, 차별성의 명품 브랜드의 도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 종전의 시도와는 다른 것이다.

NikeLab이 기존 콜라보레이션과 구별되는 두번째 특징은 그 규모와 빈도에 있다. 기존의 콜라보는 그 투자비나 규모의 경제로 인해, 그리고 본질적으로 부족한 희소성을 보완하기 위해 한정적으로 이뤄져 왔다. 매년마다 다른 브랜드와 협업하긴 하지만, 그 시기는 정기적이었고, 상품들도 어느 정도의 고정된 라인업에서 벗어나지 않은채 비슷한 수량과 품목을 출시해왔다. 물론 그 초반 희소성으로 인해 사람들이 매장 앞에서 인산인해를 이루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NikeLab의 콜라보는 다르다. 시즌마다 출시하는 콜렉션(사카이, ACG , 캬쿠소우) 등을 제외하고는 한 달에도 몇 번의 신상품이 발표되고, 이는 하나의 상품이기도 하고 몇 개 품목의 조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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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특징은 NikeLab만이 지니는 독자적인 추가 장치에 있다. 각 브랜드의 이름을 달고 나오는 종전의 콜라보와는 달리 NikeLab은 나이키라는 브랜드 내에서도 독자적인 브랜드를 구축해야 하는 숙제를 갖고 있고, 이를 위해 NikeLab은 나이키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장치를 가지고 있다. 첫번째 장치는 바로 폐쇄적인 오프라인 유통망이다. 현재 NikeLab은 전세계에 단 6개(뉴욕, 런던, 파리, 밀라노, 상하이, 홍콩)의 플래그쉽 스토어, 그리고 4개의 도버스트리트마켓(뉴욕, 긴자, 런던, 베이징)만을 공식 리테일러로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일부 제품은 이 10개의 샵 중에서도 극히 일부 샵에만 유통된다. 예를 들어 밀라노 패션위크 기간에 공개된 NikeLab Free RN Motion Flyknit의 경우 위 오프라인 매장 중 밀라노에만 공급된다. 물론 우리 나라처럼 NikeLab이 온라인으로 런칭한 나라들이 있긴 하지만, 전세계 동시 공개로 그 파급력을 높이는 여타 글로벌 브랜드들의 콜라보레이션에 비하면 그 접근성은 결코 높다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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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장치는 BESPOKE ID라는 커스터마이즈드 서비스이다. 기존에 나이키에도 소비자가 원하는 색상으로 나이키 신발을 재제작할 수 있게 해주는 NIKE ID라는 서비스가 있다. 그러나 NikeLab은 이러한 ID 서비스를 한층 더 강화한 BESPOKE ID(BESPOKE: 소비자가 말하는대로 제작하는 맞춤 의류, 혹은 그러한 제작방식) 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BESPOKE ID란 전세계에서 오직 2개의 매장(NikeLab 뉴욕, 런던)에서 예약서비스로 진행되는 스페셜 커스터마이즈드 서비스이다, 나이키의 신발 중 가장 베스트셀러이면서 스테디셀러인 에어포스1 하이, 에어포스 1 로우, 에어맥스 1 단 3개 모델만 가능하지만, 기존 NIKE ID에서는 제공하지 않는 400개 이상의 재료로 이들 신발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이다. 사실 조금 더 특별한 신발을 갖고자 하는 대중 소비자들은 기존의 NIKE ID서비스를 통해서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 그러나 NikeLab의 BESPOKE ID는 이러한 대중들과 구별되길 원하는 팬들을 위해서 더 특별한 것을 정말 한정된 기회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NikeLab은 나이키와는 분명히 다른, 그리고 좀 더 차별적인 브랜드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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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쪽 발에는 대중성을, 다른 한 쪽 발에는 차별성을
위에서 언급한, 기존 콜라보와는 다른 NikeLab만의 세가지 차이점은 모두 하나의 공통점을 가진다. 바로 대중성과 차별성의 교모하게 섞여 있다는 것이다. NikeLab의 콜라보 대상은 아주 대중적인 스포츠 선수로부터 대중들은 잘 모르는 브랜드의 디자이너까지 그 범위를 가리지 않는다. 또한 NikeLab은 기존 브랜드들 보다 훨씬 더 빈번하게 신상품을 발표하지만, 그 품목은 또한 제한적이고, 각 상품의 디자인은 대중들이 수용할 수 있는 것부터 일상에서 소화불가능한 것까지 매우 다양하다. 게다가 독자적인 온라인 페이지를 통해 판매하면서도 오프라인에서는 전세계에서 겨우 10개의 매장에서만 판매한다. 글로벌 SPA 브랜드와 고가의 디자이너 브랜드가 대중성과 차별성을 상호 교환하는 기존의 콜라보레이션과는 다르다. 즉, NikeLab 자체가 대중성과 차별성의 요소를 모두 갖고 있고, 각 콜라보레이션 대상들과 상품들은 이를 다양한 강도로 보완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강도를 규정하기 힘든 이러한 다양한 시도들 안에서 NikeLab은 나이키 속에서도 독자적인 그 브랜드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유니클로 X 르메르나 h&m X 발망에서 유니클로나 h&m을 찾을 수 없는 것과는 다르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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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가들의 혁신을 보여주다
대중성과 차별성이라는 양립하기 힘든 두 개의 줄 사이에서 절묘하게 위치하며 독자적인 브랜드가 돼가고 있는 NikeLab은 이와 동시에 나이키라는 그 모체 브랜드의 혁신엔진이라는 기능 또한 다하고 있다. 나이키의 실험실임을 자처하는 그 브랜드명이나, 혁신가들의 혁신(INNOVATORS X INNOVATION) 이라는 문구에서 드러나듯이 말이다. 가벼우면서도 따뜻해 겨울철 아웃도어 상품에 이용된 에어로로프트 소재 역시도 그 출발은 NikeLab에서 전개한 AEROLOFT 프로젝트 였고, 잘 늘어나는 소재를 신발에 적용해 마치 신지 않은 듯한 런닝화로서 자리매김한 플라이니트 시리즈 역시 그 출발은 NikeLab이였다. 정기적인 시즌 콜렉션으로 나오고 있는 NikeLab X ACG은 어떠한 기상에도 완벽한 옷이라는 그 실용성을 가장 큰 특징으로 지니는 시도다.

이러한 NikeLab의 모든 혁신적 시도들이 출시와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았던 것은 결코 아니다. 출시 직후에는 가격적인 면에서, 기능적인 면에서 합당한 만족을 주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나이키라는 글로벌 브랜드의 우산 아래에서 지속적으로 소비자들과 소통할 수 있었고, 또 시장에서의 반응을 가늠하면서 나이키의 메인 상품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더구나 스포츠의류나 장비들이 단순히 운동의 영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일상생활 속에 자연스레 어울리는 트렌드가 지속적으로 소비되어 오면서, 스포츠 기어를 넘어 라이프 기어를 향하는 NikeLab의 상품들은 대중성의 영역으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NikeLab, 혁신의 선순환을 이루다
콜라보레이션은 각자 뚜렷한 정체성을 가진 브랜드들이 가장 쉽게 모색할 수 있는 시도 중에 하나이다. 물리적 결합이든, 화학적 결합이든 우리는 수많은 콜라보레이션의 사례를 목격하고 있으며, 성패조차 제대로 기억되지 않은 채 수많은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NikeLab의 콜라보레이션 케이스들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매 시즌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목표는 달성해온 SPA 브랜드들의 콜라보레이션에 비하면, NikeLab의 시도는 그보다 훨씬 더 비효율적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비효율 속에서도 NikeLab은 아래 2가지 더 큰 성공을 거둬냈다. 첫 번째로는 정체성 없이 반복돼오던 콜라보레이션을 한 차원 발전시켜 독자적인 브랜드를 구축해냈다는 것, 두 번째는 끊임없이 새로운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소수 팬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상품에까지 적용시켜 다수의 수요까지 이끌어내는 혁신의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양립할 수 없을 것이라 여겨졌던 대중성과 차별성을 혁신이라는 모토 아래 양립시킨 NikeLab, 그 다음 시도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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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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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찬(JungChanKim) Editor / 똑같은 상품이라도 전달되는 방식에 따라 수명을 달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 트렌드인사이터로 소통하는 과정 속에서 Brand Manager로서의 speciality를 키워나가기 위한 안테나를 다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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