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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EA+ASMR, 제품의 옷을 감각으로 입히다

유튜브 ASMR PPOMO

뇌 신경을 자극해서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바람 부는 소리, 부스럭거리는 소리, 무언가 두드리는 소리 등이 쓰이고 있다. 이를 통칭해 자율감각쾌락반응이라 말하고 줄임말로 ASMR이라 부르기도 한다. ASMR은 2010년 무렵 미국, 호주 등에서 시작됐고, 현재는 유튜브 같은 채널을 통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듣기 좋은 소음을 뜻하는 의미의 ‘백색소음(White noise)’ 라는 단어가 쓰이고 있다. 책장 넘기는 소리마저 조심스러운 독서실이나 도서관보다, 거슬리지 않는 어느 정도의 소음이 집중력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누군가는 귀지를 청소하는 소리에서 편안함과 안정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외부의 감각 자극을 중추신경계로 전달해주는 역할이 직접적인 자극 없이 제 3자에 의해서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야식이 당기는 늦은 밤, 누군가 나 대신 맛있는 소리를 내며 먹을 때 대리만족을 느끼는 사람도 비슷한 경우다. 물론 야식의 경우 악마의 유혹을 참지 못하고 그 반대의 경우가 생기곤 한다.

IKEA 그리고 ASMR

최근 가구 및 생활 소품을 판매하는 가구업체 이케아(IKEA)에서 ASMR을 활용한 제품 홍보를 선보였다. 그들이 만든 캠페인 바로 ‘Oddly Ikea’다. 이번 제품 소개 영상에는 우리가 흔히 쓰는 화려한 영상미와 웅장한 사운드를 볼 수 없다. 대신 아래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은 차분한 말투와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로 제품을 설명한다. 제품 설명과 함께 해당 제품을 어루만지며 제품 자체에서 느껴지는 재질을 눈이 아닌 귀로 느낄 수 있는 신선한 전달 방식을 제공한다. 직접 찾아가서 체험하지 않는 이상 제품의 특성을 온전히 느낄 순 없지만, 정해진 프레임 안에서 그들만의 시선으로 가상의 감각을 느끼게 해준다. 제품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화려한 도구를 쓰기보다 제품 자체의 본질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는 점이다. 긁는 소리, 두드리는 소리, 문지르는 소리 등 우리가 제품을 구매하기 전 하는 행동들을 영상 하나만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피부에 닿는 제품을 파는 곳, 이케아가 가진 브랜드 특성에 맞게 제품을 소비자의 눈높이와 가장 가깝게 접근한 것이다. 하나의 감각이 아니라 다양한 감각을 지배할 수 있다면 더욱 효과적인 B2C 전략이 나올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이다.

꾸미지 말고 그대로 보여주세요

예뻐 보이고 싶은 것은 사람이나 제품이나 마찬가지이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라는 옛말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고 그 위에 예쁜 옷을 입혀 매체에 홍보하는 과정을 1부터 10까지 나눴을 때, 우리는 보통 9에서 10 사이로 이미 꾸며진 제품을 보게 된다. 하지만 예쁘게 꾸며진 결과물을 보는 것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조금씩 변화의 과정에 있다. 1~2인 가구가 늘어나고 꼼꼼한 소비가 만들어지면서 광고 속 완벽한 제품보다 제품 자체의 날 것이 드러나는 것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제조 공정을 마치고 나온 제품에 살을 입히기 전 별다른 여과 과정 없이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해지는 것이다. 다른 화려한 배경들보다 앞서 말한 시각, 청각, 촉각을 눈으로 느낄 수 있는 감각 서비스, 즉 형태적 특징을 넘어 감각으로 제품을 어필하는 가감비(價感比)가 신선한 소비 트렌드로 주목받는 것이다.

최근 ‘back to the basics’ 이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기술의 화려함보다 초심으로 돌아가 그 대상이 가지고 있는 본질에서 끌어낼 수 있는 베네핏에 집중하자는 말이다. 제품을 어떻게 더 예쁘게 포장할지 고민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숨기는 것보다 드러내는 것이 더욱 자연스러운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꾸밈없는 소비가 만들어 낼 그 신선한 충격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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