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기억해주세요. 나도 기억해주세요.

지난 4월 21일 유명한 락 싱어 프린스가 사망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그의 죽음을 많은 이들이 추모했으며, 대중매체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그를 기억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 브랜드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번 프린스처럼 유명인사에 대한 추모를 컨텐츠로 하는 광고를 살펴보고자 한다.

직접적으로 보여주거나, 간접적으로 인용하거나
사실 프린스 뿐만 아니라 기존에도 세게적인 유명인사를 애도하기 위한 다양한 애도광고들이 있어왔다. 그는 프린스와 마이클 잭슨과 같은 전세계적인 예술인이기도 하고, 마틴루터킹과 같은 정치인이기도 하며, 스티브잡스와 같은 기업인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들에 대한 추모 메시지는 아래와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광고매체를 통해 대중들에게 전해져왔다.

1) 그대로 다시 보여주기
먼저 이들 브랜드의 광고는 그 광고에 드러난 대상에 따라서 크게 2가지 분류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대상에 초점을 맞추는 방법이다. 즉, 추모하고자 하는 대상을 광고에 드러내서 보다 직접적으로 이 광고가 그를 추모하고자 하는 광고임을 밝힌다. 이 광고에서 가장 빈번하게 이용되는 것은 해당 인물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이 대상의 명언이나 모두가 공유하는 기억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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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형식의 광고는 그 인물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있는 시기에 그 인물을 직접적으로 다시 보여주기 때문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더욱 진지하고 엄숙한 추모의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한편 대상을 직접적으로 광고에 보여주는 것은 동일하지만, 그 모습을 그대로가 아니라 그 인물의 상징을 이용하여 보여주는 형식의 광고도 있다.

2)살짝 다르게 보여주기


위의 광고는 독일 MTV에서 마이클 잭슨을 추모했던 광고이다. 마이클잭슨의 상징인 검은 구두와 수트, 그리고 그를 추모하는 검정 리본을 적절하게 이용해 매우 감각적인 아이콘을 만들어냈다.

앞서 언급한 프린스의 경우도 그의 메가 히트곡인 “Purple Rain”애서 차용해서 보라색이라는 색을 이용해 그를 추모하는 광고들이 많이 나왔다. 위와 같은 형식은 그 인물에 대한 상징이 분명한 경우에 가능하다. 그리고 인물을 그대로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고, 그를 상징하는 아이콘을 이용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양한 변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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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의 모습도 함께 살짝 보여주기
이번 포스팅에서 조금 더 주목하는 형식의 추모광고는 위의 케이스들에 광고주체를 한 번 더 삽입하는 형태의 광고다.다시 말해 추모하고자 하는 인물과 브랜드를 연결하는 형식이다. 그 인물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고, 그 인물의 상징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앞서 언급한 독일 MTV의 마이클 잭슨 추모 광고와 공통점을 지니지만, 여기에 해당 브랜드를 상징하는 로고 등을 한 번 더 연결시킴으로써 브랜드의 인지도 제고라는 그 본연의 목적에 조금 더 충실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makers mark
미국의 위스키 회사인 maker’s mark는 색깔이 흐르는 듯한 마개를 시그니처로 하는 브랜드이다. 그리고 프린스를 추모하기 위해 보라색이 흐르는 위스키 이미지를 올렸다. (보라색 마개의 위스키는 시판용 제품이 아니다)

ⓒ Agengy Commonwealth/McCann

ⓒ Agengy Commonwealth/McCann

미국의 자동차 브랜드인 쉐보레의 광고는 보라색이 아니라 그의 히트곡이라는 상징을 이용했다. 프린스의 히트곡 Little Red Corvette의 후렴구인 “Baby, that was much too fast” 라는 가사와 빨간 콜뱃(쉐보레 자동차 모델의 하나) 의 뒷모습을 통해 프린스의 죽음을 추모하고자 했다.

한편 3M의 광고는 이번 프린스를 추모하는 수많은 광고 중 가장 많은 반응을 일으켰다. 자사의 로고를 보라색으로 바꾸고,그 한 가운데에 눈물 모양의 아이콘을 삽입했다. 이를 통해 자사의 로고를 매우 직접적으로 보여주면서도 추모라는 본연의 목적을 충실하게 전달했다.

3m

추모와 상업성은 대치되지 않는다
광고의 대상은 그에 의도적, 비의도적으로 노출된 불특정 다수이기 때문에 같은 내용의 광고를 보더라도 주관적인 감상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세번째 유형 ‘나의 모습도 함께 살짝 보여주기’ 유형인 쉐보레와 3M의 광고에는 첫번째 유형인 ‘그대로 다시 보여주기’보다는 조금 더 다듬어진 메시지가 담겨있다는 것이다. 사실 브랜드의 아이콘과 해당 대상을 연결한 이들 광고를 보고 추모의 의미를 훼손했다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광고 본연의 목적이 보는 사람에게 의도한 메시지를 각인시키는 것이라고 그 광고의 집행 주체가 대중의 관심을 목표로 하는 브랜드라면, 더 분명하게 인지되는 광고일수록 그 본면의 목적을 다한 광고임은 분명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세번째 유형의 광고들은 물론 비판 받을 위험성은 있으나 그 목적에 충실했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그 광고가 비용을 들인 광고라면 더욱 그렇고, 트위터에만 올린 광고일지라도 그 창의성과 화제성으로 인해 더 많은 리트윗을 이끌어 냄으로써 자발적인 바이럴 효과를 이끌어낸다면 더욱 그렇다.

우리의 추모를 되돌아보다
비단 이번 프린스의 사례에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명인사들을 추모하면서도 자사의 브랜드를 각인시키고자 했던 다양한 광고들이 있어왔던 외국에 비해, 우리 나라에서는 ‘나의 모습도 함께 살짝 보여주기’ 유형보다는 해당 인물을 직접적으로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첫번째 유형만이 있었다. 그렇다면 왜 우리 나라의 브랜드들은 해당 인물에 대한 순간적인 추모만을 불러오는 이러한 광고만 반복해왔던 것일까. 경직된 의사결정, 해당 인물의 정치적, 사회적 의미, 혹은 이에 대해 지나치게 경계하는 기업문화 등의 이유를 제시할 수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근본적인 것은 광고에 너무 크고 무거운 의미를 부여해온 우리에게 있다. 누군가를 추모하는 광고는 당연히 해당 인물에 대한 기억과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공익적인 의미만 지녀야 했다. 모두가 경건하게 슬퍼하기를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그 추모광고에 해당 브랜드의 정체성을 드러냈다가는 이러한 정국을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을 듣기 십상이었다.

그러나 사실 보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추모하라’며 슬픔을 강요한다고 해서 모두가 동일하게 그대로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다른 브랜드들과 전혀 차별성 없는 추모 메시지를 담은 공익광고를 비용을 들여 진행하는 것은 광고 본연의 목적에도 충실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사회적인 추모 분위기 조성에도 결코 효과적이지 않다. 즉, 모두에게 경건한 추모에 동참할 것을 강조해온 우리 스스로 그 인물을 다양하게 기억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그 인물에 대한 모두의 추모를 원한다면 보다 다양한 방식을 허용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나의 모습도 살짝 보여주는 광고’들이 상업적인 것이 아니라 기발한 것이고, 가벼운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것이라고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씩 갖추게 된다면, 더욱 다양한 방식과 감정으로 죽은 이를 추모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CHEVY TW
프린스를 추모하기 위한 쉐보레의 광고는 미국 전국지들의 1면에 게재됐다. 그리고 동시에 84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쉐보레 트위터에도 올라갔고, 1만 3천건의 리트윗을 기록했다. (쉐보레 계정의 다른 트윗들의 평균 리트윗 횟수는 100여번이었다.) 지금까지와 조금 다른 시선의 이 광고가 이끌어낸 수십만건의 뷰, 그리고 이에 감동 받은 사람들 중 일부가 일으킨 1만 3천여번의 리트윗과 또 이 리트윗을 본 수많은 사람들. 이들 중 몇 명이 프린스의 ‘Little Red Corvette’을 다시 들어봤을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는 그를 그리워합니다’라는 문구보다는 더 큰 감동을 주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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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찬

김정찬

김정찬(JungChanKim) Editor / 똑같은 상품이라도 전달되는 방식에 따라 수명을 달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 트렌드인사이터로 소통하는 과정 속에서 Brand Manager로서의 speciality를 키워나가기 위한 안테나를 다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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