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구두로 남자의 품격을 케어하는 릿슈(RESH)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는 “브로그 없는 옥스포드” 라는 문장을 암호로 사용하는 영국 젠틀맨 첩보요원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이번 글은 “브로그 없는 옥스포드” 라는 그 대사 저변에 깔린 남자들의 구두에 대한 글이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좁은 구둣방 안에서 구두닦이 아저씨들의 영역으로만 남겨져 있다가, 주목받는 스페셜리스트의 영역으로 넘어오고 있는 슈케어 & 리페어 서비스에 주목하려 한다.

구두는 개인용품이다.
다시 반복해 힘주어 말하자면, 남자의 구두는 개인용품이다. 색도, 소재도, 모양도 천차만별인 여성 구두에 비해서는 별다른 특징이 없어보이는, 그래서 모두가 비슷해 보일뿐인 남자들의 구두가 어떻게 개인용품이라는 것일까.

첫째, 구두는 개인의 관여도가 매우 높은 상품이다. 구두는 크게 나누면 밑창과 어퍼 가죽의 조립으로 이뤄지는데, 이 전체적인 형태를 결정하는 틀을 ‘라스트’라고 한다. 당연히 이 라스트는 사이즈와는 별개로 개인의 착화감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일 뿐만 아니라, 구두의 전체적인 실루엣을 결정하게 된다. 떄문에 프리미엄 구두 시장에서는 각 브랜드마다 대표적인 라스트가 있으며, 이에 민감한 소비자들은 라스트 자체를 맞추고 이 라스트로 만들어내는 구두를 구입하기도 한다.

둘째, 남자의 구두는 철저한 법칙과 관습을 따른다. 그 종류가 아무리 많더라도 결국은 형태와 실루엣에 따라서 스타일의 분류가 가능하고, 이러한 분류는 각각 적확한 T. P. O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구두에 관심이 생긴 소비자들은 가장 보편적으로 신을 수 있는 구두부터 시작해 특별한 상황에 선택할 수 있는 구두들로 점차 그 종류를 늘려가게 되고, 이렇게 수집된 구두는 마치 개인의 컬렉션처럼 신발장을 채우게 된다 (이는 개인의 기호를 충족시켜 나가기 위해 특정 브랜드의 운동화를 수집하는 양태와는 분명히 다르다.)

셋째, 남자의 구두는 개인의 사용도와 애착도가 서로 영향을 미치는 소모품이다. 설사 그럴 수 있다고 하더라도 매일 새로운 구두를 사서 신는 것은 올바른 구두 사용법이 아니다. 구두는 (대부분의 경우에) 동물의 가죽으로 만들어지며, 이는 신을수록 개인의 족형(발의 모양)과 걷는 습관에 맞춰서 변형되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즉, 다시 말해 구두는 그 구두를 신어온 그 시간, 그리고 사용자의 애착도를 반영하고 있다는 말이다.

구두, 그 남자가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것
위에서 말한 세 가지 속성을 반영하고 있는 구두라면, 그리고 이런 구두를 신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본인의 구두에 애착을 갖고 애지중지 아끼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얼마 전까지 구두를 신어야하는 수많은 국내 소비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집에 오면 아무렇게나 벗어두고, 더러워졌다 싶으면 구두솔로 몇 번 문지르거나(물론 이조차도 안 하는 사람들도 많다), 사무실을 도는 구두닦이 아저씨들께 구두를 맡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느껴왔다.

여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우리 나라의 대중 소비자들이 모양과 색깔만 다르게 찍어내는 국내 구두 브랜드의 신발을, 그리고 여유 있는 소비자들의 경우에는 구두 전문 브랜드가 아니라 명품 브랜드의 액세서리 라인으로서의 구두를 구매해왔기 때문인 것에 기인한다. 즉, 이러한 시장의 한계로 인해 구두가 개인용품이라고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으며, 이에 따라 구두에 대한 애착이나 슈케어에 대한 필요성도 충분하게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외국의 구두 전문 브랜드들, 다시 말해 개인용품으로서의 구두를 제작하고 판매해온 그 구두를 맛본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이 시장에 작은 균열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그 균열 중 하나가 바로 릿슈이다.

REPAIR SHOES, RESH
“구두를 수리해 신는 문화를 만든다”는 솔로건으로 시작한 릿슈는 1989년 일본 오사카에서 시작, 2007년 릿슈라는 이름으로 일본 나고야의 1호점을 낸 슈케어 & 리페어 전문 브랜드이다. 앞서 말했듯이 남자의 구두는 개인의 관여도가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각각의 상품이 상황적 특성을 가지고, 또한 오래 신을수록 애착이 높아지는 상품이기에 오래 신기 위한 케어와 다시 신을 수 있는 리페어가 가장 중요한 상품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중요한 물건을 아무 구두수리점에나 맡길 수 없는 소비자들이 많을 것이라는 점에 착안한 브랜드가 바로 릿슈이다. 물론 이 역시도 이러한 구두를 많이 신어본 소비자들이 있어야 가능한 시장이겠지만 말이다.

현재 릿슈는 2011년 오픈한 압구정 본점을 시작으로 하여 국내에 총 7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함과 동시에, 슈케어용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샵을 운영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한계와 가능성이 공존하는 RESH의 구둣방
국내에도 제대로 된 슈케어 & 리페어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진입했으나 아직 이 시장은 프리미엄 구두 시장 자체의 외연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물론 릿슈 외에도 국내에는 몇몇 슈케어 & 리페어 브랜드들이 있고, 몇몇 구두 전문 브랜드들에서도 구매한 고객들에게 슈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며 두가 개인용품이라는 인식을 키워가고 있으나 결국 전체적인 프리미엄 구두시장 자체로 진입하는 소비자들의 규모가 커지지 않으면 시장의 성장은 사실 요원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케어 & 리페어 시장은 앞으로 지켜볼만한 가치가 있는 시장이다.

먼저 구두라는 상품 자체에 특성에 있다. 내 신발장에 비어있던 그 한 자리를 채워주는 구두, 혹은 수트를 갖춰 입고 참석해야 하는 자리를 위해 여기에 딱 맞는 색상과 실루엣을 가진 구두를 딱 한 번만 신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 구매 자체에 높은 관여도가 담보되는 상품이기 때문에 당연히 지속적인 케어와 리페어의 필요성이 따라오게 되는 것이다. 마치 특정 면도기와 호환되는 면도날을 계속 사야하는 면도기 시장처럼 말이다. 더구나 면도기는 하나지만 구두는 여러 켤레이지 않은가.

슈케어 & 리페어라는 서비스의 특성에도 그 성장 가능성이 숨어있다. 직장인들이라면 적어도 1주일에 5일, 그리고 적어도 하루에 10시간은 구두를 혹사시킨다. 좋아하는 구두일수록, 자주 신을수록 케어와 리페어의 중요성은 커질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애착을 갖고 구매한 구두라면 이 케어와 리페어에 대한 관여도 역시 구두만큼이나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어느 정도까지는 개인이 집에서 관리할 수 있고, 아주 간단한 수리라면 구둣방에 맡길 수도 있겠으나. 그 이상이 필요할 경우에는 릿슈와 같은 전문샵을 찾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필요가 크지 않다고 생각되는가? 어느덧 번화가 블록마다 자리한 네일아트샵을 떠올려라. 개인의 영역에서 전문적 관리의 영역으로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꾼 것만으로도 시장은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

구두를 보면 그 남자를 알 수 있다는 유명한 패션 명언이 있다. 여자에게 구두가 아름다움의 문제라면, 남자에게는 품격의 문제이다. 그리고 그 품격의 존재를 느끼는 이들이 많을수록 릿슈의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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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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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 KIM (Editor) / 똑같은 상품이라도 전달되는 방식에 따라 수명을 달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 트렌드인사이터로 소통하는 과정 속에서 브랜드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방법을 찾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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