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s-serif

Aa

Serif

Aa

Font size

+ -

Line height

+ -
Light
Dark
Sepia

동네 빵집, 마이크로의 눈으로 부활하다 (1)

동네 빵집을 초토화시킨 프랜차이즈

가슴 설레이는 첫 소개팅, 당신이라면 어디에서 첫 만남을 가지겠는가 개성을 중요시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면 거의 대부분 스타벅스 혹은 까페베네와 같은 커피 전문점을 고를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의 부모님이 학생 시절을 보냈던 80년대에는 동네 빵집이 곧 미팅 장소였다. 단팥빵과 크림빵, 소보로빵을 앞에 두고, 수줍게 서로의 마음을 고백했던 동네 빵집. 하지만 이제 이러한 동네 빵집을 더 이상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게 되어버렸다. 한 블록만 건너면 넘쳐나는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에 의해 우리의 동네 빵집들은 점차 설 자리를 잃고 방황하고 있다.

실제, 국내 조사자료에 의하면 파리바게뜨(파리크라상), 뚜레쥬르(CJ푸드빌), 크라운베이커리, 신라명과 등과 같은 국내 상위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들의 시장점유율은 47.5%에 달한다. 이들 4사의 매출 역시 2009년 1조 4500억원에서 2010년 1조 7947억원으로 23.7% 늘어났을 정도로, 이들의 시장 공세는 한마디로 파죽지세다. 위생적인 시설에 소비자가 원하는 맛을 찾아내 전국적으로 동일한 맛을 내며, 톱 스타를 앞세운 스타 마케팅과 트렌디한 인테리어로 무장한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브랜드들.. 이러한 공룡과 동네 빵집이 경쟁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계란으로 바위치는 것과 다를바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본력과 마케팅에서 밀린 동네 빵집은 점차 하나둘씩 동네를 떠나거나, 독립 점포를 포기하고 대형 프랜차이즈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2010년 한국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의 발표자료에 의하면 현재 프랜차이즈에 속하지 않은 베이커리 독립 점포 점주 10명 중 9명은 사업 형태를 프랜차이즈로 전환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왜 동네 빵집을 살려야 하는가

물론 이러한 대기업의 동네 상권 진출, 프랜차이즈의 비정상적인 확대 등은 비단 빵집에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니다. 동네 슈퍼, 동네 병원, 동네 세탁소 등 다양한 업종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회전반적인 문제이다. 하지만, 빵집의 경우 제빵사의 손맛에 의해 매장마다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오리지널리티와 자신의 입맛에 따라 여러 매장을 선택할 수 있는 다양성이라는 좋은 차별화 포인트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람 속의 촛불처럼 빠르게 동네 상권에서 사라지고 있다. 이대로는 제빵사들은 모두 기업에 취직해야 할 것이고, 전 국민이 모두 같은 맛의 빵을 먹어야 될 지도 모르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 될 수 있다.

 

동네 빵집의 위기, 굳이 가야할 이유가 없다

“WHY의 부족”

물론 동네 빵집들도 저마다 제 살길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고객 관리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프랜차이즈에서 맛 볼 수 없는 독특한 빵을 개발하는 등 나름대로 꾸준히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결국 분노는 공룡처럼 몸을 불리기만 하는 대기업과 이를 나몰라라 하는 국가에 표출된다. 하지만 이 모든 원인이 과연 대기업과 국가에 국한되어 있을까 아직도,“그래도 빵 맛은 우리 집에 최고지”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는가?

지금의 동네 빵집은 한 마디로 굳이 가야할 이유가 없다.?없어져도 크게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매장이라면 당연히 웰 메이드 브랜딩 된 프랜차이즈에 먹힐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국내를 조금만 벗어나 가까운 이웃 일본만 가더라도 다양한 동네 빵집들이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경우를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유럽의 경우는 아예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보다 동네 빵집이 더 선호된다. 분명 일본과 유럽에도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브랜드는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있어 동네 빵집은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저마다의 스토리와 컨셉이 있는 또 다른 포지셔닝의 빵집이다. 이처럼 시장 불균형이 심한 국내 베이커리 시장에서도 일본과 유럽의 빵집과 같이 자신들만의 독특한 차별화 전략이 있다면, 아무리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브랜드가 동네에 런칭한다 하여도 충분히 승산 있는 경쟁을 할 수 있다.

 

동네 빵집의 생존 전략 1. Only One

즉, 이제는 더 이상 남 탓을 할 것이라 아니라, 새로운 도전을 통해 반격할 시기가 되었다는 뜻한다. 동네 빵집은 이제부터라도 마이크로의 눈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할 수 없는 부분을 찾아내어 자신들만의 색깔로 또 다른 마켓을 창출해야 한다. 기술력과 친근함으로 승부를 띄울 수 없기에, 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한 때이다. 이를 위해 두 편을 통해 동네 빵집이 참고할 수 있는 새로운 마이크로 트렌드를 살펴보고, 여기에 새로운 인사이트를 더해 혁신적인 동네 빵집의 새로운 미래를 제안할 것이다. 오늘은 그 첫번째로 동네 빵집이 가야할 새로운 방향, ‘Only One’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대형 브랜드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방법 중의 하나는 바로 그들과 차별화되는 독특한 컨셉을 구축하는 것이다. 실제 동네 빵집과 프랜차이즈의 대결은 소형 커피숍과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대결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데, 소형 커피숍의 성공 전략 중 하나가 바로 이 독특한 컨셉에 있다.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에서 맛 볼 수 없는 다양한 국가의 커피를 선보이거나, 커피 클래스와 연결한 커뮤니티 역할을 하기도 하며, 앉아서는 먹을 수 없는 서서 먹는 인테리어를 선보이기도 한다. 이를 통해 일률적인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과 차별화된 이야기로 단골 고객을 만들고 자신들만의 브랜드를 완성한다. 동네 빵집 역시 이러한 차별화된 컨셉을 구축하는 것이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와 경쟁할 수 있는 조건 중의 하나이다.

가장 트렌디한 매장이 넘쳐나는 홍대 거리에 가보면, 이러한 차별화된 컨셉의 동네 빵집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아기자기하고 단 맛이 강한 일본 빵을 전문으로 하는 곳부터 담백한 정통 프랑스 빵만을 고집하는 곳, 빵과 커피, 와인을 함께 판매하는 곳 등 저마다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동네 빵집이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빵의 맛에 의존하는 컨셉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마이크로의 눈으로 더 다양한 마이크로 마켓을 찾아보자. 대기업의 경우 너무 튀는 아이디어는 프랜차이즈로 상품화 하기 어렵다.

즉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Only One
차별화된 독특한 컨셉을 흉내 낼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철학까지 가져올 수는 없다는 것이다.

미국 Michigan 주의 Traverse City의 동네 빵집인 morsels는 딱 한 입 크기의 빵만 판다. 방부제나 옥수수 시럽, 트랜드 지방을 절대 사용하지 않은 건강한 빵을 커피와 함께 판매하며, 케이터링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여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설립자인 jeff와 misha는 언제나 빵집을 열기를 꿈꾸었는데, 남들과 똑같은 빵집을 내고 싶지는 않았다.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 헤매었고, 결국 왜 커피와 즐길 수 있는 한 입 크기의 빵이 없는 것인지에 착안하여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컨셉의 빵집 morsels를 열게 되었다. One Bite, Two Bite는 morsels의 빵이 가지는 모토이며, 변치 않는 철학이다. 앞으로 한 입 크기의 빵만 파는 morsels가 그 분야를 더 다양하게 확장할 것이라는 것은 안봐도 뻔하다. 이것이 바로 Only One 인 것이다.

또 다른 사례로는 Butch Bakery를 들 수 있는데, 마이크로 마켓을 겨냥하여 성공한 케이스이다. 달콤한 냄새와 귀엽고 앙증맞은 데코레이션, 색색의 컬러와 반짝이는 스파클링 등 여성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은 컵 케이크, 하지만 여기 더 이상 여성들의 전유물이 아닌 남성들의 컵 케이크로 탈바꿈한 케이스가 있다. 군복을 연상케 하는 카무플라주 패턴, 나뭇결, 블랙 앤 화이트 체크무늬, 대리석 무늬 등 거친 남성들을 위한 컵 케이크 Butch Bakery는 전직 월스트리트 부동산 전문 변호사인 David Arrick의 사소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

컵 케이크를 먹고 싶은데, 꽃무늬가 그려진 것을 자신있게 먹을 자신이 없었던 그의 체험에서 우러나온 아이디어는 10,000달러의 적은 돈으로 실행에 옮겨졌고, 독창적인 디자인과 더불어 버번과 위스키, 베이컨 등 남성들이 좋아할 만한 레서피를 첨가하여 뉴욕 최고의 인기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남성만을 위한 상품 개발은 많지만, 이렇게 컵 케이크와 같이 소소한 상품에서까지 타겟이 세분화된 케이스는 많지 않다. Only One이 되기 위해서는 이처럼 생각지도 못한 아이템으로 마켓을 세분화해야 할 때도 있다.

[youtube]http://youtu.be/QX-0XN_0fR4[/youtube]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이 말이 동네 빵집에도 적용이 되고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브랜드에 대항하기 위해 작은 동네 빵집이 연합하였다. 대구 서구 내당동의 한 동네 빵집 유리창에는 ‘서구 지정 – 맛있는 빵집’이라는 표지판이 붙어있다. 서구청이 지정한 ‘서구맛빵’ 6개 가게 중 하나로서,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브랜드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일종의 공동 브랜드이다. 대구 서구에는 근래들어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브랜드가 5년전에 비해 약 3배가량 증가하였다. 그 만큼 동네 빵집들은 경쟁에 밀려 쫓겨날 수 밖에 없었고, 고육지책으로 구청에서는 공동 브랜드를 구상하기에 이르렀다. 대학교수와 소비자단체 등 15명의 지원팀과 구청 직원 400여명이 맛 평가단으로 참여했고, 구민을 대상으로 브랜드 이름을 지어 올해 9월에 상표등록을 마쳤다. 처음에는 자신들만의 고유 빵 기술을 노출하기 싶지 않은 사장님들 때문에 어려움도 겪었지만, 매출이 눈에 띌 정도로 늘어나자 지금은 오히려 나서서 기술을 공유하며 동반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작은 매장의 공동 브랜드 개발은 일찌감치 프랜차이즈 경쟁에 밀리고 있던 커피 브랜드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인데, 며칠 전 트렌드 인사이트 기사에서도 다루었던 Cafe Union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참고 : http://trendinsight.biz/archives/31095) Cafe Union은 획일화된 프랜차이즈 커피를 지양하고, 각 매장별로 특색있는 커피를 판매함은 물론 서로의 노하우와 정보를 공유하고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단골 고객을 확보한다. 또한 소비자들은 Cafe Union을 통해 다양한 맛의 커피를 즐길 수 있고, 한 매장이 아닌 여러 매장을 순례하듯이 방문하면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기도 한다.

동네 빵집이 모여 하나의 공동 브랜드를 만들어 Only One 효과를 노릴 수도 있지만, 전혀 다른 두 업종이 United하여 Only One을 만들 수도 있다. 독일의 Wash & Coffee의 경우 이름에서도 볼 수 있듯이 빨래방을 겸함 커피숍 커뮤니티 공간이다. 세탁기에 빨래를 넣어놓고 기다리는 시간이 긴 것을 생각했을때, 까페와의 만남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환상 궁합이다. 오히려 왜 이런 아이디어가 지금까지 없었는지 이상할 뿐이다. 흔히 빵집은 까페와 만났을 때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빨래방과 까페의 만남이 전혀 어색하지 않듯이, 동네 빵집과 동네 빨래방, 동네 빵집과 동네 서점, 동네 빵집과 동네 슈퍼 등 다른 어떤 업종과도 재미있는 콜라보레이션이 가능하다. 특히 동네 상권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재미있는 변화가 기대되는 유니크한 아이디어이다.

[youtube]http://youtu.be/NzHcfJ9GDxc[/youtube]

이처럼 United는 또 다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Only One 전략 중 하나이다. 내 가게의 기술과 손님을 왜 다른 가게에 내어주나와 같은 좁은 생각을 버리고, 다양한 맛의 빵과 경험을 소비자에게 선보일 수 있는 기회이자 공룡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브랜드에 대항할 수 있는 공동 조직으로 바라보자. Cafe Union과 같이 매장 별로 특색있는 빵을 개발하고 이를 순례하듯이 먹을 수 있게 제안하거나 공동 브랜드를 런칭하여 일정 검증을 거친 동네 빵집에만 붙일 수 있게 한다면 또 다른 프리미엄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전혀 다른 업종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사라져가는 동네 상권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동네 빵집, 마이크로 눈으로 부활하다

서서히 동네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들. 동네 빵집은 물론 동네 서점, 동네 커피숍 등 대기업의 몸 불리기 전략은 앞으로 절대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FTA로 인해 빗장 풀린 시장에는 해외 자본의 거대 브랜드들이 대거 진출하게 될 것이고, 이제 소자본의 개인 매장은 이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경쟁하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시장의 변화는 언제나 있어왔고, 여기에 적응하고 살아남는 매장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빵 굽는 냄새가 나지 않는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브랜드들 속에서 동네 빵집이 경쟁하기 위해서 잊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기업형 매장이 할 수 없는 자신들만의 강점과 존재이유를 분명하게 분석하고 적용해야 하는 것이다. 대기업의 횡포에 놀아나고 있다는 비판적인 생각을 거두고, 자신들이 존재하는 이유를 명확히 판단하여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마이크로 마켓을 겨냥해야 할 것이다. 빵집도 브랜드라고 생각해야 하며,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 2012년, 이제는 동네 빵집의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때이다.

* 2편에서는 동네 빵집이 가야할 새로운 방향, 그 두 번째인 ‘for Neighborhoodod’ 가 이어집니다.

Avatar

답글 남기기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