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하는 슈퍼맨 공략법 “M.O.H.A”

혼자 사는 것이 더 당연해지는 시대다. 1인 가구 비중의 급증세를 말하는 뉴스를 인용하거나, 점점 증가하는 1인용 취미의 가짓수를 말할 것도 없이, 그냥 혼자 사는 사람이 매우 많아졌다.

수요가 그곳에 있으니 공급도 따라가는 것이 당연. 1인 가구를 위한 다양한 제품이 늘어나고 있으며, 더욱이 이들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가전제품 시장은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호황을 맞은지 오래다. 그리고 이들 제품은 하나같이 아래와 같은 공통점들을 보여준다.

슈퍼맨, 슈퍼 어플라이언스
먼저 기능성이다. 이들을 사용하는 이들은 혼자서 가정을 이끌어나가야 하는 슈퍼맨, 슈퍼우먼들이다. 당연히 다양성보다는 핵심 기능 위주로 구매결정을 내리게 된다. 물론 수많은 버튼과 복잡한 조작법 없이도 모든 기능을 갖추고 있다면 이를 거부할 사람은 없겠지만, 눈 앞에 쌓인 빨래에 이어 청소도 해야 하는 슈퍼맨들에게 이런 제품들은 사실 사치에 가까울 때가 많다. 다음 공통점은 컴팩트함이다. 일반적으로 1인 가구에 할당된 생활 공간이 4인 가구가 가지는 공간의 합보다 작기에, 그럼에도 영위해나가야 하는 살림의 가지수는 4인 가구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1인 가구용 가전제품의 크기는 전체 공간의 크기로부터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이처럼 핵심적인 기능은 다 들어가야 하고, 크기는 작아야 하는 조건으로 인해 1인 가구용 가전제품들은 대부분의 경우 ‘작고 귀여운’ 디자인을 강조하는 공통점을 지닌다.

그리고 이 결과, 1인 가구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제품은 많아졌으나, 그 중 과연 소비자를 매료시키는 제품이 얼마나 있는가는 또 다른 문제이다. 사실 1인 가구에게 필요한 조건들을 만족시키면서 디자인 이외의 지점에서 차별성까지 가져야 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한 요구일 수도 있다. 그러나 1인 가구는 그 구매결정을 (가진 예산의 범위 내에서) 자기 혼자서 내리는 만큼, 작은 차별성이 갖는 구매유인이 더욱 클 수 있다. 만약 그 차별성이 구매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어떠한 지점을 적절하게 공략한다면 극복해야 하는 여타 제약여건의 장벽이 낮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번 글에서는 그 방법 중 하나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바로 내가 직접 만드(는 느낌을 주)는 것, 이름하야 바로 M.O.H.A. (Manual Operated Home Appliance) 이다.

불편이 아니라 매력이 되는 수동조작 가전제품
수동조작이라니? 앞서 말한 1인 가구용 가전제품이 해소해야 하는 숙명과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당연하다. 입고 나갈 옷을 고르기에도 모자란 아침시간, 스마트폰으로 모든 걸 해결하기에도 모자란 저녁 시간에 허덕이는 이들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과연 그러한 제품을 살 것인가? 단언하자면, 분명히 가능하다. 그리고 그 조건은 아래와 같다.

첫째, 그 수동조작법이 결코 어렵거나 결과 대비 과도한 투입을 요구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어찌 됐던 그들의 생활은 현실이다.

둘째, 시간과 노력의 투입이 특별한 결과로 돌아와야 한다. 핵심기능으로 똘똘 뭉친 기존의 1인 가구용 가전제품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그 무언가를 제공해야 한다.

셋째, 아무리 매력적인 제품이라 할지라도 1인 가구의 생활공간에 비해 과도하게 크거나, 기본용량이 4인 가구용으로 맞춰져 있는 제품이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에게 요구하는 이 수동조작의 경험이 차별성을 위해 억지로부여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사용자들이 그 불편함을 감수하는 이유는 그 수동조작에 직접적으로 연결된 효익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그 수동조작 경험을 메시지로 강조하여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 제품의 아이덴티티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야 한다. 1인 가구의 소비자들은 온전히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투입할 준비가 돼 있으며, 메시지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단할 능력 역시 얼마든지 갖고 있다.

그리고 이번 글에서는 애초부터 1인 가구를 위한 가전제품으로 포지셔닝된 것은 아니지만, 이 M.O.H.A.의 사례로 소개할 수 있는 제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미 전세계적인 스테디셀러가 된 제품이지만 말이다. 바로 발뮤다 더 토스터이다.

5cc의 물과 2초의 시간이 만드는 기적
발뮤다 더 토스터는 사용자로 하여금 빵을 조리하기 전 3~5cc의 물을 상단부 급수구에 붓도록 한다. 이어서 빵의 종류에 따라서 레버를 돌리기만 하면 조리가 시작된다. 이 간단한 수동조작을 위에서 언급한 M.O.H.A.의 조건에 따라 해석해보자.

첫째, 물을 붓고 레버를 돌리는 조작법은 적절하게 자신이 조절하는 기분을 내면서도 쉽고 간편하다. 물론 빵을 토스터기에 넣기만 하는 기존의 일반적 토스터기의 그것보다는 한 단계가 추가되고, 물을 부을 때 조금의 집중력이 더 필요하지만 말이다.

둘째, 간단한 노력의 투입은 놀라온 결과로 돌아온다. 급수구에 넣은 약간의 물은 조리시간 동안 토스터 안을 스팀으로 가득 채우고, 이 스팀은 열에 의해 덥혀져 놀라운 맛의 경험을 선물해준다.

셋째, 발뮤다 더 토스터는 기존의 컴팩트한 토스터기보다는 분명 크지만 1인 가구의 작은 주방에도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이다. 더구나 그 디자인으로 인해 식탁에 올려놓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게다가 식빵 기준으로 딱 2장을 가로로 눕히기에 적절한 크기는 1인 가구의 식사량에 절묘하게 들어맞는다.

넷째, 이 제품이 M.O.H.A 라고 말할 수 있는 핵심요소인 ‘급수구에 물 붓기’는 빵의 맛을 좌우하는스팀을 위해 필수적인 행동이다. 조리를 시작하기 직전에 넣은 물은 발뮤다 더 토스터에만 있는 보일러 히터를 통해 빠르게 수증기로 전환된다. 즉, 사용자가 하는 그 작은 수동조작이 발뮤다 더 토스터의 핵심 아이덴티티 중 하나가 되는 것이다.

슈퍼맨을 감동시키는 M.O.H.A
이번 아티클은 수동으로 조작하는 경험이 1인 가구들에게 선택 받기 위한 필수불가결의 조건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1인 가구가 내리는 가치판단은 4인 가구의 그것보다는 더 다양할 수 밖에 없고, 모든 1인 가구를 공략할 수 있는 만능열쇠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작고 귀여운 것, 힘세고 오래가는 제품으로는 그들에게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한 채 곧이어 출시될 조금 더 저렴한 제품, 조금 더 작은 제품에게 자리를 내줄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현실적인 공간과 가격의 제약 속에 갇힌 이들에게 다양한 기능과 최신 기술로 가득한 제품을 권할 수도 없는 일.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아티클은 제품의 핵심 차별성과 연결되는 수동조작의 경험이 어느새 레드오션이 돼버린 이 시장에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모두에게 사랑 받을 수는 없다. 누군가에게는 더 사랑받을 수 있다. 그 누군가가 열광하는 포인트를 찾고, 이 슈퍼맨으로 하여금 스스로 감동을 만들도록 하는 제품, 그것이야 말로 힘세고 오래가는 제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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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찬

김정찬

김정찬(JungChanKim) Editor / 똑같은 상품이라도 전달되는 방식에 따라 수명을 달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 트렌드인사이터로 소통하는 과정 속에서 Brand Manager로서의 speciality를 키워나가기 위한 안테나를 다듬고 있다.

  • 초규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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