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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아날로그, 그 끝과 끝에서 답을 찾다, Paper Signals

‘OOO, 오늘의 날씨 알려줘’, ‘OOO, 신나는 노래 틀어줘~’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언젠가는 이런 세상이 오겠지’라고 생각했던 불확실성 희망들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일상처럼 생활 곳곳에 묻어나오고 있다. 바로 인공지능 스피커다. 이미 첫 문장만 보고도 눈치챘을 것이다. 스마트 홈을 만들고 싶은 당신에게 과하지 않으면서 인테리어로도 부족하지 않은 아이템으로 젊은층에 꽤 인기 있는 제품이다. 인공지능 스피커가 이렇게 생활 속에 스며든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음성 인식 기술이 보편화되고 더 나아가 이렇게 생활밀착형 제품으로 발전하면서 그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아마존 알렉사, 네이버 프렌즈, 카카오 미니 등과 같은 인공지능 제품이 이제 흥미로운 기삿거리로 끝나지 않고 가지고 싶은 아이템이라는 소비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 미니가 출시되자마자 완판되는 현상을 보면 그 열기를 쉽게 느낄 수 있다.

기술력과 탈(脫)기술력의 만남

지난 기사(닌텐도 라보, 게임을 넘어 이제까지 없던 세상으로)에서 닌텐도와 DIY의 조합을 통해 이제껏 느끼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냈다. 불필요한 것들을 줄이고 기술력이 만들어가는 게임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마치 초기 모델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닌텐도처럼 최근 구글에서도 인공지능이라는 미래지향적 기술과 마치 가내수공업을 연상케 하는 DIY가 만나 색다른 조합을 끌어냈다.

Google이 구글 홈 스피커를 포함해 CES에서 음성 비서와 음성 인식 제품에 집중한 재미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보통 IT 기업들이 선보이는 첨단기술은 아니지만 조금 더 귀엽고 아기자기하다. 구글이 오픈 소스로 선보인 Voice Experiments 시리즈의 한 형태로 Paper Signals 라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구글 홈 스피커와 DIY로 직접 만든 작은 모양의 물체를 연동시켜 음성 명령에 따라 움직일 수 있도록 했다. 키트에는 케이블을 비롯해, 아두이노 판, 모터같이 설치에 필요한 부품들이 포함되어 있다. 제공된 부품을 아두이노 판에 연결하고 사이트에 올려온 템플릿을 프린트해서 자른 뒤 붙이면 원하는 모양을 완성할 수 있다. 현재 구글은 6가지 Signal을 제공한다. 날씨를 포함해 간단한 비트코인 시세 현황은 물론 나사가 로켓을 발사하는 상황까지 알려준다. 커뮤니티에 오픈 소스로 열려있기 때문에 키트를 조금 더 크리에이티브하게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Paper Signals 키트는 현재 24.95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그 둘의 연결점

우리는 디지털 시대에서 다양한 기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살고 있다. 하지만 이 분야에 전문적으로 종사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기술력이 높아졌다’는 두루뭉술한 얘기가 몸소 와 닿지 않는다. 이미 디지털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남들이 하는 만큼의 충분한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기술력이 높아질수록 이에 반응하는 역치 또한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익숙함이 지속되면 어느 순간 우리는 자연스레 옛것을 그리워하게 된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만 보다가 가끔 서랍 속 먼지 가득한 사진 앨범에 빼곡히 채워진 필름 사진을 보면 가슴 따뜻해지는 기분을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노래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역주행을 불러온 ‘좋니’가 하반기 음반 시장을 장악한 데는 이유가 있다. 매번 비슷한 장르와 비트, 기계음이 섞인 노래만 듣다가 아재감성 물씬 풍기는 멜로디와 가사가 누군가에게는 신선하고 누군가에는 그리움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 반응하는 대상도 결국 젊은층으로 한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길게 보면 앞으로 전반적인 시장은 더욱 그들에게 맞춰지게 되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젊은층은 변화에 민감한 트렌트세터이다. 그리고 트렌드세터는 니치시장을 공략할 다양한 영감을 제공해준다. 하지만 또 바꿔 생각하면 새롭게 생산되는 마켓들도 언젠가는 치고 들어오는 다른 새로운 것에 의해 구식의 과정을 밟게 된다. 지금 혁신적인 인공지능 스피커도 언젠가는 누구나 흔히 쓰는 스피커가 되겠지만 시간이 흘러 지금을 그리워하는 순간이 오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처음과 끝처럼 가장 멀고 이질감 느끼게 되는 모든 과정을 얼마만큼 공감대를 유지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될 것이다. 고객이 느끼는 제품에 대한 감정, 그 공감성을 이해한다면 더 가깝게 소비자와 연결되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항상 새롭고 남들이 보기에 신선하다고 느껴지는 것도 좋지만, 신선함과 고전미의 이 두 경계가 머리와 꼬리로 연결되듯 함께 만들어간다면 꽤 색다르고 재미있는 제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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