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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를 모으고, 사진을 찍고, 패션 브랜드가 고객을 만나기 위한 새로운 여정

유행하는 게임들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코드가 있다. 바로 ‘캐릭터 코스튬’, ‘캐릭터 스킨’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바로 그것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게임 캐릭터 외관을 치장하는 아이템들을 부르는 단어라고 볼 수 있다. 이 아이템들은 시각적인 면뿐만 아니라 각각의 적용 효과를 가지고 있다. 아이템 획득 확률을 높여주는 코스튬, 착용하고 있으면 경험치를 2배 획득할 수 있는 코스튬 등. 의상을 구매하며 가끔 상상해보곤 한다. ‘현실에도 능력치 옵션들이 붙여진 옷들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평범한 티셔츠를 입어도 외모와 근력 능력치가 +1 상승한다던지 말이지’

이런 일이 현실에서 절대 불가능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시라. 평범한 티셔츠, 반바지에도 남들은 쉽게 눈치챌 수 없는 ‘특별 옵션’이 붙은 제품들이 등장했다. 물론 물리적으로 근력을 상승시켜주거나, 정신적으로 학습력이 더 좋아지게 하는 게임같은 아이템들은 아니다. 다만 일상 속에서 즐거움을 +1 시켜줄 수 있는 특별한 옷들이다.

모험으로 가득 차 있는 세상, 이 옷을 입고 떠나! TOMMY JEANS XPLORE

미국의 의류 브랜드 Tommy Hilfiger (이하 타미 힐피거)에서는 최근 Tommy Jeans Xplore라는 신규 라인을 런칭했다. 타미 힐피거에서는 해당 라인을 ‘스마트 의류’라고 소개했다. 어떤 점 때문에 스마트라는 수식어가 붙었을까?

https://usa.tommy.com/en/men-tommy-jeans-capsule
https://itunes.apple.com/us/app/tommy-jeans-xplore/id1393960235?mt=8

Xplore 라인의 옷에는 스마트 칩이 내장되어 있다. 블루투스로 태그할 수 있는 이 칩을 통해 고객은 구매, 착용 시마다 스마트폰 앱과 연동하여 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 타미 힐피거는 Xplore 라인 출시와 함께 이 라인의 고객만을 위한 앱 ‘Tommy Jeans Xplore app’을 동시에 런칭했다. 계정 생성 후 블루투스 태깅을 통해 옷을 입을 때마다 포인트를 쌓을 수 있으며, 앱에서 가이드하는 특정 퀘스트를 완료하면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고객은 해당 포인트를 쌓아 Live Nation에서 오픈하는 콘서트 티켓 구매 시 포인트로 사용하거나, 타미 힐피거 브랜드의 기프트 카드 구매, 세일 이벤트, 런웨이 참여권을 구매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Tommy Jeans Xplore 앱은 해당 라인의 옷을 구매한 사람들끼리 커뮤니티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앱 내 지도에서 Xplore 라인의 옷을 입은 사람들의 위치가 표시되며, 함께 수행하는 퀘스트를 통해 포인트를 쌓을 수도 있다.

옷으로 되찾는 부모와 아이의 웃음, Gymboree MADE YOU SMILE

아동 의류 브랜드 Gymboree(이하 짐보리)는 보다 직관적인 방법으로 특별함을 선보였다. 이 브랜드는 지난 7월 ‘MADE YOU SMILE’이라는 앱을 출시했다.

해당 앱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이 입고 있는 티셔츠와 가족들이 입고 있는 티셔츠에서 즐거움과 무한한 상상력을 펼치게 된다. 앱 내 AR(증강현실) 기능을 활성화하여 카메라로 짐보리의 티셔츠를 비추면 각각의 티셔츠에 따라 다른 그림, 글자, 무늬들이 튀어나온다. 아이들은 앱에서 해당 AR 컨텐츠들의 색상과 모양을 변형할 수 있다. 그 외 ‘Smile Generator’ 라는 기능을 통해 개성 넘치는 이모지를 만들고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시 음성을 입혀 증강현실 모드로 만들 수 있다.

해당 앱을 설치한 부모에게도 보상을 제공한다. 지난 8월부터 약 7주동안, 짐보리는 당첨률 100% 이벤트를 진행했다. 다운 받은 앱을 통해 구매한 옷을 스캔하거나, 옷의 시리얼 넘버를 입력하는 것으로 앱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AR 아이템들을 얻을 수 있었다. 보다 직접적인 물질 보상으로는, 짐보리 매장에 입장하면 앱에서 추첨판을 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해당 추첨판을 돌리면 구매 시 10% 세일 쿠폰 등의 매장 내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1주차부터 7주차별로 1년치 아이스크림 이용권, 풍선으로 가득 찬 신차 증정 등 1등 상을 다양하게 증정하여 부모들의 짐보리 앱 사용과 매장 방문을 촉진시켰다.

이제 꿈과 모험의 세계 이야기를 뒤로 하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패스트 패션 열풍 그리고 그 뒤를 이어 개별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소규모 온라인 브랜드, 특별한 가치를 내세운 브랜드 등 각종 니치 브랜드들이 등장하면서, 의류 시장에서 ‘전통있는’ 브랜드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과거 젊은 세대들이 열광했던 브랜드는 시간이 지나며 현재의 젊은 세대들에게 어필하지 못하고 올드한 브랜드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엄마 아빠 시절에 유행한 브랜드’라는 고리타분함을 벗어 던지기 위해 많은 의류 브랜드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로고를 바꾸고, 새로운 이벤트를 개최하고, 모델을 바꾸는 등의 노력은 이미 한국 내 상륙한 브랜드들에서도 시도하고 있으며 성공한 사례들이 하나 둘 씩 생기고 있기 때문에 익숙할 것이라 생각한다.

Tommy Jeans Xplore과 짐보리의 AR 마케팅 역시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신세대에 다가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이다. Xplore 앱을 이용한 활동과 그에 따르는 리워드를 통해, 타미 힐피거는 유행과 새로운 기술에 민감한 (Digital Savvy) 젊은 고객층들을 브랜드에 충성도 높은 고객으로 전환하고자 했다. 해당 라인의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포인트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얻은 포인트로 앱 내에서 옷을 구매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같은 라인의 옷을 구매하고 앱을 사용하는 사용자들끼리는 동질의 성향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이들이 하나의 커뮤니티를 조성하게 만드는 것이 앱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이 커뮤니티 구성원 자체가 브랜드 이미지 자체를 대변할 수 있다는 전략으로, 새로운 기술과 문화를 접하는데 익숙한, 소위 말하는 ‘힙한’ 젊은이들을 모집하려는 전략을 취했다.

짐보리의 경우는 목적이 더 명확하다. 2017년 짐보리는 파산 신청을 한 이후 다시 회생을 위한 노력 중에 있다. ‘MADE YOU SMILE’이라는 마케팅은 과거를 뒤로하고 아동복 시장에서 새로운 포지셔닝을 취하려는 짐보리의 거대한 계획 중 일환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부모들과, 최신 기기와 기술 습득에 빠른 (tech-savvy) 아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짐보리는 모바일 기기를 통한 AR 기술을 옷과 접목시켰다. 질적인 보상인 추첨 이벤트의 경우, 리모델링을 완료한 짐보리 매장들에 한번이라도 더 부모들을 방문하게 함으로써 브랜드가 가져가려는 새로운 이미지와 의지를 전달하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즉 이들은 기존 브랜드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경쟁자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영역인 모바일 기술을 도입하였다. 보다 젊은 세대들과 소통하기 위해 자신들이 판매하는 상품을 매개체로 이용한 것이다. 이들의 선구자적인 시도에서 다음과 같은 점을 더 고민해볼 수 있다.

첫째, 마케팅의 타겟은 누구이고 수혜자는 누가 될 것인지 명확하게 정의되어야 할 것이다. 위 사례들을 바탕으로 이야기하면, 구매하는 사람과 실제로 구매한 옷을 착용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구분하여 보상 제공 여부와 어떤 종류의 보상을 제공할 지 고려되어야 한다. Tommy Jeans Xplore 라인의 경우는 단순하고 명확하다. 대부분의 구매자와 구매 후 착용자가 동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보상이 별도로 구별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아동복의 경우는 다르다. 구매는 부모가 하지만, 실제 착용자는 아동이다. 짐보리에서 판매하는 의복을 착용하는 나이대의 아동이 모바일 기기를 능숙하게 사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대부분이 부모의 스마트폰을 사용할 것이다. 따라서 구매에 대한 미끼는 부모가 물어야 하며, 착용과 착용 후에 대한 보상은 사용자인 아동이 받아야한다. 짐보리는 구매자와 사용자의 구분을 명확히 하여 물질적인 보상은 실제 매장을 방문하는 부모에게, 그리고 제품을 구매하여 얻는 재미있는 컨텐츠의 이득은 부모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아동에게 전달되도록 마케팅을 설계했다.

그렇다고 해서 경쟁자와 차별화 한다는 명목으로 무작정 낯설기만한 새로운 기능들을 더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된다. 두 사례가 모두 활용하고 있는 스마트폰 앱을 생각해보자. 앱스토어에는 매일 여러 브랜드에서 마케팅을 위해 수많은 앱을 출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서비스 사용에 참여할까?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하여 앱 서비스를 런칭한다고 해서 그들이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고 사용할까? 물론 초창기에는 신기한 사례 중 하나로 사용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경쟁사들이 하나 둘씩 같은 방식을 취하게 되면 후발주자는 물론 선발주자 역시 매력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후발주자라고해서 새로운 기능을 부가하기보다는 기존의 서비스를 활용할 방안을 찾는 방법이 주요한 해결책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 칩이 내장되어 있는 옷을 착용해야 참여할 수 있는 프라이빗 파티를 개최하거나 앱 상에서 자주 모여 미션을 수행한 고객 그룹을 대상으로한 팝업 이벤트를 개최하는 방안은 어떨까. 이렇듯 타겟층의 참여를 이끌고,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활용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새로운 이미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새롭게 설정된 타겟을 공략하기 위해서 기존 패션 브랜드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꼭 모델을 교체하고, 새로운 디자이너를 영입하는 것만이 답일까? 라는 물음에 Tommy Jeans Xplore와 짐보리의 사례는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고 답하고 있다. 두 브랜드는 패션에 기술을 더해 기존의 공식을 부수는 도전을 시도했다. 앞으로도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즐거운 상상이 더해진 기업들의 시도들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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