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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터뷰] 한권의 서점

트렌드인사이트에서 다루었던 ‘큐레이션의 큐레이션 편’, 기억하시나요?

오프라인 큐레이션 샵에 대해 다루었던 [아, 거기 느낌있더라! 라고 소개하고 싶은 곳이 있다면] 편에서 Shortcut 방문기로 소개했던 ‘한권의 서점’도 혹시 기억나신다면 이번 아티클이 더욱 반가울 것입니다. (혹시 제목조차 생소하다면 다시 읽고 오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오늘은 한권의 서점의 리얼한 이야기를 들려드릴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Shortcut 방문기로 소개해드린 것처럼 한권의 서점은 한 달에 한 권의 책만 소개하고, 판매하는 서점입니다. 그만큼 서점에서 심혈을 기울인 추천과 큐레이션을 하고 있고, 그 책을 잘 즐기고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로 서점을 채우고 있습니다. 서점을 찾는 분들과 한 달에 한 권, 일 년에 열두 권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말씀이 가장 인상깊었던 이 인터뷰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이 ‘오프라인 큐레이션’과 ‘한 권의 서점’에 대해 조금 더 가까워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느릴 수 있지만 ‘저희를 따라오신다면 일 년에 열두 권의 책은 알아가실 수 있습니다’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컨셉입니다


인터뷰 일자: 2019.11.14 10AM
인터뷰 장소: 서촌 한권의 서점

1. 한권의 서점을 소개해주세요

한 권의 책을 소개하는 서점입니다. 책과 어울리는 단어를 바탕으로 한 전시와 행사로 꾸며지는 서점이기도 하고요. 아무래도 서촌에 있다보니 서촌의 지역적 특성(서촌은 느리고 소소한 면이 있는 동네거든요)에 맞는 책과 경험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촌 주민들, 또 서촌을 찾아오신 분들이 편하게 오셔서 쉴 수 있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랑방같은 공간을 목표로 합니다.

2. 서점에서 한 권의 책만 다룬다는 것이 일반 사람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경험인데요. 한 권의 책이라는 테마를 가져가시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공간이 굉장히 작습니다. 그래서 이 곳을 찾으시는 분들이 하나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 그리고 서촌만 해도 좋은 서점들이 많은데, 막상 서점에 들어가면 정작 한 권의 책(the book)을 만나지 못하고 온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히려. 그래서 한 권의 책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경험을 드릴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한 달에 한 권이면 일 년에 열두 권이 되는데, 일 년에 열두 권의 책을 읽기 쉽지 않잖아요? 조금 느릴 수 있지만 ‘저희를 따라오신다면 일 년에 열두 권의 책은 알아가실 수 있습니다’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컨셉입니다.

Ⓒ한권의 서점

3. 다섯번째 컨텐츠까지 운영하셨는데 꾸준히 방문하시는 분들이 궁금합니다. (인터뷰는 11월 14일에 진행되었습니다)

제가 모든 분들을 기억하기는 어렵지만 자주 오시는 분들은 눈에 익더라고요. 아마 이 동네에 사시는 분이지 않을까 싶은데, 매달 오셔서 꼭 책을 사가시는 분들도 있어요. 항상 자녀분이랑 아내분이랑 같이 오시는 분도 있는데, 그 모습이 좋아보여서 기억에 남네요. 서점이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행사를 통해서 만난 분들도 자주 오시고, 서로 선물같은 것들을 교환하시는 모습도 보았고요. 이런 모습들을 보면 앞으로 점점 한권의 서점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의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저희의 컨셉이 조금 특이하고, 서점인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아요.

Ⓒ한권의 서점
Ⓒ한권의 서점

4. 한 권의 책을 고르시는 기준이 궁금합니다.

저희가 내부적으로 선정한 첫 번째 기준은, ‘서촌과 얼마나 잘 어울리는가’ 입니다. 시중에 다양한 책이 출간되어있고, 저와 (서점을 같이 운영하시는)지원씨는 성향이 참 다른 사람들이라 어떻게 한 권을 정할지 생각을 해보았는데요. 서촌 기반의 서점이라 서촌과 잘 어울려야 한다는 기준이 필요했어요.

두 번째는 기준이라기보다는 책을 선정하는 방식인데요. 서로 어떤 책이 좋을지 이야기하다보면 묘하게 맞는 부분이 생기게 되더라고요. ‘반대되는 성향을 가진 사람 두 명의 의견이 일치하는 책이라면 다른 사람들도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책을 선정하고 있어요. 정리하면 우선 서촌과 어울리는 단어를 선정하고, 그 단어에 어울리는 여러 책을 서로 제안하다가 의견이 일치되는 책을 그 달의 책으로 선정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주관적인 큐레이션이죠. (웃음)

5. 서촌이라는 공간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은데요. 서촌은 광화문의 빌딩들이 보이는가 하면 아기자기하고 조용한 동네의 느낌도 있고, 내자동까지 서촌으로 포함한다면 여러 숨겨진 와인바들도 있어서 재미있는 분위기를 갖고 있는데요. 서촌을 표현하실 때 사용하시는 단어들은 어떤 단어들일까요?

느림 그리고 소소함에 중점을 많이 두고 있습니다. 늘 저희를 자극하는 것은 말씀하신 것처럼 서촌의 다양함인 것 같아요. 서촌의 다양함은 드러나있기보다는 숨겨져 있거든요. 골목에도 숨겨져 있고요. 사람들도, 공간들도, 컨텐츠에도 저마다의 매력이 숨겨져 있는 것 같아서 이런 모습이 서촌스러운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6. 오프라인 공간은 어떻게 꾸미시는지 궁금합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책을 선정하기 전에 단어를 먼저 고르는데, 그 단어가 잘 드러나도록 꾸미고 있어요. 물론 책의 주제를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도 고민합니다. 이번 책의 경우에는 안부를 묻는 행위를 잘 드러나게 꾸미고 싶었고, 그러한 대사를 보고 들을 수 있는 장치를 활용하여 기획하게 되었어요. ‘잘돼가? 무엇이든’ 이라는 책은 각본, 그림, 영화 CD가 모두 포함되어 있는데요. 각본으로 볼 때, 그림으로 볼 때, 마지막으로 영상을 보았을 때 같은 작품인데도 모두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한 권의 책이지만 확장된 경험을 어떻게 제공할 수 있을지 생각하여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주로 디자인 작업은 지원씨가 많이 하시고, 저는 그러한 작업물을 함께 다듬고 날카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저는 사진과 영상 작업을 주로 하고 있어서 서로의 역할이 어느 정도 구분되어 있는 셈이기도 하죠. 각자가 할 수 있는 역할과 능력이 달라서 잘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권의 서점
Ⓒ한권의 서점

7. 준비기간은 얼마나 될까요.

보통 매 달 중순쯤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다음 책은 어떤 책으로 할지부터 시작해서 어떤 전시를 할지, 무엇이 필요한지 조금씩 준비해서 그 달의 마지막 날에 전시를 구축합니다. 출판사와의 컨택을 위해 시간적 여유를 가지려고 하고 있어요.

8. 출판사의 반응은 어땠나요.

책을 한 달동안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컨셉이니까 좋아하셨고, 많이 도와주시기도 했어요. 이렇게 출판사와 서로 돕는 관계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대형 출판사는 정말 다양한 책이 나오는가 하면 소형 출판사는 책이 나와도 홍보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서 두 경우 모두 한 권의 서점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9. 최근 서점이라는 공간이 재조명받고 있고, 특색있는 서점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오프라인 서점을 운영하시면서 어려운 점이나 고려하는 점들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한 권의 책을 전달할 때 어떤 부분들을 많이 고려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희 서점은 아시다시피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경험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길을 걷다가 ‘이번 달은 이 책이네!’라고 발견해서 서점을 들어오시는 것과 온라인에서 ‘이번 달은 이런 책입니다’라고 이미지로 소개하는 것은 분명 다른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책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사실 어느 달에 소개한 책이 누군가의 취향에 맞지 않으면 그 달은 그냥 날아가버리잖아요. 그런 부분에서의 어려움은 분명 있어서 많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을만한 책을 늘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주로 고려하는 점은 온라인 서점의 가격적 메리트를 동일하게 드리기는 어려우니 부수적으로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 있습니다. 또 물리적 여건으로 인해 저희 서점을 찾지 못하시는 분들이 온라인 구매로 이어졌을 때 한 권의 서점만이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해서도 고민합니다.

10. SNS를 통해 오프라인 행사도 진행하시는 것으로 보았는데요.

저와 함께 서점을 운영하시는 지원씨가 ‘낮의 낱말’ 그리고 ‘밤 읽는 밤’이라는 이름으로 네이밍하셨어요. 낮과 밤에 하는 행사로 각각 나누어 진행하고 있습니다. 행사를 기획하다 보니 밤에 어울리는 행사와 낮에 어울리는 행사가 각각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시간대를 나누어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낮의 서촌과 밤의 서촌은 조금 다릅니다. 밤에는 조용하고 사람도 없고 정적인 반면 낮에는 사람들(관광객)이 많아서 같은 공간이지만 다른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행사도 이에 맞게 나눠보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어요.

낮의 낱말은 주로 무언가 쓰는 행사가 중심이 됩니다. 저희가 선정한 책이나 주제와 관련된 글을 함께 쓰고 읽어보는 행사인데, 쓰기를 통해 생각을 나누는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앞으로는 주기적으로 할 수 있는 쓰기 클래스 등의 행사로 확장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밤 읽는 밤은 사람들이 조금 더 많이 모여서 북토크나 영화 상영회를 진행하고 있어요. 주로 이야기를 나누며 진행하고 있고, 규모가 좀 더 커서 커뮤니케이션이 더 많이 이루어지는 행사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한권의 서점은 스테이폴리오에서 운영하고 있는데요. 스테이폴리오 자체가 공간을 잇는 플랫폼 역할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 저희도 행사를 할 때 좋은 공간도 함께 소개하려고 합니다. 사람들이 흔히 접하지 못한 공간들, 예를 들어 서점 반대편에 있는 서촌도감이나 일독일박처럼 새로운 공간에서 많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오프라인 행사를 좀 더 많이 열어서 다양한 분들을 만나고, 그 안에서 커뮤니티가 형성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가 생기고, 커뮤니티 안에서 시너지가 형성되어 작은 결과물이 나왔으면 좋겠다’ 가 저희의 1차 목표이기도 해서 꾸준히 이러한 방향으로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11. 말씀주신 것처럼 스테이폴리오에서 기획하신 공간인데요. 스테이폴리오가 다양한 컨텐츠, 사업 분야로 확장하시는 것 같아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살짝 듣고 싶습니다.

스테이폴리오는 국내/국외의 Fine Stay를 선별하고 소개하고 예약까지 중개해주는 플랫폼입니다. 서촌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는 스테이도 몇 곳 있고요. 처음 한권의 서점을 만들게 된 것은 서촌의 스테이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편하게 오셔서 정보를 얻어갈 수 있는 사랑방이 필요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러다보니 ‘서촌을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했고요. 사람들에게 서촌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서촌도감이라는 편집샵도 비슷한 이유에서 생겨나게 되었어요.

서촌유희라는 프로젝트를 계속 기획하고 있습니다. 서촌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직은 기획하고 구축해나가는 단계이지만요. 서촌유희의 첫 걸음으로 한권의 서점 / 서촌 도감 / 서촌 창작소 / 서촌 스테이들 / 그리고 저희와 관계를 갖고 있는 가게들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서촌을 잘 즐길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직접 서촌에 있는 다양한 가게들을 발견해나가고 있고, 실제로 인터뷰도 해보고 있고요. 이런 곳들을 소개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12. 한권의 서점을 확장하실 계획도 있나요. 더 많은, 더 다양한 컨텐츠를 보여주고 싶다는 아쉬움도 있으실까요.

아직 그런 계획은 없습니다. 아직은 이 공간을 단단하게 만드는게 더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 한 권의 서점 공간이 딱 어울리는 크기의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권의 서점은 인스타그램 @of.onebook 으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9길 24 에 직접 방문하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인사이터뷰: 인사이트 (Insight)와 인터뷰 (Interview)를 합친 말로,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인터뷰 
그리고 인사이터를 만나는 인터뷰를 뜻합니다. 비정기적으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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