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슈퍼샵, 소비자들의 손가락에 앞설 수 있을까

Always On line! 발걸음은 끊기지만 클릭은 멈추지 않고, 터치는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 모바일을 품지 못하는 온라인, 온라인을 외면하는 오프라인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물론 온라인몰에는 없는 오프라인몰만의 장점은 분명하다. 그 공간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공감시키는 디스플레이와 브랜드가 지향하는 감성을 담은 인테리어, 그리고 이 속에서 이뤄지는 구매행위가 주는 감동적인 쇼핑경험, 나를 이해해주는 매장 직원과 소통할 때의 스킨쉽 등 오프라인 쇼핑만이 지니는 장점은 분명히 있다. 문제는 더 많은 소비자들이 이를 취하기 위해 필요한 발걸음에는 더없이 인색해지고, 대신 더 빠르고 편한 클릭으로 가능한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쇼핑 꿈나무인 10-20대의 경우에는 온라인에서 접한 상품을 다양한 모바일 쇼핑몰을 통해 구매하거나, 오프라인에서 입어본 후 온라인몰을 찾아다니며 구매하는 형태의 쇼핑을 늘려가고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오프라인에서 보자마자 사는 통 큰 소비자들은 이제 정말 천연기념물이 돼가고 있다. 즉, 오프라인 쇼핑만의 장점인 감성과 쇼핑경험에만 집중해서는 소비자들을 늘리기는커녕, 기존에 오던 소비자들까지 잃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소비자들, 이들을 잡기 위해서 유통업체들은 그들보다 더 빠르게 이 경계를 넘나들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수년 전부터 주목받아온 키워드는 아래와 같다.

옴니채널의 현재를 말하는 네가지 키워드
쇼루밍: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보고 실제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는 쇼핑형태. 여기서의 온라인은 모바일은 물론이고 해외 쇼핑몰까지 포함한다. 다시 말해 쇼루밍 트렌드 앞에서 오프라인 매장은 소비자들의 인스타그램 피드만 장식해주고 의미 없는 바이럴만 만들어낼 뿐, 수익으로 귀결되기는 대단히 힘들다.

역쇼루밍: 상품은 온라인에서 접하되, 실제 구매는 오프라인으로 하는 쇼핑형태. 역쇼루밍 트렌드를 따르는 일부 소비자들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기실 불가능에 가깝다. 취급할 수 있는 상품의 수나 한계비용의 측면에서 오프라인은 온라인에 비해서 취약한 수익구조를 가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역쇼루밍 트렌드에 기대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것은 소비자들이 직접 바다로 나가 생선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항구 바로 옆에 수산시장을 크게 열어서 장사하는 것과 다름없다. 소비자들의 배는 하루가 다르게 빨라지고 있으며, 이들은 더욱 촘촘해진 그물을 꿰어 바다로 향하고 있는데 말이다.

픽업 서비스: 온라인에서 주문한 상품을 오프라인으로 수령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 온라인 쇼핑의 단점 중 하나인 구매 이후 수령까지 이르는 기간을 축소시킴으로써 소비자들을 온-오프라인을 동시에 보유한 자사의 채널에 머물게 하려는 시도이다. 사실 이는 많은 수의 오프라인 유통채널과 대규모 온라인몰을 동시에 보유한 기업들만 가능한 서비스다. 픽업 서비스는 정확히 말해 새로운 트렌드라기 보다는 규모의 경제에 가깝다. 온라인 쇼핑을 통해 물건을 받는 이틀보다 가까운 시간 내에 방문할 수 있는 오프라인 채널을 보유하고 있어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가상스토어: 가상스토어는 2가지 형태가 있다. 첫째는 온라인몰을 오프라인에 가상으로 구현한 것이다. 백화점이나 마트가 아닌 곳에서(예를 들어 지하철역) 가상으로 진열된 상품을 모바일로 구매하고, 가까운 실제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를 수령하거나 집으로 받아보는 형태로 구매가 이뤄진다. 두번째 형태는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몰에 구현한 것이다. 이는 앞서 말한 오프라인 매장의 차별점 중 소비자를 공감시키는 디스플레이와 공간적 쇼핑경험을 온라인 내에 일부 구현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두번째 형태의 가상 스토어는 온라인몰의 가장 큰 단점, 즉 편한 클릭을 위해 리스트화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단점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각광받고 있다. 더구나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동시에 보유한 큰 규모의 유통기업들은 앞다투어 이러한 가상스토어를 온라인 몰 안에 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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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키워드들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소위 말해 돈이 되는 것은 바로 쇼루밍이다. 실제로 지난 해 7월 칸타월드 패널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18%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비교한 뒤 온라인에서만 구매하는 순수 ‘쇼루밍’ 족이었고, 41%는 백화점•아울렛 등 오프라인 매장과 더불어 인터넷몰이나 모바일을 함께 이용하면서 가장 조건이 좋은 곳을 골라 구매하는 옴니 쇼퍼였다. 그리고 이들 옴니 쇼퍼 중 대부분은 오프라인에서 상품 정보를 확인한 후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쇼루밍족이었다.

쇼루밍족을 고객으로 만들어라, SSG 슈퍼샵
비싼 임대료를 내고 만든 매장에 와서 신상품들을 입어보고 만져보고는, 문을 나서며 이를 더 싸게 파는 온라인몰을 핸드폰으로 찾는 쇼루밍족들. 이들을 어떻게 하면 우리 매장에서 구매하도록 만들 것인가. 가장 간단한 방법은 다른 온라인몰을 찾아 다닐 필요 없이 현장에서 바로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메리트를 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가 지난 9월 9일 하남에서 시작됐다. 축구장 70개 크기의 엄청난 크기의 몰 안에, 고작 33평의 공간으로 출발한 SSG 슈퍼샵(이하 슈퍼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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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샵의 상품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첫번째는 현장에서 실물을 보고 구매할 수 있는 상품들이다. 그리고 이들 상품은 현장에서 오프라인 프로모션(일정 금액 이상 구매시 상품권 증정, 오픈 기념 오프라인 한정 할인 행사 등) 을 적용받아 보통의 오프라인 구매의 형태로 구매할 수도 있고, 이들 상품을 온라인몰에서 검색해 구매하고 집으로 배송받을 수 있다. 두번째 형태는 카드 형태의 가상상품이다. 해당 상품의 정보는 RFID를 통해 작은 스크린으로 확인할 수 있고 대형 디지털 사이니지로 제공되는 비주얼 아트도 더해진다. 그리고 이 구매는 매장에서 오프라인으로 이뤄질 수도 있으며, RFID 스크린으로 구현되는 온라인몰 내에서 이뤄질 수도 있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온라인몰안에는 슈퍼샵의 가상스토어가 구성돼 있으며, 여기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을 실제로 보여주는 VR과 다양한 기획전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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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샵의 지향점은 분명하다.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한 고객들이 다른 온라인몰이 아니라 슈퍼샵의 오프라인, 온라인 플랫폼 내에 고객으로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기존 온라인 매장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고 있으며, 온라인 매장의 실시간 가격을 제공함으로써 구매시의 메리트를 주고자 하고 있다. 즉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한 고객에게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장점(쇼핑 경험)과 온라인 매장에서의 장점(실시간 가격 등)을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실제 구매행위를 슈퍼샵의 온,오프라인 플랫폼 안에서 이뤄지게 하려는 것이다.

슈퍼샵이 SUPER SHOP으로 거듭나기 위한 조건
물론 지금까지 볼 수 없던 온, 오프라인 융합 채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고 있다. 그러나 시작한 지 겨우 1달이 갓 넘은 슈퍼샵의 갈 길은 너무나 멀고,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은 너무나 많다.

슈퍼샵의 성공조건 그 첫 번째는 상품의 바잉이다. 슈퍼샵의 상품들은 작은 리빙소품이나 디퓨저, 크지 않은 액세서리 등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장르의 제품들로 구성돼 있다. 지금껏 체험해보지 못한 형태의 구매행위를 하게 해야 하기 때문에 상품 자체가 가지는 허들이 높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단순히 허들이 낮은 상품들 뿐만 아니라 슈퍼샵만의 차별점을 배가시킬 수 있는 상품이 구성돼야 한다. 예를 들어 가구를 판매하더라도 크기가 작은 상품은 오프라인에 전시하고, 이러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충분히 공감시키는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해 보다 크고 비싼 상품을 보여주고 전체 제품군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게 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둘째, 오프라인에서의 메리트이다. 개장한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하남 스타필드에 입점한 새로운 형태의 매장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는 기본 유입 고객이 많을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결국 슈퍼샵 자체적인 메리트를 통해 집객력을 가지지 않으면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슈퍼샵 때문에 하남까지 가는 고객은 없겠지만, 적어도 하남에 가면 슈퍼샵을 꼭 들리게 하는 이슈들이 지속적으로 생성돼야 하는 것이다. 누구나 모방할 수 있는 현재의 디지털 사이니지, RFID 이외에도 유통의 혁신을 가져올 새로운 신기술들이 지속적으로 실험되는 매장이 돼야 한다.

셋째, 가격 책정이다. 현재의 슈퍼샵이 가지는 기존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오프라인에서 본 상품을 SSG.COM에서의 가격으로 그 자리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여기에 개인별로 온라인 계정에 보유하고 있는 쿠폰 등을 적용할 수 있어 어디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가장 합리적이라는 것을 인식을 주고자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모자라다. 언제까지나 SSG.COM의 상품들이 가장 새로울 수 없으며 또한 가장 저렴할 수 없다. 이미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는 이미 허물어졌고 가격은 소비자가 구매하는 그 순간 이외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 언제 어디서든 더욱 저렴한 가격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지금의 소비자들이다. 슈퍼샵에서 태깅하고 SSG.COM에서 구매했을 때만 주어지는 가격적 메리트들, 결제버튼을 손쉽게 클릭할 수 있게 만드는 차별적 메리트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슈퍼샵, 따라가는 것을 넘어 앞서갈 수 있도록
앞서 언급한 세 가지 과제는 결코 쉽지 않다. 아니, 정확히 말해 쉽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 장기불황의 터널에 접어든 우리 나라에서 백화점 불패의 신화는 이미 그 빛을 다한지 오래이고, 지금 이 순간에도 셀 수 없는 온라인 쇼핑몰이 도산하고 있다. 위기의 유통산업에서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성공시키는 일, 게다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쪽에 접점을 갖고 있는 슈퍼샵이 직면한 과제는 당연히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과연 성공한다면 그 의의는 우리 나라의 유통업계의 큰 물결을 일으킬 것이다. 지금껏 소비자들을 따라가기에만 급급하던 그들이 소비자들의 손가락보다 앞서나가는 첫 번째 시도로서 주목받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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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찬

김정찬

김정찬(JungChanKim) Editor / 똑같은 상품이라도 전달되는 방식에 따라 수명을 달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 트렌드인사이터로 소통하는 과정 속에서 Brand Manager로서의 speciality를 키워나가기 위한 안테나를 다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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