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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rantine UX : 자가격리 시대의 UX에 대하여

“오프라인에서 새로운 경험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유니크한 경험을 주는 공간을 좋아해요.” 라고 시크하게 말했던 적이 언제였던가. 새롭고 다채로운 경험을 주는 공간들이 인스타그램을 도배하던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최근에는 밖에 나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본 에디터는 거짓말 조금 보태서 1년 365일 중 360일 정도를 밖에서 보내는 사람임을 밝혀둡니다.)

우리는 어느새 자가격리(Quarantine) 시대에 살고 있고, 더 이상 경험 중심적 오프라인 UX가 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예쁜 카페, 컨셉 스토어, 팝업 스토어, 편집샵, 호캉스, 각종 스테이 등은 우리 모두에게 후순위가 되었기 때문이죠. 이번 아티클에서는 이렇게 자가격리 시대에 변화한, 그리고 변화해야만 하는 Quarantine UX에 대해 다룹니다.

 *이번 아티클에서 자가격리란, 국가에서 지정한 자가격리 대상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조금 더 넓게, 원격근무와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이 자발적 및 타의적 거리두기를 모두 포함합니다.

우리에겐 ‘물리적 경험’이 매우 중요했었다

IT가 발전하고, 사람과 사람을 잇는 기술이 발전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새롭고 유니크한 공간, 그리고 그 안에서의 세심하고 디테일한 경험에 열광해왔습니다. 특정 브랜드나 공간에서 할 수 있는 경험들이 라이프스타일에 자리잡히기도 했죠. 한편으로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과거보다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편리한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자가격리 시대 이전의 UX를 크게 2가지 축으로 나눠봅니다.

 1) 유니크한 물리적 경험을 주는 경우

 2) 가능한 모든 부분에서 매우 편리함을 제공하는 경우


각각을 예로 들어보죠. 먼저 공간에서의 경험을 재정의한 스타벅스가 있습니다. 스타벅스를 통해 우리는 ‘카페’라는 장소, 그리고 여기서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개념이 바뀌었는데요. 덕분에 사람이 만나는 곳이 아닌, 일하고 작업하고 자기계발하는, 즉 자신의 시간을 보내는 공간에 대한 UX가 생겨나게 되었죠. 이케아는 어떤가요? 거대한 창고형 스토어에서 여러 쇼룸을 보고, 또 직접 체험하며 집에서의 생활을 ‘경험’하고 소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스타벅스와 마찬가지로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유니크한 경험을 주는 사례로 자리잡았습니다. 사실 이같은 글로벌 브랜드 외에도, 최근 우리 주변에서는 복합 공간이라는 이름으로, 또는 하나의 컨텐츠에만 집중한 모습으로 과거와는 다른 경험을 주는 곳들이 여럿 생겨났습니다.

두 번째 경우에 대해 생각해보죠. 편리함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역시 배달입니다. 배달이라는 서비스가 플랫폼 안으로 자리잡으면서 긱이코노미라는 뉴노멀 시대를 열리게 되었고, 이는 누군가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그 반대편의 누군가에겐 편리함을 극대화해주었습니다. 요즘과 같은 자가격리 시대에 배달 서비스는 살아남는 것을 넘어 역대급의 매출과 성장을 거듭하고 있죠.

Next UX, Quarantine UX

사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트렌드인사이트 기획 회의 때마다 이런 생각이 종종 들었습니다. ‘유니크함과 편리함이 극대화된 사례가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는데, 대체 그 다음은 뭘까? 이렇게 풍요롭고 모든 것이 부족한 것 없는 우리에게 필요한 다음은 무엇일까?’에 대한 의문이었습니다. 우리 모두 자가격리되기 전까지는 말이죠.


하지만 자가격리 이후 우리에게 필요한 다음(Next) UX가 무엇인지는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크게 3가지로 나눠봅니다.

 1) 안전함(Safe)과 편리함(Convenient)은 기본입니다

 2) 유니크한 경험은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빠르게 Changeable 해야하고

 3) 가능한 여러 사람을 거쳐야 하는 물리적 Contact 포인트가 줄어야 합니다


자가격리 시대의 UX는 기본적으로 불확실하고, 언제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전제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가장 첫 번째 조건은 모든 범위에 있어 가능한 안전하고 편리해야 한다는 거겠죠. 그동안 UX에서 안전함이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크게 고려되지 않았던 부분입니다. 하지만 바이러스 등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이 도사린다는 것을 인지한 지금 이 시점 이후부터 UX는 안전함에도 관심을 쏟아야 합니다. 가능한 여러 사람을 거치지 않도록 물리적 Contact 포인트가 줄어야 하는 것도 안전함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의 일환이겠죠. 또한 마치 카멜레온처럼 Changeable 해야 합니다. 사회적 위험으로 인해 소비자가 밖으로 나올 수 없다면 집 안까지 유니크한 경험이 도달할 수 있어야 하고, 물리적 컨텐츠를 제공할 수 없다면 비물리적인 가상의 형태로, 온라인의 형태로 경험이 제공될 수 있어야 하는 것처럼요. 사회적인 위험 단계가 매일 매일 변하고, 그에 따라 위험군이 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죠.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사회적 위험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은 가능한 줄여야 합니다. 상황을 바꿀 수 없으니 각 상황에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방식은 Changeable 해야 합니다.

조금 더 진화한 형태로, 조금 더 다양한 형태로

꼭 가야만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Ikea’

앞서 이야기한 물리적 경험 UX의 선두주자인 Ikea는 자가격리 시대에도 역시 경험으로 승부합니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말이죠. 최근 원격근무가 많이 자리잡히면서 Ikea 역시 다시금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휴식에 초점이 맞추어져있던 집을 Home Office로 바꾸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Ikea는 전부터 오프라인 쇼룸의 경험을 온라인 환경으로 가져가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실제로 Ikea는 3D 및 AI 기술을 보유한 Geomagical Labs라는 회사를 인수했는데, 그 이유인즉 소비자들이 그들의 플랫폼 안에서 자신들의 집을 직접 디자인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함입니다. 유저들이 휴대폰으로 집의 사진을 찍어 플랫폼에 업로드하면 3D 렌더링 기술을 통해 Ikea 제품들을 놓아보고 상상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를 통해 Ikea는 단순히 home office에 대한 제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닌, 고객들의 공간이 어떻게 home에서 home office로 바뀔 수 있을지 컨설팅을 제공하는 역할도 하게 되는 것이죠.

Ikea
Ikea

예쁘고 자연스럽게 꾸며진 오프라인 쇼룸에서 직접 앉아보고 만져보고 열어보는 경험을 제공할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디지털 환경에서 유저의 집에 맞춤화된 인테리어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유니크한 경험을 창조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조금 더 확장해서 생각해본다면, Ikea처럼 물리적인 제품을 통한 경험, 그로 인한 감성을 판매하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었다면 이를 유저의 집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빠르게 전환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카페와 같이 그 공간에 가야 즐길 수 있는 비즈니스라면 자가격리 중에도 그러한 유니크한 감성과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어떨까요? 시그니쳐 메뉴나 향, 음악 등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제품이나 컨텐츠를 유저가 집에서도 재현할 수 있도록 변형하여 제공할 수도 있겠죠. 자가격리 시대에도 경험하고자 하는 니즈는 계속해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궁극적 언택트를 위하여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지만 거리두기가 어려운 부분들도 분명 있습니다. 가장 큰 부분이 바로 병원 그리고 생필품 구매 등이죠. 특히 요즘 같은 때에는 병을 고치려고 병원에 갔다가 되려 집단 감염의 피해자가 될까 두려움에 병원 찾는 것을 미루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것이 바로 원격의료입니다. 사실 그동안의 원격의료는 간단한 자가진단 기기 등을 활용하여 데이터를 쌓고, 의사 또는 간호사와 화상으로 문진을 실시하는 형태였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가 자가격리 기간을 거치면서 원격의료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정의하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아직은 컨셉츄얼한 형태가 많지만, 거울을 통해 진단이 가능하다던지 집에서 처치를 해 줄 수 있는 로봇 등이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자가격리 시대를 통해 원격의료를 넘어 가상의료로 넘어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존에 향유하던 서비스를 계속해서 받을 수 있지만, 그 서비스의 과정이 언택트이길 바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택배회사에서도 가능한 언택트 배송을 실시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가능한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는, 궁극적 언택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방법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자가격리 시대에 늘어나는 택배의 양을 감당할 수 있도록, 또 사람의 손을 거치는 배송 방법에 불안함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궁극적 언택트는 계속해서 논의되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드론을 통한 배송처럼 말이죠. 모든 것이 무인이 되는 것이 궁극적 언택트는 아닙니다. 다만 컨택트가 위험한 고위험군 등에게는 궁극적 언택트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야 할 수도 있겠죠.

어쩌면 이러한 이야기들이 아직은 가깝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그저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이죠. 하지만 독자 여러분 중 물리적 경험을 제공하고, 편리함을 제공하는 비즈니스를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Quarantine UX를 발견하는 새로운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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