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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현실을 더하는 증강현실, 스포츠 산업의 새로운 기회가 될까

미디어의 발전으로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라디오를 통해 스포츠 중계를 듣던 시대에서 TV를 통해 보고 듣는 시대가 되었고, 2000년대에는 뉴미디어 덕분에 이동하면서 경기 시청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과 모바일로 대변되는 젊은 세대를 위해 스포츠 업계는 SNS와 제휴를 맺거나,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기도 한다. 스포츠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스포츠 경기 외에는 이렇다할 콘텐츠가 없던 시대에서 열성적인 스포츠 팬뿐만 아니라 스포츠 경기에 관심이 적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경기 내,외적으로 즐길 거리가 더 많아졌다. 오늘날 스포츠는 선수들의 치열한 승부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호흡까지도 볼 수 있는 최첨단 미디어 기술과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상품이다. 하지만 스포츠 산업은 이런 변화에 만족하지 않는 것 같다. 작년에 이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증강현실을 스포츠 곳곳에 적용하면서 또다른 변화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증강현실의 어떤 점이 스포츠 산업의 눈길을 끌었는지 그리고 현 시점에서 스포츠에 사용될 증강현실은 어떤 모습일지 살펴보려 한다.

변화를 위해 증강현실을 고려하는 스포츠 산업

스포츠 산업은 증강현실 도입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긍정적이다. 가장 큰 이유는 증강현실이 스포츠 경기 서비스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보완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종목을 막론하고 모든 스포츠 경기는 일회성이다. 한번 진행된 경기는 그것으로 끝난다. 녹화중계나 하이라이트를 통해 다시 시청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스포츠는 라이브로 진행되는 상품이기 때문에 구매와 소비가 동시에 이뤄진다. 따라서 스포츠 산업에서는 경기 시청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스포츠에 더 몰입하게 하는 요소나 즐길거리 등 새로운 경험을 제시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며 사용자가 보는 화면에 특수효과를 제공할 수 있는 증강현실이 각광을 받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디지털 시대에 스포츠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도구로 활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해 일반인도 스포츠에 대한 지식 수준이 상당히 올라갔다. 여기에 인터넷을 통한 스포츠 데이터 접근이 손쉬워지면서 이제는 경기 자체에 집중하는 팬들도 늘어나고 있다. 미디어에서 중계 시에 각족 통계나 전술적 움직임을 제공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프로야구 MLB와 미국프로농구 NBA는 작년부터 증강현실 사용에 적극적이었다. 야구와 농구 자체가 글로벌 스포츠이기도 하고, 새로운 기술 도입을 마다하지 않은 스포츠였으니 놀라운 일도 아니다. 정작 주목해야 할 것은 이 두 스포츠가 증강현실을 활용하는 관점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MLB는 경기장에서 직접 경기를 관람하는 팬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기 위한 방법으로 증강현실을 활용한 반면 NBA는 집/공공장소/이동 수단 등 경기장 외부에서 실시간 중계를 통해 시청하는 팬을 대상으로 증강현실 서비스를 진행했다. 이러한 서비스들은 경기장 직관을 하는 팬들과 경기장 밖에서 시청을 하는 팬들의 어떤 욕구를 증강현실로 채워주려 했을까?

마운드 투수의 경기 기록을 실시간으로 알려드립니다

MLB, AT Bat AR Service

MLB AT Bat AR, https://www.cnet.com/news/baseball-apple-pitches-augmented-reality-to-catch-fans-mlb-apple/
MLB AT Bat AR, https://9to5mac.com/2017/09/25/mlb-at-bat-augmented-reality/

미국 스포츠 산업의 특징은 모든 콘텐츠를 데이터 및 통계화하여 전달한다는 점이다. 특히 데이터 활용이 보편화된 야구의 경우, 이미 팬들 사이에서는 데이터 비교 분석을 통한 선수 평가나 전술 분석을 하는 것이 야구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식이 된 지 오래다. 이런 니즈에 맞춰 MLB는 At Bat라는 App을 통해 야구와 관련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18년부터는 데이터 전달을 AR 기술과 결합할 계획을 세웠다. 실제 경기장에서 해당 App을 작동하면, 선수의 데이터는 물론 TV에서나 볼 수 있는 실시간 내용도 제공받을 수 있다. MLB는 스포츠 팬에게 증강현실을 통해 실시간 데이터와 함께 경기를 볼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 App을 사용하면 경기 자체에 집중하고자 하는 팬들의 니즈를 채울 수 있다. 한눈에 모든 데이터를 볼 수 있는 TV와는 달리,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경기 화면을 보고 전광판으로 재확인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주는 것은 덤이다.

당신 앞에 경기장으로 오는 문을 열어 드립니다

NBA, AR 360 Portals

NBA 360 Portals AR, ttps://www.androidpolice.com/2018/05/31/nba-releases-ar-app-android-along-new-360-portals-feature/

NBA에서는 지난 5월 NBA App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다. 바로 App의 AR을 통해서 사용자가 실제 농구 코트에 있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하게 하기 때문이다. AR을 실행한 후 바닥을 스캔하면 임의의 포털이 생성된다. 해당 포털로 걸음을 옮기면 이용자는 순식간에 NBA 경기장에 온 것과 같은 증강현실이 펼쳐진다. 스포츠 팬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경기장 방문을 거리 어디에서나 순식간에 이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App이 서비스된 기간은 NBA 파이널 기간으로, 경기 자체의 흥행과 파이널이라는 희소성으로 인해 경기장을 방문할 수 있는 사람이 제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단 한 번뿐인 그 날의 경기 분위기를 느끼게 할 수는 없을까? 경기장을 확장하지 않는 이상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AR은 현장의 분위기를 경기장이 아닌 길거리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해주었다.

스포츠 산업에 증강현실, 흥미롭긴한데…꾸준히 사용 가능한 서비스가 될 수 있을까

NBA와 MLB에서 보여준 사례는 팬들에게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스포츠 증강현실이 계속해서 발전하려면 가장 큰 난관을 넘어서야 한다. MLB와 NBA의 사례를 보자. 방송사나 개인 디지털 기기를 통해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요즘, 증강현실에 제공하는 데이터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사용될 지 미지수다. 중계를 통해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NBA가 선보인 360 Portal은 신기하지만, 경기를 중계해주기보다는 체험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라서 경기가 없을 때는 그 의미가 적을 수 있다. 앞서 다룬 사례만 본다면, 과거 반짝했던 증강현실 서비스처럼 일회성에 그칠 수도 있다.

포켓몬GO, http://hanfanc.tistory.com/318

잊혀질 뻔 했던 증강현실이 다시 주목을 받게 된 사건이 있다. 바로 포켓몬GO의 등장이다. 익숙한 위치 기반 기술과 증강현실이 결합되면서 사람들은 너도나도 포켓볼을 던졌다. 이 때문에 포켓몬GO의 성공을 이야기할 때, 기술이 아닌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포켓몬GO의 콘텐츠는 일방향 전달 방식이 아니다. 콘텐츠를 형성하는 요인의 큰 부분은 포켓볼을 던지고 도감을 모으고 어떤 지점을 점령하는 등 게임 유저의 적극적인 상호작용이다. 포켓몬이라는 정해진 틀 안에서 콘텐츠의 소비와 재생산은 온전히 포켓몬GO를 즐기는 유저에 달려있는 것이다.

앞으로 나타날 스포츠 증강현실이 어떤 형태가 될 지 예측하기란 어렵다. 다양한 스포츠 종목만큼이나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형태로 나타나든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려면 포켓몬GO의 양방향 콘텐츠 생산과 소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증강현실 서비스가 그랬듯 데이터 제공, 이벤트 제공과 같은 일방적이고 일회성 서비스만 계속된다면 스포츠 증강현실은 제자리 걸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증강현실이 스포츠라는 틀 안에서 콘텐츠 소비와 재생산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게 하여 스포츠와 팬 모두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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