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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트렌드를 뛰어넘는 무언가를 팔아야 한다면, 도시브랜딩

독자 여러분들은 도시 브랜딩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도시 브랜딩에 대한 정의를 찾아보면 이런 의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도시 전체의 이해 당사자와 고객들을 포괄할 수 있는 핵심 아이덴티티를 통해 전략적으로 도시의 이미지를 만들고 관리하는 것.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 생각해보면 도시 브랜딩을 한다는 것은 전략적으로 도시 이미지를 관리하는 것을 뜻한다. 도시 이미지와 아이덴티티를 바탕으로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여 매력적으로 보여지게 만드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시민들의 자긍심을 극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참고)

도시 브랜딩에 대해 과거와 현재 우리가 갖는 관점은 조금 상이하다. 과거의 도시 브랜딩은 말 그대로 관광과 홍보를 위한 수단이었다. 여기서 우리가 떠올릴만한 사례는 글로벌 도시, 뉴욕의 I ❤️ NY이다. 뒤에서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실제로 I ❤️ NY는 뉴욕의 관광업을 부스팅하기 위해 시작된 브랜딩이자 슬로건이었다. 그럼 현재는 어떨까.

이번 아티클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도시 브랜딩, 그리고 앞으로는 무엇이 필요할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시대의 도시 브랜딩은 도시의 구성원에 새로운 초점이 맞춰져 있다. 도시를 표현함에 있어 실제 그 도시에 살고 있는 구성원들에게 내재화된 가치를 바탕으로 해야한다는 관점이 우세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도시를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 낸 이미지가 아닌, 실제 그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무언가를 표현함으로써 도시의 매력을 유니크하게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 브랜딩에서 구성원들은 얼마나 중요한 것일까. 사실 최근 정부로부터의 브랜딩 없이도 전 세계에 자신들의 매력을 알리는 도시들이 등장하면서 구성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게 하였다.

사실 도시 브랜딩도 ‘브랜딩’이다. 브랜딩이란 곧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나 전략과 큰 틀을 함께 하는데, 결국 도시 브랜딩도 ‘이 도시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물음을 던지는 작업이다. 도시 브랜딩의 사례를 간단히 살펴보며 이야기해보자.

홍보 슬로건에서 모토로, 내재화 끝판왕 ‘I ❤️ NY’

우리가 보통 도시 브랜딩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곳이 바로 뉴욕일 것이다. I ❤️ NY로 대표되는 세계적인 도시. 어쩌면 가장 잘 기억되고, 오래도록 유지된 이 브랜딩은 1977년부터 시작되었다. I ❤️ NY는 뉴욕시와 뉴욕 관광을 홍보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슬로건이자 로고였다. 1960~70년대 뉴욕은 지금과는 딴판이었다. 지저분하고 범죄율과 마약 투약률이 높은 도시였다. 심지어 계속해서 경제 상황까지 좋지 않았고, 이러한 불안정하고 어두웠던 뉴욕의 분위기를 상쇄하고 좋은 이미지를 커뮤니케이션하여 관광을 독려하기 위한 방편으로 I ❤️ NY라는 브랜딩이 시작되었다. 신기하게도 이 캠페인은 TV 광고를 통해 시작되었고 다행스럽게도 좋은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나 의도한대로 관광업에 긍정적으로 작용, 경제적 이익으로도 이어졌다.

뉴욕의 사례는 도시 브랜딩의 슬로건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I ❤️ NY라는 말 자체가 내포한 것처럼 실제 뉴요커들이 뉴욕을 다시 사랑할 수 있게 만든 원동력과 계기를 제공해주었기 때문이다. 캠페인이 가진 긍정적 의미와 뉴욕이라는 도시에 대한 자긍심, 자부심이 촉매제가 되어 도시 운영에 큰 관심이 없던 시민들까지 ‘내 도시에 대한 애착’으로 똘똘 뭉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사실 I ❤️ NY는 다른 나라에서 오는 관광객보다 뉴욕 시민들에게 이야기하는 메세지였다고 생각하는 게 더 맞을지도 모른다. 결과론적이지만 정말 그렇게 되었고, 이 한 마디는 어찌 보면 뉴욕시를 살린 한 마디가 되었기 때문이다.

‘도시 브랜딩이란 무엇일까?’ 를 생각해 볼 때 I ❤️ NY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이유이다. 도시 브랜딩은 대외적으로 우리 도시가 어떤 도시인지 알리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며,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도시를 바라볼 것인지 그리고 이 도시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를 제안하는 중요한 방향성을 담은 메세지라는 걸 뉴욕의 사례로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열린 결말처럼, ‘I SEOUL U’

한국을 대표하는 도시, 서울. 서울의 브랜딩을 생각하면 단연 첫 번째로 떠오르는 것은 슬로건 I SEOUL U이다. I SEOUL U는 ‘Hi Seoul’ 이후 13년만에 만든 서울시의 새로운 슬로건이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할 I SEOUL U의 뜻은 사실 어떻게 해석해야할 지 감이 잘 안온다.(그래서 이번 슬로건이 실패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슬로건이란 본래 한 번에 뜻을 알아들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원래 의도는 너와 내가 함께 만들어 가는 서울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 밖에도 I SEOUL U라는 슬로건과 디자인에서 해석의 개방성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한다. 서울은 어느새 메가시티가 되었고, 이러한 서울을 하나의 이미지와 포지셔닝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가 여전히 모호하다고 생각하는 이 슬로건이 유연성과 개방성,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는 서울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김동경 당시 도시브랜드담당관 과장의 인터뷰를 참고하면 서울시가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게 된 것은 기존의 Hi, Seoul이 2002년 월드컵 때 세계에 서울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브랜드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Hi, Seoul은 온전히 외국인이 서울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외국인들에게 서울을 어떻게 소개할지에 집중하여 만들어진 브랜드였다. 반면 I SEOUL U는 서울을 사는 시민들을 대표하는, 이들이 만들어나가는 브랜드로 개발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시민들의 참여를 큰 부분으로 고려하였는데, 시민 공모를 통해 진행된 점부터 오픈 소스 방식을 채택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 슬로건을 창작하고 변주할 수 있도록 하였다. (월간 디자인 인터뷰 참고) *서울 브랜드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서울 브랜드의 탄생 과정을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도시 브랜딩 없이도 잘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위로부터의(정부로부터의) 도시 브랜딩이 꼭 그 도시를 알리는 데 정답은 아니다.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 그들의 라이프스타일, 그들이 이익을 창출하는 산업 등이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브랜딩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도시들을 생각할 때 어떤 슬로건을 떠올리기보다는 그 도시의 이미지, 그 도시의 색깔을 떠올린다. 기획된 도시 브랜딩보다 도시를 이루는 것들이 모여 잘 커뮤니케이션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포틀랜드, 그리고 이를 대표하는 킨포크 문화. 포틀랜드하면 자주 거론되는 단어들, B급 문화 / 힙스터 / 로컬 / 서브컬쳐 / 카페 / 아웃도어 등등. 사실 우리가 이런 단어들로 포틀랜드를 설명할 수 있는 이유는 이들이 도시 브랜딩을 이렇게 해서가 아니다. 포틀랜드는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을 향유하는 사람들이 모인 도시이기 때문에 우리가 그렇게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틀랜드의 도시 캠페인의 슬로건도 이러한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나타내는 ‘Keep Portland Weird’이다. Weird한 포틀랜드를 만들고 싶어서가 아닌, 우리는 원래 Weird하기 때문에 이러한 색깔을 잃지 말자는 슬로건이라는 점이 위로부터의 도시 브랜딩과 다른 점이다.

베를린은 어떤가. 포틀랜드가 미국의 힙스터 성지라면 베를린은 유럽의 힙스터들이 한데 모이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베를린이 여러 문화가 교차하는 힙한 도시라는 이미지는 베를린 정부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이 지역 자체가 동독과 서독의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여러 문화가 만나는 지점이 되었고, 다양성을 마주하는 도시가 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기성 문화와 서브 컬쳐가 공존하는 도시가 되었고, 각각의 문화적 특성이 발산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문화적 요소들이 인정받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게 된 것이다. 우리는 이들의 삶에서 역사적 배경과 문화를 느끼고, 이러한 문화가 현실에서 적용된 모습을 보며 공동체 문화, 독립서점, 예술공간, 맥주와 같은 키워드로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확실한 것 한 가지, 도시 브랜딩에 정답은 없다

도시 브랜딩에 정답은 없지만 여러 사례를 보았을 때 알 수 있는 것은 결국 도시 구성원들을 중심으로 도시 브랜드가 형성되었을 때 가장 지속성있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외부에 알리기 위해서 만든 슬로건이나 로고보다 도시 구성원들에게 내재된 라이프스타일과 생각, 문화가 모여 이미지화되고 이러한 이미지가 외부로 알려지는 것이 진정한 도시 브랜딩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어떤 도시를 방문했을 때 그 도시의 슬로건은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각각의 도시가 가진 ‘느낌’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을 기억하는 이유는 인위적으로 그 이미지를 주입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느꼈기 때문이다.

©Lonely Planet

결국 도시 브랜딩은 도시 구성원을 잘 나타낼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밖으로 보여지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그 도시만이 가진 유니크한 이미지와 라이프스타일이 잘 드러나도록 서포트해주는 정책과 툴이 필요할 것이다. 도시 브랜딩을 하는 주체는 시민이 아닌 정부 기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과정에서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주체는 아니다) 그렇다면 정부 기관이야말로 브랜딩의 커뮤니케이션 전략, 캠페인을 집행하고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에서 의미하는 도시의 라이프스타일이 계속 이어지도록, 표현되도록 일반 시민들과 도시의 산업을 서포트해주는 역할까지 해야하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과정에서 도시 외부에만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하지 않고 내부 구성원에게까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전략도 함께 모색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포틀랜드는 소상공인들의 로컬샵과 로컬 서브 컬쳐가 모여 그 색깔을 내는 도시인만큼 이같은 흐름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벤처 포틀랜드라는 비영리 단체가 민간 부문과 공공 부문(정부)의 연결점과 같은 역할을 하며 지역 주민들이 어떻게 협동하여 계속 로컬 컬쳐가 이어질 수 있을지 고민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계속해서 포틀랜드에서는 이들만의 색깔을 유지해나가는 중소기업과 로컬샵들을 지원하여 성장시키고 있다. 이러한 작은 서포트와 정책들이 모여 포틀랜드를 떠올리는 지구 반대편의 한 에디터에게도 명확한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도시 브랜딩에는 정답이 없다. 마치 주관식 답변처럼 그때 그때 시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만들어가는 것은 시청이나 정부가 아닌, 이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색깔을 얼마나 선명하게 부스팅해줄 수 있는지는 정부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장 중요한 색깔을 만드는 역할은 우리 자신만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아티클을 쓰며 의미있게 보았던 한 마디들

*A brand is really a city’s conception of itself.

*Cities need to sell something more than just the trends.

*They(Cities) also need to build their brands from ingredients that are more enduring and substantive than Instagram backdro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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