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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 to the Basic, 서비스 미니멀리즘

요즘 많이 사용하는 신조어 중 TMI라는 말이 있다. Too Much Information이라는 말의 줄임말인데,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많은 정보를 주는 경우를 지칭한다. 이러한 TMI를 커뮤니케이션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이용하는 서비스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서비스에서의 TMI는 추가적으로 과한 엑스트라 서비스나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금액을 조금 더 지불하고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이러한 니즈를 반영하여 각 브랜드에서는 처음부터 여러 부가서비스가 포함된 상품을 출시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아예 기본 서비스/상품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부가서비스를 더하는 + 옵션은 있지만 필요치 않은 서비스를 덜어내는 – 옵션은 없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가끔은 부가서비스 제공이나 서비스 업그레이드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본질에 집중하지 못하는 서비스를 볼 때도 있다. 이러한 예를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IT 서비스일 것 같다. 최근 업그레이드된 iOS는 사용자의 필요유무와 관계없이 wi-fi를 제공하는 장소에 진입할 경우 wi-fi를 자동으로 켜 때로는 불편함을 느끼게 하고, 카카오톡이나 네이버는 본질적인 메신져나 검색 서비스뿐만 아니라 다소 과하게 느껴질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다. 물론 많은 사용자들이 새로운 기능을 제공받아 편리함을 느끼고, 삶의 질이 높아짐을 경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본 에디터처럼 복잡한 서비스를 선호하지 않고 원하는 기능만 간결하게 사용하기를 원하는 사용자의 경우 오히려 부가 서비스가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소비자는 다양하기 때문에 화려하고 여러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있는가하면 본질에 집중한 서비스를 선호하는 소비자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고객을 위해 어떤 서비스는 기본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때로는 조금 아날로그한 모습으로, 때로는 기존에 제공하지 않았던 서비스의 모습으로 말이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각종 부가 서비스, 업그레이드된 옵션을 줄이고 기본으로 돌아간 ‘서비스 미니멀리즘’의 사례를 만나본다.

아이팟 나노가 돌아온건가요? ‘Spotify Mighty’

재생목록이나 플레이리스트를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 다음에 어떤 음악이 재생될 지 궁금해하면서 음악을 감상했던 적이 있다. 한 때 지금의 스마트폰 자리를 차지하던 MP3플레이어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기억 속에서 사라진 수많은 MP3플레이어 모델이 있지만 아마 아이팟 나노는 그 이름만 들어도 아직까지 디자인을 기억하고 있는 사용자들이 많을 것이다. 손에 쏙 들어올뿐만 아니라 옷이나 가방에 클리핑하면 그 무게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작은 사이즈의 MP3플레이어였다. 색상도 다양하여 다음에 어떤 곡이 재생될 지 알 수 없는 불편함이 있더라도 하나쯤 갖고 싶은 디자인이었다. 최근 Spotify는 그러한 아이팟 나노의 디자인과 유사한 음악 감상 디바이스를 출시했다.

Spotify Mighty, bemighty.com

Spotify는 음악을 다운로드하고 소유하며 듣는 액션보다는 모바일에서 스트리밍하는 것에 더 부합하는 서비스다. 사용자 개인의 디바이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이들이 음악 감상을 위한 전용 디바이스를 출시했다는 것 자체가 조금 예외성을 갖는다.

Spotify Mighty는 디바이스에 약 1,000곡의 음악을 저장할 수 있어 오프라인 상태에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한다. 또한 해당 디바이스로는 음악을 감상하는 액션밖에 할 수 없기 때문에 말그대로 오직 음악 감상에 집중하도록 만든다. Spotify가 이러한 디바이스를 출시한 것은 최근의 서비스 흐름과 상반된 행보이기도 하다. 최근의 서비스들은 수많은 기능과 정보를 제공하며 모든 경험을 한 곳에 모아놓으려 애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에게 얼마나 만족하는지 물으면 ‘음악만 들으면 되는데’ 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다. 사용자는 서비스의 본질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관여도가 높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니즈를 바탕으로 생각해본다면 Spotify Mighty가 실제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과 더 가까운 서비스일 수도 있을 것이다.

호텔의 출발점으로 돌아갑니다. ‘Marriott Homesharing Pilot Program’

지금은 호텔이 수많은 객실을 보유하며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호텔의 출발점은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다. 수십, 수백년 전에는 누군가 집에 남는 방을 여행자에게 대여하는 방식(우리가 익히 아는 Bed and Breakfast 형태)에서 시작했을 것이다. 현대에는 호텔에서 스파, 피트니스, 식음료, 연회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사실 호텔의 본질은 숙박 그 자체이다. 최근 세계적인 특급호텔 체인인 Marriott Hotel에서 호텔의 본질에 가까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파일럿 테스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런던에서 진행되었는데, Marriott와 런던의 Homesharing 업체인 Hostmaker와 협업하여 선보였다. 물론 이들은 Marriott라는 브랜드에 걸맞는 집을 특별히 선정하여 대여해주었다. 하지만 호텔에서처럼 특급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는 고객들에게 질 좋은 숙박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였다.

Marriott Homesharing Pilot Program, https://www.tributeportfoliohomes.com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새로운 개념이었던 Homesharing은 이제 이용해보지 않은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대중적인 서비스가 되었다. 새로울 것이 없는 서비스지만 각종 부가 서비스를 늘려가는 흐름을 보이는 특급 호텔 체인에서 시도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최근 대다수의 특급 호텔은 자체 서비스뿐만 아니라 타 서비스까지 제휴하여 확장된 경험을 제공하려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유명 스파 체인, 놀이공원, 아쿠아리움, 영화관 등 외부 서비스까지 제휴하여 숙박보다는 얼마나 다양한 컨텐츠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이런 점에서 Marriott는 확장된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숙박+알파’가 아닌 ‘숙박’에만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에서 서비스의 본질로 돌아가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서비스 미니멀리즘이 등장한 이유는?

그렇다면 이러한 서비스 미니멀리즘의 흐름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미니멀리즘 라이프스타일이 유행하고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하는 이유와 비슷할 것이다. 너무 많이 소유하고, 섭취하다보니 모든 것들을 원활하게 소화할 수 있는 한계치에 도달한 것이다. 서비스 미니멀리즘도 동일하다. 기술이 발전하고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은 다양하고 높은 수준의 니즈와 원츠를 갖게 되었다. 이에 맞춰 여러 브랜드는 기본 서비스를 넘어 사용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선제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해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러한 서비스가 ‘소화 가능한’ 서비스가 아닌 ‘too much’의 서비스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 결과 일부 소비자들은 애초에 원했던 기능이나 서비스만 제공받음으로써 더 큰 만족감을 얻게 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다면 오히려 본질에 집중한 서비스가 프리미엄 서비스로 제공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동안은 기본 서비스에 가장 저렴한 가격을 책정했고 부가 서비스를 더해야만 프리미엄 서비스로 생각해왔다. 하지만 본질적인 서비스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더욱 전문화하고 깊이 있게 제공한다면 부가 서비스 없이도 충분히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은행, 숙박 애플리케이션 등은 기본 서비스뿐만 아니라 메신져, 쇼핑 등의 부가 기능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문어발식으로 사용자가 ‘필요로 할까봐’ 여러 기능을 제공하기보다는 본질적인 서비스에 집중하는 것은 어떨까. 결국 사용자들은 정말 필요로 할 때 핵심 서비스를 제공받기를 기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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