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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함께 나아가는 길, ‘인클루시브 브랜딩’

세계화가 가속됨에 따라 지식과 정보의 빠른 공유와 확산으로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렇듯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상향평준화되어가는 시대 속에서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가 그 경쟁력 떠오르게 되는데, 무엇보다 스스로를 잘 표현해야만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아래 사례들을 살펴보면 광고임에도 불구하고 제품에 대한 홍보는 거의 없고, 해당 브랜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에만 집중한다. 즉, 브랜드 정체성(Brand Identity)이라는 주관적 이미지가 기능과 디자인에 거의 차이가 없는 제품들 간 심리적 차이를 만들고 그것이 차별점이 되는 것이다. 기업이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윤리적인 노력을 보이는 것도 긍정적인 브랜드 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해서이다. 본 글에서는 친환경이나 공정무역 등 기존 윤리적 소비의 대표적 프레임을 벗어나 새로운 가치 제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인클루시브(Inclusive)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인클루시브 브랜딩(Inclusive Branding)

인클루시브 브랜딩은 인간중심적 접근방식의 경영전략을 기본으로 하는 인클루시브 비즈니스(Inclusive Business)를 기반으로 긍정적 브랜드를 형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클루시브 비즈니스는 말 그대로 번역하면 포용적 사업 활동으로, 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나 소수그룹 등을 고려한다는 인클루시브의 개념을 지향하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분야의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즉 계층이나 인종, 장애, 그리고 나이를 차별하지 않고 포용적 사고를 기반으로 사업 활동을 진행하는 것이다. 보다 좁은 의미로 파고들면, 사회적 책임 관점을 넘어 이러한 CSR 모델이 그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로까지 확장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올 여름 새로운 수영장 규칙입니다. by Chromat

수영복 업체 Chromat은 대표적인 인클루시브 브랜드이다. 이 브랜드는 당신이 어떤 사람이든 누구나 비키니를 입고 그 아름다움을 뽐낼 수 있다는 Human-positive를 항상 강조한다. 인클루시브의 한 예로 볼 수 있는 Human-positive는 이상적인 모델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나이나 장애 등으로 인한 옷을 입는 모든 사람들의 신체적 특성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흐름으로, 모델이 표현하는 가상의 사이즈에 몸을 맞추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사이즈를 추구해야 한다는 Body-positive가 확장되어 나타난 개념이다. 키가 작고, 배가 나오고, 나이 든 외모가 부정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Human-positive 흐름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패션계에서는 3-40대를 넘어 70대 노인 모델도 자주 기용되고 있다. Chromat은 그 누구보다 이러한 흐름에 적극 동참하여 성공적인 인클루시브 브랜딩을 했다. 올여름 Chromat은 #ChromatBABE 캠페인을 통해 그 절정을 찍었다. 캠페인은 절단 수술 모델이자 암 생존자인 Mama Cax, 트랜스젠더 Geena Rocero 등 5명의 주인공을 앞세워 외모나 신체적 조건이 어떻든, 자신이 어떤 사람이든 관계없이 누구나 아름다운 수영복과 비키니를 입을 수 있음을 적극적으로 전한다.

사람이 화장품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화장품이 사람에 맞추는 것이다. by COVERGIRL

화장품 브랜드 COVERGIRL이 40가지 색상의 파운데이션을 출시했다. 가장 이상적인 몇 가지 색상과 톤으로 고정되어 있던 기존 파운데이션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알맞은 화장품을 만들겠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였다. 해당 광고 영상에는 기존 화장품 광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델이 화장하는 장면이나 제품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단지, 나이도, 피부색도 모두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할 뿐이다. 그렇게 짧은 영상이 끝난 뒤 엔딩 크레디트에 여성 1000명의 이름이 흐른다. 이들은 COVERGIRL의 40가지 색상 탄생에 영감을 준 사람들이라고 한다. 즉, COVERGIRL은 자신의 피부 톤에 딱 맞는 화장품을 찾을 수 있다고 광고하는 것이 아니라, 화장품 제작에 도움을 준 1000명의 여성들에게 집중함으로써 인간 중심의 인클루시브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의 열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by HP

“라틴계 사람들의 직업은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으로 HP의 #LatinoJobs 캠페인 영상은 시작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질문에 “건설노동자”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후에 이어지는 라틴계 사람들의 인터뷰 내용은 이와 많이 다르다. 이들은 본인이 원하는 일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으며, 현재 HP에서 원하는 분야에서 전문가로 근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라틴계 사람들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열정을 갖고 있으며, 라틴계 사람(특히 여성)은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에서 부족한 수행능력을 보인다는 것은 편견임을 전한다. 영상을 통해 HP는 열정과 재능만 있다면 누구나 고용한다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강조하는데, 라틴계에 대한 고정관념을 꼬집는 이러한 캠페인을 통해 본 기업이 다양성을 지향한다는 이러한 메시지를 통해 인클루시브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하는 것이다.

인클루시브 브랜드가 나아가고자 하는 길, 그리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

인클루시브 브랜딩은 해당 기업의 긍정적 브랜드 전체성을 형성하는 것을 넘어 사람들에게 편견과 포용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이러한 포용적 가치에 대한 접근 방식은 다방면에서 여러 계층이 분열하고 대립하는 양상을 띄고 있는 현재 우리 사회 속 문제에 대한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즉, 기업의 발전을 위한 인클루시브 브랜딩이 사람들로 하여금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할 뿐 아니라 포용적 가치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갖게 만들고 그것이 사회의 발전으로까지 이어지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인종이 다양한 국가가 아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나타날 인클루시브 브랜딩은 앞서 본 사례와는 포용적 방향성이 사뭇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가장 먼저 논의될, 그리고 가장 필요한 주제는 노인 문제가 아닐까 싶다. 고령인구 비율이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세대갈등 등 다양한 문제가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인문제를 결합하여 확장된 가치가 바로 시니어-인클루시브이다. CJ CGV는 행복 100세 시대를 만들자는 목적으로 장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섰다. 이렇게 채용된 시니어 사원인 ‘CGV 도움지기’는 극장 서비스 지원 업무를 맡아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혹자는 물을 것이다. 이는 그저 노인 지원 서비스가 아니냐고, 도대체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냐고 말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도움지기 사례의 경우, 인클루시브 비즈니스로 보기에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보다 섬세한 계획이 선행된다면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는 성공적인 시니어-인클루시브 브랜딩이 가능할 것이라 확신한다. 장년 사원이 가진 노련함과 경험은 그것이 부족한 청년 사원의 열정과 창의성과 더해져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다. 이때 장년 사원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을만한 위치에 적절히 배정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는 서비스 분야 뿐만 아니라,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시니어-인클루시브의 확장 가능성이 있음을 반증한다. 이렇듯 철저한 계획하에 시니어-인클루시브가 이루어진다면 기업의 발전적 측면에서도, 사회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장년층은 삶의 활력과 건강을 되찾고, 청년층은 경험과 노련함을 익히게 되어 기업적으로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사회적으로 세대갈등을 완화할 수 있는 포용적 가치가 확산될 것이다.

브랜드는 계속해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인클루시브 브랜드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해당 브랜드에 대한 긍정성을 높이는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으로도 영향을 미칠만한 큰 소리를 담는다. 따라서 그 과정 속에서 브랜드는 보다 철저히 준비해야할 것이며, 진심을 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형성된 포용적 가치와 정체성은 기업에게도, 사회에게도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모두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길, 나아가야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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