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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볼이 전세계에 시사한 AI 마케팅의 현실 (투머치 AI)

전 세계 가장 주목 받는 이벤트, 2019 슈퍼볼이 2월 초 막을 내렸다. 슈퍼볼은 미국에서만 1억 1,500만명, 전 세계적으로 10억 명 이상이 관전하는 스포츠이다. 경기도 경기지만 세계에서 가장 권위적인, 아니 효과 높은 광고 시상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8년 기준으로 30초당 광고비는 53억원 (초당 2억원)이었는데, 이렇게 천문학적인 돈을 쓰는 이유는 선호도나 인지도 상승 측면에서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권위 있는 광고 시상식에서 2019년에는 유독 AI 소재를 활용한 광고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미켈롭 맥주 2019 슈퍼볼 광고

조깅, 골프, 권투, 사이클까지 모든 신체적 능력이 인간보다 월등한 로봇. 하지만 사람들과 정답게 나누는 맥주 한 잔의 맛은 사람만이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인공지능 (AI)에 대한 주제는 아니지만 인공 (Artificial) 색소나 재료가 없다는 메세지를 로봇이라는 크리에이티브로 잘 풀어낸 광고이다.

아마존 슈퍼볼 광고 | Not Everything Makes the Cut

최근 IT 업계의 트렌드는 음성 인식 기반 인터페이스(Voice User Interface, VUI)를 장착하는 것으로 대동단결하는 분위기이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아마존은 이번 슈퍼볼 광고에 두 가지 메시지를 던진 것 같다. 첫 번째는 어떤 제품이든, 어떤 상황이든 알렉사가 장착될 수 있다는 범용성. 두 번째는 ‘아니 굳이 여기에까지 VUI가 필요해?”라는 비판적 시각을 가진 이들에게 던지는 자기풍자적 해석. 두 가지 모두 아마존 측면에서 보면 적절했다라고 판단된다. (어쩌면 아마존이니까 가능했던 광고일지도 모른다.)

현실의 인공지능 마케팅, 말로 하는 리모콘 수준에 정착

아마존 에코 & 구글 홈 ⓒ각사 제품 이미지

AI 스피커는 현재 인공지능 마케팅의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광고만으로는 나만의 인공지능 비서를 고용해서 삶의 질을 개선하는 걸로 이야기하지만 사실상 많이 사용하는 기능은 음악 선곡/검색(57%), 날씨정보 안내(55%) 등의 단순 리모콘의 기능을 말로 하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 이유는 가장 기초적인 기능인 음성 인식의 부족이다. 명령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거나, 소음을 명령으로 인식하거나, 자연스러운 대화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문제는 AI스피터의 위치가 가족 공동의 공간에 있을 가능성이 높은데 개별 사용자에 대한 개인화 데이터가 없다는 것이다. 아빠가 “00시에 야구 경기 틀어줘”라던지, 엄마가 “외출할 테니 00시에 모든 전원을 꺼줘”라고 각각 요청한다면 마지막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또한 음악 선곡 등의 콘텐츠 영역에서도 가족 구성원별 개인화된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AI 스피커의 사용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보아 음성 인식 기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따라서 음성을 인식하는 기술은 계속해서 보완되고 있지만, 인공지능에서 중요한 부분인 초개인화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인공지능 마케팅의 핵심은 초개인화 데이터를 모으는 것
초개인화 데이터에 대해 이야기 할거라면 에릭 콜슨(Eric Colson)처럼

넷플릭스 추천 콘텐츠 캡쳐 ⓒ넷플릭스

개인 추천 알고리즘에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누구나 알고 있는 넷플릭스이다. 넷플릭스를 가입하면 몇 가지 콘텐츠 취향을 묻는 질문을 하고, 내 취향에 어울릴만한 콘텐츠를 추천한다. 그 후 사용자 선호도에 따라 초개인화 데이터가 생성되고,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내내 ‘내게 맞는 콘텐츠’를 추천, 수정, 보완의 과정을 거친다. 이 알고리즘을 개발한 사람은 에릭 콜슨이었고, 넷플릭스를 그만두고 그가 옮긴 회사가 있다. 바로 의류계의 넷플릭스라 불리는 스티치 픽스라는 곳이다

스티치 픽스 메인 페이지 ⓒSTITCH FIX

모두를 위한 개인 스타일링이라는 메시지가 눈에 들어온다. 그렇다. 스티치 픽스는 회원 가입 시 15분 가량의 개인적인 퀴즈를 통해 사이즈, 패턴 등을 입력하면 맞춤형 스타일리스트가 추천한 옷 5벌이 지정한 날에 배송되는 서비스이다. 그 중 원하는 옷만 구입하고, 다른 옷은 돌려보내면 된다. 다른 서브스크립션 서비스와 달리 구독료 개념은 없지만 스타일링 요금이라는 것을 받는다. (약 20달러 상당) 서비스 초기에는 여성에게만 집중하다가 현재 남성, 키즈까지 확장했다.

스티치 픽스가 주목 받는 이유는 서비스보다는 에릭 콜슨이 최고 알고리즘 책임자로 있기 때문인데, 그만큼 에릭 콜슨은 알고리즘에 대한 기술력으로 업계에서 유명하다.

스티치 픽스 알고리즘 ⓒDeep Style: Inferring the Unknown to Predict the Future of Fashion

스티치 픽스 개발자 전용 블로그에 ‘Deep Style’에 공개한 것처럼 같은 스타일의 옷이지만 개인화 데이터에 의해 디테일이 결정되고, 고객의 평가를 통해 조정된다. 이러한 과정은 개인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한다. 보통 패션 이커머스 시장은 빠르고 저렴하게 판매하는데 집중하지만 스티치 픽스는 상황과 패션 트렌드에 따라 개개인이 원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기회로 보았다. 그래서 에릭 콜슨을 포함한 우수 엔지니어와 스타일리스트를 대거 영입해 알고리즘을 개발하여 진화하고 있고, 이 알고리즘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추천 알고리즘 100%로 일하는 비즈니스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아마존 35%, 링크드인 45%가 사용)

허울보다는 진실된 질문 한 번을 더 하는 것

AI스피커 사례처럼 인공지능 시대는 지금 시작일 뿐이다. 음악을 틀어달라고 하면, 왜 이 음악이 듣고 싶은지?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를 묻는 것이 시작이지 않을까 한다. 미켈롭 맥주에서 보듯이 꼭 인공지능이 아니어도 된다.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즐겁게 여기고, 관심과 이해로 서로의 감정을 아는 것은 사람이라서 가능한 일이다. 대단한 방식은 아니더라도 마치 사람처럼 진솔하게 먼저 질문해주는 서비스가 늘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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