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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티] 다섯 에디터의 고백 “ㅅ… 사… 사랑합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브랜드는 일상이라고들 말한다. 여유로운 유년기와 팍팍한 청년기를 거친 이들은 소비를 통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에 익숙한 세대이며, 어떤 세대보다도 인터넷을 통한 표현과 수용에 익숙한 세대이다. 고급이미지로 포장한다고, 혹은 가성비가 좋다고, 혹은 지금 유행하는 브랜드라는 것만으로 섣불리 마음을 내어주지 않는다. 다시 말해,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가 전체 소비 인구의 35%를 차지하게 되는 밀레니얼 모멘트가 도래했다는 것은 브랜드 입장에서 엄청난 도전이며, 또한 기회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밀레니얼 세대들은 어떤 브랜드에 로열티를 갖고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그 브랜드에 로열티를 갖게 됐을까? 모두가 밀레니얼 세대인 트렌드인사이트 에디터 중 5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1. 로열티를 딱 하나의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2. (굳이 열심히 소비하지 않아도) 로열티를 갖고 있는 브랜드는 무엇이고, 그 브랜드에 대해 로열티를 가지는 이유는 뭐야?
3. 브랜드를 처음 만났던 순간, 혹은 그 브랜드와 만났던 순간 중 가장 기억나는 순간에 대해 설명해줘!
4. 만약 그 브랜드가 없으면 대체할 수 있는 브랜드가 있어? 그리고 그 브랜드를 대체재로 선택한 이유는 뭐야?
5. 위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를 설명할 수 있는 자신의 페르소나에 대해 조금 설명해줘!


# 김진환 에디터의 이야기

1. 그 브랜드를 갖고 있는 사람을 만날때 호감이 생기는 것

2. 슬로우스테디클럽. 자체 브랜드와 바잉 브랜드를 동시에 전개하는 국내 편집샵. 내가 관심있는 것은 그들의 바잉이 아니라 아이덴티티다. 슬로우스테디클럽이라는 로고를 달고 나오는 다양한 소품들, 조금 더 뾰족한 라이프스타일 레이블 HOTEL990, 그리고 자체 매거진 (SSC PAPER)과 고독한 단벌신사 프로젝트까지.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매장, 그리고 사소한 인스타그램 포스팅에서까지 느껴지는 과도한 섬세함… 노예가 돼버렸다.

3. 슬로우스테디클럽은 Think Slow, Do Steady 라는 브랜드의 캐치프레이즈를 다양하게 노출하고 있다. 나에게 너무 필요한 캐치프레이즈라고 생각해 이를 왼쪽 팔에 문신으로 새겼다. (물론 약간의 의미를 더 추가하긴 했다!)

4. 못 찾겠다. 이 브랜드를 좋아하는 이유는 물론 기획력이나 디자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느리지만 꾸준하게’ 하고자 하는 바를 일관되게 드러내온 그 정신(?)에 있기 떄문이다. 만약 슬로우스테디클럽이 없다면 또다른 멋진 정신(?) 을 가진 브랜드를 찾아야겠지? (더 많은 소비와 더 많은 실패를 할 것 같다는 말이다.)

5. 유통회사에서 고객을 분석하고, 마케팅전략을 기획하는 6년차 직장인. 예민하게 느끼고, 급하게 행동하고, 빠르게 포기하는 편. 모든 것에 사소한 의미부여를 하고, 그 의미가 들어맞을 때 유달리 기뻐한다. 많은 것을 좋아하지만, 계속 좋아하는 지구력은 모자라다. 생활 전반에서 조금 더 인내심과 꾸준함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SLOW AND STEADY BUT SIGNIFICANT 를 반복하여 되뇌이고 있다.


# 최지은 에디터의 이야기

1. 여러 번의 경험으로 쌓인 믿음이 있어 내 옆에 꼭 두고 싶은 마음

2. 이솝 그리고 몰스킨. 두 브랜드 모두 내가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가장 기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브랜드. (하루를 살아가며 내가 쓰는 브랜드는 정말 많은데 모든 불필요한 것들을 다 빼면 남을 것 같은, 나에게는 필수와 같은 물건들.) 스무살 이후로 가장 여러 개의 제품을 사용한 브랜드. 그러한 한 번, 한 번의 경험이 쌓여 나에게 가장 적당하고 품질 좋은 제품을 준다는 것에 대한 믿음이 생긴 브랜드여서 로열티가 높다.

3. 이솝은 처음 반신반의하며 이솝을 사용했는데 피부 고민이 해결되면서 무한 신뢰가 시작되었다.(ㅋㅋ) 몰스킨은 어느날 내가 사용한 몰스킨 저널이 10권이 넘어간다는 사실을 깨달은 날. 마치 한참동안 내 옆에 있었던 사람을 어느날 갑자기 좋아한다고 깨달은, 그런 신선한 충격과 같은 느낌이었다. 지금은 세어보니 17권째!

4. 아직 찾지 못했다. 스무살 이후 지금까지 잠깐씩 다른 브랜드에 눈을 돌리고 바람피우듯 사용도 해보았지만 이솝도, 몰스킨도 대체할 브랜드가 없었다. 이솝처럼 기본기에 충실한 제품을 만나지 못했고, 너무 오랫동안 몰스킨에 글을 써 온 나에게 다른 저널들은 너무나 거칠었다.

5. 아직은 배울 게 많은, 2년 조금 넘은 서비스 기획자. 여러모로 욕심이 많은 편인데, 그래서 좌우명도 2개다. 헉슬리라는 브랜드의 슬로건, ‘Great things never came from comfort zones’가 그 중 하나. 다른 한 가지는 ‘모르겠고 일단 해. 어떻게든 되겠지.’ 두 가지의 마음으로 하고싶은 일과 해야하는 일을 모두 잘 하고 싶은 욕심을 부리는 중이다. 한 번 꽂히고 좋아하게 되면 정말 정말 오랫동안 끈기있게 좋아하는 것에 자신있다. 이솝과 몰스킨처럼!


# 최희재 에디터의 이야기

1. 완전한 편이 되어주는 것.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옹호해주고,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발벗고 나서주는 것.

2. 이 시국에..? 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세이미야케 브랜드에 로열티를 가지고 있다. 예술이 실용으로 변하고, 실용이 예술로 변하는 그 과정이 옷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리고 그러한 브랜드의 철학이 일관되게 나에게 전달된다.

3. 사실 어릴 때 엄마가 주름으로 된 이상한 옷을 입고 있는 걸 봤다. 어린 마음에 엄마는 참 이상한 옷을 입는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사실 그 옷은 이세이미야케st의 옷이었고.. 이후 스무살이 넘어 혼자 도쿄를 놀러갔다가 우연히 이세이미야케 매장을 들렀다. 충격의 연속이었다. 옷 매장이 아니라 무슨 갤러리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주름 천들이 마치 3d 입체화되어 조각물처럼 보였다. 주름이 저렇게 예술적일 순 없었다. 그렇게 나와는 멀다고 생각했던 브랜드에게 순간 경외로운 느낌으로 훅- 매료되었다. 그 감정은 아직까지도 유효하고, 돈을 번 후로는 가장 저렴한 라인을 시작으로 하나, 둘 구입했다. 앞으로 여유가 생기면 조금씩 더 모으고 싶다.. 가지고만 있어도 마치 그림을 산 것 같은 느낌.

4. 한 장의 천이 예술작품이 되는 이세이미야케를 대체할 브랜드가 뭐가 있을까, 없다고 생각한다. 그 철학을 넘어서서 비슷한 디자인으로만 따지자면 꼼데가르송이 될 수도 있겠지만, 브랜드 철학의 시작점이 다르기 때문에 이 또한 대체제가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오히려 비슷하게는 프라이탁을 들 수 있지 않을까. 재활용 소재를 기반으로 여러가지 제품으로 전개를 해나가는 거니까.

5. IT회사에서 고객 경험을 설계하고 이를 외부에 알리는, 서비스 기획자/마케터. IT회사라 해서 사람들이 테키(Techy) 하냐고 묻기도 하는데, 사실 전혀. 오히려 감성적이고 숫자보다는 스토리를 좋아하고, 다양한 사람도, 브랜드를 좋아한다. 옷장을 열어보면 컬러는 딱 3가지다, 블랙, 화이트, 브라운. 새로운 일을 좋아해서 일을 이것저것 벌리지만 그 중에 마무리 짓는 건 50%정도 되는 것 같다. 이런 나 자신에 대해서 알고 있기 때문에, 그냥 시작을 많이 한다. 돌아다니는 것도 좋아한다. 가만히 있으면 몸이 근질거리는 스타일이라, 최대한 많이 보고, 많이 경험하고, 많이 만나려 한다. 그러면서 내 스스로를 찾아가고 취향을 확고히 만들어 나가는 중이다.

isseymiyake 2019 AW collection, https://www.isseymiyake.com/

# 김미희 에디터의 이야기

1. 특정 사람 혹은 브랜드의 행보를 계속해서 기대하고 지지하는 것

2. 에이스 호텔, 그 지역 로컬 브랜드로만 공간을 채운다는 것이 매력적이었어. 신진 아티스트, 로컬 브랜드들이 에이스호텔이라는 공간을 통해 알려지는게 좋았고, 때문에 여행객으로서 그 여행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에이스호텔이라고 생각해.

3. 시애틀 에이스호텔에서 숙박했을 때! 높은 계단, 열쇠식 잠금장치 등 불편한 부분이 있었지만 상상한 에이스호텔의 느낌 그 자체를 느끼고 왔다. 조금 불편하면 어떠랴, 시애틀스러움이 가득 담긴 공간이 여행의 만족도를 120%로 만들어줬는데!

4. 호텔을 숙박이라는 개념만으로 본다면 대체할 수 있는 브랜드들이 많겠지만, 경험의 가치에서 에이스호텔을 대체할 수 있는 브랜드는 없다고 생각해. 에어비앤비가 생각나기는 하지만, 에어비앤비 숙박이 아직까지 에이스호텔 특유의 로컬스러움을 100프로 충족시켜주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5.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케터. 프랜차이즈보다는 동네카페를, 기성 브랜드보다는 디자이너 브랜드를 선호한다. 새로운 스토리를 가진 브랜드를 찾아내는 걸 즐기고, 이를 곧잘 사람들에게 공유한다. 에이스호텔, 프라이탁, 29cm 같은 브랜드를 좋아하며 독립출판, 종이잡지의 열렬한 독자이기도 하다.

에이스호텔 시애틀

# 배상준 에디터의 이야기

1. 제품을 구매해야 할 시기가 왔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고 매장을 방문하게 만드는 것이랄까?

2. 언더아머. 언더아머의 디자인은 다른 스포츠 브랜드에 비해 매우 심심하고 이쁘지 않지. 그래서 오히려 더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고. 남들은 품질 차이를 이야기하는데, 사실 품질까지는 잘 모르겠어. 다만 내가 좋아하는 스타들이 (드웨인 존슨, 스테픈 커리, 앤서니 조슈아) 이 브랜드를 입고 자신의 분야에서 업적을 이뤄내는 스토리가 좋아. 그들 모두 한 때는 언더독(Under Dog)으로 평가 받던 위치의 사람들이거든. 그들을 지지하고 서포트 하는 것이 언더아머가 내세운 브랜드 가치이기도 하고.

3. 처음에는 꽤나 비싼 브랜드라고 들었어. 로고도 나이키나 아디다스에 비하면 조금 촌스럽기도 했고. 그러다 스테픈 커리 시그니처 시리즈와 브랜드 스토리를 접하게 되면서 호감이 가기 시작했어. 거기다가 내가 좋아하는 드웨인 존슨의 제품 라인도 있었고. 매장을 처음 갔을 때, 번잡하지 않고 화려하지 않지만 운동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인상을 받았어. 마치 나에게 ‘운동할 때 필요한 것은 화려한 디자인도, 색도 아니’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 당장 언더아머 티셔츠를 입고 바벨을 들어올려야 할 것 같았지. 그 때부터 내 옷장의 스포츠 용품은 거의 다 언더아머로 바뀌게 된 것 같아.

4. 사실 요즘에는 언더아머의 브랜드 이미지가 좀 약해진 것 같아. 예전에는 정말 파이팅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유노윤호를 모델로 쓰고, 더 대중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커뮤니케이션도 바꿨는데, 사실 언더아머가 나이키나 아디다스 처럼 디자인이 다양하고 이쁜 브랜드는 아니거든. 덕분에 내 로열티도 조금씩 떨어지는 것 같아. 언더아머의 대체재로는 원래부터 업계 1위인 나이키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가격만 빼면 완벽에 가깝거든. 제품, 디자인, 다양성, 광고, 마케팅, 매장, 고객 경험 등 모든 것이 언더아머보다 나아. 사실 나이키를 선호하지 않는 것은 그들의 제품이 나랑 잘 맞지 않고, 너무 비싼 가격 때문이었어. 하지만 디자인 측면에서는 더 나은 면도 있고, 특히 나이키의 신발은 정말이지 다른 브랜드들이 따라가기 힘든 영역인 것 같아. 언더아머의 신발은 사실 좀 떨어지거든.

5. 어릴 때부터 한번도 남에게 주목 받거나, 어떤 분야를 잘했던 적이 없어. 한 가지를 이루기 위해서 남들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어. 지나고 나서 보니 그것이 나란 사람이더라구.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것을 꾸준히 할 수 있고, 저평가를 받아도 늘 스스로 동기부여하며 앞으로 나아가려는 삶의 태도가 나는 언더아머의 언더독하고 비슷하다고 생각해. 그래서 이상하게 끌렸던 것인지도 모르지.

Steph Curry, UNDER ARM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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