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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듯 다정하게, 브랜드와 고객의 밀당은 계속됩니다.

우리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하루에도 수십 개의 브랜드를 만난다. 어떤 사람은 컨텐츠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누군가는 게임을, 본 에디터와 같은 사람들은 트렌드를 살핀다는 (핑계같은) 이유를 대며 쇼핑 애플리케이션에 가장 많이 접속할 것이다. 애플리케이션(및 모바일 웹)은 이제 브랜드 경험을 완성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정 브랜드는 모바일을 통해서만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고 어떤 브랜드는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경험을 보완하기 위해 모바일을 활용하고 있다. 각 브랜드에서 모바일을 활용하는 방식은 어느 정도 고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따라서 수많은 소비자들은 각 브랜드의 모바일 채널을 접할 때 특정 역할이나 기능을 기대한다. 쇼핑을 돕거나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고, 조금 더 나아간다면 개인화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처럼 말이다. 최근 미국의 대형마트 Target과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Nike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고정관념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서 벗어나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여 눈길을 끌고 있다.

고객의 이야기를 ‘정말’ 귀담아 듣고 있어요, ‘Target Studio Connect’

미국의 대형마트 Target은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 중 일반 고객들은 잘 알지 못하는 특별한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Studio Connect라는 이름을 가진 애플리케이션인데, 이는 Target의 디자인팀과 고객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애플리케이션을 일반 고객이 잘 알지 못하는 이유는 Target이 선정했거나 직접 신청한 600여 명의 고객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는 Target의 유효고객 중 약 0.002%에 해당한다. 최근 PB상품의 디자인 경쟁력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Target의 전략 중 하나로 보여지는데, 디자이너들은 제품을 기획할 때 Studio Connect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고, 심지어 제작 전 아이데이션 과정에서도 고객의 의견을 반영하는 데에도 활용하고 있다. 때문에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고객들은 일반 고객들보다 조금 빨리 신제품을 만나볼 수 있고, 제품 제작 과정에 참여하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Target Studio Connect 애플리케이션, App Store

Target은 전통적인 리서치 방식이 고객의 의견을 반영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며 효과적이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트렌드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가운데 전통적 방식처럼 제품 제작 전/후에만 고객 의견을 수렴한다면 고객 의견을 즉각적으로 제품에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Studio Connect를 활용하면 제품 기획/제작/판매 과정 중간중간 언제든 고객과의 인터랙션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객의 니즈를 보다 세밀하게 만족시킬 수 있다. 또한 고객이 직접 자신들에게 필요한 제품 제작도 요청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Target은 Inclusive Design*까지 실현할 수 있고 특정 니즈를 가진 소비자 대응에도 힘을 얻게 되었다. (*Inclusive Design: 모두를 위한 디자인, 보편적 디자인이라고도 하며, 디자인을 통해 장애인/노약자 등 사회 소외 계층을 포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동안 여러 브랜드에서 오직 ‘구매’ 경험에만 한정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했다면, Target의 Studio Connect의 차별화 포인트는 ‘기획’에서 ‘제작’, ‘구매’로 이어지는 과정에 참여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타 브랜드에서 모바일을 통해 고객과 인터랙션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인터랙션을 시도했다는 점이 주목받을만하며 단순히 제품 구매뿐만 아니라 브랜드-고객 간의 접점을 높여 결속력을 강화해준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츤데레같다고? 사실은 너에게만 집중하고 있어. ‘Nike by Melrose’

최근 NikeNike by Melrose라는 이름의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했다. LA의 Melrose Ave.에 위치하여 해당 이름을 갖게 되었지만, Melrose 지역 사람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매장이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by Melrose). Nike by Melrose 매장을 만들며 중점을 둔 부분이 해당 지역 고객들의 구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장 디스플레이 및 재고를 구성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 지역 고객들의 구매 데이터를 살펴보니 50명 중 1명은 Nike Cortez 모델을 구매하고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을 운영함으로써 고객 구매 패턴에 민첩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었다. Nike by Melrose는 ‘로컬’과 ‘데이터’를 키워드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Nike Plus App을 활용하여 디지털 쇼핑과 오프라인 쇼핑의 경계를 무너트리는 데에도 집중하고 있다.

Nike by Melrose, news.nike.com

Nike Plus App을 활용하여 Nike by Melrose 매장을 이용하면 조금 색다른 쇼핑 경험을 할 수 있다. 어찌보면 무심한듯 하지만 사실은 고객에게 매우 집중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고객은 크게 2가지 경험을 할 수 있는데, 비대면 서비스와 대면 서비스로 나눌 수 있다. 비대면 서비스는 고객이 미리 애플리케이션으로 제품을 주문하고 매장에 방문하여 smart locker에서 찾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이 과정에서 스태프는 필요치 않다. 하지만 사이즈가 맞지 않거나 다른 제품을 착용하여 비교해보고 싶다면 어떻게 할까? 대부분 다른 매장에서는 이 시점에 스태프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Nike by Melrose는 이 과정조차 색다르게 만들었다. 제품을 애플리케이션으로 스캔하면 (단 한 마디의 말도 하지 않고) 스태프가 해당 고객에게 맞는 사이즈를 가져다 준다. 요청사항이 복잡하거나 여러 가지일 때는 애플리케이션의 문자 메세지 기능으로 고객이 색상, 재고 등을 파악할 수 있게 함으로써 완벽한 비대면 서비스를 완성하고자 하였다. 반대로 대면 서비스는 어떨까. 대면 서비스는 애플의 지니어스 바 운영 방식을 채택했다. 이들은 Nike Express Zone을 만들었고, 사전 예약을 통해 매장 방문 시 상담 및 제품 착용까지 직원이 도움으로써 비대면 서비스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Nike by Melrose는 고객에 따라 다른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였고, 그 일환으로 애플리케이션과 오프라인 매장을 적절히 활용하여 양극단의 대면 및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실 애플리케이션으로 제품 구매 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픽업하는 것은 전혀 새롭지 않다. 신세계백화점은 매직픽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롯데백화점은 스마트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Nike by Melrose에서 찾을 수 있는 차이점이라면, 스태프를 대면하지 않고도 추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매직픽업이나 스마트픽을 활용하면 제품을 찾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스태프를 대면해야 한다. 스마트픽은 스태프 대면 없이 락커에서 제품을 찾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지만 사이즈 변경이나 색상 문의 등을 하려면 결국 매장을 방문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Nike by Melrose는 일차적으로 고객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을 제공하여 이러한 불편함을 최소화하고자 하였고, 추가 서비스를 제공해야하는 경우에도 제품 스캐닝, 문자 메세지 기능을 활용하여 가능한 스태프와의 접점을 줄였다. (대신 스태프는 이들을 꼭 필요로 하는 Nike Express Zone에서 만나볼 수 있게 하였다.)

애플리케이션, 브랜드와 고객의 밀당 브릿지로

그동안 다양한 브랜드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데 있어 판매와 구매를 ‘편리하게’ 하는 것을 중점으로 하였다면 이제는 그 방향이 조금 바뀔 수도 있을 것 같다. 오직 ‘편리한’ 구매보다는 브랜드와 고객 간의 인터랙션 기능, 고객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브릿지 역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브랜드 애플리케이션에서 취약했던 기능과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보완해나가야 할 것이다. 그 중 하나로 챗봇을 고도화하여 퍼스널 쇼퍼 기능을 강화해본다면 어떨까. 고객 중에는 제품을 추천받고 싶거나 여러 제품을 비교하고 싶은데 막상 스태프와 대면하고 싶지 않아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챗봇 또는 애플리케이션의 문자 메세지 기능을 활용한 실시간 1:1 상담 등으로 퍼스널 쇼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도 있지만 실시간 대응이 어렵거나 챗봇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범위가 한정된 경우가 많다. 챗봇의 고도화 및 고객의 구매 데이터 기반으로 상담이 이루어져야 하는 등 보완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Target의 Studio Connect처럼 고객이 제품 판매에 새롭게 기여하는 방식을 만들 수도 있다. Studio Connect는 Target의 디자인팀이 주체가 되어 제품 제작 과정 중 고객의 의견을 수렴하는 정도에 그쳤다면, 제품 기획부터 제작까지 고객이 담당하게 만들 수도 있다. 고객이 직접 제품을 기획하고 제작하여 브랜드에 이를 판매하도록 요청하는 것이다. 고객이 해당 브랜드에 대해 갖는 느낌과 이미지 등이 제품에 투영될 수 있고, 브랜드는 마치 편집샵처럼 한정된 수량의 제품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고객과 판매자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지만 때로는 고객이 고객일 수도, 판매자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브랜드와 고객 간의 새로운 인터랙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모바일이 단순 판매, 구매를 넘어 브랜드와 고객 간의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가는 밀당 브릿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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