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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인사이드] 03. 의식있는 리테일(Retail)


Contents

01. 의식있는 소비(Intro)_ http://trendinsight.biz/archives/46220

02. 의식있는 식사(食事)_ http://trendinsight.biz/archives/46623

03. 의식있는 리테일(Retail)

04. 의식있는 아름다움(Beauty&Fashion)


요즘 당일 배송을 넘어 새벽에 배송을 받는 서비스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어느샌가 스마트폰으로 쇼핑하며 잠들고, 택배 상자를 여는 것으로 아침을 시작하는 게 나의 일상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집 발코니 한편에는 항상 분해된 택배 상자가 쌓여있다. 최근 제지업계는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택배용 상자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인데, 이는 친환경을 외치고 일회용 컵과 비닐봉지 사용을 제한하는 등 리테일 업계가 걸어오던 의식 있는 행보(자의든, 타의든..)와 상반되는 추세다. ‘지금의 리테일이 과연 의식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물음표’만 남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누리는 대부분의 소비는 수많은 리테일 단계를 거쳐서 완성된다. 그리고 리테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복잡한 관계와 과정을 포함한다. ‘리테일(Retail)’ ‘의식있는 소비’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렇기에  [트렌드 인사이드-의식있는 소비]는 ‘식(食) 소비’에 이어 이번에는 ‘리테일과 소비’의 내부를 파고든다. 

의식있는 축소

리테일에서의 의식있는 움직임은 ‘리테일 단계’의 축소로부터 시작된다. 기존 리테일 구조가 생산자로부터 매장까지 4~6단계의 과정을 거쳤다면, 이를 1~2단계로 축소한 것이다. 그 결과 시간과 비용의 절감은 물론,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었다. 신선식품의 신선도를 높이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가 만들어 낸 효과는 대단했다. 매장은 가격 경쟁력을 얻었으며,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제품을 제공받게 되었다. 생산자는 직거래 방식을 통해 높은 이윤을 남길 수 있게 되었다.

미국의 농산물 직거래 시장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도 이러한 구조의 변화로부터 탄생한 리테일 형태이며, 이는 결국 로컬푸드라는 세계적인 트렌드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국내에서도 최근 몇 년간 직거래 플랫폼과 로컬푸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리테일 단계의 축소라는 작은 변화가 사회-환경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The Original Farmers Market, Los Angeles
The Farmers Market, LA. 출처:https://flic.kr/p/hCyacL

의식있는 포장

소비자는 쇼핑할 때 제품보다 포장을 먼저 보게 된다. 아니, 우리는 보통 포장만 보고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 포장이 ‘보이지 않는 세일즈맨’이라 표현되는 이유이다. 그만큼 포장은 제품 판매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다 보니 포장이 점점 커지고, 화려해지고 있다. 이러한 세일즈맨의 과장된 표현은 소비자들을 끊임없이 유혹한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그 과장이 보다 과해지고 그것이 거짓이 되는 경우까지 나타나게 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과대포장 사례들

과대포장은 단순히 소비자 기만의 문제에서 끝나지 않는다. 화물 트럭 1대에 제품 1000개를 실을 수 있지만 과대포장 때문에 100개밖에 못 싣게 된다면 어떠할까. 결과적으로, 10배의 화물트럭이 필요한 상황이 펼쳐지게 된다. 이는 비용-시간적으로 그리고 환경에 있어서도 막대한 손실이다. 포장이 만들어내는 쓰레기 문제는 더 말할 것도 없이 심각한 수준이다.

세계 최대 유통 기업 월마트는 이러한 심각성을 일찍이 깨닫고 2008년부터 ‘포장 줄이기’를 선언했다. 6만여 개가 넘는 납품업체에 효율적으로 포장을 줄였는지 등을 측정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전 세계 수많은 업체가 ‘포장 줄이기’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이뿐만 아니라 분해가 잘 되는 친환경 포장 재질을 활용해 포장지를 가공하는 적극적인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음식물로부터 만들어지는 유산균을 배양해 가공한  스코비 포장지라이스페이퍼 재질의 포장지 등을 말할 수 있다. 

리테일에서는 이처럼 의식있는 소비를 향한 움직임들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최근 유례없는 택배 경쟁으로 그 움직임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아니, 퇴보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리테일 업계의 라스트 마일(Last mile)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미국과 중국에서는 아마존과 알리바바를 필두로 혁신 서비스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이와는 환경이 다른 국내의 경우, 라스트 마일 경쟁이 배송 경쟁으로 집중되는 형국이다. 하지만 배송에 있어서 확실한 우위나 차별화를 꾀하기란 쉽지 않다. 그 결과 최대한 ‘편하고, 빠르게, 그리고 많이’에 대한 배송 경쟁이 심화되면서 상자나 아이스팩 등의 택배로 인한 쓰레기, 그리고 택배를 싣는 화물차량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리테일의 의식있는 미래

다시금 리테일의 의식있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먼저, 배송 서비스가 창출하는 가치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는 택배 포장 재질에 변화를 주거나, 택배 상자 수거 서비스를 시행하는 등의 의식있는 전략을 통해 가능하다. 이처럼 ‘편의성’ 외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것에 주목한다면 더 이상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이는 ‘배송 서비스’에도 차별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의식있는 가치가 담긴 새로운 형태의 오프라인 채널을 구성하는 것도 좋은 방향성이 될 수 있다. ‘완전 무포장’, ‘완전 재활용’ 매장을 기획하거나, AI(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접목해 ‘완전 무재고’ 매장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그 가치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가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도 의식있는 리테일의 정착을 위해 필수적이다. 우리는 소비의 과정에서 우리가 지불하는 비용이 단순히 ‘돈’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우리가 소비를 함에 있어서 지불하는 비용에는 ‘환경과 사회적 가치’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를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소비하고 자신의 행복과 편의만을 고려하는 것은 환경과 사회에 커다란 외상을 달고 있는 것과 같다. 그리고 우리는 그 외상이 뒤늦게라도 갚을 수 없는 비용임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에 택배를 최소화하는 혼자만의 소비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작은 움직임이 모여 커다란 변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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