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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듯 쉽게 선행을 실천하게 하라, 선행 플랫폼의 등장

언뜻 듣기에 아리송한 단어들의 모음 ‘의식 있는 소비’, ‘착한 소비’, ‘윤리 소비’. 등장한지 불과 몇 년 되지 않았지만, 점차 언급되는 빈도가 높아지며 마치 원래 존재하던 단어처럼 익숙해진 단어이다. 하지만 단어만큼이나 환경과 사회 문제, 도움이 필요한 단체에 관심을 갖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참여하는 것이 점차 보편화되어가고 있다. 소비자들의 니즈를 누구보다 빨리 파악하는 기업들 역시 발빠르게 활동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자본과 기술력을 앞세운 사회 공헌 활동을 전개하는 글로벌 기업들을 필두로 하여, 새로 설립되는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누가 더 이 지구를 살기 좋은 곳으로 바꿔나가는지 경쟁하듯 ‘착한 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기업들의 관심과 활발한 활동들과 별개로, 아직까지 한국은 도움을 주고자하는 개인이 활동하기에 그 기반이 빈약한 편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도움이 필요한 개인/단체와 도움을 주고 싶어하는 개인들을 연결해주는 시스템이 열악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기에 인터넷 커뮤니티, SNS 등에 개인의 사연을 올려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그렇게 해서 다수의 도움을 받은 사례가 사회 미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국가이다. 기존 유명 단체들의 설립 취지가 변질되는 사례 역시 열악한 상황에 한 몫을 했다. 최근 몇 년간 유명 기부 단체들의 불명확하고 깨끗하지 못한 일 처리 방식이 세상에 밝혀져 사회 문제가 되었다. 이들의 후원금 착복 사건들이 이슈화 되면서 단체를 통한 봉사나 기부를 해지하고 개인적인 후원 방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아무런 정보 없이 후원을 받고자 하는 곳을 찾기는 어렵다. 당장 살고 있는 지역 근처에 위치한 어려운 이웃, 복지원 찾기도 시간과 품이 든다. 결국 이 역시 새로운 단체를 통해 도움을 실현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곳에 후원을 한다는 기업의 서비스와 제품을 구매하는 의식있는 소비를 행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변 이웃들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는데 반해 그를 수용할 수 있는 제반 사항은 부실한 상황인 현재. 불편함이 있는 곳엔 언제나 기회가 있기 마련, 앞으로 개인의 의식있는 소비와 행동을 실제 도움이 필요한 곳과 이어주는 플랫폼들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속 가능하게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기 위해선 수익 모델이 고려되어야 한다. 과연 선행 플랫폼이 가져가는 수익 모델에 대해 참여자들이 동의를 해줄까? 동의를 해준다면, 어떤 방식으로 어느정도 수준의 수익까지 동의를 해줄 것인가. 또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든, 플랫폼 자체를 위해서든, 사용자를 늘리기 위해 대중의 이목을 끌기 위해선 반드시 기존 단체나 기업들과 차별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어떤 부분에서 기존 시스템과의 차별화가 가능할 것인가, 윤리 소비가 대중화되어 있는 해외 사례를 통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기부를 실현하는 ‘BOON SUPPLY’

https://www.boonsupply.com/

여기 간단하게 선행을 실행할 수 있는 온라인 마켓이 있다. 기부 마켓 플랫폼 BOON SUPPLY에서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도, 의지가 없는 사람들도 기부에 동참할 수 있다. 해당 플랫폼에서는 도움이 필요한 단체의 스토리를 소개하며 공개적으로 모금을 진행할 수 있다. 운영체인 BOON SUPPLY에 등록하여 허가를 얻기만 하면, 누구나 공개 모금을 전개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기부 플랫폼과 다를 바 없지만, BOON SUPPLY에는 선행을 실현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더 존재한다.

BOON SUPPLY의 특별함은 ‘기부 마켓 플랫폼’이란 데 있다. 해당 플랫폼에서는 토트백과 같은 패션 소품에서부터 주방 용품, 욕실 용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다. 30달러 이하의 200여 가지 이상의 다양한 잡화 물품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소비자가 이 플랫폼에서 물건을 구매하게 되면, 해당 물품 소비자가의 50%는 BOON SUPPLY에 등록된 단체에 기부된다. 물론 웹 상에서 간단한 절차를 통해 BOON SUPPLY에 등록된 자선 단체를 꼼꼼히 살펴보고, 기부하고 싶은 단체를 스스로 선택할 수도 있다. BOON SUPPLY를 통해서 숨쉬듯 물건을 구매하게 되는 소비 사회에서, 숨쉬듯 쉬운 방법으로 기부까지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즐기듯 선행하는 사람을 모아라, ‘humanified’

http://humanified.org/

어느 순간 ‘나도 착한 일을 해볼까’ 마음을 먹었다고 해서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실행으로 옮길 수 있을까. 십중팔구는 어떤 일을 해야할 지 몰라서, 혹은 어디서 어떤 일을 해야할 지 몰라서 방법을 찾기만 하다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마음 먹은 일을 실현할 수 있는 사소한 계기가 나타나지 않는 한, 선행은 스스로 찾아 움직이기에는 다소 노력이 드는 행위이다.

서비스 humanified는 한 번쯤 이런 마음을 먹은 사람들의 등을 밀어주는 앱인데, 작은 행동으로도 선행과 사회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서비스이다. 난민 문제, 정치 이슈, 동물 보호, 기아 문제 등 다양한 사회 문제들이 카테고리화 되어 있어 이용자는 자신이 관심있는 이슈에 대해 변화를 만드는 데 참여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의 프로필에 참여한 운동들이 기록으로 남게 되어 서비스 이용자들은 개개인이 어떤 이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인지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두 가지 방법으로 선행에 참여하게 해준다.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비영리 단체 혹은 사회 단체들과 개인을 연결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개인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어떤 단체가 어떤 행사를 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관심이 있는 경우 여기에 참여할 수 있다. 망설이기만 하는 사람들의 등을 떠밀어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매일 업데이트 되는 선행 ‘챌린지 피드’를 통해 온라인 운동에 참여할 수도 있다. 소개팅 앱 틴더와 동일한 방식으로, 스와이프 기능을 통해 피드를 넘겨가며 자신이 관심 있는 이슈를 찾고 사진을 업로드하거나, 온라인 서명 폼을 작성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사회 운동에 참여 가능하다. 모금을 할 수도 있으며, SNS를 통해 어떤 운동에 관심이 있고 참여하는지 공유하며 자신의 관심사를 알리고, 공통의 관심사를 갖는 사람들과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다.

숨쉬듯 쉽게 선행을 실천하게 하라

다른 사람을 돕고 선행을 실천하는 것이 과연 쉬운 일일까? 많은 사람들의 고정 관념 속엔 ‘아니오’라는 답변이 새겨져 있을 듯 하다. 시간과 노력이 소비되는 것 혹은 하다못해 구구절절 밝혀진 뒷 이야기들을 통해 공감대가 형성 되거나 감정적인 노력이 소모되어야 시작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더 강할 것이다.

위의 두 사례 BOON SUPPLY와 humanified는 이런 고정관념을 깬 플랫폼이다. 두 가지 플랫폼을 이용한다면 선행에 누구든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소비하는 것만으로도 선행에 참여할 수 있고,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의 사회 운동에 쉽게 참여할 수 있으며 도움이 필요한 지역 네트워크와 개인을 더 밀접하게 연결해준다. 마치 게임하듯이 포인트를 쌓으며 선행을 실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참여하는 행위의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참여 선택권을 오롯이 맡긴다는 점은 기존 시스템에 큰 시사점을 준다. 기부의 경우,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악용하는 단체가 많아 참여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야 중 하나이다. 누구든 기부 대상에 신청할 수 있게 하고, 소비자가 스스로 기부할 단체를 선정하게 할 수 있게 하고 플랫폼의 수익과 기부를 명확하게 구분하여 비율을 정의 하는 등의 단순한 과정이 참여자들에게는 ‘투명성’으로 다가가고 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알게 하라”, 참여자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줘야 한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격언이 있다. 겸손을 미덕으로 하는 시대에는 격언으로 받아들여졌겠지만, 선행을 표방하는 ‘플랫폼’에게는 좋은 충고가 되지 못할 것 같다. 새로 신설되는 모든 플랫폼들의 고민이 그러하듯이, 선행 플랫폼 역시 신규 참여자들의 활발한 유입이 큰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다. 일반적인 플랫폼들은 초기에 일정 수준의 혜택을 참여자들에게 제공하는 형태로 신규 유입을 확보한다. 그러나 이 경우 플랫폼 자체를 하나의 브랜드화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플랫폼 자체를 부각시키기보다 참여자를 부각시키는 브랜드화가 중요할 것이다. 선행 플랫폼을 브랜드화함으로써 참여자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행동을 공개할 수 있게끔 환경을 조성한다면, 자발적으로 플랫폼을 알리는 홍보 활동을 하는 참여자들의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이를 통해 신규 참여자들이 늘어나게 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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