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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직장 여성을 위한 서비스, 그녀들이 겪는 어려움을 생각하다

직장 여성의 유산 위험, 전업주부의 1.3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내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여성 근로자의 연간 유산율은 비근로 여성의 1.26배로 나타난다고 한다. 주 원인은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다. 하지만 직장 여성이 감당해야 할 것은 업무 관련 스트레스만이 아니다. 임신을 하면서 찾아오는 몸의 변화, 후각 등의 예민함 등이 주는 육체적 피로와 이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 모두 산모의 몫이다.

정부에서는 계속해서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에서 직장 여성이 겪는 출산의 벽은 높기만 하다. 경제적인 문제, 임산부 본인의 경력 단절 문제, 10개월 동안 겪게 될 육체적, 정신적 고통의 문제 등 어느 것 하나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문제 투성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로 꼽는 것은 의외로 간단한 것들인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대중교통에서 임산부를 위해 자리를 양보해주거나, 직장에서도 출퇴근을 유연하게 조정을 해주는 것들에 대한 니즈 말이다. 어쩌면 그들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배려와 서비스는 아주 거창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것 중에 있을 수도 있다.

뱃속에 있는 아기에게 자리를 양보해주세요

대중교통 임산부에게 자리를 제공하는 서비스, Babee on Board

babeeonboard, https://mashable.com/2017/01/23/app-pregnant-women-subway/#TmiYV_VVtiqA

출퇴근 시 지하철을 이용하는 임신 여성을 위한 핑크석(임산부 배려석)이 있다. 임산부임을 식별할 수 있는 핑크 뱃지를 보여주면 해당 자리를 양보하는, 타인에 대한 배려를 기반으로 한 제도다. 하지만 시행 4년 째인 지금도 의도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핑크석 이용자의 대부분은 일반인인 경우가 많고, 더군다나 사람이 붐비는 출퇴근 시간에는 배려받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다. 물론 핑크석의 취지를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임산부에게 자리가 필요한 것을 우리 모두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좌석과 임산부의 거리가 너무 떨어져 있거나, 사람들 틈 속에서 임산부가 있음을 눈치채지 못하는 것과 같이 개인의 배려가 발휘되는데 방해하는 요소가 많다.

만약 임산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자리를 요청할 수 있고, 누군가 그 자리를 기꺼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면 어떨까? 런던의 Babee on Board은 임산부가 자리를 요청하고 그 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App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서비스다. 임산부는 App을 통해 자리를 요청하고, 해당 App을 설치한 일반인에게 App Push가 가면 자리를 양보해 줄 수 있다. 별도의 지정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핑크석과는 달리 간단한 App만으로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이다.

뱃속의 아기 오늘도 건강한가요?

태아 건강 상태를 간단한 키트로 확인 가능한 서비스, Bloomlife

bloomlife, https://bloomlife.com/how-it-works/

직장 생활을 하면서 출산 전 태아 상태에 대해 진료받거나 확인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산모의 입장에서는 사소한 변화에도 걱정이 되고, 여기에 주변에서 듣는 유산 경험담, 자신의 몸이 피곤하거나 과도하게 어지러움 등을 느낀다면 혹시나 태아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 불안할 수 밖에 없다. 그럴 때 마다 연차를 사용하거나, 산부인과를 가서 진료를 받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Bloomlife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간단한 키트를 이용해서 태아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태아와 산모의 건강 상태, 진통 등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다. 더욱 편리한 점은 Bloomlife를 이용하기 위한 넓은 공간이나 산부인과 진료처럼 대기 시간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누울 수 있고 외부와 분리된 공간 그리고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사용할 시간만 있으면 된다. 또 장비가 크지 않아 휴대하기 쉽다는 것도 이 서비스의 장점이다. 또 다른 장점은 렌탈 정책이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라고 하면 구매 및 가격에 대한 걱정이 앞서기 마련이다. 언제부터 사용해야 할지 가늠하기 어려운 점때문에 자신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그 시점부터 장비를 렌탈로 이용할 수 있다.

임산부 모두가 같은 환경과 어려움을 마주하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의 비즈니스는 임신 여성을 모두 하나의 집단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여성들의 직업이 다양해지고, 가정의 형태도 전통적인 모습과 달리하는 변화 속에서 각기 다른 상황에 있는 임산부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 있는지에 대한 고민, 임산부를 세부적으로 구분 짓는 것이 우리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임신한 직장 여성에게는 점심 식사도 문제가 되는데, 입덧이 심한 날은 다 같이 밥을 먹는 것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도 어렵다. 도시락 배달을 해도 되지만, 사람마다 입덧 형태도 각기 다르기 때문에 정형화된 도시락을 먹는 것도 불편하다. 이런 직장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맞춤 형식의 도시락 서비스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임산부 개인의 선호 음식, 입덧이 심할 때 피하고 싶은 음식은 제외하여 그 날의 도시락을 설정하거나, 기력이 쇠약해진 임산부를 위한 특별 건강식을 제공하는 등 일반 도시락 사업과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

또 가족 형태에 따라 임신한 여성들이 마주하게 되는 문제가 달라질 수 있다. 주말부부처럼 물리적 거리가 먼 여성이 임신을 한다면, 산모와 태아의 상태는 그녀만의 문제가 아니라 먼 거리에 있는 남편에게도 중요한 일이 될 수 밖에 없다. 혹은 산모에게 위급한 일이 생겼을 경우, 바로 연락을 할 수 있는지, 주변에 도움을 청할 수 있는지 등이 제일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이런 부부들에게는 실시간으로 태아와 산모의 건강상태를 공유해줄 수 있는 서비스나, 위급할 경우 주변에서 바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형태의 서비스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이 있지만, 줄일 수 있는 고생은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엄마가 되는 기쁨은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엄마가 되고자 하는 여성들이 겪어야 할 수 많은 어려움을 우리의 배려와 향후 등장할 임산부를 위한 서비스로 최대한 많이 줄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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