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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터뷰] 도쿄다반사

얼마 전 <도시> 큐레이션 기억하시나요?

여기 도시에 대한 유니크한 관점을 전해주는 팀이 있습니다. 서점을 자주 가시는 분들이라면, 그 중에서도 [예술] 코너를 자주 지나는 분들이라면 아마도 <도쿄의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 이라는 흥미로운 책을 기억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늘은 이 책을 쓴 도쿄다반사라는 팀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오프 더 레코드’ 인데요, 가 너무나 많았던 인터뷰. 그만큼 도쿄다반사의 이야기와 관점은 다양했고, 또 유니크했습니다. 우리와 비슷하고도 색다른 라이프스타일과 라이프스타일 기획이라는 주제가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아마 도쿄다반사의 이야기가 누구보다 더 잘 들릴 것 같은데요. ‘이 시국에..’ 라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인터뷰만큼은 ‘도쿄’에 방점을 찍기보다는 도시를 살아가는 ‘라이프스타일’에 방점을 찍고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자신이 좋아하는게 있다면 다 경험해봤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경험들이 평생 문화를 향유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 같아요.


인터뷰 일자: 2019.12.12 17PM

인터뷰 장소: 신사동

1. 도쿄다반사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도쿄다반사를 처음 시작하게 된 이야기를 하자면 이렇습니다. 도쿄에서 생활하면서 만났던 분들 중 라이프스타일이 좋은 분들이 많이 계셨어요. 한국에 소개되거나 우리나라에서 유명하신 분들은 아니지만 도쿄의 여러 씬(scene)에서는 영향력 있는 분들이었죠. 이 분들을 누군가 소개해주면 좋을 것 같은데 누군가 소개해주지는 않고, 그래서 스스로 해보자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게 도쿄다반사였어요.

‘도쿄의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에 인터뷰이로 나온 분들 중에는 개인적으로 알고 지냈던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이 분들을 소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아 만약 독자 분들이 도쿄에 출장을 가거나 여행을 가셨을 때 들를 수 있는 곳들을 인터뷰이 분들의 시선에서 소개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컨텐츠의 범위가 조금 넓어졌죠.

도쿄다반사에서는 음악도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인데요. 사실 도시마다 그 도시를 이미지화할 수 있는 음악이 있다고 생각해요. 서울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들, 도쿄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들이 모두 다를 것 같아요. 이런 관점에서 도쿄의 이미지화할 수 있는 음악들을 같이 소개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음악을 깊이 소개한다기보다는, 우리가 생활하는 주변의 소리들로, 느낌으로써 소개하고 싶었어요.

2. SNS 보면 최근에도 계속해서 도쿄와 서울을 오가시면서 도쿄의 음악 그리고 도쿄에서 만한 곳들을 많이 소개하고 계신 같은데요. 어떻게 도쿄에 대한 컨텐츠를 소개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대학 졸업 후 다니던 회사에 싫증을 느끼고, 도쿄에서 살아보고 싶어서 갔던게 도쿄에서 생활하게 된 계기였어요. 1년 간 도쿄에서 생활하고 다시 한국에 돌아와 일을 하던 중 운좋게 도쿄의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반 년은 서울, 반 년은 도쿄에서 생활하는 시기가 3~4년 정도 더 있었어요.

도쿄다반사는 시작한지 3년 정도 되었는데요. 작년과 올해는 한 달 반에서 두 달에 한 번 정도는 도쿄를 오갔어요. 아무래도 <도쿄의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과 관련된 취재를 많이 다녔죠. 그래서 가끔은 저희가 도쿄에 산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기는 하지만.. (웃음) 두 곳을 오가면서 컨텐츠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경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에서 20대 전반 시기를 보내며 음악과 관련있는 활동을 많이 했고 20대 후반에는 도쿄에서 비슷한 음악과 관련된 활동을 이어갔어요. 그러면서 컨텐츠에 대한 감각을 배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그게 100% 서울의 감각도 아닌, 100% 도쿄의 감각도 아닌 그 경계에 서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요. 그래서 컨텐츠를 바라보고 선정할 때에도 이렇게 경계에 서있다는 입장에서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최근에 생각해보니 도쿄다반사의 컨텐츠가 도쿄의 일상도, 여행도 아니더라고요. 일상에서 사람들이 흔히 다니는 곳이라고 하기엔 저희가 소개하는 곳들은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데, 사실 그렇다고 여행을 통해 갈 만한 곳보다는 일상에서 가 볼 만한 장소들을 선정하는 편이거든요. 그런 의미에서도 경계에 서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3. 음감회도 여신다고 알고 있는데요. 음감회에 대해 이야기해주신다면요?

음감회를 가끔 열고 있어요. 음감회라는게 과거와 현재 갖는 의미가 많이 달라졌어요. 과거에는 음악에 대한, 흔치 않은 정보를 교류하고자 열렸다면, 요즘은 그러한 정보는 손쉽게 찾을 수 있죠. 그래서 지금은 음악이 가진 느낌을 전달해 드리는게 좋겠다고 생각해요. 음악에 대한 정보나 전문적 지식을 제공하기보다는 워낙 도쿄에서 지낼 때 음악을 많이 들었기 때문에 그러한 음악들에 대해 소개하는 정도인 것 같아요. 

큐레이션의 시대잖아요. 누군가가 한 번 고르고 선택한 컨텐츠에서 취향을 찾아가고 알아가는 시대이기도 하고, 음악 선곡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음감회를 여는 이유도 있어요.

아이들모먼트 @tokyodabansa

그래서 음감회에서 크게 이야기하지 않아요. 오셔서 음악을 들으시면서 다른 일들을 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시작할게요” 하고 2시간 정도 음악을 튼 다음에 “끝났습니다” 하고 끝나는 분위기예요. (웃음) 사실 저희가 원하는 음감회의 방향은 일상 속에서 듣는 음악에 대한 소개이고, 저희가 큐레이션한 음악을 들어보세요의 의미라서 오시는 분들이 아무 것도 안하셔도 좋고, 다른 일들을 하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음감회를 못 오시더라도 온라인에서 들으실 수 있도록 선곡을 공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https://www.mixcloud.com/tokyodabansa/)

5. 책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서,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이라는 주제를 잡으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도쿄와 관련하여 우리나라에 출간된 책들 중 이미 좋은 책들이 참 많아요. 사실 그런 책들보다 더 잘 할 수는 없을 것 같고, 우리가 잘 할 수 있는게 뭔지 생각해보고 추리다보니 이런 기획이 된 것 같아요. <도쿄의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에 인터뷰이로 등장하시는 분들은 좋은 의미로 자기만의 고집, 개성이 굉장히 강한 분들이예요. 자신만의 감각을 믿고 본인이 좋아하는 것들을 찾으신 분들이죠. 그래서 저희 책을 읽으시는 분들도 좋은 의미에서 자기만의 고집이 있으신 분들, 또 문화를 이뤄가는 분들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포지셔닝이 조금 독특하지 않나요? (웃음)

도쿄의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 @tokyodabansa

6. 책에서 여러 인터뷰이들에게자주 방문하는 도쿄의 지역 대한 공통 질문을 하셨고, 짤막하게 다양한 동네들을 많이 소개해주셨는데요. 인터뷰이들이 공통적으로 도쿄라는 곳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 어떤 관점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도쿄에 여러 지역이 있는데 각각의 지역은 생활의 모든 것을 커버할 수 있는 것들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하셨던 것 같아요. 도쿄의 유명한 지역들과 그 근방의 주택가들은 모두 각각 도쿄의 기능(도시의 기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시는걸 느낄 수 있었어요.

사실 도쿄는 지역에 따른 편차, 지하철 노선에 따른 편차가 있어요. 각각의 동네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모두 다른거죠. 노선에 따라 많은 베리에이션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각 지역의 특징이 나름대로 뚜렷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의미에서 도쿄는 작은 도쿄들이 모여서 만들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인터뷰를 통해 들었습니다.

7. 서울과 도쿄, 도시를 오가면서 어떤 것들을 느끼실까요? 도쿄와 서울에서 나타나는 다른 트렌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여행자로 도쿄를 방문할 때는 미처 알기 어려운 도시의 서로 다른 트렌드가 있다면요?

두 도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트렌드와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트렌드가 모두 있는 것 같아요.

여행지와 일상의 공간은 굉장히 다르잖아요. 신기한건 서울 사람이 생각하는 도쿄와 서울의 느낌, 도쿄 사람이 생각하는 서울과 도쿄의 느낌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현지인으로 생활하느냐, 이방인으로 생활하느냐에 따라 다른거겠죠. 도쿄는 거리가 가까워서 트렌드가 빠르게 오고 가기도 하고요. 그래서 어쩌면 큰 차이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젠트리피케이션의 경우 비슷한 트렌드의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카메구로, 에비스에서 중심지가 뻗어나간다던지, 키치조지에서 옮겨간 니시오쿠보도 있을 수 있죠. 도쿄나 서울은 둘 다 대도시잖아요. 그렇다보니 어느 정도 대도시의 특징, 대도시에서 나타나는 현상, 기본적 속성 등은 모두 비슷한 것 같아요.

문화적으로는 아날로그가 서울이든 도쿄든 모두 주목받고 있는 것 같아요. 서울이 뉴트로에 굉장히 열광하고 있잖아요. 도쿄도 비슷합니다. 다른 점은 도쿄는 크래프트 문화가 강세인데요. 장인 문화라고 하죠. 그래서 같은 아날로그여도 오랫동안 가게를 유지했다거나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 와인, 초콜릿, 커피 등을 만들어서 제안하는 삶의 방식이나 형태가 현지의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아요.

단델리온 초콜릿 @tokyodabansa

서울은 공간의 아날로그함이 특징인 것 같아요. 오래된 건물에 숨겨진 공간들, 그 안에서 흐르는 공기가 아날로그한 느낌이 요즘 잘 어필되고 있는 것 같아요. 서울에서는 공간과 분위기 자체가 아날로그함을 즐기고 있다면 도쿄는 비슷하지만 그것을 어떤 형태이든 소비할 수 있는 물건의 형태로 제공한다는 점이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최근 도쿄의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고령화에서 출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서울보다 고령화가 빨리, 더 많이 진행된 도시이기 때문에 여러 비즈니스의 타겟층(시니어 세대)이 새롭게 등장했고, 산업과 상품이 다양해졌어요. 시부야 도큐 플라자의 경우 아예 타겟이 4~60대예요. 하지만 촌스럽지 않고 세련되게 만들어졌죠. 근처의 파르코는 2~30대를 타겟으로 하고 있어요. 두 곳 모두 지난달 말 ~ 이달(인터뷰는 2019년 12월에 진행되었습니다)에 연이어 오픈했는데, 비슷한 성격의 공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타겟층이 다르니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갖고 있죠. 도큐 플라자는 페퍼라는 AI 로봇이 카페에서 메뉴 제안을 하는데요. 아마 이런게 4~60대가 매력을 느끼는 첨단 기술에 대한 단면인 것 같아요. 반대로 파르코는 지하 식당가만 봐도 전혀 다른 모습이예요. 과거 도쿄 어딘가의 상점가를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인데요. 옛날 킷사텐같은 카페도 있고, 아날로그 레코드를 판매하는 곳도 있어요. 이처럼 세대에 따라 타겟층이 다양해졌고, 각 타겟층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에 대한 제안이 다양하게 나타난다는 생각이 듭니다.

PARCO @tokyodabansa

8. 앞으로 도쿄다반사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저희가 관심있고 좋아하는 장소들을 계속해서 SNS를 통해 알려드릴 예정이예요. 그리고 <도쿄의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에서 인터뷰했던 것처럼 저희가 알고 계신 분들을 한국에 소개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어요. 앞으로는 오프라인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한 기획 단계에 있어요.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는 경계선 상에 있기 때문에 가교 역할을 하고 싶어요. 서울과 도쿄, 한국과 일본이 가진 고유의 문화를 소개하고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러한 활동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9. 마지막으로 독자 분들에게 하고 싶으신 이야기가 있다면요?

자신이 좋아하는게 있다면 정말 다 경험해봤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랬지만, 책에서 인터뷰했던 분들도 아마 그러셨을 거예요. 어린 시절에 했던 다양한 경험들이 평생 문화를 향유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 같더라고요. 지금은 다양한 문화적 옵션을 선택하기 좋은 시대잖아요. 예전엔 CD 하나 구하기 어려운 시대였지만, 요즘은 관심과 의지만 있다면 접할 수 있는 컨텐츠가 많으니까요. 이런 환경을 최대한 활용해서 자신의 감각에 맞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문화적 요소들을 많이 접하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런 경험을 통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갈 때 인생에서 큰 즐거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저는 굉장히 낯을 가리지만, 딱 하나 음악은 정말 좋아했어요. 그래서 음악을 계기로 책에서 인터뷰한 분들을 만날 수 있었고요. 음악을 좋아하면서 많은 분야의 좋은 감각을 지닌 분들과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저처럼 샤이하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놀러다니세요. 사실 책에 나온 인터뷰이들도 굉장히 잘 노세요. 잘 논다는 것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일 안하고 놀러다닐래” 이런건 아니예요. 예를 들면 걸어다니다가 공원이 너무 좋아보이면 ‘저기 앉아서 풍경보며 생각이나 할까’ 하는 것도 노는거예요. 바꿔 말하면 자신이 쓸 수 있는 여가 생활을 충실히 보낼 수 있는 사람들이 양질의 감각을 갖고 있는 것이 잘 노는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음감회 등의 행사에 많이 참여했어요. 그런 행사나 이벤트를 가면 생각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더라고요. 제가 어마어마한 스킬을 갖고 있지는 않았지만,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풍부한 관심을 바탕으로 참여했던 거였는데요. 그렇게 무언가를 반복적으로 하다보면 시야가 생기고, 인사이트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도쿄다반사는 인스타그램 @tokyodabansa 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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